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군위 엄흥도 묘소, ‘A·B·C’ 묘에 패철을 놓아 보았다
글·사진 : 대구선비 송선비 송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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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좌오향(子坐午向)’
2026년 7월 20일(월)(방문 45회째). 패철을 가지고 엄흥도 묘소를 찾았다.(패철은 다른 말로 ‘나경’이라고도 하는데 풍수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특수 나침반이다) 땅을 파볼 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A·B·C’ 묘 정체에 접근해 보았다. 다행히 필자가 ‘풍수’ 보는 재주가 있다. 여기서는 ‘이기론’이니 ‘형국론’이니 하는 것은 접어두고, 족보에 기록된 ‘엄흥도 묘의 좌향’과 실제 ‘묘의 좌향’을 비교해 보고 싶었다. 다행히 1939년 군위 봉강재에서 발간한 파보에 엄흥도 묘의 좌향이 기재되어 있었다.
‘묘의흥신남촌후월등자좌(墓義興身南村後𧑅嶝子坐)’
이는 ‘엄흥도의 묘가 의흥 신남촌 뒤편 월등(소라게 기슭)에 자좌로 놓여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자좌(子坐)’는 ‘자좌오향(子坐午向)’을 말한다. ‘정북을 등지고 정남을 향한다’는 뜻이다. 파보에 엄흥도 묘의 좌향을 이렇게 기록해 놓았으니 당연히 엄흥도의 묘는 정남쪽을 향해 있어야 한다.
‘그럼 그렇지, 예상이 맞았다!’
현재 세상에 진묘로 알려진 ‘A묘’부터 패철을 놓았다. ‘A묘’는 1990년대 중반 새롭게 조성된 두 번째 가묘다. 아니나 다를까? 좌향이 ‘해좌사향(亥坐巳向)’이다. 이는 정남향에서 동쪽으로 30도 틀어진 ‘남남동향’을 말한다. 예상대로 파보에 기록된 좌향과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A묘’는 결코 진묘가 될 수 없다.
이번에는 첫 번째 가묘로 추정하는 ‘B묘’에 패철을 놓았다. ‘임좌병향(壬坐丙向)’이다. 정남향에서 동쪽으로 15도 틀어진 좌향이다. 풍수에서는 ‘임자쌍산(壬子雙山)’이란 말이 있다. 임좌(정남향에서 동쪽으로 15도 틀어짐)와 자좌(정남향)는 같은 방위로 본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좌’로 되어 있는 파보 기록과 일치한다. 이어서 진묘로 추정되는 ‘C묘’에 패철을 놓았다. ‘C묘’도 ‘B묘’와 같은 ‘임좌병향(壬坐丙向)’이다. 역시 파보 기록과 일치한다. 가묘는 쓴 이유는 진묘를 숨기기 위함이다. 따라서 가묘는 진묘와 비교했을 때 봉분의 규모나 석물의 구성은 다를지언정 좌향은 동일해야 가묘로서 존재 가치가 있다.
‘발굴조사를 하면...’
최근 고고학계의 발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아무리 오래되고 수수께끼 같은 유적이라도 전문발굴조사단의 손을 거치면 어떤 식으로든 가시적인 조사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유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라 해도 이미 건물이나 묘소 같은 것이 있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발굴·시굴은커녕 지표조사도 힘들다. 오랜 세월 끌어온 영월과 군위의 엄흥도 진묘 논란.(최근 울산도 이 논란에 가세했다) 마음 같아선 세 곳 모두 발굴조사를 했으면 좋겠다. 발굴 결과 운 좋게 땅속에서 엄흥도 묘임을 알리는 묘지석이나 엄흥도의 유골이 출토된다면 550년 미스터리가 한 번에 해결될 텐데. 하지만 현실에선 불가! 하긴 필자라 해도 할배 묘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목적의 발굴조사는 하고 싶지 않다. 발굴조사를 제외한다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문헌자료나 구전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방법밖에 없다.
(다음에 계속)
2026년 7월 30일 목요일 낮
대구선비 송선비 송은석 拜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네^^ 청산님
감사합니다.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네요. 오늘도 무탈하시고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송은석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