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산 - 옥순대교로부터 오르는 길
둥지봉 새바위 가는 길
새바위에서 한때
벼락 맞은 바위
아름다운 청풍호반 최고의 전망대 / 가은산(575m)
파아란 산악회 카페에서 공개한 게시글입니다.
충주, 제천, 단양 땅에 걸쳐있는 충주호는 아름다운 호수다. 호수가 산 사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산과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주변 산들은 국립공원으로 이름 높은 월악산 일대의 산들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10월초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청주호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가은산을 가기로 하고, 고향 가는 것을 하루 연기하고, 안내산악회에 예약을 한다. 이번 산행은 특별산행으로 산행 후, 숯가마찜질방 2시간 체험과 숯불구이 파티가 있어 더욱 의미가 있는 산행이다.
아침 일찍 야탑역에 나가니 특별산행이어서 인지 차에는 산꾼들로 빈자리가 없다. 차는 야탑역을 출발하여 시원스럽게 고속도로를 달리고 차창밖으로는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의 모습이 추수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오늘 특별산행을 위하여 많은 회원님들께서 협찬을 하였고, 안내산악회는 모든 회원이 산을 즐기면서 산행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산행대장님의 말씀이 있는 후 조사장님께서 매실즙으로 만든 음료수를 회원들에게 나누어 준다. 매번 회원들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챙겨주시려고 애쓰는 조사장님의 성의에 감사를 드린다.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오늘 산행들머리인 옥순대교주차장에 도착을 한다.(09:25) 옥순대교에서 바라보는 옥순봉과 구담봉의 모습은 한마디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해발 575m인 가은산은,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에 남쪽에 병풍을 두르고 있는 듯 자리 잡고 있는 산으로, 금수산과 맥을 같이하는 산이다. 금수산(1,016m) 정상에서 남쪽 말목산(715m)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에 중계탑이 서 있는 802m 봉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진 능선이 청풍호반에 이르러 빚어진 산이 말목산이고, 802m 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상의 최고봉이 가은산이다.
정감록의 원전격인 <감결>에 “단양 가은산성일대는 예로부터 숨은 십승지”라는 기록이 전하며, 단양군의 사학자들도 단양의 십승지는 적성면 가은산성이 피장처(避藏處)의 가차촌(駕次村)일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가은산은 토박이 주민들은 “가는 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여느 산과 같이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마고 할미가 이 산에 놀러 왔다가 반지를 잃고 그 반지를 찾으려고 온 산을 뒤지게 되었는데, 모든 능선과 골짜기를 샅샅이 찾아다니다가, 아흔아홉 번째 골짜기에서 반지를 찾게 되었다. 반지를 찾는 마고할미는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내가 이곳에 눌러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해서 “가는 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가은산의 암릉 곳곳에는 기이한 바위들이 많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계바위, 돌고래바위, 촟대바위, 기와집바위, 얼굴바위, 석문바위, 코끼리바위, 곰바위 등 갖가지 사연과 전설을 담은 바위들이 널려 있어 마치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연상케 한다.
상천리에서 올려다 보이는 시계바위는 일명 12시 바위로 불리는데, 옛날 시계가 귀했던 시절에 상천리 주민들이 밭일을 하다가 바로 이 바위 꼭대기에 해가 걸리면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오래전에는 가은산 꼭대기를 마을에서 올려다볼 때 마치 빗자루를 만드는 싸리나무를 엮어놓은 것처럼 보여 “답싸리봉”을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가은산은 청풍호반을 사이에 두고 경승지 옥순, 구담봉과 마주 서있어, 충주호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구담 옥순봉 지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너 볼 수 있는 유일한 산이다. 그래서 제천지역의 그 어느 산에서보다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등산로 곳곳에 기암괴석과 그 사이에서 자라는 노송들이 한데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뿐만 아니라 월악산 영봉과 만수산으로 이어지는 들쭉날쭉한 능선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진초록빛 강물 위를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유람선의 모습은 가은산을 오르는 도중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옥순대교 주차장에서 가은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등산로를 올라가야 한다. 가은산은 송이버섯 주산지로 송이채취기간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산이기도 하다.
20여분을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옥순대교의 아름다운 모습과 옥순봉, 구담봉의 모습이 햇빚에 은빛을 띠운 호반 위에 아름답게 조망된다.
멀리로는 월악영봉의 모습도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 산행은 충주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마음껏 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산길은 어린 시절 가을소풍을 나온 기분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고즈넉하여 산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산행을 시작한 지 25분 만에 둥지봉과 새바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해 호반이 있는 새바위 쪽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얼마 안 가 고개에 도착하고 된 비알이 시작되면서, 가을이지만 여름 같은 날씨 덕에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멀리 가은산이 산꾼들을 유혹하면서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고, 앞에는 아름다운 청풍호반과 멋있는 암릉이 산꾼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곧이어 새바위가 모습을 드러내 보이면서 산행을 진수를 보이기 시작한다.
산꾼들은 아름다운 청풍호반과 어우러지는 새바위의 모습에 매료되어, 옥순봉을 배경으로 사진 찍느라 법석이다. 새바위봉에 도착을 하니 (10:20) 날갯짓을 하는 새 모양의 새바위 앞에는 똑같은 모양의 새끼 새바위가 애교를 떨면서 산꾼을 반긴다. 새바위에서 충주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벼락 맞은 바위 쪽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로프가 설치된 스랩지대를 지나니 급경사가 이어지고, 둥지봉의 이정표가 나타나는 갈림길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수면과 같은 위치의 널따란 공터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곧 첫 번째 갈림길이 나타나고, 얼마 안 가 두 번째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벼락 맞은 바위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호반을 끼고 오른쪽 길로 가야 된다.
벼락 맞은 바위에 도착을 하니, 바위밑에 나뭇가지로 바위를 바치고 있는데, 바위가 굴러가지 않게 하기 위한 다기 보다, 산꾼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하여 일부러 나무로 바위를 지탱하는 것 같이 보이기 위해 설치되어 인상적이다.
벼락 맞은 바위는 집채만 한 바위가 벼락을 맞아서인지(?) 가운데가 갈라져 두 조각으로 분리되어 있다. 벼락 맞은 바위를 지나 10분을 오르니, 로프가 설치된 침니구간이 나타나고, 다시 난코스인 침니구간이 나타난다. 두 번째 침니구간은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구간이 길어 조심하지 않으면 힘든 코스이라 여자분들은 무척 힘들어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을 올라서면 둥지봉이 보이는 넓은 암반이 있는 곳이 나타난다. 이곳에서의 전망은 앞에는 옥순봉과 옥순대교 그리고 구담봉의 아름다운 모습이, 멀리로는 월악산의 영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로는 아름다운 둥지봉의 기암이 병풍처럼 위용을 뽐낼뿐더러, 옥순봉과 구담봉을 유람하는 유람선의 안내방송까지도 들을 수 있어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둥지봉은 이 가은산 줄기에서 호수 쪽으로 한단 아래, 호반에 자리 잡고 있는 바위봉우리 산이다. 둥지봉의 이름은 새의 둥지를 거꾸로 세운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옥순봉이나 장회나루에서 보면 둥지봉이 새둥지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인다. 둥지봉만의 산행이나 가은산만의 산행보다는, 두 산이 붙어있기 때문에 두 산을 함께 산행하는 것이 가은산의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40여 분간의 식사를 끝내고 둥지봉을 향해 오르니, 다시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구간이 나타나고, 얼마 안 가 암벽을 타야 하는 힘든 코스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 오르막길로 접어들어 둥지봉에 도착을 한다. 둥지봉은 나무가 가려 전망은 별것이 없고 둥지봉 표지석만이 정상임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둥지봉에서 내리막길로 10여분을 내려오면, 사거리인 새바위 갈림길이 있는 둥지고개에 도착을 한다. 해발 337m 지점이다. 여기에서부터 깔딱 고개가 시작된다.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코스이기도 하다. 오르는 중에 말목산과 둥지봉이 조망된다. 날씨가 무더워 온몸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가끔씩 시원스럽게 불어주는 산들바람은 산꾼들에게는 꿀맛보다 달콤하게 느껴진다.
새바위갈림길에서 30여 분 만에 전망바위에 오르니 주위로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일품이다. 서쪽으로 깊고 길게 파여나간 충주호반이, 멀리 청풍 비봉산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분화구를 보는 듯한 상천리 위로는 금수산과 망덕봉이 하늘 금을 이룬다. 이곳에서 20여 분간 휴식을 취한 후 가은산을 향해 오른다.
얼마 안 있어 가은산과 곰바위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가은산은 전망이 별로 좋지 않아 일행 중 4명만 정상으로 출발하고 나머지는 곰바위 쪽으로 하산을 한다. 정상까지는 왕복 10여분이 소요된다.
갈림길에서 10여분을 오다 보면 곰바위에 도착한다. 덩치 큰 곰이 등을 돌리고 구담봉을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인 곰바위 등허리에 올라서면, 구담봉 위로 제비봉, 사봉, 용두산을 비롯해 멀리 백두대간상의 황장산, 대미산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월악산 정상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남동으로는 톱날 같은 암릉으로 이어진 말목산 뒤로 소백산, 죽령, 도솔봉이 하늘 금을 이룬다.
곰바위를 지나 5~6분을 가면 석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직진을 하면 500봉과 전망대바위 쪽으로 하산을 할 수 있으나, 일행 중 발목이 좋지 않은 회원이 있어, 오른쪽계곡 쪽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급경사로 잘못하다간 넘어지기 쉬우니 조심을 하여야 한다.
50여분을 하산을 하니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족욕을 한 다음, 도로변을 따라 숯가마찜질방에 도착해 5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안내산악회에서 마련한 숯가마찜질방에서 찜질을 한 후, 푸짐하게 차린 숯불구이에 소주로 목을 축이면서, 즐거웠던 가은산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늘 산행은 아름다운 청풍호반 충주호를 마음껏 구경하고 즐겼던, 어쩜 어린 시절 소풍 갔던 기분으로 산행을 하였던, 기억한 편에 아련히 새겨 질 멋있는 산행이었다고 자부한다.
첫댓글 진짜 구경 잘했읍니다!^^ 낼 아침엔 득로네로 갈 사진 많습니다!^^
득로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