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숙 박사의 사랑의 편지/2009.8.22.
한부모가정이 있는 곳에 찾아갑니다
어제는 대부도에 있는 한 펜션에 다녀왔습니다.
대부도는 경기도 안산시 행정구역에 속한 섬으로 6천여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입니다.
저는 난생 처음으로 대부도를 찾았습니다.
말로만 듣던 대부도는 기대이상으로 멋진 곳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월곳IC를 지나 대부도쪽으로 달리다 보니 시화방조제가 나타났습니다.
우리 일행은 바다를 가로지른 12Km에 이르는 다리(?)를 빠르게 지날 수 있었습니다.
내가 대부도를 방문하게 된 것은 시흥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강의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시흥시 건강가정지원센터는 한부모가정 캠프를 대부도에서 하기로 결정하고 연락을 준 것입니다.
한부모님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노라는 평소의 다짐에 따라
10여명의 한부모님들을 만나러 대부도에 입성하는 제 마음은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캠프장은 대부도의 도심이 아니었습니다.
주소지를 찾아 달리고 달리다 보니 중심지와 멀어지는 차를 발견하게 됩니다.
주위는 포도밭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100m정도의 포도나무에는 종이 봉투 속에
보라빛 포도송이가 영글어가고있는 듯 보였습니다.
포도나무의 매력에 빠져 있노라니 차는 어느덧 주소지 근처에 도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좁은 시골길을 지나 바닷가가 보이는 찻길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몇시간 전부터 내린 소낙비로 하늘은 어두워지고 주변은 회색빛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차에 있던 아들 녀석이 "이 동네 좀 무섭다"라고 말합니다.
내가 봐도 좀 심상치 않아 보이는 시골길입니다.
포도밭과 갯벌, 그리고 바다물이 그리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그런지
미지를 향한 두려움은 우리를 조금은 긴장시켜갔습니다.
우리가 네이게이션을 따라 도착한 곳은 부두같은 곳이었습니다.
부두 앞에는 배도 몇척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검은 피부색을 띤 어부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우린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길을 묻습니다.
"바다향기 펜션이 어디있나요?"
어부는 낯선 관광객의 질문을 거절하지 못하듯 "바로 저 위요"라고 말하더군요.
우리는 차를 돌려 어부가 말한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는 바다향기 펜션이란 작은 팻말이 붙어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한부모가정 캠프장에 도착했지만 한부모님들은 보이지 않았지요.
출발이 늦어져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으니까요.
저는 2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치거나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제 앞에 앉아 있는 한부모님의 환한 미소를 보았으니까요.
밤늦게 어둠이 내린 대부도를 빠져나옵니다.
어두움은 잔잔한 바다의 소리를 가져가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난 한부모가정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새로운 삶을 향해 내딛는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가 계속될 때 그 미래는 찬란해 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