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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blin Valley State Park
07 / 05 / 2006
오랜만에 쓰는 여행기 입니다. 같이 여행하는 친구들이 사람많고 북적거리는 곳 보다는 한가하고 자연의 멋진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곳을 좋아합니다. 덕분에 실제 여행도, 대도시 위주의 문화 탐방이라기 보다는 주로 사람의 손길에서 보호받는 곳 위주의 여행이 되었죠.
아무래도 자연 이라고 하니, 아직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오지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가 그랬던 것처럼 저희가 다녔던 곳이 대부분 교통도 불편하고 해서, 오지라고 할 수 있지 싶은데 정말 이 'Goblin Park' 는 그 중 군계일학으로 정말 오지게 오지였습니다. -_-;
' 너는, 대체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냐... -_-;; ' 라며~
저더러 같이 여행한 친구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할 정도로 말이죠. 저는 어떻게 저곳을 찾아갔던 걸까요.. -_-)a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I-70 Highway ~ ! ! 제일 좋아하는 사진 중의 하나입니다. 땡큐 뭉~!
이 도로가 건설되기 전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 길을 따라서 운전을 하다가 보면 정말 숨막히는 절경들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한 200km 정도의 구간을 달렸는데, 이대로 대륙을 가로지르고 싶을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위 사진은 그 단편일 뿐이죠. 마치 자이언과 그랜드캐년, 아치스, 캐년랜드를 모두 고루고루 섞어 놓으 듯한 절경들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것과는 별개로 200km 를 달리면서 그 흔한 맥도날드는 고사하고 주유소도 없고, 심지어 마실 물조차 만날 수 없었습니다. 저희가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긴 구간동안 최소한의 편의 시설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생각됩니다.
고블린 밸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저 하이웨이를 한참 달려서 어느 게이트로 빠져나온 후에도,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는 별 특징없는 직선 도로를 두시간 정도 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포장도 되어 있지 않은 길을 다시 한시간 정도 달려 끝에 도착하면 그제서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경치가 펼쳐집니다. ^^;;
처음 오늘의 목적지가 고블린밸리 라고 했을 때, 다들 조금 의아한 표정이었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느낌의 지명이었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여정은 대부분 Grand Canyon, Canyonlands, Capitol reef .. 등등의 확실히 무언가 미국다운(?) 뭔가 웅장한 스케일의 지명이었는데, 고블린 이라고 하니 왠지 모르게 조금은 쌩뚱맞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달려서 결국에 조그만 조각상 하나보고 나와야 하는거 아니야?? 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고블린 SP에 들어서며 짠~하니 나타나는 고블린 3형제를 보니 왜 이름이 고블린밸리 인지 바로 알수 있게 됩니다. 정말 이름 너무 잘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언제나 그렇듯이 일단 짐부터 풀고, 텐트 치고, 저녁을 먹고... 소세지와 베이컨을 구워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_-)a....
비록 화장실도 푸세식이고, 전기도 없었지만, 20자리 남짓한 캠프사이트가 있기는 있습니다. 여기에 상주하는 레인져들도 건물 지붕에 붙어있는 태양발전기로 생활합니다. ^^;; 하지만, 햇빛가리개까지 붙어있는 상당히 근사한 쉘터가 있어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토양이 좋지 않은지, 덕분에 텐트를 치는데 방해되는 잡풀들도 없었고 벌레들도 그다지 없어서 깔끔했습니다.
고블린도 식후경.. 아니겠습니까. 차콜을 피우고, 밥을 하고, 고기 소세지 굽고, 셀러드 만들고.. 오렌지주스 따르고.. 남자 네명이서도 나름대로 밥을 해먹습니다. ^^; 귀찮아도 설거지 까지 하고나니 해도 뉘엿뉘엿 기울고.. 이제 겨우 조금 돌아다닐 수 있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고블린 밸리의 전체적인 전경입니다. 이전의 풍경들에 비하면 왠지 스케일이 조금 작은(?) 편이고, 별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막상 다가서면 그렇게 작지도, 아담하지 않습니다. 바라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웃음이 나오는 모습입니다. ^^;;
저 아래에 내려가서 고블린 사이를 누비며 오토바이를 타도 되고, 자전거를 타도 된다고 하던데.. 안타깝게도 저희한테는 바이크도 자전거도 없습니다. ㅠ_ㅠ;
' 자~! 내려가보자~!!! 근데, 어디까지 가지?? '
' -_-;; 끝까지... '
' 좋아~! Gogo~ '
줄지어 서 있는 고블린들~! ^^;; 가까이에서 보면, 모두 눈코입이 달려있습니다. 옛날 만화에 나오는 눈코입이 달려있는 숲 속의 나무들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근데, 워낙에 모두 하나같이 동글동글하고 재미있게 생겨서, 이방인들을 향한 적대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 죽 찢어진 입으로 고함을 지르며, 앙상한 나뭇가지 손을 휘두르는 나무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원령공주에 나오는 귀여운 코다마 처럼, 이방인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같습니다.
예전에는 머쉬룸벨리 라고 불렸었는데, 언제부턴가 고블린 벨리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이지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각자 돌아다니면서, 사진찍으며 노는 중... 보고 있으면 재미있습니다. 고블린들 사이로 불쑥 사라졌다.. 불쑥 나타났다..
고블린 3형제 -_-;; 돌덩이 고블린들과 정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잠봉..
마지못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범탱과 나름 즐기는 뭉..
그리고 가장 멀리 있음에도 가장 리얼한 잠봉.
마치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의 풍경들..
풀 한 포기도 없는 이 모습들은 정말.. 지구가 아닌 것 같습니다. ^^;;
화성이라고 해도 믿기는 풍경들입니다.
아닌가요 -_-;;;;;;;;;;;;;
반지의 제왕에 나올 법 한 무슨 악마들의 성 같지 않습니까??
이곳에서 놀다가 해가 지면,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주변의 고블린들이 너무 우스꽝스럽게 생겨서
전혀 무섭지 않았습니다. ^^;;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동굴탐험.. 막혀있었습니다. ^^;;
일출 때 범탱이 나가서 찍은 모습.. 나머지는 자고 있었음.
이 고블린 벨리는 저희가 찾았던 장소 중에서 그 어느 곳 보다도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
이곳이 가장 즐거웠던 이유는 ... 음 뭐랄까요.
다른 장소에서의 웅장한 풍경들은 사실 조금 병풍같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그랜드 캐년이나 캐년랜드 같은 곳은
정말 보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울먹울먹 할 정도로 감동이 밀려옵니다.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즐거움' 이라는 감정과는
조~금 다른 거라 생각됩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고블린 벨리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압도당하게 하는 스케일 면에서 조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블린들과 하나되어 뛰어놀 수 있는 즐거움은 이전 어느 장소에도 뒤지지 않는 단연 '발군' 이었습니다.
사실, 그랜드 캐년에 가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콜로라도 강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행여나 강이 5분 걸어가면 닿을 수 있는 바로 밑에 있다고 해도, 반나절은 기다려야 물에 발이나 담궈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엄청난 관광객들이 붐벼대는 곳이니까요.
반면, 여기 고블린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몇명 있지도 않은 레인져들이 관광객들보다 많습니다. -_-)a
그 너른 고블린 벨리에서 저녁 몇시간 동안 놀면서 저희밖에 없었으니까요. ^^;;
이렇게 매력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관광객이 적은 이유를 찾아보자면..
주변에 쟁쟁하고 유명한 광광지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최고의 캐년들이죠 -_-)a..
한나절만 운전해도 도착 할 수 있는 거리에 브라이스캐년, 자이언캐년, 케피탈리프 가 있습니다.
큰맘 먹고 지도에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만 더 크게 원을 그리면, 저 보다 훨씬 더 많은 명소들이 포함됩니다.
그런 곳들만 모두 들리기에도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않은 일일텐데, 이런 외진 곳에 오려 마음 먹기는 어렵겠죠. ^_^;;;
하지만 덕분에, 저희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이곳을 밟아본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나~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요. ^_^; 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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