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이(李珥)- 哭退溪先生(곡퇴계선생)<퇴계 선생의 죽음을 슬퍼하며>
良玉精金稟氣純(양옥정금품기순) 아름다운 옥 정금같이 타고난 정기 순수한데
眞源分派自關憄(진원분파자관민) 참된 근원은 관민에게서 갈려 나오셨네
民希上下同流澤(민희상하동류택) 백성들은 위아래로 혜택 입기를 바랐건만
迹作山林獨善身(적작산림독선신) 행적은 산림에서 홀로 몸을 닦으셨네
虎逝龍亡人事變(호서용망인사변) 호랑이 떠나고 용도 없어서 사람의 일은 변했건만
峃回路闢簡編新(난회로벽간편신) 물길을 돌리고 길을 열어 놓으신 저서가 새롭네
南天渺渺幽明隔(남천묘묘유명격) 남쪽 하늘이 아득하게 이승과 저승이 갈리었으니
淚盡腸癆西海濱(누진장최서해빈) 서해 바닷가에서 눈물이 마르고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네.
※한국고전문학대계 [漢詩集]375쪽을 참고하세요? ★이이(李珥;1536-1584) 중종(中宗) 34년 오죽헌에서 부(父) 이원수 모(母) 신(申) 사임당 사이에서 출생(出生)하였다. 서기 1551년 신 사임당 45세 나이로 율곡선생 16세에 모상(母喪)을 당하였다. 서기 1556년 책문(策問)시험 한성시(漢城試) 장원(壯元)으로 뽑혔다. 서기 1557년 성주목사 허경순의 딸과 결혼(結婚)하였다. 서기 1561년 찬성공(贊成公) 부친상(父親喪) 당하자 사임당 묘소에 합장한다. 서기 1517년 해주(海州) 처가(妻家)에 살다 파주 율곡으로 돌아오다. 서기 1583 조정에 나아가 왜구 침입(侵入)에 대비하여 십만대군 창설설(創設說)을 주장하다 실패(失敗)하고 삼장(三章) 사임서(辭任書)를 내고 강릉(江陵)으로 귀향시(歸鄕詩) 남기고 떠났다. 49세로 일생(一生)을 마감(磨勘)하였다.
◎ 이이(李珥) 호(栗谷)求退有感(구퇴유감)<세 번 상소하고 물러나기를 허락 받고서>
行藏甔±命豈有人(행장유명기유인) 벼슬에 나가고 돌아오는 것도 다 천명이지, 어찌 사람에게 달렸으랴!
素志會非在潔身(삭지회비재결신) 본래의 뜻이 내 몸만 깨끗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네
瓁闔三章辭聖主(여합삼장사성주) 대궐문에 세 번 상소하여 성스러운 님을 하직하고는
江湖一葦載孤身(강호일위재고신) 강호 조각배에다 외로운 신하를 실었네
疎才只合耕南畝(소재지합경남무) 재주가 못났으니 다만 밭을 갈기에 알맞은데
淸夢從然繞北辰(청몽종연요북진) 맑은 꿈은 부질없이 북극성을 감도네
茅屋石田還舊業(모옥석전환구업) 초가에 돌밭 옛 살림이 되어
半生心事不憂貧(반생심사불우빈) 반평생에 가난 따위는 걱정도 않네
◎ 율곡(栗谷).이이(李珥)- 만월대(滿月臺)
下馬披荊棘(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길 이리저리 헤치며
高臺四望虛(고대사망허)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면을 바라보니 허전하구나
雲山孤鳥外(운산고조외) 구름 자욱한 산 속에서 외로운 새마저 날아가니
民物故都餘(민물고도여) 백성 사는 옛 도읍은 황폐하기 그지없네
◎ 이 율곡-경포대부
霜風振地(상풍진지) 서릿바람이 땅에 떨어지니
鳥萬磨之刀槍(조만마지도창) 천군만마 창검소리 같고
雪花飜空(설화번공) 눈송이 흩날리어 하늘 가득히
散千斛之玉屑(산천곡지옥설) 옥 가루 천 만 곳에 뿌리는 것 같구나
※이 詩는 10살 때 강릉 외가 집에 갔다가 강릉 경포대를 주제로 지은 시이다.
◎ 이 율곡-계분봉수(溪分峰秀)
溪分泗洙派(계분사수파) 시내는 사수가 흐르는 것 같고
峰秀武夷山(봉수무이산) 산봉우리 무이산 보다 아름답다
活討經千卷(활토경천권) 재산이라고는 천 권 경서와 다만 몸담을 방 몇 간 뿐인데
行藏屋數間(행장옥수간) 주고받는 얘기와 웃음은
襟懷開霽日(근회개제일) 밝은 달이 가슴속까지 환하게 비치는 듯하여
談笑止狂峃(담소지광란) 설레는 이 가슴을 진정시켜 주노라
小子求聞道(소자구문도) 선생을 찾아온 뜻은 도를 알고자 함이지
非偸半日閒(비투반일한) 한가로이 놀러 다님이 아니 오리.
註)계분(溪分): 공자가 도를 닦던 도장 사수(泗洙): 도장 근처에 흐르던 물줄기 봉수(峰秀): 중국의 주자(宋 나라 유학자)가 도닦던 산 무이산(武夷山): 도닦던 산 '
◎ 율곡(栗谷) 이이(李珥)- 浮碧樓(부벽루)
箕城東畔浿江頭(기성동반패강두) 기성의 동쪽 언덕 패강 어귀에
中有祋渺之飛樓(중유표묘지비루) 가물가물 높은 다락 솟아 있구나
靑山一望何袞袞(청산일망하곤곤) 푸른 산 바라보니 어찌 그리 곤곤한가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흰 구름 언제 봐도 한가로이 떠다닌다네
猩袍仙子此時過(성포선자차시과) 성포 입은 신선은 지금 지나가는데
麟馬天孫何處遊(인마천손하처유) 기린 탄 천손은 어디에서 노니나
玉簫吹澈彩霞盡(옥소취철채하진) 옥퉁소 불어도 단장한 노을 없으니
古國煙波人自愁(고국연파인자수) 고국의 연기 나부껴 절로 시름에 잠기노라.
◎ 율곡(栗谷) 이이(李珥)-산중(山中)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 약초 캐다 길을 잃고 살펴보니까
千峰秋葉裏(천봉추엽리) 봉우리마다 낙엽 져 길을 덮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 산에 스님이 물을 길어 돌아가는데
林末茶烟起(임말다연기) 숲 속에 나는 연기 차를 다리나
◎ 율곡(栗谷) 이이(李珥)- 연광정(練光亭)
練奅‰高閣臨江渚(연광고각임강저) 연광정 높은 누각 강가에 솟았는데
十里平波寒鏡關(십리평파한경관) 푸른 파도 만경 창파 거울처럼 열렸네
喬木遙看白鳥沒(교목요간백조몰) 백조는 교목 가지에 맴돌다 사라지고
古城廻抱靑雲回(고성회포청운회) 옛 성엔 푸른 구름 높이 끼고 도는구나
擧手遐思揖喬晋(거수하사읍교진) 손들고 교진에게 읍할 생각 떠올라
掛帆直欲痸登萊(괘범직욕초등래) 배 띄워 동래로 곧장 뛰고 싶구나
當風披璮動霞酌(당풍피창동하작) 바람 향해 피창을 풀어헤치고 술을 마시니
落日爲我猶徘徊(낙일위아유배회) 지는 해 나를 위해 주춤 하는 듯 하네
◎ 율곡(栗谷) 이이(李珥)-자성산향림영(自星山向臨瀛)
객로춘장반(客路春장반) 객지의 타향에서 봄도 반이나 지났는데
우정월욕사(友情月欲斜) 우정에도 오늘 해 거의 지려 하는구나
정여하처말(정여하처말) 원정 가는 당나귀 먹일 곳이 어디인가
연외유인가(연외유인가) 연기 나니 저 밖에 인가(人家) 있겠네
◎ 이이(栗谷)가 개천으로 돌아가는 토정 이지함을 송별(送別)하며 쓴 시이다.
難兄難弟摠淸流(난형난제총청류) 형과 아우 모두 깨끗한 사대부인데
選勝移家占一區(선승이가점일구) 좋은 곳 골라 집 옮기며 구역을 차지하였네
活計鼎條車不滿(활계정조거불만) 살림살이라야 조촐하여 한 수레에 가득하지 않지만
塵紋間絶地偏幽(진문간절지편유) 시끄러운 세속 멀리 떨어져 주위가 더욱 그윽하네
紫荊陰裏三間足(자형음리삼간족) 붉은 가시나무 그늘 속에 초가삼간으로 만족하고
黃犢披邊二頃優(황독피변이경우) 누런 송아지 언덕 가에 두어 이랑 밭으로 넉넉하다니
何日得諧携手約(하일득해휴수약) 다시 만나지는 약속은 어느 날이나 이루려나
春江佇立送扁舟(춘강저립송편주) 봄날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조각배를 보내네.
◎ 이이(율곡)가 상암상공개 올리면서 쓴 詩이다.
十年來往誤天思(십년래왕오천사) 십 년 동안 오가며 임금의 은혜를 그르쳤는데
春半那堪夢故園(춘반나감몽고원) 올 봄도 반이나 지났으니 어찌 고향 꿈을 견디랴
主聖正開言者路(주성정개언자로) 임금님은 성스러워 언로(言路)를 열어주셨건만
臣迷不誠寵之門(신미불성총지문) 신하가 미흡(未洽)하여 은총을 알지 못했네
三章援解辭丹闕(삼장불해사단궐) 세 번 상소하여 대궐을 하직하고는
匹馬嘶風度綠原(필마시풍도녹원) 필마 울음과 함께 푸른 언덕을 넘어왔다오
黃閣故人情意重(황각고인정의중) 황각의 옛 친구는 정의가 두터워
碧蕓吟罷暗銷魂(벽운음파암소혼) 벽운 시구 읊고 나서 어둠에 혼이 녹는 듯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