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방송사 아나운서와 가수, 축구선수, 훈련을 받던 사병 등의 자살 소식이 연달아 들려오면서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지난 5월 31일 서울형그물망복지센터 현장상담가 120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지킴이(Gate-keeper) 양성교육이 열렸다. 자살예방 게이트키퍼는 문지기란 뜻으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대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위기 상황 시에 신속하게 전문 서비스를 받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서울시는 자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절한 개입을 통해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조기 발견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2009년부터 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예방지킴이(Gate keeper) 양성교육’을 해왔다.
이날 교육도 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과, 위기 개입에 대한 실제 사례에 대해 이뤄졌다.
이명수 자살예방센터장은 ‘자살예방을 위한 게이트키핑(Gate Keeping)’이라는 주제로 자살예방, 자살과 우울증, 노인자살의 실태와 특성, 자살의 징후에 대한 이론교육을 펼쳤다. 그는 “우울증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 나 자신, 앞으로의 미래, 이 세 가지 요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감정이 우울해 지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우울증환자의 10~15%가 자살을 한다”라고 했다. 우울증 치료만 잘 되어도 자살률은 감소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구상 서울시 자살예방센터팀장은 ‘자살위험에 대한 사정(査正) 및 개입’이라는 주제로 “삶의 목적에 장애가 되는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없을 때 자살 위기가 오며 이러한 위기가 지속 된다면 심각한 정서적, 행동적, 인지적 역기능을 일으키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살을 막기 위해 개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상자와의 신뢰관계가 형성돼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상자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그를 지지해 주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자살위험성 결정은 저위험성, 중위험성(자살도구의 접근성 없음), 고위험성(자살도구의 접근성 있음) 3단계로 구분 하는데, 고위험성의 경우는 절대로 혼자두면 안 되며, 보호자에게 즉시 연락하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자살예방센터(1577-0119)나 112, 119 등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현장상담가 엄윤자 씨는 “한국 노인이 일본 노인보다 자살률이 훨씬 높은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 현장 상담을 할 때, 상담자의 심리상태까지 꼼꼼히 살펴야겠다”고 말했다.
교육과 실습을 마친 서울형그물망복지센터 현장상담가 120명에게는 자살예방지킴이 교육 수료증이 수여됐다. 이들은 앞으로 자살고위험군에 노출되어 있는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현장상담서비스를 실시한다.
이정관 복지건강본부 본부장은 “다양한 사회문제로 인해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마련한 이번 교육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한편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서울형그물망복지센터와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자살 예방 효과도 높이겠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자살위기상담전화(1577-0199) 블루터치 핫라인의 365일 24시간 상담 및 응급출동 시스템과 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http://suicide.blutouch.net)상시 운영 체계도 갖추고 있다. 자살충동이 느껴질 정도로 우울하거나 혹은 그런 증세를 보이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이곳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