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가는 길 (Way to China) 유스호스텔식 숙소 애플하우스 | ||||
중국과 베트남을 잇는 다리 위에서 자! 이제 중국으로 다시 들어갈 시간이다. 베트남 비자 만료일도 이틀밖에 안 남았으니 좋으나 싫으나 움직여야 한다. 박하에서 중국국경 도시인 라오까이(베트남)까지 버스를 알아보니 아침 5시 반과 오후에 미니버스 두 대가 있다고 한다. 오후에 출발하면 당일로 중국에 들어가기 힘드니 피곤하더라도 새벽에 움직인다. 새벽에 주인을 깨워 문을 열어 달라고하고 동이 채 밝아오기 전 공터에 나가 버스를 기다린다. 6시가 넘어서야 버스는 출발을 한다. 몇일 전에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왔던 길을 버스는 마을마을 마다 들려 천천히 내려간다. 1시간 쯤 지났을 때 차장이 나에게로 와 차비를 내란다. 얼마냐고 물으니 손으로 다섯을 펴 보인다. 나는 4만동으로 알고 있다고 넷을 펴 보이자 차장은 인상을 구기면서 다시 다섯을 펴 보인다. 잠깐 망설여 진다. 나는 지갑에서 4만동을(3200원) 건네주었다. 그러자 차장은 환하게 웃으면서 돈을 받아 간다. 이잉? 잠시 생각해 보니 차장은 5천동을(400원) 가리킨 것이었다. 그리고 우습게도 차장은 날 현지인으로 본 것이다. 하하! 하긴 이곳은 고산족들이 많이 사니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수수께끼 같던 현지인 요금을 안 것이다. 차라리 몰랐어도 됐을 것을..... 라오까이에 도착하자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은 시간이다. 근처 식당에 들려 늦은 아침을 먹는데..생각보다 이 곳 물가가 비싸다. 아니 배낭여행자에게만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사파나 중국 혹은 그 반대로 당일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냥 거쳐가는 도시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심이 안 좋고 가격도 비싸다. 상황이 이러하니 나로서도 더 머물 필요가 없다. 손님은 없는데 가격은 비싸다. 이상한 일이다. 수중에 가지고 있는 베트남동이 10만원 정도 된다. 하롱베이를 건너뛰고 박하에 ATM이 없으니 넉넉히 준비해 온 것이 넉넉히 남은 셈이다. 중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환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식당에 물어보니 친절하게 은행에 전화를 걸어 보고 나에게 알려준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내가 계산한 환율과도 많이 차이가 난다. 식당에서도 바꿀 수 있을 정도면 쉽게 바꾸리라..생각하고 근처 제법 규모가 되는 여관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환율이 좋은 곳은 지금 중국돈을 갖고 있지 않고 지갑에 두둑히 중국돈을 갖고 있는 곳은 또 환율이 나쁘다. 내친 김에 국경까지 가 보자 하고 투벅투벅 걷는데 오토바이 운전사가 계속 따라온다. 국경 풍경도 볼겸 천천히 걸어볼 셈인데 가격을 계속 떨어뜨리며 자꾸 타라고 한다. 결국 또 오토바이를 타는 군! 하며 그냥 올라탄다. 국경은 작은 시장통 같다. 그리고 기다리던 환전상들이 보인다. 왜! 딱 환전상처럼 보이는 분위기 있지 않은가? 40대의 아줌마들이 가죽으로 된 돈가방을 움켜 쥐고 일렬로 앉아 있는...몇 명에게 물어보자 다들 똑 같은 환율을 얘기한다.
중국으로 넘어가자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다.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넘어올 때 길이 아스팔트로 바뀌고 이층 삼층 집들이 그득그득 눈에 들어올때 참 인상적이였는데 중국으로 넘어가자 큰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쿤밍으로 가는 밤버스표를 구입하고 시간이 남아 배낭을 근처 호텔에 유료로 맡긴다. 내친김에 화장실을 물어보니 위로 올라가라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엘리베이터 안에 전신 거울이 있다. 신기하다. 이런 큰 거울이 있다니....그러고 보면 캄보디아와 베트남 내내 조막만한 거울만 본 셈이다. 밤버스는 새벽무렵에 쿤밍에 도착한다. 대부분 낯선 도시에 처음 도착하면 긴장을 하게 된다. 게다가 밤늦게이거나 새벽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쿤밍이 이번이 두번째이니 난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버스에 함께 탔던 캐나디언 커플과 일본인 한명과 능숙하게 택시를 잡아 운전사한테 말한다. 차화삔관! 쿤밍은 이번이 두번째니 딱히 또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루는 밀린 원고를 정리하고 하루는 경찰서에 갔다.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서다. 내가 태국에서 한달비자를 받았는데 티벳을 포함하니 한 달로는 부족하다. 이왕이면 미리 연장해 보자는 생각이다. 물어물어 꽁안국의 외사과에 가서 설명을 하자 이번엔 내가 실수를 했다. 비자연장시점은 여권의 비자만료일부터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자연장 신청일로부터 적용된다는 것이다. 결국 한달이 되기 직전 비자를 연장해야 되는 셈이다. 이거 또 골치 아픈 일이 하나 생긴 셈이다. Tip. 중국에서의 비자연장 하루는 쇼핑을 하러 갔다. 중국에서는 까르푸가 선점을 한 듯 싶다. 한참을 고르고 골라 썬크림 하나를 샀다. 로션이 떨러졌으니 로션대신 쓸 셈이다. 중국산과 미국산 NIVEA중에서 한 참을 갈등하다가 결국 니베아를 고르고 만다. 누가 그랬던가? 기업은 제품을 만들지만 소비자는 브랜드를 산다고... 그렇게 쿤밍에서의 몇일은 지나갔다. 앞으로 당분간 기대가 되는 운남성 북쪽 루트 다리-리지앙-호도협-종디엔-더친(샹그릴라) 루트를 타다가 티벳쪽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