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서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코노 코이두에서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역사를 바라본 작은이 김경중 목사가 주님 안에서 함께 나누기 원하는 권속에게 인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우기 철이 끝나는 환절기
아프리카의 계절은 건기 철과 우기 철 두 계절로 나뉩니다. 일 년 중 가장 덮고 건조한 시기는 3~4월경으로 5월까지도 사람을 지치게 할 정도로 덮습니다. 5월부터는 가끔 한번씩 6월이 되면서 주로 밤에 조금 더 자주 7월 에는 낮에도 비가 내리고 8월에는 하루에 한 두 번 거의 매일 비가 내립니다. 그러나 한국의 장마철처럼 하루 종일 내리는 비는 거의 없으며 한 시간 길면 두 시간 비가 내리고 그 외 시간에는 맑은 하늘 좋은 날씨를 유지 합니다. 9월이 되며 비오는 횟수가 줄어들고 10월이 되며 낮에는 더워지는 것을 느끼며 우기 철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10월이 되면 우기 철이 끝나가는 시기라고 합니다. 간혹 비가 오기는 하지만 주로 밤에 오기 때문에 한낮의 열기를 시켜주지는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9월까지 누렸던 시원함을 아쉬워하며 이제는 더위에 적응해 가야만 하는가보다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한국에서는 추위가 벌써 시작되어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추위를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서울의 빌딩 숲을 바라보며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앞 다투어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아프리카 사람이 한국에 가면 가장 힘든 계절이 겨울이며 피부가 터져 피가 난다고 하면 눈이 동그랗게 되어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림의 떡을 보며 먹고 싶어 하듯이 대한민국을 사모하는 마음들이 자라고 있으나 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아쉬워 할 뿐입니다. 그저 누군가에게 선택되어 자기를 초청해주었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 뿐입니다.
우기 철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요 며칠 동안은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저녁 무렵부터 내리는 비가 밤새도록 내려 아침에 보니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몇 년째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의 말로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어제 밤에는 설렁하다 못해 추위를 느껴 숯불을 피워 주전자에 물을 끓이며 실내 공기를 덥히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아프리카 생활이 10개월째가 되다보니 온도가 조금만 내려가도 추워지는 것이 체질이 상당히 아프리카 현지화 되어 가는가 싶습니다. 추위 때문에 숯불을 피웠다고 하니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는 섭씨 22도 23도만 되어도 한국에서 겨울에 입는 잠바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추위를 느낍니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 때 현지인들이 파카 잠바를 입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온도가 조금만 내려가면 저도 입습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한동안은 무엇인가 잘못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일들이 계획대로 되어가지 않고, 철석같이 약속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던 일들이 늦어지고 기한을 넘기며 감당 못할 엉뚱한 요구를 해 올 때는 그들이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혼을 내 줄까를 연구하며 나름대로 계획도 세워 보고 방법도 찾아 봤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속만 태우며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많은 일들의 현장에서 많은 체험을 했습니다. CLC 주일학교를 시작하게 하신일, 코노 한인교회를 설립케 하신일, 어린이 복음축제를 통해 1,00명의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신 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아프리카에서 믿음의 형제를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게 하시고 함께 하나님 주신 비전을 나누게 하신 일, 그리고 CLC 중학교를 시작하게 하신 일.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데 어느 순간 내 자신이 앞서가며 가슴 조이며 상처받고 상처 주며 근심하다 돌아서보면 그것까지도 하나님께서 감싸주시며 해결해 주신 일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앞서가며 이리저리 계획하고 진행해 보지만 하나님의 시간은 더욱 아름다운 결실로 이끌어 주시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되돌아보면 필요한 만큼 준비하게 하셨고 적당하게 예비해 주셨으며 절절한 시기에 도움의 천사를 보내 주셔서 합력하게 하셨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배치해 주셨습니다. 주워진 일이 내 일 인양, 내가 처리해야 만 제대로 될 수 있는 양, 내가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서둘렀던 일들로 잘못 되어가는 것을 붙잡아 놓으시어 앞이 캄캄할 때 왜 그렇게 애태우느냐 하시며 위로해 주시고 하나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네요. 하고 고백할 때 네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하는 것이다 하시며 모든 것을 제자리에 정리해 주셨습니다.
이제 다시 마음을 정리하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바라보며 맡겨진 일은 열심히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맡기는 삶을 살아보려고 다짐해 봅니다.
버리지 못하는 3대 근성
모든 사람에게는 근성이 있습니다. 모든 민족에게도 근성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어떻게 형성된 근성일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성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에라리온은 영국의 노예 해방운동으로 인해 노예를 싣고 들어가던 배가 영국 항구에서 거절되어 갈 곳을 잃고 회항하여 그들을 내려주고 자유로이 살게 해 준 곳이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수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원주민들의 삶의 방법이 부족끼리 전쟁을 해 이긴 부족이 진 부족을 데려다 노예로 부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계속해서 지배를 받고 노예생활에 익숙함이 대물림 되어서일까요? 이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노예근성입니다.
무엇이든지 시키면 못한다고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습니다. 다음에 문제가 생기든지 안 생기든지 당장에 문제가 없으면 그만입니다. 분명히 안 될 것 같은데 문제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부탁을 하면 역시나 안 됩니다. 그리고 나면 안 되는 이유를 변명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를 주섬주섬 갔다대곤 합니다. 그리고 잘못된 것을 조목조목 집어 줘도 잘못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 나라에 전쟁이 있기 전에는 아주 부유한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부유함이 모든 국민이 누렸던 것이 아니고 일부 사람들에게 해당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취당하고 지배당하며 노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불만이 가득 찼던 사람들이 합세하여 전쟁이 일어났고 일부 부유층 사람들이 누리던 시설(전기, 도로, 고급주택 등)을 파괴하고 돈 될 만한(전기줄 등) 것들을 죄의식 없이 절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길을 가다 보면 전기 줄 없는 전봇대를 쉬게 발견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영향이 아직도 계승되고 있어서일까요? 가진 자의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가로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거짓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생활화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거짓근성이라고 이름지어봅니다. 거짓을 행하다 들켜도 그런가보다 하고 금방 들통 날 거짓도 아주 자연스럽게 하며 속아 넘어가면 상대를 얕잡아 보고 더 큰 거짓으로 기만합니다. 그리고 궁지에 몰리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 “여기는 아프리카라 그렇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자기보다 고수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면 함부로 하지 못하고 바로 꼬리를 내리고 처분에 따라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기도 합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 구걸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우리나라도 예전에 6.25전쟁직후 미군들이 나타나면 “기브미초코렛”하며 쫓아가던 어린이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얻어먹으려고 한다면 상황은 다르다고 봐야겠지요? 아이나 어른이나, 있는 자나 없는 자나, 높은 자나 낮은 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거지근성이 있습니다. 무조건 만나면 무엇이든지 달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안 주면 내가 달라고 했는데 왜 안주느냐고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 합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구걸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보기만 하면 사탕 달라 돈 달라 일 하게 해 줬으니 돈 달라, 자기네들 편의를 위해 도와주려고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게 해 줬으니 돈 달라. 그래서 공식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보다 인사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고 뇌물이 더 많이 들고…….
함께 꿈꾸는 세상
시에라리온은 국가 행정기관과 병행하여 추장제도가 있습니다. 각 마을의 추장은 세습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지역을 관할하는 왕 추장이 있습니다. 한 지역의 개발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라 땅이 큰 것은 아니지만(대한민국 남한의 2/3) 인구가 5~6백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는 땅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을 위한다면 얻을 수 있는 땅이 많이 있습니다.
한 지역을 선택하여 풍요롭게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땅을 개간하여 농작물도 심고, 5~6년을 내다보며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과수 나무도 심고, 지역 사람들을 위해 편의시설도 복지 시설도 마련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병원도 짖고, 학교를 지어 기독정신으로 무장한 기독인재양성을 하고…….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모인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을 꿈꾸며 차분히 준비하고 있는 형제가 있습니다.
노예근성, 거짓근성, 거지근성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바라볼 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체 아프리카에 태어났기에 다른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이렇게 사는 것이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아직 배움의 기회도 가져보지 못한 수많은 어린 아이들을 바라볼 때는 생각이 달라집니다.
아프리카에서의 일 년을 마무리하며 앞일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모두 다 할 수는 없겠습니다. 해외 선교 일 년을 동남아 쪽으로 원했던 저의 마음과는 달리 아프리카 그것도 서부아프리카 시에라리온으로 인도 하신 하나님의 뜻도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찬양합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일을 주관하시며 베푸시는 은혜 안에 거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허락하신 삶의 현실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크신 은혜를 깨닫게 하셔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큰일을 바라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찬양하며 그 안에서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게 하소서.
할렐루야! 아멘.
2009년 11월 4일
서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코노 코이두 Christian Leadership College에서
작은이 김경중 선교사 올림
기도편지_09.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