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골수이식의 개념은 사실 20여년 전부터 있었으며, 개나 쥐를 대상으로 동물모델은 있었으나 90년 초반부터 MD 엔더슨 골수이식센터, 이스라엘, 또 씨애틀 그룹에서 환자에게 본격적으로 시도되어온 새로운 기술이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에서 널리 시술되고 있다. 지금도 기억이 나는 MD 엔더슨병원의 Johnson이라는 환자는 급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로서 나이가 61세이었다. 다행히 조직적합항원이 일치하는 형제가 있었으나 관해요법을 통과하면서 간과 신장의 기능이 정상인보다 2배 이상 망가져 있었다. 따라서, 전통적인 골수이식은 위험하기 때문에 못하는 상황이었고 보통 공고요법도 그 양을 줄여서 줘야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Johnson씨가 갖고 있는 급성골수성 백혈병은 예후가 나쁜 쪽이어서 반드시 형제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였다. 따라서, 30여명의 골수이식팀과 백혈병 치료팀 의사들이 장시간 회의를 하였으며 그 결론은 골수이식은 하되, 전처치(이식 전에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치료)를 경하게(Mini(미니)) 하는 작전이었다. 그 당시 나를 포함하여 여러 MD 엔더슨 교수들은 그 시술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왜냐하면 밖에서 들어간 형제의 골수가 Johnson씨의 몸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려면 막강한 전처치를 통해 환자의 골수를 완전히 비워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술은 진행이 되었다.
경한 전처치이었기에 환자는 이식기간 동안 열 한번 나지 않고, 또 백혈구 수치가 1000개 이하로 불과 몇 일 내려간 후 회복이 되었다. 이식 이후 1달이 지나면서 골수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골수검사 결과는 놀랍게도 완전히 공여자로 바뀌어 있었다(즉, 백혈병이 다 사라진 것이었다.). 이러한 리포트는 주요 연구잡지에 보고가 되었고 그 이후 전세계에서 열심히 미니골수이식이 수백 건 이상 시행이 되고 있다. 즉, 동종이식이 젊고(50세 이하) 몸의 기능이 좋아야만 했던 그 제한이 이러한 'Mini-골수이식'을 통해서 더 넓게 적용이 되고 있다. 종전의 전통적인 골수이식에서의 문제는 동종이식을 받고자 하는 환자는 거의 정상의 심장 기능, 폐기능, 간 기능, 및 신장 기능이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전형적인 동종이식의 경우 소위 전 처치(대개 싸이톡산, busulfan과 방사선 조사)라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 치료과정에서 환자에게 있는 숨어 있는 백혈병을 포함하여 환자의 조혈기능에 관한 세포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며 또한 고량의 싸이톡산을 투여함으로 인해 밖에서 들어갈 형제의 골수가 자리잡도록(착생) 면역체계를 조절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환자의 심, 폐, 간, 신장 기능 등이 정상이 아닐 경우에는 위에서 말한 심한 싸이톡산 및 busulfan 또는 전신 방사선 조사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동종이식을 시행하지 못하게 된다.
동종이식의 또다른 문제로는, 환자가 격리실(무균실)입원 기간을 포함하여 오래 입원을 해야 하는 점과 경제적인 부담이다. 즉, 전처치 시에 필요한 기간 7일, 그 이후 회복기간 2주(말초조혈모이식의 경우, 골수이식의 경우는 3주) 및 2주 회복기간을 포함하여 최소한 1달이상이 소요된다. 그 기간동안 많은 혈소판 수혈(80-100units이상), 적혈구 수혈 및 백혈구촉진제 투여(G-CSF) 등이 필수이며 이에 따른 입원비 또한 막대하다. 이와 더불어 각종 항생제, 특히 고가의 3세대 약들을 1주에 쉽게 항생제 값만 1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러면 이제부터 초점을 바꾸어 어떻게 위의 문제를 ‘Mini-골수이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가를 설명해 보면, 첫째 과거에는 동종이식 시 환자의 골수의 공간을 완전히 비워야만 새로운 공여자의 골수가 가서 자리를 잡는 것인 줄 알았던 기존 개념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독한 busulfan이나 전신 방사(TBI)가 꼭 필요하지 않으며, 동종 골수 혹은 동종 말초혈액조혈모세포가 자리만 잡도록 Mini-골수이식'을 통하여 면역조절을 하면 되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Mini-골수이식’환자가 나이가 많아서 오는 장기 부전(특히 심, 폐, 신장 장애)시에도 대부분 가능하다는 것이다. 'Mini-골수이식’시의 전처치는 보통항암요법의 용량과 별 차이가 없으며 환자가 잘 감당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심하게 입이 헌다든지, 심한 설사 등이 장기화되는 등의 예가 거의 없다. 따라서, 전형적인 동종이식 시 가끔 생기는 치료에 의한 치사율 즉, 심한 혈소판 부족 시 오는 출혈 및 심한 감염, 폐렴 등에 의한 치사율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혈소판 수치가 2만 이하로 몇 일 정도만 감소했다가 곧 회복이 되며 또한 백혈구의 ANC(호중구)도 1주일 남짓 낮다가 곧 회복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Mini-골수이식’입원 경비를 경감시킬 수 있다. 종전의 전형적인 동종이식 시의 무서운 전처치가 아주 경하기 때문에 사실은 무균실이 필요 없다. 최근 61세 남자 환자를 본 병원일반병실(6인실)에서 이식을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이 환자는 보통 이식에서 혈소판이 80-100units이 들어감에 반해, 단지 4차례 수혈만 필요했으며(전체 16units가 소요), ANC(백혈구)의 회복도 8일만에 회복하였다. 그 기간동안 전혀 열이 나지 않아서 3세대 항생제 등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만성기의 만성백혈병(참고적으로 MD 엔더슨병원에서 지난 몇 년간 치료한 58명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 미니-골수이식 이후 현재 57명이 완전히 공여자의 골수로 바뀌었다는 임상결과를 최근 그곳의 동료를 통해 알 수가 있었다. 따라서, 그곳에서는 만성기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에는 이식을 할 경우 미니-골수이식이 표준치료라고 전해 주었다.), 다발성 골수암, 또한 관해중인 급성 백혈병 환자(특히, 나이가 너무 많거나, 장기기능이 너무 저하된 경우), 재생백혈병 빈혈 및 low grade 임파선 종양 등에서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고형암 특히 신장암(이 경우에도 전형적인 전처치는 불필요하며 미니-골수이식의 방법을 씀)에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또한 'Mini-골수이식'은 심한 소아의 선천성 면역질환에서도 이미 시도가 되어 그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관해가 오지 않은 급성 백혈병이나 급성기의 만성골수성 백혈병 등에서는 이러한 'Mini-골수이식'은 아직 역부족이어서 권하지 않는다(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무서운 전처치를 통해 환자의 골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임). 그러나, 미니-골수이식의 영역은 백혈병은 물론 고형암에서도 계속 넓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Mini-골수이식'은 지난 40년 동종이식의 역사 중에 큰 개혁임에 분명하며 과거에 높은 치사율과 비싼 경비의 동종이식에서 안전하며 보다 저렴한 동종이식을 일반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장기간 병원입원이 앞으로는 불과 10여일(항암제 받는 기간동안)로 줄어들 수 있게 되었으며 병원비가 비싼 미국에서는 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입원이 전혀 필요 없는 '통원치료-골수이식'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