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회화를 가르치고 있던 옆 자리 선생님이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The Pursuit of Happyness』라는 책을 보셨어요?”
나는 갑자기 같은 제목의 영화를 떠올렸다. 사실 이 영화를 보려고 하다가 윌 스미스가 주연이라는 말에 별로 재미가 없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보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그 선생님은 너무나 대단한 책이라면서 저에게 원하면 책을 빌려 주겠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 책의 제목을 살펴 보다 문득 “선생님! 그런데 왜 happiness가 아니라 왜 happyness예요?”라고 물었다. 그 선생님은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단지 왜 happiness가 아니라 happyness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책을 사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 영화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를 빠져 들게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잠 잘 곳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쉼터 앞에서 길게 늘어선 노숙자 중에서 유일하게 양복을 입고 있는 주인공 Chris Gardner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갑자기 정답을 알아낸 기분이었다. 왜 happiness가 아니라, happyness인지를…….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아이를 맡겼던 탁아소의 담벼락에 바로 이 happyness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아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 말을 주인공만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happyness가 아니라 happiness라고 강변한다. 그리고 적어도 아들만은 이 big word를 정확하게 알아야 우리에게 곧 행복이 올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아들 크리스에게 happiness의 spelling을 분명히 가르쳐 준다. 진정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행복이라는 spelling이 happyness인지 happiness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고 이를 얻기 위해서는 처절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어의 현실
이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대한민국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겠다고 입으로는 떠들면서 실제로는 영어가 English인지 Inglish인지를 구별하지도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조건 영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판단하지도 않고, 영어 유치원, 영어 몰입 교육, 심지어 가족의 해체까지도 불사하는 기러기 아빠를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영화 속의 노숙자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영어의 spelling이 English인지 Inglish인지 구별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동사, 타동사를 영어 시간에 가르칠 때 우리 말로 ‘을/를’이 있으면 타동사라고 가르치는 것이 대한민국 영어 교육의 현실이다. 정말 ‘을/를’이라는 말을 가지면 타동사인가? ‘interfere’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을 방해하다, 간섭하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interfere는 이 뜻일 때 자동사이다. ‘attend’를 살펴보자. attend는 ‘-에 참석하다’의 의미를 가질 때 오히려 타동사이다. 왜 이렇게 잘못된 영어를 아직까지 가르치는가?
영어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영어과 우리말을 다르다는 것이 영어 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영어와 우리말을 1:1로 대응하는 것은 올바른 공부 방법은 아니다. 앞서 제시한 자동사, 타동사의 구별은 가장 대표적인 예를 것이다.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는 가장 중요하다. ‘marry’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와 결혼하다’인데 이것을 그대로 영어로 대응해서 ‘Marry with me’를 ‘나와 함께 결혼하자’라고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냥 ‘Marry me’라는 문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능동, 수동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에는 수동이 없다. 그런데 우리말로 ‘-을 당하다, -이 되어진다’로 번역되면 ‘수동이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Which is followed by this passage?’라는 문장이 앞글 추론인가, 뒷글 추론인가? 이 문장은 ‘This passage follow something’이라는 문장의 수동태이다.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이 글은 어떤 것을 뒤따른다’이다. 이 문장을 수동태로 만들고 something을 몰라서 이것을 의문사로 바꾸면 위의 문장이 나오는데 이것을 ‘어떤 것이 이 글의 뒤따라짐을 당하는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번역을 할 수 있는가? 그냥 우리말로 이 문장을 ‘이 글의 앞글로 나올 말은?’ 혹은 ‘앞글을 추론하라’ 등의 문장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어 하나하나를 1:1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영어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도외시한 채 영어를 학습하는 것은 ‘The pursuit of Inglish’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The pursuit of English’를 해야 한다. |
|
|
| 이정남
현) 이익훈 어학원 편입 영어 강남본원, 종로 캠퍼스 대표 강사
Sungkyunkwan-Georgetown TESOL 한국학원총연합회 선정 우수 강사 표창 전) 시사영어학원 편입 영어 대표 강사 저서> Bonanza 영문법 -21세기북스
[http://cafe.daum.net/korindo] ‘이정남 편입 학당’ 에서 각종 편입 영어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