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1년 3월 19일 토요일 맑음 약한 황사 영상 17도
산행코스 : 호남정맥 8구간 빈계재 - 백이산 - 석거리재 - 485.5봉 - 주릿재 - 존제산 - 모암재
동행인 : 산악랜드 41인
11:36 서울에서 7시에 출발했는데 이제서야 빈계재에 도착한다. 오늘도 주암호를 지나 낙안읍성을 돌아왔다.
이동시간이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낙안읍성 인근에는 오공재(蜈蚣嶺)와 빈계재(牝鷄嶺)가있는데 상극인 지네와의 싸움을 위해 닭을 키우던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벌써 낙안읍성에는 매화꽃이 만발했다. 편백 이파리가 더욱 선명해지는 것을 보니 봄이 문턱을 넘어섰다는 기운이 든다
11:39 오늘 오름길은 두 곳이다. 여기 백이산과 존제산인데 산행이 좀 시원할 정도로 수월할 것 같다
11:44 지난 구간 519봉이 바라보고 있다. 편백나무 숲이 흐린 날씨에도 뚜렷하게 다가온다
11:51 백이산 오름길이 굵은 동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이어진다. 마치 동네 산에 온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11:55 순천시 낙안면이 아래에 있다. 낙안읍성은 흐려서 분간하기 어렵다
11:55 백이산은 또 하나의 억새로 치장한 산이다.
12:04 오르는 길은 땀을 흘리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 올라와 보니 동선이 아름답다
12:04 원래 남해바다와 이리저리로 뻗은 산맥이 조망되어야 하지만 시원함으로 대신한다
12:04 백이산이라는 이름이 정선, 가평, 함안에 있다고 한다.
인근에 있는 조계산의 배바위처럼 이 산에도 배를 매어 놓을 만큼 툭 튀어나왔는지 산 모양이 삼각뿔처럼 우뚝 서있다.
아니면 백이숙제의 전설이 얽혀 있는지 고사리가 유난히 많이 띄인다.
그러나 내려오면서 확인된 것이지만 자생 난초가 아주 많은 곳이다
그런데도 도로공사로 잘려나가고 채석장으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12:04 정상에 있는 청나래 덩굴이 아직도 빨간 열매를 머금고 있다
12:12 내려오면서 정상을 향하니 내려오는 발길이 여기저기에 있다
12:25 야생 자생 난초는 살짝만 건드려도 이렇게 뿌리까지 들려나온다.
등산객들의 발길에 여기저기 상처가 났어도 고고한 자태를 어찌 따라가랴. 그래서 사군자라 했나보다
12:25 채석장은 산의 한 부분을 빈 공간으로 바꾸어놓았다
12:33 난초 자생지를 다시 만났다. 조금 있으면 진한 향기를 머금은 꽃이 피어날 텐데, 기다려지는 마음이
12:37 산을 내려오면 반드시 거치는 고개, 석거리재이다.
그런데 도로공사가 한창인데, 새 도로가 생기면 이 휴게소가 어찌 될 지..
순천시 송광면에서 벌교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지금은 곡선을 그리며 아름다운 고갯길인데 새로 뚫리는 도로는 일직선으로 산을 파헤치며 내달리게 된다
12:53 다시 오르는 길에 생강나무를 만났다. 벌써 꽃을 피우려 준비를 마치고 막 피어나는 순간이다.
카메라 구입한지 몇달 되었어도 접사하는 법을 깨우치지 못해 좀 흐리다
13:10 엄나무를 키우는 농장을 지난다. 가시 돋힌 모습이 편백나무와 좋은 조화를 이룬다
13:23 이 농원은 500m봉을 지난다. 그런데 잘못하면 길을 잃기 쉽다. 고갯마루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13:38 485.5봉의 삼각점 옆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다. 양재역 입구에서 사온 김밥과 생수를 들이킨다. 빨간 토마토가 꿀맛이다
13:58 편백나무를 벌목하는 현장을 지나니 길이 어딘지 분간이 안된다
13:58 멀리 존제산 능선이 가물거린다. 보기는 단순하지만 올라가려면 거친 숲속을 헤치고 가야 한다
13:58 이제 작은 고개를 지나간다.
14:10 주릿재가 아래에 있다
14:15 주릿재에는 조정래의 태맥산맥 문학비가 서 있다
소설을 연재할 당시 조정래선생은 택시를 대절해서 율어로 가다가 비포장길을 시달리다 못해 중간에 택시가 고장났다.
30리 길을 걸어가야 했을 정도로 험한 비포장도로였다고 한다.
지금은 말끔히 포장되었고 "주릿재 아흔 아홉 구비"라고들 말하는 그 길은
펴지 않아 감돌고 또 휘돌아 끝없이 구비를 이루며 이어진다
소설 속의 김범우와 빨치산의 아내가 함께 걷던 길이 주릿재 아혼 아홉 구비길이다
태백산맥은 벌교에서 시작하여 만주, 서울, 부산, 강원도까지 배경이 넓혀지지만 소설의 중심공간은 항상 제한된 공간에 두고 있고
결국 벌교라는 작은 공간에서 염상진, 김범우, 소화, 서민영, 외서댁, 안창민, 이지숙, 들몰댁 등 많은 등장인물들이
크고 작은 사건들을 걸죽한 육담과 전라도 방언으로 리얼하게 전개해 나간다
한자로 주로치(周老峙)라고 한다. 벌교읍 추동리 대판이 마을 서쪽에서 존제산(尊帝山)을 넘어 율어면 유신리에 이어지는 고개이다
긴 밧줄을 풀어놓은 것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새라고 하여 주릿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4:15 주릿재에서 부터 임도가 시작된다. 이 임도는 존제산 정상을 거쳐 군부대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마루금을 고집한다면 거친 야생과 한판 대결을 펼쳐야 할 것이다.
대부분 임도로 가기 때문이다
14:15 다시 야생으로 들어간다
14:22 임도에서 다시 야생으로 들어간다
14:46 철쭉으로 무성한 길에 희미한 길이 있지만 미끄럽기도 하고 나뭇가지가 사정없이 때리고 할킨다
14:48 무선통신탑이 있는 곳에 이르니 멀써 선두가 지나가면서 봉우리 이름을 적어놓았다
14:49 여름에 왔다면 몸 성히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을...
14:54 본격적인 임도가 시작된다. 등산의 매력은 없지만 생각을 하며 남도길을 걷는다
14:58 아래부터 임도로 왔다면 여기서 만나게 된다
14:59 과거 지뢰지대라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15:09 버들 강아지가 복술강아지 닮았다
15:18 군부대가 시작되는데 모두 철수해서 텅텅 비어있다
15:25 군부대 뒤로 존제산 정상이 지나간다. 존제는 지극히 존귀한 왕이라는 뜻인데 불교용어인 듯 싶다
15:28 군부대는 떠났지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이렇게 산객들은 철조망을 뚫고 유격훈련하듯 침투중이다
그러다가 옷이 걸리고 상채기가 나기도 한다. 동행인들끼리 엉켜 넘어지기도 했다
15:21 존제산
15:21 그리고 나,
15:34 다음 구간 오름길이 부드럽다
15:43 드디어 오늘 마루금의 종점인 모암재이다
15:45 도로공사로 편백 숲이 동강났다. 단층구조가 환하게 드러난다
계곡의 찬물에 담가 땀을 씻고 서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