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선구자, 다시는 부르지 말자 3/3
이들의 노래 <선구자>는 국민 가곡으로 사랑을 받았으나 시민 항의가 잇다르면서 2015년 서울 현충원 국립묘지 정자에 있던 노래 가사 나무패가 철거되었다. 이와 관련된 대형 사건으로는 마산음악관이 있다. 옛 마산시가 2003년 5월 '조두남 기념관'으로 문을 열은 것이다. 개관식 전후해서 시민단체들의 붉어지는 조두암의 친일논란에 대해 당시 마산시는 ‘조두남 기념관 관련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였다. 여론에 밀려 2003년 7월 18일부터 6일간 벌어진 조사에서 조두남의 친일 의혹 진상이 베일을 벗겨 내었다. <선구자>는 처음에 <룡정의 노래>이었고, 이 노랫말에 등장하는 '선구자'는 독립군이 아니라 실제로는 독립운동가를 잡던 간도특벌대 등을 가리킨다는 지적이 받아드려진 것이었다. 그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2004년 7월 지금의 ‘마산음악관’이란 명칭으로 바뀌었다.
음악관은 조성 당시 <선구자> 노랫말에 나오는 '용두레 우물'과 정자인 '일송정', 소나무(일송)에 '일송 기증석'을 조성했고, 또 선구자 노랫말을 새진 돌비도 있었다. 조두남과 윤해영의 친일행적이 알려지면서 2004년 11월 옛 마산시는 돌비에 새겨져 있던 노랫말을 지웠고, 정자인 '일송정'의 현판을 없앴다. 그후에도 시민단체들은 2019년 8월 6일 마산음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구자’ 관련 ‘용두레 우물’ 설치물과 조두남 형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2019년 8월 7일 창원시는 경남 창원시립 마산음악관에 전시되어 있던 조두남의 흉상과 밀랍인형, 가곡 ‘선구자’ 악보 등을 모두 철거하였다.
이처럼 친일 <선구자>에 대한 물리적 흔적은 지워졌지만 정신적, 문화적 흔적의 지우기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가곡 <선구자>가 친일음악인 조두남과 윤해영의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공식행사에서 더 이상 불리지 않았으나,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부르고 있다. 당초 이 노래는 연변의 용정(龍井)을 배경으로 <용정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어있었으나 괴뢰 만주국이 수립되면서 그리고 가사에 나오는 '선구자'가 우리 독립군이 아니라 만주국의 일꾼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친일음악으로 바로잡았다. 당시 독립군은 말을 타지 않아 '산사람'이라 불렸고 말 탄 사람들은 일본군 장교였다고 한다. 윤해영의 시 <락토만주>에도 ‘선구자’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을 볼 때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는 독립군이 아니라 만주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과 같은 뜻일 것이라는 말이다.
친일 가곡으로 분류된 후의 ‘선구자’는 거짓의 탈을 쓰고 화려한 등장으로 애창되었지만 친일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친일흔적 지우기가 6년이 지났건만 부천문화재단은 2025년 8월 15일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음악회 '함께 가자'의 연주곡 중 가곡 <선구자>(작사 윤해영, 작곡 조두남)를 부르려다가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광주예술의 전당은 2025년 9월 3일 전당 대극장에서 개최되는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 한-일 친선음악회' 프로그램 중 가곡 <선구자>(작사 윤해영·작곡 조두남)와 '가고파'(작사 이은상·작곡 김동진)를 부르려다가 제외하였다. 어디 이뿐이랴, 앞으로도 친일이란 각인의 흔적과 얼룩을 지우는데에는 시간이 걸릴것이고, 각인의 탁본도 구구한 해설로 둔갑되는 것이 세상사 같아 식상(食傷)해 진다.
룡두레 우물은 1880년 대 우물에다 '룡두레'를 세웠고 1934년 우물을 수선하고 약 2m 높이의 비석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다가 문화 대혁명 때 파괴되었고, 1986년 룡정현 인민 정부에서 우물을 새로 파고 비석을 세웠다. 1996년 경남 거제시와 자매 결연을 체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97년 9월 새롭게 공원으로 준공되었다. 거제시(巨濟市)의 거(巨)와 룡정시의 룡(龍)에서 한 글자씩 따서 공원 이름을 '거룡우호공원 巨龍友好公園'이라고 하였다. 그후 내가 어느 겨울엔가 갔을 때에는 우물주변에 10여 미터나 될 것 같은 나무에 물을 뿌려서 얼린 것 같은 기다란 고드름이 주렁주렁 내려져 있었고 을씨년스러운 매표소도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런데 자매도시결연을 기념하는 작명이란 사실을 몰랐던 나에게는 새로운 거룡(巨龍)이란 이름에서 ‘용두레’의 이미지는 선뜻 떠오르지 않아 독립운동의 현장답사와 회상을 낭비하였다(참고: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는 1993.02~1998.02 이고, 고향은 경남 거제). 그리고 내가 1990연대 초에 일송정에 갔을 때는 산자락과 참외밭 같은 둑길을 걸어 갔었고 그곳에는 별다는 흔적조차 없었다. 그후 한국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상징적 조형물들을 세웠고, 중국 당국에서는 정리하는 과정을 겪은 것 같았다.[2026 08.13 3/3]
첫댓글 아듀, 선구자! 정말 다시는 부르지 말아야 할 노래입니다.그동안 우리는 이 노래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속 독립군의 고결한 발자취를 그린 줄 알고 가슴 뜨겁게 불렀지요. 하지만 알고 보니 가사 속 '선구자'는 독립군이 아니라 만주국을 찬양하고 독립운동가를 잡던 간도특설대 등 일제의 일꾼들을 미화한 것이란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작사·작곡가인 윤해영과 조두남은 대표적인 친일파로 밝혀졌고요. 진실을 알고 나니 일송정과 용두레 우물이라는 상징마저도 민족의 아픔을 왜곡한 흉물처럼 느껴집니다. 더 이상 거짓으로 포장된 노래가 우리 입에서 불려서는 안 됩니다. 역사를 바르게 알고 이제는 정말 아듀를 고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