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에 따른 토요휴업일 체험학습의 의의와 포교확대
정일훈(사단법인 동련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기획팀장)
1995년 교육개혁추진단에서 처음으로 주5일수업제를 제안하였다. 이는 경험의 다양성과 질을 고려해 학생들에게 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역사적인 주5일 근무제가 2004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하였고, 2005년 부터 주5일 수업제가 도입되어 매달 4주 토요일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고, 2006년 2,4주 토요일로, 2007년에는 모든 토요일에 학교가지 않는 주5일 수업제로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는 왜 토요휴업일 체험학습을 해야하는가?
가. 토요휴업일 체험학습이란?
학교가지않는 토요일 사찰, 교회 등의 종교기관, 복지시설 등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시 교육청에서는 인근의 아이들을 여러 기관으로 보내주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2005년 부산시 교육청(교육감 설동근)에서는 종교단체와 협력 교육 방안을 제시하여, 9월부터 부산 시내 15개 사찰을 포함한 많은 종교단체 등에서 약 3천명의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효과를 올렸다. 이는 공교육에서 인성, 예절 등의 교육 공백을 보충하는 효과와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 및 일반 어린이들에게 보다 질 높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을 제공하였다.
나. 준비되지 않은 주5일 수업제 - 아이들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일본이 주5일 근무 제도를 입법화할 당시(1987년) 국민소득이 약 2만 불이었으며, 핀란드가 1996년 도입 시 24,400$ 오스트리아가 1994년 도입 시 24,405$ 이탈리아가 1997년 도입 시 약 20,207$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주5일제 근무를 입법할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불이 안 되었으며, 또한 주5일 근무가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2011년은 되어야 모든 근로자가 주5일 근무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즉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주5일 근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며, 특히 도시 서민, 사회적으로 연령층이 낮은 초등학생 학부모 등은 주5일 근무의 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어, 국민 소득에 비추어, 여가의 양극화와 계층화가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의 부모님은 토요일도 일을 하고, 학교는 문을 닫는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일반가정에서도 쉬는 토요일이 되면 나들이 계획을 세우게 되지만, 매주 다녀오는 가족 나들이는 가정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게 되며, 올바른 교육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길어진 주말은 그저 TV나 보고 외식이나 하는 그런 주말이 되어버려 주5일 수업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주5일 수업제 - 위기를 어린이 포교의 기회로
전국의 많은 어린이 법회와 교회 등의 종교 단체에서는 주5일 근무제와 수업제가 도입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주말 종교 단체보다 가족 나들이나 학원 등의 사교육 기관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2005년 시범 실시된 교육청과 종교단체가 연계한 토요휴업일 체험학습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인근의 사찰을 찾아, 발우공양, 참선, 선체조, 다도, 인절미, 메주, 김치 만들기, 숲 체험, 자연물 공작 등의 프로그램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많은 가족들이 교육청의 안내에 따라 주말에 절을 찾았다. 그동안 적막하기만 했던 사찰에 아이들의 웃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 중 약 40% 정도만이 불자 였고, 나머지는 무교 또는 불교 성향을 가지고 있으나 절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세~14세 사이의 불자 인구를 107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에서 어린이 법회 현황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전국의 295개 사찰에 약 9500명 정도의 어린이들만이 법회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럼 106만명의 아이들을 어떻게 절에 나오게 할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토요휴업일 체험학습에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라. 왜 불교여야 하는가?
교육청에서 이 사업을 제안했던 이유가 공교육에서 부족한 인성, 예절, 자연체험 학습을 보충하고,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가정 등의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였다. 우리의 사찰들은 자연과 가장 가까이 있고, 부처님 품안에서 참선, 선체조, 다도, 발우공양 등 무궁무진한 불교전통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올바른 인성, 예절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모든 사찰은 간식과 점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부담 없는 가족 나들이로도 제격이다. 즉 교육청에서 바라는 공교육의 공백을 메울 수 있고, 여가의 양극화를 방지하는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사찰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마. 모두의 동참을 바라며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의 환경과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학원 등의 사교육에 지쳐있고, 컴퓨터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로 넘쳐난다. 얼마 전 청소년위원회는 10개 초등학교 98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게임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게임 아이템을 사기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6.1%나 됐다고 한다. 3명중 1명꼴로 사기라는 것을 당해 봤다는 것이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모두의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이런 사기를 당한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지 않을거란 반증으로 들린다. 자연은 자정작용을 가지고 있다. 우리 어린이도 마찬가지일것이다. 개개인의 불성을 지키고 가꿀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한다. 그들이 컴퓨터 게임이라는 마구니가 아닌 대자연의 교실 속에서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위 글은 사단법인 동련 대한불교교사대학에서 발간하는 "부루나" 16호(2006년 2월)에 실린 내용입니다.
아래 사진은 부산시내 각 사찰에서 진행되었던 주5일 수업제에 따른 토요휴업일 체험학습 활동 사진입니다.
위로부터 메주만들기, 참선, 숲체험, 인절미 만들기(2장), 다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