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휘가 긴 시간 통곡을 했다. 잘 시간에...
전에 다녔던 산행학교 가고 싶다고...
무지무지 심심했던 거다.
하루종일 엄마는 집안 유지한다고 왔다갔다 하고, 몸이 안좋아서 시시때때로 깨는 막내 재우고, 먹이고 하느라 지들 둘만 심심하게 놀다 지쳤으니...옥상에서 노는 것도 장난감을 가지고 마루에서 노는 것도 책읽는 것도, 종이접기도 오늘은 하루 종일 시들시들했다.
빈둥빈둥 누워서 지내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동현이는 연신 "나 졸려~'소리를 하루 종일 한다.
아침에 tv40분, 컴퓨터 게임과 만화 40분...역시 이런 영상물은 점점 더 많이 보길 원하게 된다. 심심할 때마다...
그래서 아예 끊어야겠다. 생각했다.
오늘은 어디든지 좀 데리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 8시 30분에 나가자는 게 10시, 11시, 12시가 되더니 결국 2시에 나갔다.
그래도 김밥 3줄 사 들고, 고구마와 물도 챙겨 넣고 모양만 그럴싸하게...^ ^
목적지는 경기도립미술관이 있는 화랑유원지
물어물어 도착해보니 생각과는 다른 보물이었다. 뭐 가끔 텔레비전에서 봤던 현대미술관 처럼 잔디밭에 미술작품 있고, 또 뭐가 있을까...하고 도시적으로만 생각했는데 도착해 보니 왜가리와 물오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호숫가 공원이었다.
애들은 운동기구 2가지로도 한참을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나서 미술관에 들어가봤는데, 페미니즘 작가들의 전시 중이었다. 속으로 아이들의 눈을 보호해 주시라고 기도하며 들어갔는데, 내 짐작이 맞았다.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억압받는 여성과 여성성을 나타내는 쪽의 작품이 많은 듯했다. 순간 순간 기도하면서 중간 정도 가다가 서둘러 나왔다.
느낌이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동현이는 "싫었다' 동휘는 "다 좋았다" 대답한다.(내 의도에 대한 반동심리일 것도 같은데...)
나는 "엄마는 섬뜩하고 무서웠다"고 했다.
미술관 안 코너마다 기도하면서 빨리 지나쳤는데, 아이들이 안봤으면 하는 작품들은 다 아이들의 시야에 안들어온 것 같아서 안도도 됐고, 감사했다.
다음에도 한 번씩 나가야겠다. 노적봉도 올라가보고...유진이가 그 쪽으로 이사온다고 했는데, 알아보니까 무지 환경이 좋았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