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절물휴양림
“삼림욕 하면서 기(氣) 받아가세요!”
“기(氣) 체조 동참하세요. 그냥 가시면 서운합니다!”
절물오름에 올라 약수를 마시고 내려오던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야트막하지만 오름은 오름이니 제법 힘에 부칠 만도 한데, 호기심만큼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명치 아래의 마음을 느낄 때, 기가 소생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한데 모으세요.”
모여든 사람들은 어느새 순한 양이 되어 일사분란하게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아유 시원해!’라는 말이 연신 들려온다. 어림짐작만으로도 30~40여 명에 이른다. 가던 길 멈추고 합류하는 사람들로 수십 명이 금세 모여든 셈이다.
기체조를 마치고 만난 박규은 씨(서울체신청 강동우체국)는 몸이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어제 저녁 함께 여행 온 동료들이랑 술을 좀 마셨어요. 잠깐 움직였을 뿐인데도 몸이 개운해지네요. 눈도 탁했는데 맑아지는 것 같고. 제주도에 와서 이런 경험을 할 줄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좋네요.”
이제 절물휴양림은 삼림욕만 즐기는 곳이 아니다. 5월부터 기체조 교실이 마련돼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뿐만 아니다. 휴양림 한 가운데서는 요가 교실도 열리고 있다. 강사는 제주시생활체육협의회에서 매주 월~금요일에 2명씩 파견되고 있다. 숲길을 걷다 마음이 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그저 보고 느끼고, 삼나무·소나무가 뿜어내는 산소 공기를 마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하기 힘든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외국인들의 반응이 특히 좋아요.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고 멈춰서서 함께 하는걸 보면 뿌듯하지요. 아침에 오름을 오르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시민들에서부터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 단체 관광객들에 이르기까지 기체조와 요가교실 모두 인기입니다.”
절물휴양림 직원들은 요즘 같아선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시작한지 열흘이 채 안됐는데 여행업계에서는 절물휴양림에서의 기체조와 요가교실을 여행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여행사 가운데 하나인 하나투어에서는 벌써 상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절물휴양림에서도 테마의 거리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요가와 기체조교실, 숲 속의 문고와 함께 ‘박수치기 존(zone)’ 혹은 ‘웃음 존’과 같은 테마가 있는 길을 조성하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절물휴양림에서도 볼거리, 느낄 거리가 보다 더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다 한 번 찾고 마는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처럼 도민과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고, 다시 찾을 이유가 있는 곳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절물휴양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숲에서 잠드는 이색 경험, 절물휴양림 ‘숲 속의 집’
절물휴양림 내에는 이색 숙소가 자리하고 있다. 일명 ‘숲 속의 집’이다. 숙소마다 붙여진 이름도 다래, 머루, 산딸기, 오미자, 소나무, 삼나무로 하나같이 소박하고 편안하다.
절물휴양림 입구에서 목재 데크로 난 길을 따라 삼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커다란 광장을 앞에 두고 옹기종기 자리한 숙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색 숙소 안에서 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푸르게 우거진 40여 년 된 삼나무 휴양림이며,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상쾌한 내음은 보너스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산책 코스가 있는데다 물론 오름을 올라 약수를 마시는 체험도 가능하다. 바닷가의 어느 휴양지처럼 북적거림이 없기 때문에, 보다 깊은 휴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요금은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그리고 주말과 주중에 따라 차이가 난다. 6평, 8평, 10평, 15평, 20평형 등 규모가 다양한 만큼, 가족단위 관광객에서부터 단체 수련회나 단합대회를 위한 장소로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단, 인기가 높으니 사전 예약은 필수다.
문의 : 제주절물자연휴양림 (☎ 064) 721-7421)
첫댓글 사진만 보아도 삼림욕하고 있는듯 기분이 좋아지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용 *^^*
드뎌 찾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