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며칠 전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드디어 철원 가는 날 버스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차창 바깓 풍경에 눈이 박히다 보니 금세 철원의 <한 여울길>에 들어섰다. 오늘따라 구름 사이로 보석 같은 햇살이 마구 쏟아진다.
아! 「한탄강」정말 나에겐 감흥이 남달랐다. 바로 55년 전 67년도 내가 이곳에서 군 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강물은 그대로인데 참으로 주변 환경은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하긴 강산이 5번 넘게 변했으니 따지고 보면 반세기 하고도 더한 것이 아니던가.
지긋이 상기해 보면 그때가 어렴풋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한 달 하숙비가 2700원 하던 시절 불현듯 파견 나가 머물렀던 주인 집 딸 여옥이가 만든 비빔국수가 제일 생각나는 것은 어쩌면 그리움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졸병 시절 한탄강변에 나가 빨래하던 일들이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반추되니 군 생활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아름다웠다.」고 하면 분명 어페인 것 같다.
긴 세월 지나 이제 와 다시 본 한탄강은 깊게 팬 협곡을 따라 시원하게 쏟아지는 여울에서 포말을 만들어 다시 푸른빛을 드러내며 비단처럼 흘러내리다 감도는 소의 주변에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과 어우러져 고석정 같은 천혜의 비경을 자아내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도도히 흐르고 있는데
아! 나만 많이 변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