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깊은 기념일에 아이들과 어떤 곳에서 식사를 하시나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근사한 음식점이나 훼미리레스토랑의 눈이 즐거운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시나요? 물론 아이들이 그런 음식점을 좋아하니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그런 곳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분위기 좋고 맛있는 식사는 우리가 바라는 것에 틀림없습니다. 서비스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것은 단지 식사에 불과합니다. 맛있는 것을 잘 먹었다는 의미의 식사입니다. 언제든 비용을 지불하면 그곳을 가서 먹을 수 있는 식사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식사의 내용보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즐거움을 더 큰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엄마와 같이 구웠던 과자, 아빠와 같이 만들면서 너무나 즐거웠던 떡볶이... 과자나 떡볶이가 맛있었다고 느꼈던 것은 엄마, 아빠와의 즐거운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광고에서는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사랑 한 스푼, 웃음 두 스푼, 추억 몇 g’이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훌륭했느냐’보다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행복한 마음을 느꼈느냐‘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논리로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과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보자고 권한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요? 물론 시중에는 멋지고 내용이 충실한 정말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비용을 지불하면 언제든지 아이에게 사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미소 세 스푼, 사랑 두 스푼, 행복 100g’이 깃든 책이라면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나요?
** 준비물
-디카, 혹은 카메라 폰(화질이 좋은), 동화책의 주인공과 액스트라, 코팅용 비닐, 펀치, 다리미
씨앗 가꾸기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 준비하기
요즈음은 핸드폰이 업그레이드되어 디카 못지않은 화질을 자랑하는 카메라 폰들도 많더군요.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는 휴대폰 어느 것이든지 작동이 편한 것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작동법은 여기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아시겠지요. 컴퓨터에 올리는 것도 연결선만 있으면 간단하게 할 수 있답니다. 기계에 서툴면 동네 사진관에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답니다. 요즘 웬만한 사진관에서는 디지컬 카메라의 사진도 인화를 다 해준답니다. 어떤 것을 삭제하고 어떤 것을 인화할지도 카메라 화면을 보며 결정할 수 있으니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물론 본인이 작동할 수 있을 때는 컴퓨터상에서 아이와 의논하며 얘기 할 수 있으니 더 좋겠지요. 몇 년 전만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기 힘들었던 이 작업은 이제는 아주 쉬운 작업이 되었답니다.
동화의 주제 정하기
먼저 어떤 동화책을 만들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장품을 잘 들러보시면 아이가 관심을 갖는 주제가 나온답니다. 아이에 따라서는 자동차 모형일 수도 있고 공룡에 관한 것 일수도, 레고 블럭이 될 수도 있겠지요. 자동차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이라면 동화책이 될 것이고 자동차를 여러 모델로 소개한다면 자동차 사전 혹은 자동차 박물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인형을 많이 모았다면 인형나라 이야기가 되거나 스토리가 있는 동화를 만들 수도 있겠지요. 주제는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면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별 다른 아이디어가 없다고 한다면 집안에 있는 여러 가지 도구나 야채, 과일도 선택 대상이 될 수 있답니다. 문구점에 가면 인형 눈만 크기별로 구입할 수 있답니다. 그것을 과일이나 야채, 부엌의 냄비, 국자, 후라이팬, 주전자, 접시, 컵, 숟가락 등 여러 출연자들(?)의 얼굴에 붙여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도 있지요. 부엌의 살림도구들이 졸지에 동화책의 주인공이나 액스트라로 변신하게 되는 겁니다.
주제를 정했으면 아이에게 몇 페이지 정도면 될지 이야기를 통해 동화책의 분량을 정합니다. 물론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줄어들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한답니다. 아이가 좀 크다면 이야기 전체내용을 알 수 있는 스토리보드를 만들어보는 것도 권 할만 합니다. 단 아이가 지치면 본래의 의미가 없어지니 조심해야겠지요? 아이의 연령이 낮다면 그냥 마음대로 찍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다음 이야기를 물어보면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니 즐거움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지요. 역시 아이들은 천재야~!
찍어서 인쇄하고 글 쓰고 코팅하고....
아이와 정한 내용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상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전문적인 편집인 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겠네요. 기본적인 책 형식이 편하다면 한글프로그램에 사진을 넣고 동화를 적어 볼 수 있겠지요. 잘 안되면 한 면은 글을, 다른 한 면은 출력사진을 붙이는 것도 한 방법!
창의적이고 변형된 책을 원한다면 출력한 사진을 오리고 붙이고 해서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예쁜 색지를 꽃 모양으로 자르면 꽃 책, 자동차 모양으로 자르면 자동차 책, 공룡 모양으로 자르면 공룡 책, 인형 모양으로 자르면 인형 책, 책의 모양은 무궁무진하겠지요. 주제에 맞는 책 모양이면 아이들이 더 좋아하겠지요. 그런 다음 글은 아이가 써도 좋고 아이가 부르는 것을 엄마가 적어도 좋습니다. 말 주머니 형식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한답니다. 표지도 물론 있어야겠지요. 앞 표지에는 작가 이름, 뒤표지엔 출판한 날짜도 잊지 말고 적으세요.
이렇게 책의 모양과 내용이 다 완성되었다면 코팅지에 넣어 다리미로 꾹꾹 눌러 주세요. 아마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책이 만들어지겠지요. 자기가 만든 책이라고 열심히 보기 때문에 A4용지로는 아무래도 오래 견디지 못한답니다. 그런 다음 펀치를 뚫어 고리로 연결해 주세요. 아니면 요즘 복사 하는 곳에 가시면 제본도 해 준답니다. 가격은 몇 천원 내외로 스프링제본이나 일반 책과 같은 제본도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집에서 하는 것이 더 아이의 작품 같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고학년이면 책 기분을 내기 위해 전문제본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겠지요. 아마도 엄마들의 지혜로 제가 제안한 방법보다 더 멋진 책이 만들어 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활동의 의미
이 활동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엄마와 아이와의 정서적인 유대관계가 의미 중 가장 크겠지요. 이 과정을 통해 책을 만들어 본다는 것은 동화의 주제 정하기,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고 구성하며 내용에 맞는 사진을 선택하기, 그 내용에 맞는 글을 적기, 책을 편집하기, 제본하기 등과 같은 총체적으로 책 한 권을 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화나 광고를 만드는 작업과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어떤 것을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어떤 것으로 표현할까를 선택하고 주제에 맞게 완성하는 활동의 전 과정을 습득하게 됩니다. 이 활동을 통해서 얻은 경험은 우리 아이들이 이 다음에 어떤 주제발표를 하게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자산으로 남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 책은 오래 오래 엄마와의 행복 100g, 아빠와의 추억 100g 으로 기억되겠지요. 아이의 성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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