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 물은 태초부터,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 아니 그 보다 더 이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해 왔다. 물은 지구 생명체의 원초적 형태이며, 또한 인간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은 인간의 생명 그 자체이다. 인간은 물 때문에 전쟁도 일으킨다. 대한민국에서도 지금 물전쟁이 일어나려나보다... 아름다운 피아골에 댐을 만든다고 한다. 물 때문이다. 피아골에 댐이 건설된다면 어떻게 만들어질까? 광양 수어댐을 가봤다.
댐 건설의 예정지의 하나로 예상되는 조동마을...개발의 광풍에도 여전히 고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 댐이 건설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한번 추측해 보자.
경남 하동의 다압취수장이다. 취수장에서 섬진강의 물을 빨아들여 수어댐으로 보내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물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인데... 대한민국의 진보한 물관리 시스템을 칭찬해야 할까?
섬진강에서 물을 빨아들일 때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있을 때 크레인으로 걸러낸다. 골리앗 같은 문명의 상징인 크레인의 용도가 이렇게 이용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구 다압취수장. 현 다압취수장 전에 이용했던 물관리 시스템이다.
구 다압취수장에서 바라본 섬진강은 여전히 아름답다. 사실 섬진강 전 유역이 과거에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하동유역은 섬진강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임실, 순창, 구례는 상류의 댐으로 모두 훼손됐다. 피아골에 댐이 건설된다면 이곳까지 파괴될 것이다. 그것에 대한 대안으로 섬진강댐에서 물을 더 흘려보낸다고 한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올려놓겠다.
수어댐 지도. 어떻게 수어댐의 물이 광양제철소까지 가게 되는지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다.
이곳이 바로 산의 협곡을 막고 그 안에 물을 가두는 방식의 댐의 모습이다. 과거엔 이 협곡은 빼어난 자연의 경관을 자랑했을 것이다. 여전히 수어댐의 경관은 아름답다. 이곳에 다압취수장에서 보낸 물이 저장된다. 일종의 저금통 같은 곳이다. 피아골에 댐이 생긴다면 이런 형태일 것이다. 물론 규모는 훨씬 작다.
멀리 광양체철소의 송전탑이 보인다. 자연은 이런 식으로 인간에 의해 파괴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물이 필요하다.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물을 가둬왔다. 그 노력의 최종적 결과물이 이런 댐이다. 댐을 아예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물을 아낄 수 있을만큼 아끼고, 최소한의 댐건설을 해야한다는 말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우린 그 물을 골고루 많은 사람들과 나눌 권리와 책임이 있다. 그 물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섬진강에는 댐이 몇 개나 있을까? 몇 개인지 모르지만 전남 지역 사람들은 그동안 그 댐의 물로 먹고 살아왔다.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뭄때 약간의 물이 부족하긴 했다. 조금 불편하긴 했다. 우린 그 불편을 참지 못해 피아골 같은 산골짜기까지 가서 댐을 지어야 할까? 더더구나 그 댐은 사람들이 먹을 물이 아니라, 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광양제철에 보낸다고 한다. 피아골 마을 사람들은 광양제철 사람들을 더 부자로 만들기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 수자원공사는 더 부유해질 것이다. 광양제철도 더 부자가 될 것이다. 피아골에 땅을 가진 지주들도 기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그래서 남은 사람들은 슬프다. 물을 빼앗겨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왜 희생되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린 대체 얼마나 부자가 되어야 자연 파괴를 멈출까? 얼마나 덜 불편해질 때가 되어야만 우리 자신의 이기심을 돌아보게 될까?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야만 남은 사람들의 고통에 반응하게 될까?
피아골 사람들은 그 물의 권리를 상실한다. 자연이 준 선물인 피아골의 물은 댐이 건설되면서 누군가의 소유가 된다.
전쟁은 그래서 그렇게 시작된다.
첫댓글 그렇죠. 땅이나 물이나 모두 골고루 나눠쓰라고 하늘이 뭇생명들에게 주신 선물인데.
오직 사람만이 그 물과 땅에 금을 그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 사용하죠.
희옥님 글에서 땅과 물의 공공재성을 다시 확인... 피아골댐이 나쁜 이유네요. -_- ;;;;
좀 더 디테일하게 취재해서 대숲님과 제가 번갈아 기획기사를 쓰면 어떨까 싶네요. 지면이 어디 없을까... 지리산인에 부탁할까?^^
그렇지 않아도 섬진강 관련 기획기사를 쓰면 어떨까 생각중이었슴다만. ^ ^*
기획안 보내서 지면확보만 되면...어디가 좋을까...어쨌건 기획회의를 한번 해볼까요^^
이름씨에 ㅎ자, ㅇ자가 들가서 그렁가... 회의 참 좋아해욤?
회의는 먼 회의요? 걍 필요한 곳에 통화허믄 될 걸. ^ ^*
합리적 이성이잖아요^^...뭘 할때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거에 따라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그렇게 일을 해야 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