죽지 못해 살고 있는 손아묘 분갈이
(2014. 3. 22.)
오늘은 내팽개치다 싶이 한 손아묘 몇 십 그루를 분갈이 했습니다.
내팽개쳤다라는 표현은 베란다 등 따뜻한 그곳에 두지 못하고
1중 비닐하우스에 그대로 두어 밤 기온이 영하로 더디게 자랐다는 뜻입니다.
비록 비닐하우스 안이라 할지라도 겨울밤의 기온은 바깥과 별 다름없이 영하가
계속되는 기온입니다.
따라서 온상이나 베란다 같은 데보다 자라는 속도가 늦습니다.
오늘은 이 불쌍한 손아묘들을 몇 십 포기 분갈이 했습니다.
우선 용토 준비부터...
마사토에 손수 만든 부엽 거름 그리고 태운 왕겨(훈탄)를 준비했습니다.
마사 7 : 부엽 2 : 훈탄 1 정도로 배합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마사토에는 흙 같이 가는 것, 모래 같은 것, 소립, 굵은 마사가
다 섞여 있으니 따로 밭흙 같은 것은 넣지 않았습니다.
배수가 무척 잘 됩니다.
저는 수목 분재를 하는 사람이기에 국화분재 같은 작은 화분에는 흙은 넣지 않는 성격입니다.
대국이나 현수국처럼 큰 화분에 가꾸는 것은 흙을 좀 넣어도 되리라 생각합니다만...
위 세 가지만 혼합했습니다.
부엽이 좀 거친 것은 혼합하면서 손으로 부스러트립니다.
5치 포트도 준비합니다.
작년 8~9월에 삽목, 10월에 분갈이한 3치 화분의 손아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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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새싹(손아)이 돋아나는 것 봐가며 원줄기는 잘라내고 손아를 받아 지금까지 키운
것입니다.
비닐하우스가 아닌 베란다에서 키웠다면 더 잘 자라 지금쯤 10cm 이상은 컸을 겁니다.
화분을 털어보니...
뿌리가 꽉 찾습니다.
너무 늦게 분갈이 해줘 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3치 포트에 이렇게 뿌리가 꽊 차도록 놔뒀으니.
흙을 털었습니다.
마사가 많은 용토를 사용하기에 흙도 쉽게 털립니다.
늦게 분갈이 하는 바람에 뿌리가 많이 길어젔군요.
싹을 하나만 남겨 정리하고, 뿌리도 적당히 자릅니다.
싹이 작은데 공연히 뿌리만 무성히 남겨둘 필요가 없습니다.
3치 포트에서 5치 포트롤 옮겨 심습니다.
포트 아래, 구멍이 굵어 깔망을 깝니다.
분재국화는 마사토를 많이 쓰기에 이걸 깔지 않으면 마사토가 빠져 나갑니다.
대립 마사를 아래에 살짝 깔아주면 배수가 잘 돼 더욱 좋습니다.
깔망 대신에 구멍보다 굵은 마사를 깔아도 됩니다.
그 위에 배양토를 채웁니다. 그리고 납작한 돌 하나를 깝니다.
돌을 놓는 이유는 분재국화에서 팔방근을 얻기 위함입니다.
대국, 형상국은 뿌리 노출이 필요없으니 돌을 깔 필요가 없습니다.
그 위에 국화를 얹어 심습니다.
작년 9월부터 키운 손아묘라서 뿌리가 무성히 뻗었군요.
이 시기에 이렇게 뿌리가 많이 자라게 하는 것이 손아묘의 장점입니다.
1 ~ 2월에 동지아 삽목한 묘라면 이렇게 무성한 뿌리는 되지 않았겠지요.
심기 완료. 이제부터 봄을 맞아 무럭무럭 잘 자랄 겁니다.
비닐하우스 안이지만 가온하지 않은 추운 곳에서 자란 놈이기에
싹이 별로 자라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봄이 되었으니 4월 초부터는 무럭무럭 잘 자랄 것입니다.
포박/박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