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례란 고장의 가문에 따라 제수, 축문, 절차, 참가 범위등이 모두 다르다. 유교식 제례순서인 강신(降神),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음복(飮福)으로 이어지는 대원칙은 어떤 산제에서든 철저하게 지켜 내려 오고 있다.
산제의 제수는 돼지 머리와 북어, 시루떡, 3가지 색 이상의과일, 초2자루와 향, 술등이 기본이다. 음식은 원래 우리 것이 아닌 것을 올릴 수도 있으나 술만큼은 반드시 탁주를 써야 한다. 소주가 휴대하기 간편하다고 편법으로 소주를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소주를 쓰는 산제는 올리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 연로한 산악인들의 지적이다. 또 최근 산제에 양주나 포도주 등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런 무지는 피해야 하는 것이 산악인의 상식이다.
최근의 산제는 일종의 축제이므로 남녀 노소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산보다는 낮은 산을 택하며, 매년 같은 장소에서 지내는 산악회도 있다. 제를 올리는 시간은 회원이 많으면 먼저 산행을 끝내고 산제를 올리며, 인원이 적을 때에는 산제부터 올리고 산에 오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요즈음 각 산에서 열리는 산제를 보면, 대부분의 회원은경건한 마음으로 산제에 참가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웃고 떠드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추태를 방지하기 위해 산제 장소 주변에 통제요원을 배치할필요성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인 산제의 순서를 살펴보면 먼저 국민의례가 끝나면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우수산악인 표창, 격려사, 결산보고나 공지사항등이 삽입된다. 이러한 순서가 끝나면 산제로 들어간다.
산제도 가정의 제례와 같이 강신에서부터 시작된다. 초혼관이 된 산악인이 산신에게 산제를 지내게 된 연고를 고하고 지상으로 내려오게 한다.
"××산신님 인간 세계로 오십시오" 초혼관이 허공에 손짓을 해가며 산신을 모셔 오는 시늉을 할 때에 산제 참가자들은 탈모를 하고 옷깃을 여미는 등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런 순서가 참신이다.
참신 다음에는 초헌이다. 산신에게 첫잔을 올리는 이 순서는 대개 제주가 하며 술은 한잔을 올리며 절은 두 번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혼 다음에는 독축이다. 이때 제주는 먼저 지난 한해 동안 사고없이 산에 다닌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하고 올해도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등 소망 사항등을 고한다.
독축 뒤에는 아헌이다. 이 순서는 대개 부회장이나 열성회원, 유공회원, 고령회원이나 이에 준 하는 회원, 초청인사들이 맡고 있다.
종헌은 한해산행의 개근이나 최연소자가 맡는 경우도 있다. 종헌후 산제 참가자중 절을 하고 싶은 회원이 있으면 누구라도 잔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데 이 순서가 헌작이다. 헌작뒤 제수를 나누어 먹는 음복을 마지막으로 산제는 끝난다.
산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제문이다. 현제 각 산악회에서 사용하는 제문은 한글로 쓴 현대식, 한글과 한문을 혼용한 절충식, 한문으로만 쓴 유교식 등이 있다. 제문에는 산제 시기와 장소, 자연에 대한 감사, 산악인의 소망, 제주가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등이 들어 간다. 그리고 제문은 대개 한지에 종서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횡서로도 쓰고 산악회에 따라서는 컴퓨터로 작성한 제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끝으로 몇가지 제문의 실제를 예를 들어보면, 먼저 현대식 제문을 사용하고 있는 K산악회는 "한배검 나라 세우신지 사천삼백 삽십일년 ○○날. △△산
아래 배달 아들 딸 모여 작은 정성 모두옵고 산신님께 업드려 비나이다. 뭇산것의 어머니시여! 당신의 가이없는 지혜와 자비와 힘을 구부려 한 마음으로 기리나이다. . . . . . . .
. . . . . . 산신님 굽어 보시는 하늘아래 봄빛 어리고 누리에 바람 차니 햇살 가득 하오이다. 작은 정성 거두시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들거나 나거나 저희 얼과 몸을 부디 부디 봄날의 햇살처럼 감싸 보살펴 주소서!
한배검 나라 세우신지 사천 삼백 삽십일년 ○○날." 과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30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늘봄산악회의 제문은 유교식으로 되어 있으며 연연이 이어져 오는 전통이 깊은 축문이다. 결국 그 내용을 분석해 보면 모든 제문들이 대동 소이한 것이다. 여기에 원문과 한글본을 소개해 본다.
祝 文
유세차 2003년 0월 00일, 선암산악회 회장 노병구은 산신님께 고합니다.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심신을 단련하여,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회원들이 업드려 아룁니다. 산신님께서는 우리 늘봄산악회 회원들뿐 아니라 모든 산악인들이 올해에도 무사히 산행을 할수 있도록 도와 주실 것을 빌며, 조그만 정성으로 술과 포를 올립니다.
祝 文 原 文
維歲次 계미년 陽曆 0月 0日 선암山岳會 代表 000 敢昭告于 大山之神
等伏以 素好看山竝 愛自然 鍛鍊肢體 修養心身 登高攀壁 不辭險峻 伏惟
尊神庶鑑微衷 寧加保裕以安山行 謹以酒脯紙薦尙 饗
산제 순서
1. 國民儀禮: 愛國歌 齊唱
2. 默 念: 殉國先烈 및 먼저 가신 山岳人들의 冥福을 비는 默念
3. 會長人事: 白銀鉉會長
4. 祭禮降神
① 祭需 準備: 감, 대추, 밤, 배, 사과, 고기, 탁주, 기타.
② 焚香(분향): 香을 피운다.
③ 招魂(초혼): 招魂官은 아래와 같이 山神님을 부른다.
〔2003年 0月 0日 선암山岳會 모든 會員들은 지난 1年 동안 우리
모든 會員들이 無事하게 山行을 할수 있게 도와 주신 山神靈님께
앞으로 한해동안도 無事하게 山行을 할수 있게 도와 주십사고
조그마한 精誠으로 祭物을 마련하였사오니 神靈님께서는 우리
人間 世上에 내려 오셔서 參席하여 주시옵소서!〕
④ 參神(참신): 모두 모자를 벗고 鄭重한 姿勢로 山神을 對한다.
⑤ 初獻(초헌): 山岳會 會長이 첫 盞을 올린다. 술盞을 올리고 절을 두 번반 한다.
⑥ 讀祝(독축): 아래의 祝文을 읽는다.
⑦ 亞獻(아헌): 名譽會長, 顧問등이 두 番째 술盞을 올리고 절을 두 번반 한다.
⑧ 終獻(종헌): 副會長, 理事, 部長등이 세 番째 술盞을 올리고 절을 두 번반 한다.
( 女子는 세번한다.)
⑨ 獻酌(헌작): 모든 會員들이 차례로 술盞을 올리고 절을 한다.
飮福(음복): 모든 祭需를 나누어 먹는다.
5. 表 彰: 模範山岳人
축 문
유세차 辛巳年 2001년 3월 25일, 늘봄산악회 회장 백은현은 산신님께 고 합니다.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심신을 단련하여,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회원들이 업드려 아룁니다.
산신님께서는 우리 늘봄산악회
회원들뿐 아니라 모든 산악안들이 올해에도 무사히 산행을 할수 있도록 도와 주실 것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