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토요일 비온다는 예보를 깡그리 무시하고 아주 맑은 날씨에 발걸음을 가볍게 나섰다.
중빈이 1학년때부터 잘 지내던 엄마들과 같이 나들이에 나섰는데 아무래도 내가 총대를 멘 탓에 아침부터 주전부리 챙기고 특히 기차여행의 별미인 삶은 달걀을 챙기고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엄마들이 벌써 와있었다.
9시17분 발권을 해서 기차에 올랐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아이들이 떠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갠적인 욕심도 부려본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보고 엄마들과 그동안일을 주절주절 얘기하다 보니 벌써 진영역에 도착했는데 여행사 직원과 김해시에서 문화해설사 한분도 같이 나와서 우리를 맞이해주었고, 대형버스일 줄 알았는데 우리 인원이 13명이라서 미니버스로 대체되었다고 하니 감동이었다.
이동하는 동안 해설사께서 김수로왕의 탄생과 가야문화의 흐름 그리고 야사까지 얘기해줘서 지루하지 않았다.
처음 간 곳은 "김수로왕릉"이었다. 3학년아이들의 특징인 집중no, 무작정 뛰기 yes, 엄마들 눈썹 서서히 올라가고 참을忍을 부르는 모습이 보이고 나중에는 아이들은 없고 엄마들의 열공 모드로 듣고 있으니 해설사님도 웃으면서 집에가서 아이들에게 다시 설명해주십사 하는데 그 많은 이야기 다까먹고 하나 건진것이 있다.
옛 건물에 보면 그물이 쳐져있는것을 자주 보았는데 솔직히 궁금점도 없이 '보수공사중'이 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조선부터 이어졌고 처마밑에 새가 들어와서 새끼낳고 그러다 보면 천적인 뱀이 나타나서 살생을 이루어지기에 그것을 미연에 방지코저 만들었다고 하니 오랜 시간부터 전해졌고 이름도 "부시"라고 했다.
점심밥은 비빔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봉황동 유적지로 갔는데 우리는 토요가족여행에서 걷는것에 이골이 났지만 다른 일행들은 힘겨워 했다. 특히 6살 동생을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은 당연히 뒤쳐지고 그러다 보니 우리도 발맞추고 늦어지니 약간의 짜증도 났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생각하고 추진하였기에 맘을 다스리 '까칠 문영 참자 참자'라고 주문을 외웠다.
패총을 단면으로 잘라서 전시관을 꾸며 놓은곳이 있었는데 정말 멋졌다.
다음 이동한곳은 국립김해박물관이였는데 토기형성과정과 용도변경 얘기 듣고 그나마 중빈이는 내곁에서 설명을 들어주니 엄마들 사이에서는 엄친아들로 불리게 되었다.
클레이아크 미술관에 도착했는데 마감시간이 촉박하여 큐레이트의 성의없는 해설에 엄마들과 나는 실망하고 아이들의 부주의로 전시품 만지고 하마터면 도기 하나 깨먹을뻔 해서 간담이 서늘해졌고 왜 그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지 않을까 원망도 자꾸 생겼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봉하마을
마을 입구부터 시작하는 노란색 바람개비를 보는 순간 왜 가슴이 먹먹해 졌는지...그리고 괜시리 숙연해졌다. 국화 한송이 봉헌하고 발길을 돌렸다.
저녁을 후다닥 10분만에 먹고 기차시간이 임박하여 급히 움직였는데, 다행히 기차가 연착하는 바람에 탈 수 있었다.
의자에 몸을 맡기고 창밖을 보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는데 나의 이기심이 많았구나 싶었다. 중빈이 민규, 민수는 외동이라서 엄마가 통제가능하지만 다른애들은 동생이 있어서 엄마들이 힘들었고 내가 나서서 애들을 챙겼어야 하는데 아쉬움과 아직까지는 또래 여행이 많이 힘든가라는 의문점도 생겼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행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좋은것 같다. 그리고 엄마들이 다음에도 또 기획하라고 하는데 글쎄....아마 조만간 또 여행일정을 잡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비가 와도 애들과의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오셨네요.. 나들이에 애들의 표정이 넘 밝고 좋아요.
애들 표정은 밝은데 엄마들은 점점 표정이 ㅋㅋㅋ
여행을 하다보면...생각만큼....수월하지 않을 때가 많지요.
특히 함께 떠나는 사람이 많을 땐 더더욱...
그래두 좋은 추억 또 하나 맹글고 와서 좋겠슴당^^
말띠녀석들 그날 만큼은 아주 신나게 뛰어놀았을것 같아요~
이제야 시간이 나서 여행기를 읽어봤네요. 저희도 작년여름 친구가족들끼리 '기획여행'을 추진햇던 적이 있습니다. 근데 결국은 지리산 자락의 어느 이름모를 민박식당에서 1박 2일간 퍼질러져 버렸습니다. 목적이나 동기가 다르다보니 지인들과의 단체여행 추진이 쉽지가 않다는 걸 깨닫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그래도 중빈맘께서는 무사히 일정소화 하셨네요. 이러다 토요가족여행과 경쟁하는 여행으로 커지는 거 아닙니까?ㅋ 봉하마을 '그 분'은 잘 계시겠죠...
잘계시겠죠...잘계셔야죠. 어디 토요가족여행과 견주겠습니까. 벌써 다음주로 다가온 여행 기다려집니다.
진지한 아이들의 눈빛. 저두 다녀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