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그리스여행 5/29 (메테오라)

[청라 손춘옥]

아테네를 떠나 테르모필레에서 스파르타 전쟁기념비를 보고

메테오라가 있는 칼람바카를 향해서 달리며

그리스쪽 가이드가 특별히 준비한 음반을 통해 그리스의 세계적인 가수들의 노래를 버스속에서 감상했다. 

하얀손수건을 나나무스꾸리와 트윈플리오의 목소리로 듣고

까뜨리니행 기차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아그네스 발차와 조수미의 음성으로 듣고

밀바, 해릭스 알렉시유 마리아칼라스... 이 거장들이 모두 그리스 사람들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마리아칼라스와 선박왕 오나시스 그리고 재클린 케네디의 연애사도 들으며...

차창밖으로 지나치는 너른 초원과 고운색의 야생화들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흔드는 옛 음악에 취해 몸도 마음도 머리도 하나된 평화로움 속에 든다.  

 저녁 7시쯤 칼람바카에 도착해 메테오라 아래에 있는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여기 숙소 사정은 그리 좋은것은 아니었지만 메테오라를 관람하는 단체관광객은 모두 이 곳을 사용한다고 한다. 비슷하게 늘어서 있는 3성급 호텔들..

그리고 자유여행으로 온 개인여행객은 이 곳보다 조금 더 메테오라가 가까운 산 쪽 민박집을 이용한다고 한다.

메테오라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이다.

황량한 벌판에 솟아오른 기묘한 바위 기둥 꼭대기에 위태롭게 들어 선 수도원들을 보면 이곳이 왜 메테오라인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바위들의 평균 높이는 300m, 가장 높은 것은 550m나 되니 수도원들은 정말로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다.

메테오라는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 지방 북서부 트리칼라주의 바위 기둥들과 그 위에 세워진 수도원을 통칭하는 말이다.

황량한 벌판에 수직으로 우뚝 솟은 바위 기둥들 자체가 놀라운데, 그 위의 수도원들도 경이롭기 짝이 없다. 좁은 바위 꼭대기에 아찔하게 서 있는가 하면, 절벽 옆에 붙어 있는 형상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밧줄과 도르래를 이용해야만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20세기에 만들어진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좁은 터지만 수도자들에게 필요한 여러가지가 갖춰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탱크와 개인 기도실, 예배당은 물론, 휴게실, 도서관, 유골당까지 갖춘 곳도 있다. 내부에는 비잔틴 양식의 문화유적들이 많지만, 특히 16세기 프레스코화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성자들의 모습, 예수 탄생과 재림, 성모의 죽음, 가나의 혼인잔치, 사마리아 여자 등 다양한 내용의 프레스코화들은 보존 상태가 좋고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수작들이다.

유네스코는 이곳의 기묘한 자연경관과 경이로운 종교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해 1988년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이 곳에는 11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은둔을 시작했으며, 14세기 초 성 아타나시우스가 최초로 수도원을 세웠다고 한다.

이후 수도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전성기인 16세기에는 20여 개의 수도원이 있었으며. 현재는 수도원 5곳과 수녀원 1곳이 남아 있다.

최초로 창건되었으며 가장 큰 대메테오라 수도원,

바를라암 수도원,

암벽에 붙어 있는 모습인 로사노 수도원,

성 니콜라스 아나파우사스 수도원,

가장 올라가기 힘든 트리니티 수도원(007시리즈 "포 유어 아이즈 온리"에 나왔던 곳이다),

성 스테파노 수녀원 등이다. 지금도 그리스 정교회의 수사와 수녀들이 거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방문이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된다.

각각의 수도원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저마다 재산과 농작물, 양이나 염소떼 등을 관리한다.

이 수도원들을 통해 그리스의 전통이, 튀르크 족의 지배를 받던 그리스로 스며들어갈 수 있었으며, 오스만 제국하에서 소멸되어 영원히 사라질 위기를 벗어나 보존될 수 있었다

수도원 내부는 제한적으로 공개한다.

우리는 도착하던 날 저녁시간을 이용해 성 니콜라스 아나파우사스 수도원을 방문했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치마를 두르고 신발은 벗어들고, 내부는 촬영을 할 수가 없었고, 경건한 맘가짐으로...

다음날 아침 일찍 산위로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수도원들을 관망했다.

아침 일곱시경인데 산 위 쪽이고 바람까지 불어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