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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자료실 스크랩 탐방…도시재생으로 거듭난 도시와 도시사람들② 대전 무지개프로젝트
김양순 추천 0 조회 208 14.06.16 11:2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탐방…도시재생으로 거듭난 도시와 도시사람들②

 

 

가난한 피난민촌 하늘마을에 “희망의 쌍무지개 걸다”

 

대전시 낙후동네 재생 위한 ‘무지개프로젝트’ 좌절 딛고 부활

“지저분한 달동네 쓰레기부터 줍고 나니 생활수준 확 바뀌네”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 계속 살고 싶다.” “내 태를 묻었던 이 도시에서 여생을 보내고 결국에는 내 뼈도 이 도시에 묻고 싶다”

 

지금 이 질문을 지역민들에게 던진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기회를 잡지 못해서 마지못해 살고 있다는 사람이 더 많지는 않을까. 나는 이곳에 살고 있지만 내 자식들만큼은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지방화시대를 맞아 ‘주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일명 도시재생을 통한 지역활성화가 자치단체마다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성공한 도시도 있고, 쓰디 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도시들도 적지 않다.

 

나주시도 2014년 빛가람혁신도시 완성에 발맞춰 원 도심권에 대한 도시재생을 준비하고 있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의 격차를 줄이고, 원도심 주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이번호는 대전광역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낙후동네 재생프로젝트, 일명 ‘무지개 프로젝트’에서 그 해답을 찾아본다.

무지개 프로젝트는 찔끔찔끔 도와주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주거환경개선부터 시작해 동네환경 바꾸기, 주차장 조성, 도로 확장, 어린이놀이터 조성, 동네학교 등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함께 주민들의 삶까지도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 편집자 주

 

 

◇ 대전광역시의 대표적인 가난한 마을로 손꼽히던 동구 하늘아래 첫 동네 피난민촌이 무지개 프로젝트로 새롭게 활기를 되찾았다.

 

 

가난한 달동네 희망의 달뜨다

 

“등굣길에 아이들이 술 취해 길바닥에 드러누운 아저씨들을 보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이제 보기 드문 일이 됐어요.”

 

“툭하면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했는데 요즘은 싸움 구경하는 재미가 사라졌어요(하하하)”

 

취재진이 버스로는 올라갈 수 없어 마을 복지관에서 내려 보내 준 승합차와 경차를 타고 오른 대전광역시 동구의 대표적인 달동네 피난민촌 대동 하늘마을.

 

도심 한 가운데도 이런 마을이 있구나 싶은 마음에 “사시는 데 불편하지 않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주민들의 대답이 의외로 호방하다. 4~5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완전히 딴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기나긴 세월을 빈곤과 좌절에 찌들어 있던 하늘 아래 첫 동네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 피난민촌이었던 이곳은 그 후 기반을 잡아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 남아 마을을 살아가고 있다.

 

골목길은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비좁고, 집집마다 화장실을 둘 수 없어 마을 여기저기 공동화장실을 두고 사용하고 있다. 시집 온 며느리가 혼수로 장롱과 냉장고를 들여 놓으려 해도 그 좁은 골목길을 지나오기 어려워 배달을 거절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양철과 슬레이트 조각을 덧대 누더기처럼 기운 지붕들, 자치단체는 물론 주민들 스스로도 그들의 가난한 환경을 어쩌지 못해 못 살겠으면 떠나고, 살다가 생을 마치면 그만이라는 절망감으로 살아가던 그 마을에 ‘무지개’를 걸기 위한 사업이 시작됐다.

 

대전광역시가 취약동네의 슬럼화와 사회적 소외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정주형 물리적 환경개선 및 복지서비스 지원, 인프라 구축을 포함한 취약동네 재생사업으로 추진한 ‘무지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

 

이 사업은 철저하게 수혜자 중심의 정책으로 가난하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환경의 변화를 통해 이들의 자활의지를 키우고 이웃과의 어울림 속에 공동체를 복원시키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무지개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빈곤층 주민들 서로의 소통과 나눔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동네재생이었다.

 

 

결혼 혼수도 못 들일 정도로 비좁은 골목길이 지금은 가난했던 한 시대를 반영하는 견학코스가 되고 있다.

 

 

관주도 빈곤지역 환경개선… 원주민 내쫓지 않는 '재개발'

 

대전시가 추진하는 무지개 프로젝트사업은 총 202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소요사업비만도 1,059억 원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의 도심 재개발이 원주민을 몰아내는 방식의 ‘철거와 재개발’이라면, 무지개프로젝트는 원주민이 그 자리에서 더 잘 살도록 종합적인 환경을 고쳐주는 ‘동네 재생’이다.

 

대전시는 2006년 9월 1단계로 지역 최대의 영구임대아파트인 동구 판암동 주공3·4단지를 선정, 무지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어 2007년 2단계로 법동, 월평동 영구임대아파트, 2009년 3단계로 달동네인 대동, 부사동, 문창동으로 사업지역을 확대했다.

 

이어서 마지막 4단계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산내, 중촌, 둔산3동에 대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지역들은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시 평균 보다 2배에서 최고 5배나 높은 소위 가장 가난한 동네들이다.

 

대전시는 도심 곳곳에 흉물처럼 버려져 있던 이 지역에서 주거환경 개선부터 시작했다. 나아가 도서관을 세우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총 202개 사업에 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중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지, 건축, 교통, 교육, 문화예술 등 사실상 시청의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팀을 구성, 운영해 왔다.

 

 

공동체의식 싹 트며 주민들 봉사 솔선

 

대전 동구 판암동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주민들이 꽃과 조형물로 새롭게 조경을 꾸민 ‘희망탑’ 주변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이들은 무지개 프로젝트 이후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곳곳에 오물과 쓰레기가 버려져 지저분했고, 아침부터 술에 취해 비틀대는 사람들과 해가 지면 싸움소리가 그칠 날이 없던 모습은 이제 과거의 일들이 되었다.

 

실제로 이날 찾아간 동네는 입구부터 꽃나무와 멋진 돌탑이 세워져 있어 공원처럼 보였다. 마을 앞길은 영화배우 권상우 등 대전 출신 유명인들의 사진과 핸드 프린팅 등으로 장식한 ‘스타의 거리’가 조성돼 다른 동네가 부러워하는 명물이 됐다고 아이들이 자랑했다.

 

아파트 앞 동신중학교도 확 달라졌다. 먼지가 풀풀 날리던 운동장은 초록의 인조잔디구장으로 바뀌었고 우레탄트랙도 설치됐다.

이 학교 한 학생은 “시에서 우리 학교 옆에 멋진 ‘무지개도서관’을 곧 지어준다고 해서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작은 기적이 벌이진 곳은 또 있다. 판암동에서 시작된 무지개 프로젝트는 이듬해 법동과 월평동 영구임대아파트, 그리고 지난해에는 대동, 부사동, 문창동 등의 달동네로 확대되었다.

 

바뀐 건 겉모양만이 아니었다. 이를 채우는 소프트웨어도 다양했다. ‘무지개 튜터’도 그 중 하나이다. 학원 다닐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 봉사자들을 지원해주는 무지개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이다.

 

동구 대동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민지 양을 가르치는 박지윤(31)씨는 대전시청 공무원이면서 민지에게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민지 엄마는 “아이가 선생님을 무척 좋아하고 성적도 많이 올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무지개 프로젝트는 시가 예산지원을 하지만 민간단체와 자원봉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공동사업이란 점이 특징이다.

 

대동의 경우 시의 예쁜 동네 만들기 사업 공모에 주민들이 계획을 세워 제출하고, 이에 맞춰 공공미술작가가 투입돼 담장과 굴뚝, 계단, 전봇대 등에 예쁜 그림을 그려 넣고 조형물을 설치했다.

 

 

주민들의 봉사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무지개 프로젝트로 인해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고 소속감이 생겼다는 걸 보여준다.

 

판암동에서는 새터민 30여명이 ‘푸른하늘봉사단’을 만들었다. 지체장애인 김장영 씨는 휠체어장애인 봉사단원이다. 김 씨는 “장애인이라고 도움만 받다가 독거노인 등에게 도시락도 전달하고 마을 축제와 행사 때 음료수를 나눠주는 봉사를 하니 뿌듯하다”고 말한다.

 

대전시 윤종준 복지정책과장<왼쪽 사진>은 “환경이 개선되면서 '우리동네' 라는 공동체의식도 커져 주민들간의 간섭과 협력이 만들어진 것이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취재진을 인솔하던 경향신문 대전지사 윤희일 부장은 “대전시가 추진하는 무지개 프로젝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새로운 도시개발 실험이며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윤희일 부장은 “하지만 도시재생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짝성 행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가난과 패배감에 묻혀살던 마을주민들이

무지개프로젝트로 삶터와 직장에서 희망을 찾게되면서

마을 전체적으로 활기가 넘치게 됐다.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에

칠순 마을노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취재진을 인솔하던 경향신문 대전지사 윤희일 부장<사진 가운데 안경 쓰고 가방맨 남자>은

“대전시가 추진하는 무지개 프로젝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새로운 도시개발 실험이며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배제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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