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부모들이 원하는 공공성 강화된 보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무상보육은 무늬만 무상보육일뿐 문제가 많다. 새로 집권한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보육정책들 또한 문제투성이라 부모들의 비판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0~2세 가정에 지급하는 양육수당을 현금에서 바우처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애초부터 구체적 계획과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지 않고 정책을 시행한 정부는 이제 와서 "현금으로 지급되는 양육 수당이 영어 학원 등록 등으로 남용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고 있다.
기저귀 값도 안 되는 돈을 지원해 주면서 사용처를 제한하는 바우처로의 전환은 실수요자의 상황과 요구는 외면한 채 정부의 행정관리를 용이하게 위한 방편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발표한 ‘손주 돌보미 사업’은 두 자녀 이상인 맞벌이 가구의 12개월 이하 아이를 돌보는 경우만 지급하는 것으로 친할머니나 외할머니가 번갈아 아이를 돌보는 경우에도 둘 중 한 명에게만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조부모가 양육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를 위한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 것은 맞다.
가장 좋은 대책은 국가가 싸고 질 좋은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양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할머니들에게 전가시키고, '보육은 가족관계 내에서 해결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할아버지들에게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도 황당하다. '육아 등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정부의 여성 차별적인 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조차도 12개월 미만 아이를 돌보는 경우만 지급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고,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과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아 그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정부가 여러 가지 보육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국공립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공성 강화된 보육정책이 우선되어야지 가정양육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부모들에게 혼란을 주고 정부의 책임을 줄이려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보육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부모와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양육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보육정책으로 진정한 무상보육을 실행해야 한다.
2013년 3월 27일
참보육을 위한 부모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