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0일 요트수리 이야기
지난 5월5일~9일 항해의 상처가 아직 요트에 남아 있다.
20일은 오랜만에 동파람 오프라인 모임도 하는 날이다.
서울에서 아침 6시 50분에 출발하여 속초에 도착하니 아침 10시가 조금 안되었다.
다이빙을 다니는 ‘더 스쿠바’다이빙 샵에 들리니 다이빙 팀들이 입수를 준비하고 있다.
나와 제이는 오늘 요트수리를 해야 하는 이유로 다이빙을 하지 않는다.
속초의 부품점(강남호스)에서 배관용 호스들을 구입했다.
호스는 새로운 변기에 사용 할 내경 1인치 호스와, 연료라인에 사용할 연료호스 및 호스들을 고정할 오일 배드를 샀다.
더 스쿠바에서 김사장님, 동구전자 정사장님과 지난 울릉도 항해에 대한 무용담으로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산항으로 이동하면서 카톡을 보니 이선장님도 속초로 움직이신다는 카톡이 남아 있다.
전화를 들여 보니 이미 속초를 지나서 대포항 부근에 계신다.
점심으로 먹을 수제 햄버거를 구입하고 계신다고 한다.
나와 제이는 점심을 해결하러 양양의 ‘공가네옹심이’ 집으로 간다.
옹심이 집이 가격도 오르고 양도 줄어든 것 같다.
이용객이 늘어나면 꼭 안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것이 특이하다.
그래도 아침도 간단하게 먹고 출발을 한 터라 맛있게 옹심이로 점심을 해결했다.
수산항에 도착하니 이선장님 내외분이 요트를 점검 하고 계신다.
이선장님은 근 3개월 만에 만났다.
서로 반갑게 이사를 나누었다.
사모님과 종철이(이선장님네 강아지)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준다.
이번에 교체를 위하여 구입한 변기 및 여러 장비들을 CLJAY호로 옮겼다.
이제 준비를 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나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공구들을 챙기며 작업준비를 한다.
제이는 저번 울릉도 항해 후 정리하지 못한 선실을 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구석구석 물걸레로 닦아내며 청소하고 정리를 한다.
테이블에 이번에 새로 구입한 TMC 마린용 변기가 보인다.
기존 설치된 마린용 변기와 새로 구입한 마린용 변기는 같은 회사 같은 제품이다.
세월이 흘러 모터부분과 작동스위치 부분만 조금 변화가 있지 다른 사항들은 같아서 쉽게 교체를 할수 있을 것 같다.
먼저 고장난 변기를 제거해야 한다.
먼저 인입해수라인과 오수배출라인의 호스를 제거해야 하는데 쉬운 작업이 아니다.
호스들이 오래되어 딱딱하게 굳어있어 쉽게 빠지지 않는다.
무리하면 다른 부분들에 손상을 줄까 염려스러워 호스를 제거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호스를 제거하고 이제 변기를 바닥에서 떼어내야 한다.
변기는 나사 6개로 바닥에 고정이 되어 있다.
전동드릴로 나사를 풀어내면 쉬운데 공간이 작아 전동드릴을 사용하기 어렵다.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손으로 풀어내려니 힘이든다(나사의 길이가 5cm정도다).
6개중 5개를 풀어내었는데 하나가 영 풀어지지를 않는다.
무리하게 돌리다 보니 나사의 홈이 뭉개져서 드라이버로 돌리면 헛돈다.
낭패다.
저번에 구입해둔 나사제거용 반대탭이 있어 이를 이용하여 나사를 제가하려는데 이 또한 여의치 않다.
공간이 좁고 드릴이 크기도 하려니와 반대탭으로 나사를 빼 보려고 시도하니 나사는 안 빠지고 각도가 틀어지면서 반대탭 날이 깨져 버렸다, 정 중앙으로 힘이 안 가해지고 비스듬히 가해진 힘에 날에 무리한 힘이 가해졌나 보다.
반대탭을 조금 큰 것으로 사용하니 나사는 돌아 빠지지 않고 대신 나사머리에 구멍만 생겼다.
대신 나사가 망가지고 변기는 분리가 되었다.
변기와 고정판을 떼어내어 요트선미갑판으로 옮겼다.
변기가 있던 자리를 보니 물이 한가득 고여 있다.
변기의 깨진 틈으로 해수가 조금씩 새서 아래로 스며들어 고인 모양이다.
2년 전에도 고인 물인 있어 다 퍼내고 청소를 했었는데 그간 조금씩 찬 것이 가득해진 것이다.
수동펌프로 물을 다 퍼내고 청수로 씻어내기(샤워기로 청수를 뿌리고 수세미로 닦고, 수동펌프로 다시 물을 빼낸다)를 반복했다.
혹시 오수가 섞여 있을 것 같아서 여러번 씻어 내기를 반복했다.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5번은 씻어내었다.
이제는 내부를 말려야 한다. 내부가 마르는 동안 변기해체 작업을 한다.
변기 뚜껑은 쉽게 제거가 된다.
다음은 변기의 도기를 고정하고 있는 볼트4개를 제거한다.
깨진 도기가 제거된다.
울릉도에 가다 깨진 도기는 울릉도에서 임시로 씰리콘을 이용하여 고정해 두었다.
그래서 모양은 유지를 하고 있으나 물이 조금씩 새며, 변기가 조금씩 흔들리는 현상이 있다.
이제 변기 하부인 모터부와 배수용 임펠러 부분을 바닥 고정판에서 분리해 내어야 한다.
여기는 볼트 5개로 고정이 되어 있다.
볼트를 다 풀러 내엇는데 볼트가 빠지지 않는다.
공간이 적어서 볼트를 빼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시 배수라인과 임펠러 모터를 분해하니 그때에서야 볼트가 빠져 나온다.
깨진 양변기 도기를 제외한 다른 부품들은 예비용 부품으로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 잘 세척하고 닦아서 보관해 두었다.
마린 변기를 분해 하면서 마린 변기의 작동원리에 대해서 공부할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마린 변기는 작동을 시키면 해수유입용 임펠러가 돌아서 해수를 변기위쪽으로 밀어 올린다.
해수는 변기 안쪽을 타고 내려오고, 오물은 변기 아래쪽에 믹서기 같은 날이 달려있어 오물을 갈아서 해수와 같이 밖으로 배출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마린용 변기는 이물질을 버리면 변기가 쉽게 막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물이 내려가는 파이프의 내경이 1인치로 매우 작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 변기는 변기 내부에 차오르는수압에 의하여 오물이 밀려내려가는 구조다.
오물이 내려기는 파이프의 크기도 100미리정도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제 새로 구입한 마린용 변기를 장착해야 한다.
새 변기이지만 변기 고정판에 장착하기 위하여 변기를 다 분해 한 후 볼트등을 끼우고 다시 조립을 해야 했다.
변기를 조립하고, 바닥 고정판에 고정을 했다.
원래의 변기 위치에 장착을 하니 잘 맞는다.
이제 배관을 연결해야 한다.
해수 입수관은 쉽게 연결이 되었다(기존 관을 사용함).
배수관은 이번에 새로 구입한 청색 연질호스를 사용하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다.
물이 새지 않도록 깊숙이 넣어야 하는데 호스가 딱딱하여 잘 들어가지 않는다.
작업하는 공간도 협소하고 한쪽은 황동 벨브인데, 다른쪽은 플라스틱 재질이라서 깨질지 몰라 무리한 힘을 주기 어렵다.
근 30분 정도를 실갱이를 하는 데에도 해결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 연질플라스틱재질이니 열을 가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라이타로 열을 30초 정도 가하고 넣어보니 쑥 들어간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에 너무 힘을 많이 빼 버렸다.
작업을 마치고 전선을 연결하고 전원을 넣어보니 시원하게 잘 작동을 한다.
흐뭇하게고 웃고 있는 나를 보고 제이가 고생 했다며 시원한 수박을 권한다.
더운 날씨와 좁은 공간에서 쭈그리고 작업을 했더니 목도 마렵고, 힘도 들었는데 시원한 수박이 일순간 행복을 전해준다.
이번에는 연료라인 유수분리기 설치다.
울릉도 항해 때 만났던 엔진 전문가의 조언대로 유수분리기를 달기로 했다.
유수분리기가 1차적으로 불순물을 걸러내고 혹시 유입되는 수분을 걸러주어 엔진을 보호한다고 하신다.
장착할 부품들이다.
유수분리기와 프라이머 펌프다.
프라이머펌프는 유수분리기가 연료탱크보다 높은곳에 설치될경우 유수분리기로 연료를 공급하는데 사용된다.
연경순서는 연료통-프라이머펌프-유수분리기-엔진 순으로 연결을 한다.
유수분리기는 간단한 구조이다.
물이 기름보다 비중이 크기에 연료라인으로 물이 유입 되었을 경우 물은 아래쪽에 고이고 기름은 위쪽에 있게 된다.
물이 고이면 유수분리기 내부 아래에 있는 붉은색 링이 떠오른다.
그러면 아래쪽의 드레인 밸브를 통하여 물을 배출하게 되어 있다.
유수분리기에 기름은 유수분리기 해드에 있는 인입라인으로 경유가 들어가면 투멸한 부분에 기름이 담겨지고, 중앙의 하얀객 필터를 거처 필터 상부에 있는 구명을 통하여 경유가 엔진으로 공급이 된다.
그런데 유수분리기에 기름이 가득 채워져야지만 경유가 넘어갈수 있는 구조다.
유수분리기 내에 공기가 차게된다면 연료가 넘어갈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내부의 연료필터를 제거하고 연료가 나가는 라인에 고무튜브를 이용하여 연료배출 라인을 조금 아래까지 연장시켜 두었다. 쉽게 말하면 연료가 나가는 라인에 팔대를 연결시켜 연장을 시킨 모양이다.
그러면 유수분리기 내부에 공기가 조금 차 올라도 추가한 튜브 위쪽으로만 공기가 있다면 연료 공급에는 아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만 추가한 호스의 내경(약 5.5mm)이 조금 작아서 마음에는 걸린다.(참고 : 연료호스의 내경은 9.5mm이다)
유수분리기의 작동원리 이해와 약간의 개조를 하는데 약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엔진룸 안에 유수분리기를 설치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엔진룸 내부에는 유리섬유로 방음과 방열작업을 해두어 쉽게 고정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유수분리기는 끈으로 매달아두기로 했다.
조금 흔들리지만 좌우로 두꺼운 연료호스가 잡고 있으니 많이 흔들리지 않는다.
유수분리기는 쉽게 설치를 했다.
연료라인을 작업하면서 공기가 호스내로 유입이 되어 있기에 공기빼기 작업을 진행 한 후 엔진을 돌려 보았다.
시동이 걸린 후 조금 엔진이 돌다 멈춘다.
다시 시동을 건다, 조금 털털거리다 다시 엔진이 정지를 한다.
엔진에 달린 연료펌프 수동레버를 여러번 눌러준 후 다시 시동을 시도한다.
엔진이 털털거리며 돌아간다.
스로틀을 올려 무부하 검사를 진행해 본다.
1200RPM에 안정적인 엔진음이다.
1700RPM 엔진소리가 커지며 잘 돈다.
2300RPM에 경쾌하고 빠른 엔진음이 들린다.
엔진은 무리 없이 작동을 한다, 연료라인 공기빼기도 잘 되었다.
다시 엔진 RPM을 최소로 하니 엔진이 약간 부조화적인 회전을 한다.
약 5분간 지켜보니 약간의 떨림과 미세한 RPM변화를 보이지만 안정적인 엔진 회전을 보인다.
기뿐 마음으로 오늘의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어느덧 5시를 넘었다.
그사이 이선장님이 세일링을 나갔다 돌아오셨고, 신선장님 내외분도 도착했다.
멀리 서울 방배동에서 오신 야만인(이선생님)도 도착하셨다.
우리 반대편 폰툰에는 노바호 김선장님 내외분도 와 계신다.
이제 오후 6시 동파람의 오프리인 모임이 시작된다.
첫댓글 직접하시는 실력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