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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엘땅고 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sam.
뮤지컬리티 3주차 강의 : 땅고 음악의 8대 오케스트라
틀어준 두 곡에 맞추어 춤추기, 끝나고 나서 누구의 곡인지 알아 맞추기 미션을 부여
첫 번째 곡은 까나로(Francisco Canar)의 <Canto>
두 번째 곡은 프레세도(Osvaldo Fresedo)의 <Sollozos>
가장 이후 땅고 음악가들에게 영향력을 주었고, 또 가장 중요하며, 자신들만의 특징과 스타일을 가진 8명의 땅고 오케스트라 리더를 꼽을 수 있겠다.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맞춰보시라. 디살리, 다리엔소, 까나로, 프레세도, 푸글리에세 등등의 대답들이 나오자 활동 시기의 순서대로 소개에 들어간다. 첫 번째로 까나로의 설명을 하였으나, 그 중간에 그가 영향을 받았다던 ‘훌리오 드 카로’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니 활동시기대로
1) 훌리오 드 카로(Julio de Caro, 1899-1980)
2) 까나로(Francisco Canaro, 1888-1964)
3) 프레세도 (Osvaldo Fresedo, 1897-1984)
4) 다리엔소 (Juan d'Arienzo, 1900-1976)
5) 디살리 (Carlos di Sarli, 1903-1960)
6) 트로일로 (Anibal Troilo, 1914-1975),
7) 푸글리에세 (Osvaldo Pugliese, 1905-1995)
8) 삐아졸라 (Astor Piazzolla, 1921-1992)
이중 훌리오 드 카로는 까나로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과 오늘날 악기 구성인 피아노, 바이올린, 반도네온, 콘트라베이스의 네 악기 편성을 만든 공로로 언급되었습니다. 또한 마지막의 삐아졸라 또한 그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진 않지만, 그로 인하여 세계2차대전으로 무너진 탱고가 다시 되살아나고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공로로 중요한 인물로 꼽았습니다. 그러니 집중적으로 설명된 이들은 6명입니다.
1. 훌리오 드 카로(Julio de Caro, 1899-1980)
까나로에게 영향력을 주었고, 피아노, 바이올린, 반도네온, 콘트라베이스의 네 악기로 탱고 음악 편성 확립
(전 뮤지션의 음악을 공부할 때 그 뮤지션의 얼굴을 보면서 할 때 더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마치 관상뮤직이라고.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오고, 그 성격이 음악에 베여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물론 음악과 얼굴의 느낌이 항상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2. 까나로 (Francisco Canaro, 1888-1964)
까나로는 가장 많은 이들과 협연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하룻밤에 열 두 군데의 밀롱가를 돌며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 까나로의 이전 시기까지는 ‘땅고 음악이 이런 것이다’라는 장르적 정형성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아마도 우리나라의 시나위처럼 즉흥성에 기반한 것이었을 텐데 까나로로 인하여 그 정형성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까나로는 무척 일에 열중하였고, 다소 일하는 스타일이 터프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그야말로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었다고 하죠. 영화 음악 작업도 많이 해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Francisco Canar의 <Canto>
까나로 음악의 특징은 ‘차카차카’, 즉, 확실한 비트가 경쾌하고 산뜻한, 밝은, 해피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밀롱가에서는 까나로의 음악을 잘 틀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딴다 정도나 틀까. 틀어도 밀롱가 음악을 트는데, 한국 1달차인 루시아노가 이곳 한국의 밀롱가에서 까나로의 음악을 많이 틀고 있음이 무척 이색적으로 느껴졌다고 하네요. 까나로의 음악이 듣기에는 느리고 쉬워 보이지만, 사실 악기로 구현되는 음악적 구성은 춤추고 힘든 곡이라고 루시아노는 고백합니다. 그런데 그 음악에 한국의 땅게로스들은 무지 뺑글뺑글 잘 돌아 놀랬다고 하네요. (아마도 ‘뮤지컬리티 무시하고 추고 있다는’ 반어적인 표현이겠지요.)
<사진보다는 까나로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아야 더 그 캐릭터를 느낄 수 있겠지요?>
3. 프레세도 (Osvaldo Fresedo, 1897-1984)
1930년대에 프레세도는 ‘차카차카’하거나, 행복한 음악이 아닌 무척 로맨틱한 음악을 들고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음악이 다른 음악가들에게 파급되어지진 못하고 오히려 그만이 독야청청 ‘로맨틱’을 연주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를 대표적인 땅고 음악가로 꼽는 이유는 10년 후 땅고 음악의 대세가 된 디살리에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땅고계에선 프레세도를 ‘10년 앞선 음악을 했던 음악가’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프레세도(Osvaldo Fresedo)의 <Sollozos>
프레세도 <BUSCANDOTE>도 들었죠. 참 러블리합니다. 가수의 노래 부분은 그냥 구름 위에 떠다니는 것처럼 달달하네요
근데 이 곡만 들으면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조용필의 노래 하나가 떠올라요.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앞소절과 비슷해서
다리엔소를 설명할 때 프레세도의 <Como Aquella Princessa>음악을 잠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음악에는 하프를 쓴 부분이 있다고 그 부분을 들어보았습니다. 아래 들어보시며 찾아보세요. 숨은 하프 소리 찾기 (40초대 들어보시면 그것이 하프소리)
4. 다리엔소 (Juan d'Arienzo, 1900-1976)
다리엔소의 음악은 까나로의 음악처럼 ‘차카차카’가 잘 살아있지만, 그와는 달리 다소 모던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임을 그의 음악 <Neuve De julio>를 틀어주며 확인했습니다. Neuve de julio는 스패인어로 ‘7월 9일’이고, 아레헨티나의 독립일을 의미하죠.
초기 다리엔소 음악인 <Callejas solo>를 들어보면 그의 전형적 스타일이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가수의 노래를 싫어해서 악기 연주곡만을 만들거나, 가수를 쓰더라도 마지막에 아주 짧게 쓰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좋아하는 한 가수를 만나게 되면서 그의 음악적 변화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 가수가 이차구아(Alberto Echague)입니다. 강습시간에는 안들어봤지만, 영상이 있네요 한 번 보시고 가실게요 ^^
다리엔소와 관련된 인물로 또 한 명 유명한 이가 피아니스트 ‘비아지’(Rodolfo Biagi)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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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협연 음악 들어보시고 가실게요>
비아지 이전에 다리엔소의 오케스트라에는 아주 게으른 피아니스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허구한 날 연주에 늦자 그 대타로 쓴 이가 비아지라고 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밀롱가는 밤 뿐 아니라 낮에도 하는 밀롱가가 있는데 ‘아따네’라고 부른답니다. 낮밀롱가는 밤과 달리 무척 지루한 느낌을 준다고 하죠. 피아니스트 ‘비아지’는 이런 지루함이 싫었던지 다른 악기들과의 발란스를 깨고 피아노의 돌출 연주를 통해 생기발랄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다리엔소는 대가이므로 낮에는 나오지 않고 저녁 밀롱가에만 가는데, 저녁 밀롱가에 온 한 땅게로스가 그에게 “오늘은 피아니스트 안 데려왔어?”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영문 모른 다리엔소에게 ‘비아지’가 와서 ‘사실 낮에 내가 이러저래 해서 그렇다’라고 이실직고하자, “그래 그럼, 한번 그렇게 쳐봐”라고 했고, 그 스타일이 나쁘지 않았던지 앞으로도 쭉 그렇게 추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3년 일하고 결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아지가 떠난 후 들어온 피아니스트가 살라만카(Fulvio Salamance)로 다리엔소와 20-30년 같이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
다리엔소 <<uno>>
오케스트라의 리더가 중요하지만, 그가 어떤 악기 연주가를 만나느냐도 음악의 색깔을 만드는데 중요함을 다리엔소와 비아지, 살라만카를 들어 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다리엔소를 소개하려면 <loca>를 지휘하는 모습을 봐야지요. 너무도 유쾌한 그의 모습. 반해부러 ^^
5. 디살리 (Carlos di Sarli, 1903-1960)
1940년대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한 인물, 다리엔소의 경쾌한 비트라는 주류 땅고 음악과는 달리 앞선 시기의 프레세도의 영향으로 무척 로맨틱한 음악을 만든 사람. 그가 디살리라고 합니다.. 그의 초창기 음악은 지난 시간에도 들었듯이 다리엔소의 영향력이 느껴집니다.
디살리 <<corazon>>
그러나 몇 년후 같은 곡을 다른 가수와 녹음 했을 때는 무척 다른 느낌, 오늘날 디살리 스타일이라고 하는 스타일로 녹음이 되었다고 합니다. 즉, 자신의 음악 색깔은 찾게 된 것이죠. 무엇보다 피아노의 연주를 귀기울여 들어보았습니다. 초창기의 <corazon>에서는 피아노가 ‘뜨르륵’하며 up하는 느낌으로 연주되었지만, 15년이 지난 후에는 피아노가 밑으로 깔리는 느낌으로 연주됩니다.
(루시아노가 틀어준 비교 음악이 이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이 두 느낌의 차이 정도 되었던듯 하네요)
디살리 음악에서 주목한 부분은 ‘가수의 노래가 끝났을 때 어떤 악기가 치고 나오는가?’였습니다. 다리엔소처럼 ‘차카차카’ 비트가 들리기도 하지만, 프레세도의 영향으로 선율을 연주하는 바이올린이 강조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숨어있는 작은 디테일, 이것을 음악가의 시그네쳐(사인)이므로 그 맛을 춤으로 살려내는 것이 뮤지컬리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왜 디살리 오케스트라의 실황 동영상은 찾기가 힘든 걸까요? ㅠㅠ
6. 트로일로 (Anibal Troilo, 1914-1975)
(헐......트로일로 젊었을 때는 훈남이었네요)
트로일로의 초기 음악인 <Comme Il Faut>를 들었습니다. 이 음악에서는 비트가 정격적으로 들리지 않아 카운트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강렬하게 나오는 특징이 있고, 엇박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트로일로의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음악인 <Te Aconsejo Que Me Olvides>을 들었습니다. 트로일로의 곡은 루시아노 개인적으로 가장 춤추기 힘든 곡이라 생각한다고 합니다. 편곡이 어렵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하죠.
트로일로는 오른손이 떨리는 장애 비슷한 것이 있기 때문에 반도네온 연주자인 그의 반도네온 연주를 들어보면 왼손 주법이 오른손에 비해서 더 도르다져 들린다고 합니다. 왼손 반도네온 연주가 도드라진 곡으로는 <Toda Mi Vida>를 들어보았습니다. 트로일로는 12살에 연주를 시작하고, 이미 17-18세에는 우루과이 투어를 다닐 정도였다고 합니다.
<원곡은 많이 들어보셨을테니 이번엔 요즘 뮤지션들의 연주와 노래로 들어보시겠습니다.>
트로일로의 최초 녹음곡인 <Desvelo (De Flor En Flor)>를 들었습니다. 느리고, 무겁고, 진중하여 트로일로의 색깔이 초기에 잘 보이는데, 시간에 따라 음반사의 상업적 입맛에 의해 바뀌기도 하기도 했다죠.
트로일로의 <Rosicler>라는 곡을 들어보며 얼마나 트로일로의 음악이 복잡한가 느껴보았습니다. 어느 악기 하나도 쉽게 가지 않고 자신의 주법을 선보이고 있고, 게다가 싱코파도 다수 등장합니다. 노래가 나오면 악기는 뒤로 빠져주는 것이 보편적인 땅고 음악들인데 트로일로는 아랑곳 없는 모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Anibal Troilo & Alberto Marino - Rosicler by JazznBluesexperience
트로일로는 싱코파를 확립한 인물이라고 하는데, 보통 땅고 음악의 싱코파는 높은 음에서 등장하지만, 트로일로의 싱코파는 낮은 음에서 쓰곤 하여서 그것을 귀로 찾아내기란 참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마지막 낮은 음에 있는 싱코파는 구렁이 담 넘듯 슬그머니 처리되어 염두에 두고 듣지 않는 이상 안들리게 되었죠. 바로 이런 것들이 음악가가 자신의 음악에 새겨넣은 사인과 같은 것이라서, 이것을 살려서 춤을 추어야 뮤지컬리티라고 한다죠.
아쉬우니 트로일로의 생전 연주 동영상 하나 보고 가시죠
7. 푸글리에세 (Osvaldo Pugliese, 1905-1995)
푸글리에세의 첫 녹음 곡인 <Falrol>을 들어보았습니다. 디살리의 영향을 받은 그 음악은 부드럽고 로맨틱 하지만, 그래도 강렬한 비트라는 푸글리에세의 특징은 담겨져 있는 곡이었습니다.
강렬한 비트감을 특징으로 한 푸글리에세의 특징은 그의 곡 <La Ymaba>에서 잘 드러납니다. 까나로의 음악 특징을 ‘차카차카’라는 의성어로 표현할 수 있듯이 마치 푸글리에세의 곡은 “슘바슘바”라는 의성어로 대표됩는 듯 합니다. 자신의 단원들에게 음악 연주를 할 때 실제 그 느낌의 설명을 “슘바슘바”하게 표현하라고, 곡이름 마져도 라슘바라고 지었다고 하네요. 깊은 비트를 치는 소리가 마치 슘바슘바 들리죠.
그래도 "슘바슘바"가 뭔 뜻인지 모르겠다면 아래 영상에서 푸글리에세의 슘바슘바가 무엇인지 알려주네요
심지어는 탱고 음악의 거성 피아졸로도 이 라슘바를 푸글리에세와 같이 연주한 영상이 있네요 ^^
그다음으로 푸글리에세의 곡으로는 <Recuerdo>를 들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천재적인 그가 12살에 작곡했다는 곡이었습니다. 푸글리에세의 아버지 또한 음악을 하던 이였지만 변변치 않았던지 그가 12살에 작곡한 이 곡을 아버지에게 주어서 그 음반에는 푸글리에세가 아닌 그의 아버지 이름이 실려있다고 하네요. 이 곡에서 또한 싱코파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앞서 들어본 트로일로와는 느낌이 다른 싱코파였습니다. 오히려 트로일로보다는 명확하게 싱코파가 들리죠.
푸글리에세의 음악에는 갑자기 몇 구절 베이스 비트가 사라지기도 하고, ‘슘바슘바’하며 강렬한 비트에는 어떤 동작을 할 수 없어 그냥 걸어나가는 수밖에 답 없는 음악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반도네온의 오른손 애들립이 강조되기도 하며 <Emancipacion> <Pasional>이라는 곡들도 언급했습니다. 부드러워야 할 부분마져도 강렬하게 연주하는 특징이 푸글리에세 음악에 있다고 했습니다.
8. 삐아졸라 (Astor Piazzolla, 1921-1992)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무너진 땅고 음악에 새숨을 불어넣은,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땅고를 알린 공로가 삐아졸라에게 있어 마지막 중요 인물로 꼽았습니다. 물론 그의 곡에 춤을 추진 않지만 땡고 음악에선 중요한 기념비적 인물이기에 그에 대한 리스펙트가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