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3년 작은도서관신문 7월호(20호) '여름에 가보면 좋을 도서관' 기획으로 달리도서관을 소개한 원고입니다. 달리도서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 꼭 한번 읽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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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도서관은 제주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입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면 30여분 정도(택시로는 20분 정도 소요)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기도 하지요. ‘달리’라는 이름 뜻 궁금하시죠!
달리(Dalli)는 ‘달빛아래 책 읽는 소리’의 줄임말입니다. 달빛 조명으로 과연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눈이 나빠지지는 않을까요? 책을 읽는데 소리가 난다면, 과연 어떤 소리들일까요? 이런 저런 궁금한 생각이 많아지지요.^^
‘달빛아래 책 읽는 소리’는 책을 읽는 고요한 시간의 소리, 책을 읽는 동안 자기 마음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의미합니다. 책읽기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지요. 달리 보고, 달리 느끼고, 달리 생각해본다는 ‘다름’의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달리도서관은 동네 아이와 어른들이 모이는 정다운 사랑방, 제주 여행자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 그리고 다양한 문화예술과 인문학의 소통과 교감이 일어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2009년 10월30일 문을 열었습니다. 건물주가 ‘무상임대’로 큰마음을 내어준 공간을 10여년 동안 언론사 기자로, 문화기획자로, NGO단체 활동가로 활동하던 3명의 여자들이 시작부터 뜻을 모아 공동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나눔으로 만나는 달리
‘생활과 책, 문화가 만나는’ 도서관의 컨셉은 책 나눔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자기가 감동깊게 읽은 책 20권 이상을 달리로 보내오면 책 주인의 이름표를 단 책장을 만들어주지요. 이것은 자기만 읽고 간직하는 책이 아닌, 함께 나눠보는 책이 되자는 취지를 담고 있기도 하고, 책과 사람이 제주섬으로, 타인에게로 여행하는 길을 만들어 보자는, 책이 이끄는 여행지도 같은 구상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누군가가 당신의 책장을 둘러보며 취향과 독서 장르, 관심영역이 비슷해서 뜻밖의 반가움을 느끼고, 당신이 끄적거린 글씨를, 당신이 밑줄 그은 문장에 공감하며 미소짓는 모습을. 어쩐지 마음에 보름달이 두둥실 떠오르는 것처럼 흐믓해지지 않나요. 그리고 어느날, 제주섬을 여행하는 당신이 달리도서관에서 당신의 책들을 만난다면 그때는 또 얼마나 반가울까요.
낮에는 도서관, 밤에는 게스트하우스
달리도서관은 책나눔에 더해서 여행자들이 그렇게 자신의 책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도미토리 형태의 게스트하우스를 ‘여성전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도서관으로 밤에는 여행자들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이죠. 도서관 운영을 위한 재정모색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책과 여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막역지우가 아니던가요. 책 사이를 거닐며 자기만의 제주여행을 만들어보는 일은 분명 특별하고 독특한 추억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거기에다 여행자들끼리 만나는 쉼터로서 제주올레를 걷는 올레꾼들을 만나 정보와 감동을 나누고, 인생의 고민이 닮은 이들끼리 위로와 격려를, 용기를 주고받기도 하는 일, 그리고 좋은 친구를 만드는 것도 달리도서관에 묵어가면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이기도 하지요.
달리도서관에 머물다간 많은 여행자들이 떠오르네요.^^ 자주 드나들면서 어느새 정이 들어 편안한 친구가 된 이도 있고, 불쑥 비행기표만 끊고 왔노라며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라고 묻는 용감한 젊은이들. 그리고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여자분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 처음이라며 바짝 긴장된 얼굴로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지’를 묻기도 하셨죠.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여행하는 모습은 더는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익숙한 풍경이고, 아... 제주에 살고 싶은 마음에 달리도서관이 소개된 책 <제주에 살어리랏다> <도서관산책자>를 읽고 찾아오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지요.
걷기를 좋아하는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는 버스노선 안내부터 꼭 가보면 좋을 장소, 지역민들이 잘가는 맛 집, 그 시기에 볼만한 공연과 전시 등을 알려주기도 하고 일정별로 맞춤코스를 안내해 주고 있답니다. 짧은 기간에 여러 곳을 보고 싶어 하는 분에게는 제주시티투어버스를 타라고 추천하지요. 제주도 동서남북에 위치한 특색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기도 하고 제주정착을 염두에 두고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우선 1년 이상은 제주에 살면서 제주 자연을 즐기며 사계절을 겪어보기를 권합니다. 지역민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한라산학교>와 같은 커뮤니티를 소개하기도 하고, 서로 필요한 부분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합니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운영
달리도서관은 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을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합니다. 자체적으로 수입구조를 만든 것이 앞서 소개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외에 도서관 북카페를 운영하며 4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요. 질좋은 차와 쿠키를 포함한 금액이고, 고등학생까지는 무료입장이랍니다.
세미나룸도 운영하면서 독서소모임, 그룹모임, 소규모 행사 등을 예약을 받고 장소를 제공하고 있지요. 먼 길을 갈 때는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큰 힘이 되지요. 회원들의 CMS 정기후원으로 도서관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달리도서관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하룻밤 자보는 소녀캠프, 입체퍼즐로 배우는 어린이 역사공부, 그림자극장 프로그램, 청소년 인문학 토론 모임외에도 지역에서 오랜 시간 자기 분야를 일궈온 고수들이 만들어가는 생생한 강연을 열기도 하지요. 한라산 지킴이, 인기 블로그 운영자, 요리사, 마라톤선수, 인디밴드 기획자, 당근 케잌으로 유명한 이, 제주올레를 만든 서명숙님 ‘식탐’ 출판기념 강연도 있었네요.
전국배낭 여행에서부터 나오시마, 인도, 네팔, 필리핀, 유럽 등지로 국외 배낭여행을 다녀온 이들을 초청해 그 경험과 감동, 정보를 나누는 자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정말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육지에서 작가, 화가, 평론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초청강연도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여행작가 입문과정>, <랩으로 인문학하기>, <클래식이 인문학을 만날 때...>와 같은 강좌부터 <우쿨렐레 배우기 소모임>, <달리랑 올레걷기 소모임>, <오름 가기 소모임> 활동도 이어지고 있지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달리도서관은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을 도모하기위해 문화사업을 기획,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7월31일까지 열리는 이철수 목판화가의 '새는 온몸으로 난다' 제주 전시와 연계하여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하는 목판화체험, 작가와 함께 걷는 예술 산책길, 도슨트 프로그램, 달리 북카페를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7월에 제주를 여행한다면 제주의 자연과 문화와 향토성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주돌문화공원, 교래자연휴양림 코스를 추천하고 싶네요.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위치한 돌박물관과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전시도 보고, 시간이 맞는다면 토요일마다 열리는 목판화 체험도 함께하면 좋겠네요. 교래자연휴양림은 제주 곶자왈을 걷고, 오름도 오를 수 있는 환상의 코스랍니다.
사실 제주섬 어디를 가든 환상의 코스는 참 많습니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지요. 달리도서관이 당신이 제주를 찾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될지 안될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과연 당신과 우리는 어떻게 만나질까요? 나뭇잎이 살랑거리듯 마음이 설레이지 않나요. 온다리쿠의 수필 중에 이런 문장이 있더군요. ‘여행이란 다른 세계에 자신의 일부를 조금씩 두고 오는 것이다’ 책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어쩌면, 달리도서관에 자신의 일부를 남겨두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죠. ^^
달리도서관이 더 궁금하다면 Daum카페에서 ‘달리도서관’을 검색해보세요. 카페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 만나볼 수 있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도2동 1017번지 2층 ☎064-702-0236
첫댓글 우연히 검색하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늘 몇시간을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잇네요 ㅎㅎ 반가운 분들...
카페방마다 글 남겨준 듀이님! 저희도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