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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루어낚시는 이제 바다낚시의 당당한 한 축으로 성장했다.
특히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성수기에는 감성돔 낚시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바다 루어 대상어종 가운데 가장 확실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어종이 농어다.
그만큼 자원도 많고 낚시 방법도 쉽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농어루어낚시에 대해 막연한 거리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농어가 루어를 물까 하는 의심과 어디에 농어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루어를 던지느냐의 의문이 이런 거리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찌낚시보다 재밌고 조과도 앞선다.
농어낚시는 크게 루어낚시와 찌낚시로 구별할 수 있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찌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훨씬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찌낚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미끼를 꿰 채비를 일단 던져 놓으면 한참을 여유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마음 내키면 뒷줄을 조작한다든지 일정 구간을 흘리는 등의 변화를 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냥 가만히 놔둔 채 입질을 기다릴 수도 있다.
찌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루어낚시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여유를 잃어버릴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에 비해 루어낚시는 여유가 없어 보이는 낚시방법이다. 채비를 던지자 마자 감아
다시 던지는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는 건 피곤해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같은
동작을 되풀이해야 하므로 무척이나 재미없고 따분할 것이라는 생각도 할 법하다. 그러나 실상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루어낚시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상상력의 낚시라는 감성돔 릴 찌낚시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정도로 많은 상상을 하며 루어를 던지고 끌어줘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지 않고 오로지 던지고 끄는 동작을 되풀이한다면 그건 이미 루어낚시라 할 수 없다. 물 속 어디에 농어가 있을까? 조류가 이렇게 흐르고 저쪽에 여가 있으니 이쯤에 있지는 않을까? 오늘 물색에는 어떤 루어가 어울릴까? 루어를 감는 속도는 어느 정도가좋을까?
만약 입질이 없다면 루어 색상이 잘못된 것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어떤 색으로 바꿔주는 게 좋을까? 혹시 내 채비가 떨어진 곳보다 조금 더 멀리 농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노리는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이런 상상을 쉴 새없이 하면서 채비를 던지고 감아야 하는게 농어 루어낚시다. 따라서 낚시도중 재미가 없다거나 지루할 틈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재미가 있다 해도 고기가 낚이지 않으면 소용없다. 낚시는 누가 뭐래도 고기가 어느정도는 낚여 줘야 재미가 있는 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농어루어낚시는 찌낚시보다 조과가 앞선다. 지금 농어루어낚시가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서해안만 보더라도 몇년 전까지만 해도 찌낚시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농어낚시=루어낚시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루어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다. 낚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농어는 루어로만 낚는 것인 줄 알 정도가 됐다. 이처럼 급속도로 루어낚시 인구가 늘어난 것은 우선 조과가 좋기 때문이다.
▲ 농어는 큰 입으로 먹이를 한번에 덮친다. 만약 루어를 쫓아오기만 하고 공격하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루어를 바꿔주는게 좋다
농어 있는 곳 알면 백배는 더 재미있다.
상상을 펼칠 준비가 돼 있다면 루어를 들고 농어를 노리러 나서도 좋다. 하지만 어느곳을 노리고 루어를 던질 것인가?
농어루어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포인트 선정이다.
농어가 모여있지는 않더라도 하다못해 지나가기라도 하는 곳을 골라 채비를 던져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농어루어낚시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은 포인트 파악하는 법부터 알아두는 게 좋다. 다행히도 농어 포인트는 의외로 찾기 쉽다.
루어든 찌낚시든 포인트가 되는 곳이 같으므로 찌낚시를 할 줄 안다면 훨씬 쉽게 루어낚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농어는 일단 조류가 빠르기만 한 곳은 포인트라 할 수 없다.
빠른 조류가 불규칙한 바닥층에 부딪혀 복잡한 흐름을 보이는 곳이 좋다. 따라서 수중여나 간출여가 있는, 그것도 많은 곳이 좋은 포인트다.
만약 갯바위 루어낚시를 할 작정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포인트가 곶부리다.
▲ 루어에 낚이는 씨알은 보통 70cm가 넘는다. 굵은 씨알이 많다는 건 농어 루어낚시의 최대 매력이다.
그것도 단순히 바다쪽으로 튀어나가기만 한 곶부리가 아니라 주변에 간출여도 보이고 수중여도 있는 그런 곳이 좋다.
곶부리를 돌아다니는 조류에 물나이테가 생길 정도로 바닥에 장애물이 많다면 더욱 좋다.
기왕이면 섬과 섬 사이, 섬과 여 사이로 빠른 조류가 흐르는 곳이 더 좋겠지만 완벽한 곳을 찾지 못할 때는 이 조건을 포기해도 된다.
곶부리에서는 조류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농어 입질을 기대할 수 있다.
곶부리 다음으로 좋은 포인트는 독립된 여 또는 간출여 주변이다.
특히 본섬과 멀리 떨어져 있는 조류가 빠른 곳에 있는 여가 좋다. 흠이라면 농어가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
하지만 하루에 몇번은 농어떼가 반드시 지나가기 때문에 입질 걱정은 안해도 된다. 농어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조류가 빠른 곳에서 논다.
하지만 얕은 곳에서는 조류보다 여를 끼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따라서 얕은 여밭 역시 농어가 좋아하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조류가 빠르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꾸준한 흐름이 있으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조류가 밀려들어오는 만곡진 여밭에서도 농어를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얕은 여밭은 틀림없이 농어가 들어오는 곳이다. 하지만 막상 갯바위에서 루어를 던지면 잘 낚이지 않는다.
갯바위에 사람의 모습이 비치면 농어들이 위협을 느끼고 연안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얕은 곳에서는 농어가 잘 낚이지 않는다는 오해도 이런 현상 때문에 생겼다.
예전부터 어피 지그나 털바늘을 이용한 루어낚시를 즐겨온 노조사들이 갯바위 뒤쪽에 몸을 숨기고 낚시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같은 갯바위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낚시를 해도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보트루어낚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보트를 타고 바다쪽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농어들이 쉽게 도망가지 않는다.
따라서 매우 얕은 곳에서도 대형 농어의 입질을 기대할 수 있다.
보트농어루어낚시를 할 때 가장 먼저 공략해봐야 할 포인트가 얕은 여밭이다. 만약 얕은 여밭의 갯바위에 사람이 내려 있거나. 그런 지형이 없는 곳이라면 차선책으로 곶부리를 노려야 한다. 이때 곶부리에 부딪힌 조류가 안쪽으로 말려드는 곳이 루어낚시 포인트가 된다.
즉, 곶부리의 조류 반대편에 포인트가 형성된다는 얘기다.
곶부리 다음으로 확률이 높은 곳은 간출여 또는 독립된 여 다.
이때는 조류 상류에 보트를 멈추고 여 근처까지 채비를 던지는게 좋다. 규모가 작은 여라면 루어가 여 옆을 지나갈 수 있도록 약간 멀리 던진 다음 되감아 들이는 게 효과적이다.
보트가 조류에 밀려 여 가까이로 접근하면 농어가 빠져나가므로 엔진을 적절히 조작해 같은 지점에 최대한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류 반대쪽에서 여를 보고 루어를 던지는 방법도 있다.
이때 역시 엔진 조작으로 보트 위치를 잘 잡아야 효과적인 낚시를 할 수 있다. 이때 최대한 여 가까이 루어를 던진 다음 되감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어는 아무곳에나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종일 엉뚱한 곳에서 헛 고생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인트만 제대로 알면 언제든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를 알면 농어루어낚시 재미는 백배가 된다.
▲ 농어 루어낚시는 쉼없이 채비를 던지고 감는 낚시다. 따라서 끊임없이 물밑 상황을 머리속에 상상하며 낚시하지 않으면 쉬 피곤해진다.
조류 부딪히는 곳은 무조건 노려본다
농어낚시에서 조류에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류 흐름만 좋다 해서 농어가 있을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된다. 농어낚시에도 포인트가 있다. 가장 좋은 포인트는 조류가 부딪히는 곳이다. 쉽게 말해 조류 흐름에 장애물이 있는 곳이 좋다는 것이다. 갯
바위 또는 여에 부딪힌 조류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흐름은 농어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일정하지 않은 조류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각종 먹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농어루어낚시에 있어 빠르면서도 복잡한 조류대는 가장 이상적인 포인트다.
앞에서 설명한 각 포인트들 역시 이 범주에 속하는 곳들이다. 이제부터는 각 포인트별로 구체적인 공략법을 알아보자.
곶부리에서 루어로 농어를 낚을 때는 빠른 조류대를 직접 공략하는 게 아니다.
빠른 조류는 포인트를 만들어줄 수는 있어도 포인트가 되는 건 아니다.
포인트는 곶부리의 조류 반대편에 형성되며 조류가 빠를수록 그 범위가 넓어진다.
갯바위에서는 조류를 등지고 서서 연안을 따라 루어를 끌어주거나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경계선을 탐색하는 게 일반적이다.
조류의 힘이 아주 강해 광범위 한 와류대가 형성된다면 아무데나 루어를 던져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와류대에서도 핵심적으로 노려야 할 포인트가 있다.
간출여나 수중여 주변이 그 곳, 농어가 몸을 의지하기 좋다는 이유도 있지만 조류가 특히 복잡하므로 멋잇감이 많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와류가 형성되지 않는 곳이라 해도 여 주변은 반드시 반복적으로 노려 볼만한 포인트다.
입질은 수중여 부근에서 들어온다
그렇다면 수중여 주변은 어떻게 공략하는 게 좋을까?
무조건 가까이 붙이는 게 유리하다. 간출여나 조그만한 여 또한 마찬가지다.
여 가까이 루어를 붙인다고 해서 그곳을 노리고 채비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입질을 받을 수는 있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못된다.
루어는 노리고자 하는 여 보다 멀리 던져야 한다.
원하는 포인트보다 루어를 멀리 던지는 것은 농어루어낚시의 기본 원칙이다. 입질은 루어가 포인트를 지나갈 때 오는 것이지 포인트에 떨어 졌을 때 오는 게 아니다.
농어 머리 위에 바로 떨어지는 루어보다 멀리서부터 달려와 자신의 코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루어가 자연 스럽게 보일 건 뻔한 얘기다.
루어 선택이 중요하다
이제부터 진짜 중요한 부분에 대해 알아보자.
루어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루어다. 어떤 루어를 선택하느냐는 포인트나 테크닉보다 앞서는 문제다.
농어루어낚시를 하다보면 루어를 쫓아 발밑까지 왔던 농어가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낚시꾼 입장에서는 정말 약이 오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한번 그런 일이 있으면 그 뒤로도 또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게 일반적이다.
농어가 루어를 쫓아오기만 하고 덮치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옳다.
그리고 가장 우선적으로 재고해야 할 부분이 루어에 선택에 대해서다.
농어가 먹이로 알고 쫓아 왔다가 그게 아님을 눈치 챈다는 것은 루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농어용 루어는 물 속에서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루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요소는 립의 크기와 각도, 그리고 루어의 크기다. 립이 너무 크면 좌우 움직임이 크면서 둔하고, 립이 작으면 빠르면서 작게 움직인다.
경우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립이 작은 루어가 급하게 쫓기는 듯한 움직임을 연출하므로 훨씬 자연스럽다. 립의 각도는 루어가 물 속으로 파고드는 정도를 결정한다.
농어루어낚시에서는 물에 뜨는 플로팅 타입의 플로그를 많이 사용한다.
이 플러그는 물 위에 뜨지만 일을 감으면 일정한 수심까지 파고든다. 보통 1~1.5m정도 가라앉은 상태에서 끌려오며, 릴링을 멈추면 곧바로 떠오른다.
루어의 크기도 움직임을 결정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큰 루어는 크고 느리게 움직이고 작은 루어는 작고 빠르게 움직인다.
따라서 작은 루어가 훨씬 자연스럽다. 하지만 작은 루어는 자체 무게가 가벼워 멀리 던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플러그 내부에 쇠구슬이 들어있어 원투력이 높으므로 이를 참고해서 선택하는 게 좋다.
전용장비가 낚시 재미 높여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어낚시용 릴 찌낚시대에 플러그만 달아 루어낚시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전용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몰라보게 많이 늘었다.
전용장비는 그 낚시 스타일에 맞게 개발된 것이다.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낚시를 가능하게 해준다. 농어루어낚시 역시 마찬가지다.
갯바위 농어루어낚시의 경우 원투성이 좋은 긴 낚시대를 준비하는 게 좋다. 4.5m 정도가 적당한 길이. 하지만 보트루어낚시에 많이 쓰이는 3.6~3.9m짜리를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다. 다만 하루종일 루어를 던져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작은 힘으로 멀리 던질 수 있는 긴 낚싯대가 유리하다.
보트 루어낚시의 경우 길이가 짧은 낚싯대가 좋다.
보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짧은 낚싯대가 여러모로 편하다. 그렇다면 왜 꼭 루어대를 사용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루어대는 일반 릴낚싯대의 비해 가이드 구경이 넓다. 무거운 봉돌이나 찌를 달아 채비를 던지는 릴 낚싯대는 가이드가 좁아도 큰 지장이 없지만 불과 20g 내외의 루어를 던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경이 큰 가이드가 필요하다.
또 일반 릴낚싯대는 초릿대가 지나치게 물러 농어의 바늘털이를 제압하기 어렵다. 하지만 루어대는 전체적인 휨새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웬만한 요동에는 낚싯대가 돌아가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강한 초릿대의 탄력을 살려서 루어를 던질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먼 거리까지 공략이 가능하다. 요즘은 우수한 국산 루어대가 많이 나와 있어 큰 부담 없이 장만할 수 있다.
릴의 경우 5호 원줄이 150m 정도 감기는 크기가 적장하다.
8호 원줄이 120m 정도 감긴 예비스풀도 별도로 마련하는 게 좋다.
5호 원줄은 보트루어낚시를 할 때 사용하고, 8호 원줄은 갯바위루어낚시를 할 때 사용한다. 국산 릴로도 얼마든지 낚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가며 외제를 살 필요는 없다.
원줄은 물에 뜨는 타입이 좋다. 특히 갯바위 루어낚시에서는 반드시 뜨는 원줄을 사용해야 한다.
체력이 달릴 때 루어를 던지는 대신 조류에 태워 흘려보낸 다음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색상은 하늘색이나 베이지색 계통이 물 속에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유리하다.
오계원 월간바다낚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