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알고 있는 고혈압 상식
1.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혈압약을 처음 먹는 환자에게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심하지 않은 고혈압이면 운동, 식사조절, 금연과 절주를 하는 생활요법을 통해서도 혈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중증의 고혈압이거나 합병증의 위험이 큰 경우, 그리고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게 된다. 분명히 하건데 혈압약을 계속 먹는 것은 약에 중독성 따위가 있어 그 약을 끊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고혈압이란 질환 자체가 치료가 되는 질환이 아니고 계속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정상 혈압으로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약을 먹는 것이다. 그러니 약을 먹는 도중에 혈압을 재어 혈압이 정상으로 내려간다고 약을 중지해서는 안 된다. 거기다가 어떤 환자는 혈압을 재보지도 않고 혈압약을 먹으니 불편한 증상이 없어졌다며 임의로 약 먹기를 멈추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다고 혈압을 관리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면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2. 혈압을 직접 체크하지 않아도 병원에서 다 알아서 해줄 것이다. 평상시는 괜찮다가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오르는 사람이 있다. 가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러니 병원에 가서 재는 혈압만으로 혈압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입원하지 않고는 병원에서 혈압을 계속 체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니 고혈압 체크는 환자 본인이 하고 체크한 수치를 기록해서 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혈압을 잘 재야한다. 수은 기둥의 높이로 혈압을 재는 수은혈압계와 자동혈압계가 있다. 혈압을 재기가 간편한 것은 자동혈압계다. 자동혈압계는 수은혈압계에 비해서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가정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자동 혈압계로 혈압을 체크할 때 일정한 자세로,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부위에서 항상 같은 조건으로 재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차거나 덥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조용한 실내에서 재는 것이 좋고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한 후에는 한 시간 이상, 담배를 피운 지 15분 이상 지난 후에 잰다. 운동한 직후에는 재지 않는다. 혈압 재기 전 5분 동안은 앉아서 안정을 취하고 혈압을 재는 팔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옷을 걷어 올렸을 때는 걷어 올린 팔이 조이지 않아야 한다. 혈압이 높게 나와서 다시 재야 한다면 적어도 2분 후에 다시 잰다. 측정한 혈압의 변화를 살피기 위해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다.
3. 혈압약과 함께 아스피린을 먹는 경우가 있던데, 아스피린은 왜 먹는가? 아스피린이 해열진통제로 쓰일 때는 500mg~1000mg씩 먹는다. 혈압약과 함께 처방 되는 아스피린의 양은 100mg이다. 아스피린을 저용량 100mg으로 매일 먹으면 혈전(몸 안팎으로 출혈이 있을 경우 피가 엉기고 굳으면서 딱지가 생기고 지혈이 된다. 이렇게 피가 엉기는 것을 혈전이라고 한다.)이 생기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고혈압환자는 혈관 안에 상처가 나고 혈전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먹어 예방하는 것이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돌다가 심장이나 뇌의 혈관을 막게 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킨다. 그러나 혈전이 우리 몸의 이상 출혈을 멈추게 하는 기능은 한편으로는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아스피린의 양도 그 적당한 선에서 결정된다. 오랜 기간 여러 환자들이 써보아 100mg정도 먹는 것이 부작용도 제일 적으면서 예방효과가 크더라는 것이다. 아스피린은 위장벽을 약하게 하여 위궤양 따위를 일으킬 수 있다. 위장장애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장에서 녹는 약으로 나오고 있다. 아스트릭스 장용캅셀와 아스피린 프로텍트 장용정이 주로 처방 되는 아스피린의 상품명이다. 장용정이나 장용캅셀은 깨뜨려먹거나 가루로 먹지 말아야 한다. 먹는 중에 귀울림 현상이나 지속적인 위장관 통증이 나타나면 전문가에게 알려야한다. 다른 소염진통제 중 일부는 아스피린과 같이 먹으면 안된다. 칫과에서 발치를 하거나 수술을 할 환자는 의사에게 혈압약과 함께 아스피린을 먹고 있다고 말해야한다. 아스피린의 합병증 예방효과를 지나치게 평가해서 필요한 경우가 아님에도 먹는 환자가 있다. 최근 알려진 사실 중에 아스피린도 내성이 생긴다는 발표가 있다. 아스피린을 오랜 기간 먹으면 우리 몸 안에서 아스피린에 반응하는 정도가 점점 약해져서 나중에 정작 필요한 때에 약효를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4. 임산부와 혈압의 관계 고혈압 환자가 임신을 계획한다면 의사와 상의해서 고혈압약 종류를 임신 중에도 복용할 수 있는 혈압약으로 바꾸어야 한다. 임신이전에는 고혈압이 아니었다가 임신 중에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를 임신 중독증이라고 한다. 임신 이전부터 고혈압이었던 사람이 반드시 임신중독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한 임산부보다 그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남다른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에 고혈압 증세가 심해지면 신장이나 태반에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레닌, 안지오텐신 등의 물질이 많이 나와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그러면 자궁에 흐르던 혈액도 적어져 태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태아는 산소 부족과 영양결핍 상태가 된다. 이 경우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나거나 심한 경우에는 사산되는 수도 있다. 또 혈압이 오름으로써 뇌의 혈액 순환이 나빠져 임신 중 자간 증상, 즉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는 산모뿐 아니라 태아도 위험해지므로 제왕절개 수술을 한다. 고혈압 임산부가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려면 식사 관리를 잘하고 스트레스 없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 안정과 식이요법으로 치료가 어려울 때는 혈압약을 먹는다. *참고 : 중앙 M&B <첫 임신 첫 출산>
그렇다면 무엇이 고혈압인가?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피 속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들이 있어서 중요한 장기(콩팥, 간장 등)들은 항상 충분한 혈액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만약 몸에 이상이 생기면 이들 장기들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혈액을 내보내게 된다. 그러면 마치 수도관의 수압이 높아지듯이 혈관벽을 누르는 압력도 높아진다. 아니면 혈관 벽에 염증이 있거나 다른 이유로 혈관이 좁아져 있다면 혈액 양이 특별히 많아지지는 않더라도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은 높아져 혈압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몸 속에 있는 주요 장기(콩팥, 간장 등)로 혈액을 충분히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가 조절 현상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고혈압이 계속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을 정해 두어 조절하고자 하는 것이 고혈압 치료이다. 그럼 그 기준은 무엇일까? 혈압은 호흡에 따라서 달라지고 밤, 낮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활동량, 수면의 정도,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정도, 기후, 계절 등에 따라 계속 변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에 걸쳐서 재 보아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재기는 어려우니까 보통은 어떤 고혈압 치료제도 먹지 않는 상태에서, 2번 이상 방문하여 혈압을 재었을 때 2회 이상 혈압의 평균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수축기 혈압과* 확장기 혈압**이 다른 분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높은 쪽으로 분류한다.
* 수축기 혈압 :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위하여 수축할 때 혈관이 받는 압력 ** 이완[확장]기혈압 : 심장이 피를 받아들이기 위해 확장할 때 혈관이 받는 압력
고혈압은 90% 이상이 원인을 모르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다른 하나는 이차성(또는 속발성)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어떤 질병이 있을 때 그 증상의 하나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고혈압이다. 이차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의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원인을 없애면 그 뒤로는 고혈압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으로는 뇌염, 만성뇌막염, 다발성 신경염, 신혈관 질환,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크롬 친화성 세포종 등 다양하며 이외에도 임신중독증, 자간증, 각종 종양 및 혈종, 약물(소염진통제, 경구피임약, 스테로이드계 약물 등) 등이 있다. 고혈압의 정상 기준도 조금씩 바뀌어 왔는데, 최근 2003년 5월에 미국에서 발표된 기준(JNC 7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금까지(JNC 6차 보고서) ‘높은 정상혈압’으로 분류되었던 수축기 혈압 120-139mmHg 또는 확장기 혈압 80-89mmHg가 ‘전고혈압’으로 분류되었다. 이것은115/75mmHg부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많아지고, 수축기혈압이 20mmHg, 확장기혈압이 10mmHg 높아질 때마다 위험도가 2배가 된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 고혈압환자 전체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고혈압 분류
분류 |
정상혈압 |
높은 정상혈압 |
고혈압 1기 |
고혈압 2기 |
고혈압 3기 |
수축기혈압 (mmHg) |
<130 |
130~139 |
140~159 |
160~179 |
180 이상 |
확장기혈압 (mmHg) |
<85 |
85~89 |
90~99 |
100~109 |
110 이상 |
고혈압 위험인자 *고위험군A-혈압은 정상이거나 높지만, 심장이나 신장의 이상이 오지 않고, 흡연이나 고지혈증 등의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
*고위험군B-심장이나 신장의 이상 등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은 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당뇨를 제외한 심장혈관계 질환을 유발 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상태.
*고위험군C-심장병이나 뇌졸증 발병될 위험이 많거나, 이미 심장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
혈압 |
높은 정상범위 |
1기 (140~159/90~99) |
2, 3기 (≥160/≥100) |
고위험군A |
생활습관 변화 |
생활습관변화 (6개월까지 관찰) |
약물치료+ 생활습관변화 |
고위험군B |
생활습관변화 |
생활습관변화 (12개월까지 관찰) |
약물치료+ 생활습관변화 |
고위험군C |
약물치료+ 생활습관변화 |
약물치료+ 생활습관변화 |
약물치료+ 생활습관변화 |
왜 치료해야 하는가
고혈압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고혈압을 적절히 관리하지 않고 오랫동안 그냥 방치할 경우 생명에도 위협을 줄 수 있는 합병증들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 또는 뇌졸중은 직선적인 비례관계를 보인다. 확장기혈압이 5, 7.5, 10mmHg상승함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21, 29, 37%씩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의 혈관이 굳어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생기고, 급사의 위험이 높아진다. 뇌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뇌졸중(중풍)이 생길 수 있다. 또, 심장근육에 부담을 주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어느 한계에 이르면 심장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심장기능이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무리가 따르는 심부전 증세가 생긴다. 또 신장(콩팥)의 작은 혈관까지 굳어져 버리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 안 되는 피나 단백질이 소변에 섞여 나타나기도 하고, 빠져나가야 하는 찌꺼기가 잘 배설되지 못하고 몸 속에 쌓여 수분과 염분대사에 장애가 생긴다.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결국 빈혈, 부종,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신부전이 생기기도 한다. 눈에는 망막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버리고 작은 혈관이 간혹 터지거나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고혈압의 치료는 이러한 합병증을 미리 막는 데 있다. 현재까지 많은 연구들이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하면 모든 형태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고, 일단 합병증이 있는 환자라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재발과 또 다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제까지 치료해야 하는가?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낮추어 주어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심혈관계 관련 합병증을 줄이거나 막는 것이므로 혈압 조절 뿐 아니라 위험요소를 없애는 치료가 필요하며, 적어도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거기에 당뇨나 만성신부전이 있는 사람은 목표를 130-80mmHg이하로 잡아야 한다. 치료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른데 위험인자, 표적장기 손상, 당뇨, 동반된 증상에 따라 치료시기와 방법이 결정된다.
- 위험인자; 55세 이상 남자, 흡연, 지질이상, 심혈관질환 가족력, 복부비만 등 - 표적장기 손상; 좌심실 비대, 동맥경화, 단백뇨 - 당뇨 - 동반된 임상 증상; 뇌혈관 질환(뇌졸중, 뇌출혈), 심장질환(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신장질환(당뇨병성 신부전), 말초혈관질환, 진행된 망막질환 등
즉 55세 이상의 남자이면서 담배를 피우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거나 가족 중에 심혈관 질환이 (남자의 경우 55세 이하, 여자의 경우 65세 이하에서 생겼던 경우) 있었던 사람이 있고, 복부 비만이 있다면 똑 같은 혈압수치를 갖고 있더라도 이러한 위험인자가 없는 사람에 비해서 고혈압 위험율이 훨씬 높아지고 더욱 더 잘 관리해야 한다. 좌심실 비대, 동맥경화, 단백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표적장기가 손상되었다고 하며,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뇌졸중, 뇌출혈,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임상 증상들이 나타난다. 보통 약물치료는 1기 고혈압부터 하는데, 전고혈압이라도 위험인자가 3개 이상이거나, 표적장기 손상이 있거나, 당뇨인 경우는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사람마다 자신의 치료 목표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고혈압을 치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같다. 생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뇌졸중(중풍)이나 심장마비(심근경색)을 막고, 건강하게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데 있다. 누구라도 항상 바른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 일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고혈압 환자는 혈압까지 더불어 평생 관리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고혈압의 약물치료
음식이나 운동으로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고혈압약을 사용하여 적정한 혈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시중에는 작용방법과 구조가 다른 수십 가지의 고혈압약이 있는데 이들 중에서 각각의 환자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약으로 충분히 조절될 수 있다. 따라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이 잘 선택되었는지, 용량과 복용방법이 올바른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고혈압약은 장기간 먹게 되므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와 함께 부작용이 없는지도 잘 관찰하여야 한다. 다른 병이 있을 때는 이를 고려하여 약을 선택해야 하고 함께 먹게 되는 다른 약과의 관계도 살펴 보아야 한다. 합병증이 없는 1기 고혈압환자는 치아자이드계 이뇨약, 베타 차단약, 칼슘채널 차단약, 안지오 텐신전환효소 억제약, 안지오텐신투 수용체 봉쇄약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여 먹는다. 한 가지 약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이들 중에서 두 가지를 같이 사용하는데 치아자이드계 이뇨약과 나머지 네 가지 약 중의 하나를 같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치아자이드계 이뇨약과 다른 혈압약을 같이 넣어 둔 약들도 사용되고 있다. 처음 혈압약을 선택할 때는 합병증(즉 심혈관계 질환, 신장 질환, 당뇨, 갑상선 질환 등), 고혈압의 정도, 나이, 약의 가격, 환자가 이전에 먹었던 약,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2기 고혈압환자에게는 즉시 두 가지 약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다른 약을 한 가지씩 단계적으로 추가한다.
1. 안지오테신 전환효소 억제약 카프릴, 레니텍, 아큐프릴, 모노프릴, 유니바스크, 트리테이스 우리 몸 속에서 강한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안지오텐신투라는 물질을 만드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의 활동을 방해하여 안지오텐신투의 양을 줄여서 혈압을 낮추도록 한다. 심근경색후나 심부전, 당뇨, 신장 질환이 있는 고혈압환자의 치료에 좋은 효과를 가진다. 마른기침, 발진, 미각이상 등이 있을 수 있고, 드물게는 혈관부종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기형, 사망 등을 일으키므로 임산부와 수유부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2. 안지오텐신투 수용체 봉쇄약 아프로벨, 아타칸, 코자, 미카르디스, 디오반 코아프로벨, 아타칸플러스, 코자플러스, 미카르디스플러스, 코디오반(치아자이드계 이뇨제 복합약) 혈관수축물질인 안지오텐신투가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것을 방해하여 혈압을 떨어뜨린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약보다는 마른기침의 부작용이 적다.
3. 이뇨제 다이크로짇, 라식스, 알닥톤 우리몸에서 소금성분인 나트륨과 물을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약이다. 그러면 혈액속의 수분의 양이 줄면서 혈압을 내리며, 심장의 부담도 덜게 되는 중요한 약이다. 이들 약은 저녁 늦게 먹으면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므로 저녁6시 이전에 먹는 것이 좋으며,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경련이나 무력감이 오기도 하며, 약에 따라서는 당뇨나 고지혈증, 통풍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위장장애나 드물게 무월경, 여성형 유방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니까 앓고 있는 병이 있으면 미리 얘기하는 것이 좋고, 약을 먹다가 평상시와 다른 점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4. 알파차단제 하이트린, 푸로조신 혈관이 수축되는 것을 막아서 간접적으로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내리는 약이며, 방광입구나 전립선주위의 근육도 확장시켜 주어 전립선비대증에도 사용하는 약이다. 이 약을 먹으면 드물게 졸음이나 피로감, 어지러움, 두근거림, 두통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노인환자의 경우 처음 먹거나 약의 용량을 늘일 때 많이 나타나는데,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서면 어지럽고 심하면 쓰러질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계속 먹다 보면 몸이 적응하면서 점차 나아진다. 그래서 약을 처음 먹을 때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자기 전에 먹도록 한다.
5. 베타차단제 테놀민, 베탁 심장이 뛸 때마다 심장은 혈액을 혈관으로 내보내는데, 심장이 한번에 내보내는 혈액의 양을 줄여주고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압을 낮추어 주는 약이다. 이 약은 간혹 맥박수를 줄이며, 어지러움이나 피로감, 불면증,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아주 드물게 저혈당 증상을 나타나지 않게 해서 저혈당을 악화시키거나 천식,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 칼슘통로차단제 노바스크, 디로핀, 아달라트 칼슘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혈관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을 막아서 혈관을 확장시켜 주어 혈압을 내리는 약이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도 넓혀서 심장에 혈액공급이 잘 되도록 하므로 협심증에도 사용된다. 그런데 혈관확장이 심할 경우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지러움, 손발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오리지날약, 카피약 새로운 성분의 약을 개발해서 처음 나온 약을 오리지날약이라고 하는데, 오리지날약을 개발한 제약회사는 일정한 기간동안 그 약의 생산과 판매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 기간이 끝나게 되면 여러 제약회사에서 같은 성분의 약을 생산판매가 가능하게 되는데 이렇게 뒤에 나온 약들을 카피약이라고 한다. 오리지날약의 경우에는 약을 개발하고 제품화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이 들게 되며, 카피약을 생산할 때는 그런 연구개발비가 필요치 않으므로 오리지날약이 대개 카피약에 비해 약값이 비싸게 된다. 하지만 약효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약효동등성이나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이기는 생활습관
고혈압은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 또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고혈압 환자가 생활요법을 실천해야 하지만 특히 초기의 고혈압이면서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면 생활요법을 우선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러 가지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서 3~6개월 정도를 관찰한 다음, 그 후에도 혈압이 정상으로 되지 않으면 혈압약의 사용을 고려하게 되며 이 때에도 혈압약과 병행해서 여러 가지 생활 요법을 함께 하면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운동요법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체중조절도 되면서 혈압을 낮추어 주므로,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필요하다. 특히 비만은 정상인에 비해 2~6배까지 혈압을 높이므로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으로 체중을 1개월에 2kg 정도 줄이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심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예를 들면 빠르게 걷기, 달리기, 등산, 에어로빅, 수영, 자전거 타기, 골프 등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역기나 아령, 매달리기 등 갑자기 힘을 쓰는 운동은 위험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맥박이 매분 120번을 넘지 않게 해야하고 운동 전에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 1~2 개월은 꾸준히 해야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오전 7시에서 10시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므로 피하는 것이 좋으며, 추운 겨울 밖에서 하는 운동은 찬 기운 때문에 혈압이 올라 갈 수 있으므로 따뜻한 옷과 마스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식사요법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과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소금은 하루 10g 이내로 줄이고 항상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고혈압 환자만을 위해 따로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우므로 가족 전체가 싱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백질, 야채, 비타민, 칼륨, 칼슘을 적극적으로 먹고 특히 칼륨 보충이 잘 되면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하니까 사과나 바나나, 감귤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공 식품, 인스턴트 식품,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당분은 줄여야 한다.
생활요법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잘 관리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잠은 매일 7~8시간 정도로 자면서 피로를 회복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혈압을 올리는 원인이 되니까 매일매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한다. 목욕할 때는 열탕이나 사우나실에 오래 있지 않으며 미지근한 물에서 짧은 시간에 끝내는 것이 좋다.
배변 시에 힘을 주면 혈압이 더 올라가므로 변비가 생기지 않게 신경을 쓰고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붙인다. 실내온도는 냉방이나 난방을 너무 세게 하지 않으면서 실내외 온도차를 크게 두지 않는다. 커피는 마신 후 15분 안에 혈압이 오를 수 있으므로 하루에 두 잔으로 제한하고 혈압을 재기 전에는 마시지 않는다.
담배는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위험인자 중의 하나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이 2~3배나 높아지게 되므로 꼭 금연을 해야 한다.
술은 가능한 적게 천천히 마시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고혈압 환자에 있어서 소량의 음주는 혈압 상승이 없으며 혈중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을 높여서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적당한 양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되면 칼로리와 소금의 섭취도 많아지고 동시에 혈압도 올라가니까 주의해야 한다. 매일 과량을 마시는 사람은 주 1회 마시는 사람에 비해서 수축기 혈압은 6.6mmHg, 확장기 혈압은 4.7mmHg 더 높다고 한다. 참고로 1일 허용 음주량은 다음과 같으며 체중이 적은 사람이나 여자는 이 양의 1/2을 적용하면 된다. 그러나 심장이나 뇌에 합병증이 있는 경우나 간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소량의 술도 허용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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