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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7구간(차령고개-봉수산-430봉-개치고개-420.9봉-480봉-490봉-곡두고개-630봉-646봉-갈재고개)
1.일시: 2012년 5월 12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구름님, 하늘님, 바람, 딱선생, 그윽한 미소 그리고 나)
3.날씨: 전날 비가 올듯 말듯 하더니 날씨만 약간 흐리고 조망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울울창창한 숲속에서 조망을 볼 수 없었음. 갈재고개 마지막 내림길에 있는 646봉 태화산 자락에서는 조망 가능한 것 같았으나 심신이 너무 지친 관계로 어느 누구 하나 확인하자는 사람 없었다. 확인하자 하면 맞아 죽을 것 같은 분위기에 누가 나서겠는가! 조망이 좋지 않을거라고 치부할 수 밖에...
4.소요시간및 거리: 대략 거리는 능선 길이만 13km 정도이고 차령고개에서 10시20분 출발하여 갈재고개 도착 7시30분, 갈재고개에서 갈재식당까지 걸어 내려온 30분까지 총 9시간 30분 걸림. 밥먹고 쉬는 시간 빼고 능선 순수 주행시간 8시간.
출발
전날 먹구름이 잔뜩 몰려들어 산행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아침에 확인하니 비는 올것 같지 않았다. 이번 구간을 다른 산행기를 통해 확인해 보니 크고 작은 봉우리가 무려 22개 봉우리가 포진하고 있다.
거기다가 표고차가 심하여 돌발 변수가 발생할까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상 우리 산행이 그러하듯이 더 이상 갈 수 없으면 무조건 하산이다. 접근로나 소요 시간은 둘째 문제이고, 일단 안전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슨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할 필요는 절대적으로 없지 않을까 한다!
항상 이런 기본적인 생각으로 산행을 하는데, 여럿이 하는 산행이다 보니 희생할 부분도 있고, 양보할 부분도 생기고, 고집부리고 강행할 부분도 분명이 있는 것 같다.
이산행 구간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구간에서도 누구는 곡두고개에서 하산하자 하고 누구는 갈재고개까지 가자 하는데,
결국 갈재고개까지 가는 것으로 내가 고집을 부렸다,
갈재고개까지 남은 거리는 한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는 나의 거짓말을 믿을 사람도 없겠지만, 지금은 곡두고개보다는 갈재고개가 정황상 옳다고 생각들을 하기에 동조했을 것이다.
'그윽한 미소'가 갈재고개 도착 예상 시간을 나보다 30분 늘려 잡았지만, 정작 걸린 시간은 거기다가 1시간이 더 초과되어 무려 시간반이 지난 7시30분에 갈재고개에 도착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 매달리지 않고 이렇게 멀쩡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아무튼 자세한 이야기는 이후에 하기로 하고 출발 당일 천안터미널로 가보자!
출발 전날 600번 버스가 천안 안서동에서 8시 30분 출발이니 시간 엄수하라고 그렇게 당부를 했건만 '바람' 때문에 '그윽한 미소'팀이 20분 늦게 도착했다.
시간엄수가 아니라 시간을 업수이 여긴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터미널에서 8시 30분 출발이 아니라 안서동에서 30분 출발이라 터미널에는 40분경에 도착 예정이다.
이버스는 한번 지나가면 그야말로 기약이 없다. 놓쳤으면 어찌 했을 것인가!
택시 타야지 뭐!
이버스는 이상하게도 시내 요금을 받는다. 지난번 덕고개까지는 시외 버스비를 받더니 이번은 시내 요금이다.
거리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아무튼 로또맞은 기분이다.
버스를 타자마자 '바람' 이 배가 고프다고 하니 '구름'님이 싸오신 떡을 내놓는다.
너두 나두 버스안에서 왁자지껄 먹고 있으니 버스 안에서는 취식 금지라고 버스 기사가 일침을 놓는데, 우리가 누구인가!
바로 "냄새 안나는 떡입니다" 했더니 바로 찍! 쥐 밟히는 소리!
드디어 차령고개가 가까와지니 다시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라, 다소곳이 기사에게 접근하여 차령고개 하차를 부탁했더니,
처음에는 안된다더니 제차 부탁으로 내려주겠단다. 차령고개는 정거장이 아니라고 하면서...
차령고개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원덕리와 공주시 정안면 인풍리 경계에 위치한 고개 마루다. 해발 190m 도착 10시 22분.
왕건의 '훈요십조' 에 차현(차령)이남 공주강(금강)밖의 산형지세가 背逆하여 인심도 그와 같으니 조정에 등용치 말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배역이라는 단어를 쓴것이 문득 이해가 안가는 내용이지만 사실이니 어쩌겠는가?
산행전 너두 나두 할 것없이 서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느라 야단법석들이다. '딱선생' 이 차단제를 주기에 할 수 없이 정말로 할 수 없이 얼굴하고 목만 발랐다. 그럼 다 바른 것 아니고 뭐여?
숲에 들어서니 벌써 피부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세포들이 들고 일어난다 춤을 추면서... 거기다가 코구멍도 뻥뚫리고!
이 차령고개는 어떤식으로든 개발을 해야할 것 같다. 이런 좋은 풍광이 짓다만 건물때문에 을씨년스러울 수 있다니...
337봉 바로 밑에 있는 해맞이 표지석.
이곳까지의 오름길이 빡세다. 오늘 고생문이 훤이 열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똥꼬를 스친다.
충남 내륙 깊숙한 곳으로 들어 온 느낌이다. 앞에도 산, 뒤에도 산, 옆에도 산, "맨~산!"
봉수대가 있는 봉수산 365m. 봉수산, 봉화산, 쌍령산, 어느 지명이 맞는 것이여!
아무튼 이곳에서 정신줄을 놓으면 개고생하기 딱 좋은 곳이다. 정맥길에 표지기도 안걸려있고 직진 방향으로 길도 뚜렸하게 나있으니 그냥 따라가면 급전직하 낭떨어지 길이다. 10여분을 그렇게 내려갔으니 올라올 때의 기분은? 물론 선두는 '하늘'님이 절대 안섰다.
봉수대 바로 밑에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바른 정맥길이다. 여기다가 안빈낙도 표지기 장착. '그윽한 미소'가 나무 꼭대기에 표지기 장착하려고 올라 가는 것을 말렸다.
여기는 봉화산으로 되어있다.
봉수산 내리막 길에서 본 논산-천안간 고속도로. 이골프장은 프린세스 골프장이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이골프장을 과감하게 가르고 지나 간다는데, 건너편 골프장은 어떻게 이동할꼬?
이 내리막 길 끝이 인제원 고개이다.
인제원 고개를 지나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375봉이다. 여기서 물 한모금 먹고 가려니까 '바람' 이 부추긴다 막걸리로 목좀 축이고 가자고... 그리하야 있는 막걸리 세병과 '하늘'님이 싸오신 얼린 막걸리까지 모조리 쓸어 넣었다.
아무도 지나 다니지 않는 그야말로 무인지경이라, 길 한가운데 돗자리를 펴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으니 누가 뭐랄 것인가!
우리만의 산이며, 우리만의 길이며, 우리만의 공기며, 우리만의 꽃이며, 우리만의 나물들이다!
노오란 배추가 눈에 화~악 들어온다.
어렴풋이 개치고개의 민가가 보인다.
420.9봉 도착 오후 2시 16분.
오르 내림길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완전 막걸리와 간식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480봉 오름길에서 본 충남의 오지 산. 첩첩산중이다.
오래 간만에 보는 사람이다. 이산중에는 사람이 없다 '그윽한 미소'만이 존재할 뿐!
480봉을 치고 올라 온 의기양양한 모습! 다른 사람들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저밑에서 땀에 절어 미끄러지는 낙엽을 밟으며 악전고투할 것이다. 등산화속 엄지 발가락에 온힘을 주며 낙엽에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들...
그들은 나무며, 꽃이며, 새이며, 참취처럼 쌉싸름한 바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 것이다. 자연과 동화라는 말은 이럴때만 어울리는 말이다!
'그윽한 미소'의 모기 퇴치엡을 켜놓고 맛난 점심을 먹었다. 보통은 이정도 음식이면 좀 남기든가 배불러 할텐데, 워낙 빡세게 능선을 오르내렸더니 밥이 그냥 입에서 녹아버린다.
그중에서도 '딱선생'의 열무김치가 압권이다. 알맞게 익은 것이 감칠맛이 있다.
440봉 헬기장.
곡두고개 도착 5시20분.
보통의 경우라면 무조건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곡두고개밑의 상황을 가름할 수가 없어 여기서 의견을 모으니, 항상 '바람' 과 '딱선생'이 '내려가자파'이고 '하늘'님과 '그윽한 미소' 그리고 나는 '갈재고개파'다.
그런데 '구름'님은 그렇게 힘들어 하시면서도 지치지 않고 올곧게 따라오시는걸 보니 내공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 여태까지 전부 엄살을 부리신건 아닌지...
지금 우리 상황은 지쳐있지만 마지막 640고지를 넘으면, 다음 구간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그 한가지 일념으로 한번 더 힘을 내기로 했다.
여기서 앞으로 한시간이면 갈재고개 도착 가능하다고 내가 뻥을 쳤는데, 이뻥은 완존 선의의 뻥이다.
선의의 뻥도 그러나 아무도 믿는 눈치는 아닌 것 같고, '그윽한 미소'가 도착 가능 시간을 30분 연장하였을 뿐이다.
곡두고개부터 이 630봉우리까지는 그야말로 혀가 배밖으로 기어 나올 정도로 가파른 오르막 길. 그런데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6시52분이다. 약속한 시간에서 30분이 초과했다. 아직 갈재고개는 더 남아 있는데...
'구름'님이 나를 달아매자 하시는데, 키가 내가 더 큰데 어떻게 달아매실려고? 다른 사람들은 동조 안하는걸 보니 선의의 거짓말은 통했나 보다.
다른 산행기에는 이 태화산을 찍고 되돌아와서 5분 거리에 우측으로 정맥길이 열려있다고 했는데 이문구에 끄달려서 아무리 되돌아 가봐도 갈재고개 빠지는 길은 없다. 하는 수 없이 그냥 직진을 하니 646봉 지나 무성지맥과 갈라지는 곳에서 우측길로 내려서면정맥길인 것이다.
직진길이 무성지맥 646봉가는 길이고 우측길이 정맥길이다. 갈림길 도착 6시 58분.
무성지맥은 곡두고개와 갈재고개 사이의 646봉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쳐 내려가며 국사봉, 무성산, 갈미봉, 대전-당진과 공주-서천고속도로를 지나 채죽산에서 금강으로 빠지는 거리 30여 km의 산줄기이다.
드디어 갈재고개가 보이기 시작한다.
갈재 고개 도착 오후 7시 24분.
도착 예상 시간을 한시간이나 초과했는디 안매다시는 겨? 감싸 감싸합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사람들은 만났는데, 부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버스 타는 곳까지 얼마를 가야 하냐고 '바람'이 물으니 30분 정도걸린다고 한다. 그정도는 언제나 걸을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슬슬 걸어 내려갔는데, 30분이 지나도 나오지를 않는다. 나오라는 정거장은 안나오고...
자흥사라는 절이 나오고 바로 밑으로 갈재 산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안으로 들어가 교통편을 물으니 이곳에서도 30여분을더 내려가야 버스가 있으니 콜벤을 부르라며 전화번호를 불러준다.
'그윽한 미소'가 콜벤을 확인하니 근처에 벤이 없어 올라오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위기다 집에 못가는 수가 생기면 어쩌냐?
위기는 곧 기회라고 마당 한가운데 봉고차가 서있질 않은가? 그걸 보고 그냥 지나칠 '그윽한 미소' 가 아니기에 바로 협상에 들어가 3만냥에 천안터미널까지 가기로 했다.
천안터미널에 8시 30분경에 도착하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식사도 못하고 '구름'님과 '하늘'님을 먼저 보내 드리고, 우리는 이곳 천안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인천가는 시외버스 막차가 9시에 있는데 그걸 타면 같이 저녁을 먹을 수가 없다.
해서 내가 서초역으로 올라가 강남에서 광역버스타고 귀가하기로 했다. 시간상으로는 엇비슷하게 걸릴 것이니 뭐...
천안의 먹자 골목은 그야말로 홍대 입구처럼 젊은이의 거리가 되어버렸다. 언제 이렇게 변했지?
아무리 뒤져도 횟집이 안보여 대구탕으로 점찍었다.
'그윽한 미소'의 탁월한 선택으로 대구탕을 맛나게 먹었는데, '구름'님과 '하늘'님이 눈에 무지 밟혔습니다.
대구탕에다가 아구찜 거기다가 막걸리 세병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 세공기 볶아서 아작을 냈고, 배가 미어지는 줄 알았읍니다.
아무튼 22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악전고투하신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고생시켜 드려 지송하구요!
모처럼 땀으로 범벅이 될 정도로 운동을 하니 개운하다는 '그윽한 미소'의 말처럼 고생은 돠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뒀으니 몸과 마음이 새털처럼 가볍습니다. 이 개운함을 밑천으로 또 세속의 세월을 열심히 살아야 하겠읍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읍니다!
나의집 도착 1시 10분.
첫댓글 진짜루 엄청 걸었습니다요.
마지막에 한참 길 의논하느라 정체하는 순간을 포착하여 누워서 쉰 덕분에
그나마 민폐 안 끼치고 끝까지 걸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연두색에서 연초록으로 바뀐 나무들..
아지 못할 아름다운 새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 소리..
아무도 없는 적막한 산...
참 좋았습니다.
몸은 고생스럽지만 이런 일탈이 살아가는 에너지를 줍니다.
늘 무사히 산행하게 해주시는 청학님,
재밌는 얘기로 웃음을 주시는 바람님,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그윽한 미소님과 딱선생님께 감사합니다.
나의 집 도착 열시!
고생 정말 많이 하셨읍니다. 고생한 만큼 보람도 배가 되니 다음에 또 빽시게 한번 하시죠?
우리 안빈낙도 회원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체력들도 대단 하네요...그리고 인간의 한계가 어디 까지인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한발한발 내 디디니 어느새 22봉의 가파른 언덕길 거친숨이 아름다운 추억속으로 자리 잡았네요..일년에 한두차례 빡쎄게 육체의 한계를 실험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청학의 도전이 어렴풋 하게나마 공감이 간다....
가끔 한번씩 이렇게 몸에 쌓인 노폐물 청소해야 한다. 몸이 명쾌, 상쾌, 통쾌하도록! 신선한 공기가 폐의 깊숙한 곳까지 팍팍 꽂힐 때까지, 가파른 능선길에서 몸을 다그치자!
저는 다음날 오후가되니 다리가 뻐근하더이다~
구름이는 요가를해서 그런가 발바닥만 조금 아프다고 하는걸 보면 지금까지 괜한 엄살을~~~
대구탕,아꾸찜 사진을 보니 갑자기 입에서~~~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산행떄 뵙겠습니다.
고생들 많았습니다. 하늘님과 구름님은 연세도 있으신데 정말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아니면 연륜에서 나오는 인내력 인가요? 그리고 사진에 벽돌 안나오게 찍으시라니까 확실하게 나왔네요.
뭔 벽돌이 나왔다는겨?
ㅋㅋ 벽돌을 모자이크처리하려 했는데....잘안되서리...
그런데 연세라??? 다음부턴 연장자 대접 확실하게 받겠습니다.
미소님은 뭔 말인지 감이 안오시나봅니다.ㅋㅋ
산행기 제일 첫번째 사진 잘봐! '딱선생' 발밑에 벽돌있잖아! 나도 한참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