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귀가 시리다. 그 넘의 고헌산 칼바람! 볼때기와 귀때기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을 오랜만에 매섭게 맞아 보았다.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잊지 않으리!!!
애당초 이 산을 넣게된 배경에는 영남알프스의 일곱 봉우리를 마지막으로 오른다는 욕심(?)이 조금 들어 있었다. 몇 년 전에 누군가가 영남알프스 일곱 봉우리를 타고 나니 이제는 구간 종주를 해야겠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 32산악회도 봉우리를 모두 타고 나면 끼리끼리 종주를 할 것이다라는 명제를 붙여 보았다. 2005년 3월 13일(일)! 오늘이 바로 그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는 날이다.
늦으막하게 신세계 백화점에 들러 산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몇 개 사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시 잠이 들어 다시 일어나니 12시가 넘었다. 그때서야 산행 짐을 찾아 꾸리니 없는 물건이 한 두개가 아니다. 이사오고 처음 가는 산행에 미쳐 챙기지도 않았으니 마음만 바쁘다. 대충 찾아 챙기고 나니 아침(?)2시가 다 되어 간다. 다시 일어난 시간이 5시 10분! 준비하고 마무리 짐을 챙기고 나니 식사할 시간이 없어 그냥 집을 나선다. 택시를 타고 오는데 어느 산에 가는데 이렇게 일찍 나서느냐고 묻는다. 마산 역에 도착하니 6시 10분 전인데도 사람도 버스도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이거 시간이 잘못 되었나 생각하고 버스 기사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데 저만치 버스가 들어 오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고맙게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 버스를 안내하다가 앞 유리에 적힌 글씨를 보고는 그냥 가 버린다. 아자씨!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복받을 낍니다. 버스에 올라 인사를 하고 막 나오니 一石 부부, 杜陵 부부, 비봉, 권샘 등이 차에 오른다. 忍峰 총부가 마산 사람들을 챙겨오라는 명령(?)에 조금 일찍 집을 나섰는데 사람들이 참석이 생각보다 적다.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마지막 점검을 하니 모두 참석이 힘들다는 대답이다. 원래 마산역에서 13명이 탑승하기로 되어 있는데 5명이나 불참이다. 그리고 하지점장 지인 두 분 포함하여 10명이 마산 역을 출발하다.
☆ 06:09 10명을 태운 버스가 마산역을 출발한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좀 미안하다. 서서히 여명이 다가오고 자유수출 지역을 따라 창원으로 향한다. 한일합섬도 없어 지고 수출지역도 옛날처럼 붐비지 않아 마산의 유일한 공장 지역이었던 곳이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 그나마 자유 수출지역의 일부 회사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언제,,, 제발 옛 명성을 다시 되찾기를 기대하면서,,,,,
☆ 06:16 봉암다리를 지나고 있다. 이 다리도 마산에서 창원으로, 진해로 향하는 지름길인데 몇 년 전부터 Bottle Neck으로 변하여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시간만 되면 엉망인데 다시 확장을 하는지 한창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근데 오늘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 매일 이 정도의 소통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꼬? 창원기계공단의 상징인 정밀기능탑(?)을 지나면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창원시이다. 버스기사가 출발시간이 늦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Accelerator 패달을 제법 밟는다. 역시 창원은 창원이다. 여기 저기 공장 건물에 불빛이 비쳐 나오니,,,
☆ 06:27 시청 광장을 반쯤 돌아 창원 시청 앞에 도착했는데 먼저 온 버스들이 좋은 자리는 이미 차지해 있어 다른 차 옆에 시부지기 갔다 대고는 우리 사람들을 찾는다. 눈밝은 사람들은 이미 광장을 돌고 있을 때 먼저 알아 보고 자동으로 찾아 온다. 居林 부부, 忍峰 총무, 碧隱, 이무순여사 친구분 등이 타는데 근데 오늘은 창원에서도 참석율이 별로다. 아마도 날씨가 추우니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추측을 앉고 버스는 바로 출발한다. 이제 기대하는 곳은 장유 뿐이다.
★ 06:35 2km여의 창원 터널을 지나고 있다. 요즘은 통행료가 내려서 일반 승용차는 1,000원에서 500원인데, 버스는 1,000원 정도 할라나? 터널을 통과하고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버스가 이상한 코스로 빠진다. 어!어!~~ 하고 물으니 장유 문화원 앞에서 기다리기로 사전에 연락이 되었다고,,,놀랬네!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南泉과 龜岩이 살고 있으렸다!!?? ☆ 06:42 장유 문화원에 버스가 도착했는데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南泉이 혼자서 올라 오고 잠시 후 龜岩 부부가 오르니 진천 부부만 오면 되겠지 하고 있는데 아들래미가 첫 휴가를 나와서 참석하지 못한다는 권오주샘의 얘기에 다소 실망감이,,,
★ 06:49 장유 문화원을 출발하는데 오늘 산행 참석 인원은 손님 세 분을 포함하여 모두 18명이라고! 월례회 및 산행 안내 등 기타 사항은 나중에 아침 식사 후에 한다고 좀 쉬라는 총무의 얘기에 잠을 자다. 자다가 일어나 창문을 내다 보니 양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김해 대동 Toll Gate를 막 빠져 나가고 있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는데 양산은 이미 지났고 울산을 들어서고 있다.
☆ 07:37 울주군 언양면이다. 식당찾아 이리 저리 헤매다가 수퍼마켓에서 물어 김밥 24시간 식당을 찾아 들러니 참한 아지매가 열심히 김밥을 말고 있고 벌써 손님들이 몇몇 앉아 있다. 우동 6개에 김ㄴ밥 두 줄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손님들이 들이 닥친다. 들이 대민다! 등산객들도 수시로 들락거리고 단체로 주문도 하고,,, 길목이 좋아서 그런지 꽤 붐빈다. 기다리던 우동이 나와 뒤에서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하여 후다닥 처리하고 식당을 나온다.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과 손님들에게 좀 미안타.
★ 08:01 우동먹고 버스는 다시 출발하고 기다렸다는듯이 총무가 마이크를 잡더니 월례회를 시작한다.
[총무] 예상보다 인원이 적게 참석했지만 날씨가 화창하니 산행은 즐겁게 하잔다. 그리고 간단하게나마 회장님이 안전 산행하라고 한 마디하라고 부추긴다. 마지못해 일나는 회장!
[회장] 반갑습니다. (회장 인사하는데 니는 옷 갈아 입나? 거기 뭐꼬?)
인원이 적기는 하지만 즐거운 안전 산행하고 앞으로는 집행분에서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총무가 다시 거더는데 꽃피고 새우는 4월인 다음 달 전북 장수의 장안산이니 많이 참석하라고 하며 산행대장을 일으켜 세운다.
[산행대장] 반갑습니다. 사전 답사는 못했지만 궁근정리를 지나 921번 국도를 따라 경상남북도의 경계선인 경주 산내면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길이라고. 정상까지의 소요 시간은 2∼2.5시간정도. 하산은 곰사골(?)로 트레킹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산행하자고 한다.
총무가 다시 오늘 손님이 세 분 오셨는데 간단하게 얼굴 보는 것으로 인사하고,,,
그리고 마중 출신인 김종제님이 이번 버스 대절비를 찬조하시었으니 보이지는 않지만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고 하여 다같이 박수를 치다. 36기 서갑수 후배는 너무 바빠서 불참하였고 오늘 산행기는 인봉 총무가 자진하여 작성하겠단다. 그리고 오늘 산행하고 나서 목욕을 가지산 유황 온천에서 할려고 전화로 문의해 보니 1인당 5,200원이라는 거금이 들어 가는데 굳이 땀만 씻고 나올 것인데 비싸게 들일 필요가 없겠다고 판단하여 나중에 언양읍내에 적당한 곳을 찾아 들어 가기로 했다고. 또 오늘 목욕은 1시간의 여유를 주겠단다. 그러더니 수금을 하기 사작한다. 차는 계속하여 경주쪽으로 향하고,,, 잠시 헷갈려서 차를 세우고 수퍼 마켓에서 확인하여 위치로 향하다.
★ 08:27 산행을 시작하는 고개(외항재인듯한데 아직 확인은 안됨.)에 도착하다. 차에서 내리니 안에서는 느끼지 못한 새찬 바람이 불어댄다. 속으로 오늘 바람깨나 맞겠다 싶다.
☆ 08:30 밑에서 잠시 되돌아 걸어와 들머리에 서니 나무 팻말에 적혀 있다. 고헌산 정상까지 여기에서 3.0km라고. 현재의 위치가 적어도 6, 700m는 됨직하니 실제 남은 높이는 3, 400m인데 문제는 남은 거리가 얼나냐이다. 입구는 사람들이 너무 붐벼 다마스 한 대 정도는 충분히 다닐 수 있는 신작로 길로 변해 있다. 이것 또한 자연 파괴 중의 하나다. 초입 처음부터 나무가 우거져 응달인데다가 바람마져 세차게 몰아 치니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제법 차다. 장갑을 꺼내어 끼고, 귀마개며 모자며 온갖 겨울 장비들을 동원하여 산행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심하게 소리를 내며 지나치는 바람이 오늘 산행의 조건들을 만들어 나가는 관건이 될 것 같다. 언젠가 어느 산인지는 기억이 어렵지만 오늘같은 경우를 바람이 세차서 시린 칼바람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더라마는 처음부터 그런 기세다. 응달진 군데 군데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고 길바닥에는 녹은 눈이 얼음이 되어 숨어 있기도 하다. 봄 산행에서 가장 무서운 복병이 바로 잔설과 언 얼음이 낙엽 속에 숨어 있을 때이다. 녹은 얼음과 낙엽이 분리되어 엄청나게 미끄러울 때가 바로 이때이다. 오늘은 너무 춥고 바람이 세차니 그런 일은 없겠다. 그래도 조심은 해야 한다. 언덕배기를 바람과 함께 오르니 추운 것인지 더운 것인지 분간이 안된다. 매서운 칼바람이 수시로 왔다 갔다 하여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눈바람이라서 그런지 볼때기와 귀때기가 내 것이 아니로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앞뒤의 거리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드뎌 꼬리를 감추고 말았으니 선두 천천히라고 누군가가 외친다. 고마 오늘은 추운데 놔 두지요! 서면 춥소! 자신의 보조에 맞추어 가는 수 밖에,,, 햇빛을 안고 오르니 눈도 부시고, 얼굴도 거슬릴테고,,, 오늘은 바람 때문에 따뜻한 햇빛의 고마움을 느낄 겨를도 없다. 바람이 너무 매섭게 불어대니까. 30여분이 지났을 즈음 먼저 가던 사람이 서 있다. 이제서야 잠시 쉬는 모양이다. 힘을 다하여 다른 능선에 오르니,,,
★ 09:04 1차 휴식! 출발하고 공식적으로 처음 쉬는 시간! 쉬기는 쉬는데 먹거리는 아무도 내어 놓지 않고 그냥 서서 잠시 쉰다는 것인가? 먹을 정신도 없는가 보다. 바람을 피하여 반대편 억새밭에 서 있으니 등더리가 따뜻해진다. 이 능선이 가을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꽃의 눈요기를 가져다 주는 코스인 것 같다. 대체적으로 영남알프스 코스에서 억새는 어디를 가든지 실컷 볼 수가 있어서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산을 놓고 볼 때는 정말로 자랑하고 느낄만한 것은 손톱만큼도 없다. 보이는 것은 바로 오른쪽 맞은 편이 가지산 정상이고 왼쪽에 보이는 곳이 재약산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그쪽 산에는 눈이 하옇게 쌓여 있어 식별이 훨씬 수월하다. 이런 저런 산들을 一石이 소개하고 있는데 손님으로 두 분은 저만치 언덕배기를 쉼없이 오르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일부 설명이 끝나고 다시 언덕(?)을 오른다. 조그만 돌들이 깔려 산인지 들겅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돌이 많다. 길섶에 쌓인 눈이 얼어 위를 걸어도 빠지지가 않으니 돌길보다도 올라가기가 수월하다. 아마도 올해 눈을 밟아 보기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은데 누가 옆에서 슬슬 보골을 먹이고 있다. 한라산 산행도 빠지고 무학산 눈산행도 간다고 해 놓고는 부도내고 금년 눈산행은 모두 불참이란다. 갑자기 세찬 바람이 몰아치니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길이 나도 모르게 가 버린다. 당황! 황당! 그 자체다. 비봉도 길이 엇갈리는지 서로 웃는다. 쫌 세네!!??싶은 것이겠지! 몸무게가 60kg이하로 가벼운 사람은 더 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돌개 바람인지 무슨 바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좀 심할 정도로 세다? 어느덧 시퍼른 하늘이 보이고 돌길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돌탑이 몇 개 쌓여 있는 능선인 거의 정상에 올라선다. 앞서 가는 사람들은 중간 길을 택하여 아래로 내려가 정상을 향하고 있다. 선두 천천히 가자고 누가 또 고함을 치지만 잠시 서는 것 같더니 또 간다. 바람이 조금 누그러지는가 생각하는데 아니지 하고 다시 세차게 분다. 어이!~~~ 무신 바람이 요로코롬 분다지~~~
★ 09:25 먼저 간 사람들은 가고 우리는 또 하나의 정상으로 향하여 당도하니 여기가 바로 1,020m 고지란다. 산불 조심하라는 울주군수의 안내판에는 하얀 페인트가 군데 군데 벗겨져 글씨도 보이지 않아 볼 상이 사납다. 아까 아래에서 보았던 가지산, 재약산도 보이지만 양산의 신불산, 간헐산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오니 이것이 영남알프스의 봉우리이자 종주길인가 싶다.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다 말다 반복을 하지만 볼 것은 다 보아야 하는 것(즉, 조망이다.)이 산꾼의 도리인 것을! 바로 발 아래에 우리가 산행 날머리로 잡고 있는 궁근정리의 아파트들이 보인다. 위에서 내려댜 보니 전형적인 민둥산의 본보기다. 더 있다가는 실망만 할 것 같아서 내려 간다. 산은 산으로만 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하고서. 오른쪽 내리막 길은 양지 바른 곳이라 눈과 얼음이 녹아 곳곳이 미끄럽게 되어 있어 조심스럽다. 잠시 아래로 내려가 능선을 걸으니 이끼 모양의 습지인듯한 흔적이 남아 있어 이런 능선에도 습지가 있는가 보다 하고 천성산의 늪을 떠 올린다. 바람이 잠시 잠시 불어 아직도 바람이 자지를 않고,,, 지겨운 바람! 얄미운 바람! 지그러분 바람! 이라고나 할까?
★ 09:37 드뎌 고헌산 정상 같지 않았지만 정상에 도착하다. 돌 무더기에 아주 옛날의 정상석과 정상목이 아직 꽂혀 있고, 그 옆에 검은 대리석으로 고헌산 정상석을 다시 세워 놓았다. 정상이라기 보다는 지나가는 어느 능선에 조그마한 산 봉우리가 하나 튀어 올라 있어 보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우리 32산악회는 욕심부리지 않고 몇 년 동안에 걸쳐 하나씩 하나씩 오른 영남알프스의 일곱 개 봉 중의 그 하나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고헌산을 오늘에서야 올라 완봉의 맛을 보고 있는데 과연 몇 이나 그 맛과 멋을 즐기고 있을꼬??!! 이제는 찍어 놓은 일곱 개의 점을 하나씩 이어 나가는 종주를 맘껏 즐기며 산행할 그날을 기다리면서,,,
먼저 온 사람들은 과일과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데 왠지 오늘은 배낭 벗기가 싫다. 춥기도 하거니와 땀이 베인 등이 시릴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권오주샘이 권하는 새끼 토마토를 얻어 먹으며 또 민폐 아닌 민폐를 끼치고 있다. 일부 몇 사람은 바위밑 아랫 목에서 쉬기도 하는데 갑자기 주위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차 안에서 杜陵이 가지고 가까 말까 하던 1.5리터 매실주 1 Pet를 누가 배낭에 집어 넣어 온 것이다. 곡차만 보면 도라삐리는 32산악회원 여러분 아무리 그렇지만 자중하입시다. 남들이 보면 남싸고, 우리가 보면 우싸인데 오늘은 손님이 계시니 남우싸 다 시키지 않도록 조용히 처리하입시다. 손님을 포함하여 한 순배가 끝나고 그 다음 남은 것은 알아서 잘도 처리하더구먼요!? 빨리 하산하라고 한 줄기 바람이 다시 몰아치니 그때서야 출석부 사진찍고 빨리 내려 가잔다. 단체 사진, 부부 사진, 손님 사진, 여학생 기념 사진, 홀애비 모임 사진이 끝나고 내려 갈려고 하는데 오늘 산행이 성이 차지 않으니 능선을 좀 더 타자고 하여 잠시 설왕설래하더니 결국은 계획한대로만 하고 내려 가자는 중론에 모두들 기꺼이 수긍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근데 하산!하기가 무섭게 굴러다시피 내려 간다. 조심하시라요! 녹은 길이 미끄러우니,,,
☆ 09:57 하산 시작!!! 최법무소장은 벌써 내려 가고 없다. 아마도 최법무소장 땜시 계획대로 산행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내려 가고 없는 사람 다시 불러 올리면 얼마나 황당할꼬? 길가에 뻗쳐 오른 서릿발이 쉽게 무너지니 길이 미끄럽고 위험하여 모두들 조심하며 내려 가자고 하는데 그래도 엉덩방아를 찧어 히프로 고헌산 곰지골을 청소하는 사람이 있으니 자연한테는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한 마디로 하체의 力不足?! 아니면 아까 마신 곡차의 곡기 때문일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훌훌털고 일어나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배낭을 매고 있으니 더욱 안전하고 좋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떤 이는 부서진 우산을 줍다가 머러케이지요? 머한다고 길거리에 나 뒹구는 것들을 정화 차원에서 줏어 옵니까? 아무튼 마음씨만은 금빛 비단결 같네요. 너무 머러카지 마이소!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일 하는 겁니까?
나뭇잎이 미끄럽고 서릿발이 미끄럽다. 경사가 제법 심하다고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는다. 두릉 부부는 몇 년 전에 이쪽으로 올라왔는데 힘꽤나 들었단다. 내려올 즈음의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고 있다. 우리는 기분좋게 내려 가고 있는데,,,
하산길은 올라온 길보다도 더 밋밋하다. 가을에 단풍이나 있으면 조금 나을까 지금은 허허 벌판으로 걷는 기분이다. 앞서 가는 사람들은 뒤돌아 보지도 않고 마냥 내려 가고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들 몇 명이 아주 지극히 정상적으로 하산을 하고 있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나서인지 올라오는 사람은 자꾸 늘어만 가는데, 그러면 이 내려 가는 우리는 뭐여요?! 너무 빨리 하산을 하니 기분이 묘하다. 다른 때 같으면 이제 능선 어디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있을 시간인데 하산하느라 분주하게 떠들고 있으니 말이다. 아까 정상에서 한 얘기지만 도시락을 그냥 매고 가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중참 삼아 먹자고 농담도 하기는 했지만 무슨 빼빠진 일 했다고 참이냐며 한바탕 웃기도 하고,,,쉬엄 쉬엄 내려 가고 있는데 몇 명이 기다리고 있다. 왠 일인가 싶었는데 갈림길이 나와 안내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단다. 갈려고 하는 사람을 붙들고 나머지 사람이 오면 같이 가자고 달랜다.
☆ 10:35 곰지골 중간 갈림길에서 뒤에 오는 사람을 기다리며 잠시 쉬고 간식도 먹고 담소도 나누며 오랜만에 바람없는 곳에서 망중한을 즐긴다. 오늘의 산행이 너무 무미 건조하고 밋밋하다고 하여 오늘의 산행 의미를 또 한번 보충 설명하니 조금은 분이 풀리는 듯!!! 물론 처음부터 타지 않아서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함께 한다는 것이 보람있지 않을까? 마지막 손님이 도착하여 잠시 쉬고 고헌사를 향하여 아래로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다. 좌측으로 꺾어 다시 우측으로 내려가다 녹은 땅을 잘못 밟아 그만 미끌하여 한바탕 고헌산을 엉덩이로 울릴 뻔 했다. 히히히! 짧은 나니까 중심을 찾았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벌써 일을 지질렀지 않았을까? 만고 내 생각이다마는. 하여튼 잡념을 한다든지 다 와 간다고 방심을 하면 나도 모르게 위험은 찾아 온다는 결론이다. 정신을 차리고 아래로 내려 보니 허연 시멘트 포장길과 검은 기와 지붕이 눈에 들어 온다. 가정 집이거나 사찰이거나 별장이거나 사람이 거처하는 곳임에는 확실하다. 좀 더 가까이 내려서니 고헌산 고헌사인데 증축 중이라서 잠시 헷갈린 것이다.
☆ 10:47 보살님들과 스님이 거처하는 일반 부속 건물과 대웅전은 이미 증축이 끝난 상태이고 종각과 나머지 건물도 짓기는 끝내고 도색과 종을 달기 전이다.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가 대웅전 사진 한 컷하고 내려와 샘터에서 물 한 모금하고 고헌사를 뒤로 하고 내려 온다. 시멘트로 포장한 길이 경사가 심하여 차가 올라 오려면 용깨나 쓰야 할 것 같다. 시내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니 사람 사는 궁근정리 동네가 가까와 진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동덕사(?)에서 고헌산으로 올라가는 삼거리가 나오는가 싶더니 구인사라는 식당같은 사찰이 나오고, 또 조그만 절 이름이 나오는가 싶었는데 조계종 소속 흥덕사 입구에 도착하다.
☆ 11:00 흥덕사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 바로 앞에 찜질방인지 가마곹방인지 하는 제법 큰 방이 나온다. 최근에 Open했는지 길가에 화환들이 나뒹굴고 있고 장작들과 황토가 곳곳에 쌓여 있다. 개울가에 위치한 방이라 여름에도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계곡일 것 같다. 한 무리의 단체 산꾼들이 올라가고 개개인으로 산행하기 위하여 혼자서 올라오는 사람도 제법 있다.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 보는데 묵묵부답! 다만 우리는 다른 곳에서 올라 왔기 때문에 예정 시간을 알 수가 없다고,,,
★ 11:08 드뎌 산행 날머리인 궁근정리에 도착하다. 아주 옛날 시골 집이 있기 반면에 바로 옆에 최신식 아파트도 있어 촌과 도시가 한 곳에 어우러져 있으니 뭔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좋아 보인다(?). 고헌산을 향하여 한 컷을 더하고 버스에 오르니 내가 마지막이란다. 잠시 착각을 했구먼. 나는 뒤에서 오는 사람들을 기다린다고 일부러 어정거렸는데,,,
아저씨! 그라마 가입시다. 통로를 들어 가고 있는데 차가 출발하니 잠시 휘청거린다? 아무튼 오늘 매서운 칼바람에 산행하시느라 수고했다고 마음 속으로 애기를 하고는 자리에 앉으니 산행이 마무리가 되는가 싶다. 짐 정리 잠시 하는 사이에 언양읍내에 들어와 목간통 찾는다고 쪼까이 돌고 언양의 언양탕을 찾아내다.
☆ 11:30 언양탕 도착하여 입장! 오늘은 노는 시간을 1시간 준다고 총무가 아까부터 큰 소리(?)친다. 조그만 목간탕이 그런대로 갠찬다. 오늘은 땀도 별로라서 씨을 것이 별로 없다? 물만 찍찍 끼얹고 앉아 있으리니 재미가 없다. 모두들 시간이 많으니 더 재미가 없다고 하니 忍峰 총무는 다음부터 목간 시간 안배에 참고하시도록,,, 논산식 목간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여학생들은 한번 더 생각하시고요. 30분이 지나고 나니 물 통에 앉아 조는 사람, 바깥에 앉아서 자는 사람,,, ㅋㅋㅋ! 조망이 가관이다!!! 어! 근데 법무사 아이씨가 안 보인다. 벌씨로 나갔는가베? 수엄 쉬엄 다 나가 밖으로 나가니 여자분들은 벌써 나와 기다리고 있다. 목간 땡! 할려고 하는데 그 중에도 늦은 사람이 있으니,,,
☆ 12:29 체 한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목간통을 출발하여 점심 식사하러 간다. 도시락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이는 어쩌고 한정식을 시킬려고 하는지? 우리의 총무가 언양 문화원에 직접 전화를 하여 소개받은 식당이라니 저어기 기대가 된다. 언양읍성 방면으로 오다 보면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한정식 전문 식당! 이름도 모르고 콩? 뭐라ㅏ하며... 전화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공공 건물인듯한 곳으로 들어 가더니 주차를 한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어 대형 버스가 주차하기에는 억수로 편리하다.
★ 12:43 식당 옆 공공 건물에 도착하여 차를 세워 놓고 식당에 들어서니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투덜거리고 있다. 기디리면 되지 뭐가 답답한디유? 식당 이름은 "콩내음 味家" 식당이라고 적혀 있다. 결국은 콩으로 무슨 음식을 만들어 내는 모양인데 어디 뭐가 나오는지 두고 볼 일이다! 여기서도 성미급한(?) 아니면 회원들의 성화에 못이겨서인지 忍峰 총무가 오봉을 들고 다닌다. 모두들 허기가 지기는 졌는 모양이다. 나오는 쪽쪽 그릇을 비우니 말이다. 메인 중의 제일 먼저가 놋그릇에 순두부를 넣어 왔는데 뚜껑까지 덮혀 있어 그것이 모두들 밥인줄 알고 손을 대지 않는다? 근데 누군가가 밥이 아니고 계란도 아닌 것이 순두부란다. 그냥 퍼 먹을려고 하는데 종지에 간장을 가지고 오니 이거 오늘 음식 실수의 연발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순서를 가려야 하는데 그걸 잊고 말았으니 이거 무신 낭패입니까? 앞으로는 좀 기다릴 줄도 압시다. 정상적으로 음식이 나오고 쇠주 잔도 왔다 갔다 하고 분위기도 오르니 비봉 회장이 건배 제의를 한다. 콩 비지찌게가 나오고 두부 된장 찌게가 나오니 이 집의 이름에 걸맞는 콩내음 음식인 것 같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면 늘 이때를 호시탐탐노리고 있는 눈이 있으니 이름하여 총무!!! 오늘은 그 어떤 날보다도 모든 일정이 빨라서 좋단다.
★ 13:26 숟가락 놓기를 기다렸다는듯이 벌떡 일어나더니 지금부터 월례회를 시작한다는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사양하는 회장을 억지로 또 일어나게 만든다. 회장은 괴로워???
[비봉 회장]
2월 대구 앞산 때 참여 인원이 너무 많어서 그런지 오늘은 너무 적지만 그래도 산행은 잘 마쳤고 특히 하지점장 사모님 친구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4월 산행은 전북 장수군의 장안산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때는 많이 참석하도록 집행부에서 노력하겠다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도 연락해 많이 오도록 합시다.
[산행대장]
오늘 산행 Time Schedule이 최근들어 너무 여유있게 한 것이 참 좋았고, 그리고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Schedule이 아닌가 한다고. 앞으로 더 좋은 것은 마산이나 창원에서 식사하는 일찍 시작하여 일찍 마치는 것이다. 다음 달은 장수의 장안산으로 가족들이 많이 찾는 산행지로 알려져 있고, 전북의 음식거리를 찾아서 홍보가 잘 되어야 많이 참석을 할텐데,,,
[친구분]
산행이 짧아서 아쉬기는 했지만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아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는 산행 시간 계획을 잘 잡아서 좋으 산행 많이 하시고 오늘 너무 좋았습니다.
[공지 사항 -- 총무]
금강산을 언제 가면 좋을지? 4월 산행 회보 보낼 때 설문지를 보내어 설문 조사를 하여 의견 수련을 하겠단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하여 일정, 코스 별 금액, 열차 여행도,,,
☆ 13:47 식당에서 월례회를 마치고 수정과와 커피를 마시고 파장이 되어 슬슬 나오다. 복지 회관에 주차해 있는 장소로,,, 그 사이 짬을 이용하여 군불 좀 떼고,,,
☆ 13:55 중천에 떠 있는 해를 보면서 실로 오랜만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버스가 출발한다. 모두들 얼굴만 바라보고 시부지게 쪼개면서 웃는 폼이 멋지다. 등 따시고 배 부르고 일찍 마치니 오는 것은 잠 뿐이렷다. 늘어지게 자고 나니 갑자기 시끄럽다. 어느 새 장유에 도착하여 내릴 채비를 하고 있다.
☆ 14:58 조금을 돌아서 아침에 출발했던 장유 문화원에 도착하여 3사람이 내린다. 구암 부부, 남천. 장유 인터체인지를 돌아 창원 터널로 향한다.
☆ 15:05 창원 터널을 지나 창원 터널 TG를 통과하여 평상 시의 길로 가는가 했는데 삼정자동 밑 뒷길로 버스가 들어간다. 알아서 하겠지 뭐! 정병산 아래로 나 있는 샛길이다. 경남 도청을 지나 좌회전하여 창원 시청에 도착하다.
☆ 15:18 창원 시청 도착!!! 창원 사람들은 여기서 모두 내리고, 오는 길에 새하얀 꽃이 피었는데 이름은 기억이 없다.
☆ 15:48 마산역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각자 인사를 하고 나는 걸어서 집으로,,,,,,,,
★ 16:05 집에 도착은 했는데 문이 잠겨 있다. 이런 낭패가 있나? 개발 소발 전화를 하니 아무도 연락이 안된다. 그때 손전화가 울리더니 열쇠를 아파트 사무소에 맡겨 놓았으니 찾아 가서 해결하라고,,, 천만 다행이다. 고맙슈!!?? 구여사아~~~
4월 전북 장수의 장안산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