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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1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1위 도로공사(승점53점)와 2위 IBK기업은행(48점)의 경기를 직관하고 왔습니다.
설 명절 연휴에 정체를 빚을 고속도로 사정이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시즌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IBK 선수들 보고자 길을 나섰습니다. 대구에서 김천까지 평소보다 교통량은 조금 많은 듯 했지만 길은 거의 안 밀렸습니다. 대통령님 덕분에 통행료 안냈고요.
(그래도 명절연휴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반대입니다. 안그래도 적자인 공기업이 1일당 1,000억 정도씩 이익(수익)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말이죠. 공짜 좋죠! 하지만 명절날 고향집 방문하면서 내는 통행료는 마땅히 해당 국민들이 기꺼이 내지 않을까요? 정책 당국자들이 진지하게 고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매표소 창구마다 2~30명씩 줄을 서 있었고요.
저는 도로공사 서포터즈라 한치의 막힘도 없이 곧바로 표를 수령해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김천 경기장 2층까지 빼곡히 관중이 들어서고,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오늘 공식 관중수는 6,823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 경기장에 입장했을 때 한창 몸을 풀고 있던 양팀 선수들.
저는 IBK기업은행 원정팀 응원단석에 착석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앞에서 세번째 줄에 자리가 비어있어 여유롭게 응원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
1세트부터 김희진-김수지-메디-김미연 선수까지 고른 득점이 나오며 출발이 좋았던 IBK기업은행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멋진 디그가 몇 차례 나왔고, 김수지 선수의 서브 득점에 김미연 선수의 블로킹까지 이어지며 세트 초반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도로공사에서는 외국인선수 이바나가 서브범실 2개를 포함해 공격에서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늘 경기 기록지 상으로는 20득점에 공격성공률 42.22%, 점유율 45.92%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실제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낌은 훨씬 더 비중 없었습니다.
상대팀 메디 선수의 활약이 더 대단했기에 그랬을까요?(34득점 공격성공률 55.56%, 점유율 50.94%) 이바나 선수의 날카로운 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오늘 경기였습니다.
2세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트 초반 블로킹 2개가 나오면서 IBK기업은행의 출발이 좋았습니다. 이어 박빙의 승부 속에서 김희진 선수의 깔끔한 이동공격과 서브득점이 연속해 나오며 11 대 9. 앞서가는 기업은행입니다.
반면 홈팀 도로공사는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문정원 선수의 리시브(41 시도/18 정확)는 그래도 경기내내 꽤 저정확하게 유지되었다고 느껴졌는데 양쪽 날개 공격수들을 시작으로 특유의 중앙속공(정대영&배유나)도 좀처럼 안 나오고, 블로킹 싸움에서도 졌습니다(3 대 8).1~2세트 모두 시도되었던 세터 교체카드(이원정 투입)도 결과가 신통치 않았고,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2세트 막판 따라가야할 상황에서 문정원 선수의 공격은 그대로 아웃되어 버리고, 메디 선수의 공격은 상대 블로킹에 걸렸음에도 그 공이 엔드라인을 넘어가 IBK 득점이 되어버리더군요. 경기 결과 그대로 분위기가 100% IBK기업은행의 것이었습니다.
3세트도 초반 8 대 5로 앞서기까지 IBK에서는 고예림 선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격을 성공시켜준 것이 2개 있었고(올시즌 랠리 상황 등 팀이 어려운 때에 공격에서 마무리를 해주는 능력이 고예림 선수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공수 모두 많이 발전했지만), 세트 중반에는 김희진 선수가 다시 한 번 힘을 내주며 3연속 득점(블로킹-이동공격 성공-서브 득점까지)으로 21 대 14 리드를 잡았습니다.
경기 막판, 박정아 선수의 회심의 공격까지 그대로 아웃되며 점수는 24 대 19, 결국 3세트도 IBK기업은행이 가져가며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벌어진 1, 2위팀간의 맞대결 치고는 경기 결과가 너무 허무했습니다. IBK기업은행의 승리를 내심 바라긴 했지만, 이렇게 홈팀 도로공사가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또 몰랐습니다. 도로공사로써는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던 이상한 경기였습니다.
이바나 선수가 20점이나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경기를 보면서의 느낌은 너무 못했습니다. 공격에서의 결정력이 떨어져 보였고, 날카로운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했었지만 문정원 선수의 리시브는 (기록지상 기록보다는) 그래도 잘되는 모습이었고, 9점이나 기록했다지만 정대영 선수도, 무득점의 배유나 선수도 안보였던 경기였습니다.
신들린 듯했던 이효희 세터의 토스도 오늘은 없었고, 그나마 날개 공격쪽에서는 박정아 선수가 고군분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바나 선수보다도 더 공격에서 비중도 놓고 성공률도 좋게 느껴졌었는데, 실제로는 공격성공률이 26.92%에 불과했네요. 7득점 해줬습니다.
반면 IBK기업은행에서는 메디 선수가 가장 빛나 보였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확실한 해결사 면모에 34득점도 득점이지만 수비에서도 여전히 단단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디그 8개). 여기에 경기 내내 조율을 잘 해주었던 염혜선 세터의 경기력도 참 인상적이었고, 특히 IBK의 오늘 신들린 듯한 디그쇼(디그 61 성공 13 실패 - 도로공사는 46 성공 15 실패) 중에서도 염혜선 선수의 몸을 사리지 않는 디그(10시도/10성공)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덧붙여 최수빈 선수(리시브 상황 시 투입)와 노란 리베로(디그 상황 시)로 분업화 되어 있는 IBK의 더블 리베로 체제도 한층 안정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선수가 쉴새없이 번갈아 투입되는 장면을 계속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최수빈 선수의 수비도 무난하게 자리 잡아가는 느낌이었고(기록지상 리시브 성공이 3개밖에 기록되지 못했지만/시도 20, 디그는 4시도/4성공), 노란 선수도 중간중간에 몸을 던지는 수비(12 디그)로 제몫을 다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 결과로 두 팀의 현재 승패는 동률(18승 8패씩)에 승점이 단 2점차까지 좁혀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6라운드에 접어들어 더 치열해진 순위싸움이 되겠습니다. 현대건설의 3위가 거의 확실해진 상황에서, 1위팀은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해 있을 수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오늘 승리로 좋은 흐름을 가져가게 되었고, 도로공사로서는 빠른 시일 안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합니다.
■ Today's Best Player : IBK기업은행 염혜선 & 메디 선수
앞서 언급했던 IBK의 두 선수를 오늘 경기 Best Player로 둡니다.
메디 선수(오른쪽)야 원래 이정도는 늘 해주는, 잘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그리고 오늘 염혜선 선수가 보여준 몸을 사리지 않는 멋진 수비 장면 몇몇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염혜선 세터를 그래도 1번으로, 메디는 2순위로 뽑아봅니다.
염혜선 선수는 실제로 오늘 경기 MVP로 뽑히기도 했죠. 두 선수 모두 오늘 승리 축하합니다.
■ Today's Worst Player : 전반적으로 도로공사 선수들?
오늘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양팀 선수들에 대한 느낌(평)을 이미 앞서 적었습니다. 오늘 경기... 도로공사로서는 본인들의 플레이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너무 무기력했습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현재 상황에서, 그렇다고 순위싸움에 부담감을 느끼거나 조급해질 도로공사 선수들이 아닌데 말이죠(노련한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딱히 뚜렷한 문제나 이유를 경기 중 찾을 수는 없었는데, 그래도 코치진과 선수들은 오늘 많은 고민 좀 해야할 겁니다. 주전 선수들도 다시 한 번 재무장이 필요하고, 오늘 같은 경기에선 코치진은 몇몇의 반전카드도 더 과감하게 써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이원정 카드는 오늘 실패했지만, 정선아-하혜진-이소라 등등 벤치가 탄탄한 도로공사입니다). 모두들 각성하세요.
■ 직관 추가 이야기들
←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IBK기업은행 선수들.
올시즌 남녀부 통합 최다 관중 앞에서 확실한 경기력을
뽐냈습니다. 어려운 상대를 완벽히 제압해냈습니다.
←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을 만나러 나가는 길. 경기가 일찍
끝나서 좋은 점은 보시는 것처럼 밝은 환경에서 선수들
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집에 일찍 갈
수 있다는 점이겠죠?(갈길이 멀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경기 후, 보시는 것처럼 선수들 퇴근길에
안전띠가 설치되어 있더라구요. 지난 번 장충에서는 한
번 본적 있는데 김천에서는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높아진 여자배구, 도로공사팀의 인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팬 여러분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안전띠 때문에 처음엔 조금 어렵긴 했는데, 그래도 우리 선수들 팬 서비스를 아주 잘해주시거든요. 지난 10월 22일 경기 때에도 IBK기업은행 선수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 오늘도 그랬습니다.
제가 양팀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김미연 선수와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전에는 손 아이싱 때문에 사인은 받을 수 없었던 이고은 세터 사인도 받았습니다. 올시즌을 끝으로 IBK를 떠나게 되는(규정 때문에 팀을 옮기던지 리그를 옮겨야 함) 메디 선수도 사인 받고 싶었는데, 제일 먼저 나오긴 했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저 길 한 가운데를 먼저 묵묵히 걸어가버리셔서 못 받았습니다. '당신의 플레이는 무척 인상적이다.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영어로 전할말도 다 준비했었는데... 반면 같이 나온 이바나 선수는 오늘도 팬 서비스 제대로! 길가의 팬들과 밝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귀가했습니다(저도 하이파이브!).
오늘 경기력만으로도 다시 보였던 염혜선 세터와 노란 선수 사인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타이밍을 놓쳤고. 대신 루키 김현지 선수와 올시즌 중간에 KGC에서 이적해온 박세윤 선수 사인도 받았습니다. 김현지-박세윤에 최수빈, 변지수 선수가 함께 서있었는데, 다 한꺼번에 사진 한 번 찍자고 부탁하지 못했던 것은 조금 많이 아쉽고요. 역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봄배구하러 또 김천 찾게 되면 그 때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한솔.이솔아 선수였던 것 같은데, IBK 신인 선수들도 다음엔 꼭 사인 받고 싶어요.
김수지 & 김희진 선수는 워낙 많은 팬들에 둘러싸여 엄두도 못냈고, 지난 시즌까지 도로공사에서 뛰었던 고예림 선수도 김천팬들이 여전히 많이 사랑하죠. 그리고 오늘은 제가 원정팀 IBK기업은행 선수들에 집중해 있다보니까 도로공사 선수들을 거의 못봤는데요(이바나, 정선아 선수 두 명 마주쳤네요). 확실히 진 팀 선수들은 서둘러 귀가합니다. 그리고 사인 받거나 무언가 부탁하기도 어렵죠.
그동안 김천에 갈 때마다 단 한 번도 귀갓길에 포착하지 못했던 우리 대구 출신의 전새얀 선수, 꼭 한 번 만나고 싶고요. 그리고 박정아 선수 사인도 받고 싶었고, 팬북에는 아직 사인 못받은 문정원 선수 사인도 받고 싶었는데... 오늘은 아쉽게 되었습니다. 다음 경기는 꼭 승리! 그리고 웃으며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양팀 선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 Today's Photo
알레나(인삼공사), 이바나(도로공사), 듀크(GS)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최고는 이 선수 아닐까 싶습니다. 공수에서 정말 꾸준하죠.
1세트부터 5세트까지 표정도 늘 한결같은 선수. IBK기업은행의 메디 선수입니다. 올시즌을 끝으로 IBK와의 2년간 동행이 끝나는 터라 다음시즌 행보가 무척 기대되는데요. 부디 국내리그에서 좀 더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올시즌 박정아 선수(FA 자격으로 이적)와의 상반된 성적으로 더더욱 부각되는 듯한 고예림 선수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그랬지만 공수에서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곧 국가대표로도 꾸준한 활약이 기대되는 정도! 오늘도 잘했습니다.
염혜선 세터(왼쪽)의 조율 속에 IBK기업은행 승리!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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