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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방문의 해 」참여, 체험 수기 공모 결과 발표
‘경기방문의 해‘ 참여, 체험수기 공모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공모심사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 아 래 -
□ 최우수상(1명) : 000만원(경기관광공사 사장상)
- 고일영 ‘박물관, 그 유쾌한 문화피크닉’
□ 우수상(1명) 000만원(경기관광공사 사장상)
- 박O영 ‘도자기 깨는 노인’
□ 장려상(4명) 000만원(경기관광공사 사장상)
- 정o현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과의 만남’
- 송o재 ‘중남미문화원을 다녀와서’
- 김미옥 ‘내 마음을 노랗게 물들게 했던 그곳 이천 산수유마을’
- 김o현 ‘경기도의 무한가능성을 보다’
※추후 시상 일정은 당선자 대상으로 개별통보
※참가자 전원에게 문화상품권 우송 예정
2006. 5. 18
경기관광공사 대표이사 사장
박물관, 그 유쾌한 문화피크닉
“엄마 아빠는 평소에 꽤 좋은 분들이다. 너무 까다롭지도, 너무 너그럽지도 않은, 다른 어른들과 똑같 은 평범한 분들이다. (중략) 누가 보더라도 뭔가 중독된 사람들로는 안보일 것이다. 사실 담배, 술, 돈 그 어느 것에도 중독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엄마 아빠한테는 더 끔찍한 중독증이 있다. 바로 ‘문화 중독증’ 이다.” -『박물관은 지겨워』,수진 모건스턴(Susie Morgenstern) 저, 비룡소간 2000
“나랑 똑 같군”
책을 읽던 초등학교 2학년인 혜원이가 책을 덮으며 혼자 말을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주말이면 경기도 일대 박물관, 미술관, 연극 공연장을 찾아 다녔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무엇인가 의미 있고 색다른 체험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문화 피크닉을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올 2005 년은 ‘경기방문의 해’ 로서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자연과 유서 깊은 문화재 등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널리 알리는 뜻 깊은 행사가 많이 있다.
우리가족이 자주 찾는 박물관 중에 하나가 바로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와 접해 있는〈안성맞춤박물관〉이다. 안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오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문화기반이 비교적 잘 갖추어진 곳이다. 이곳에는 유기를 가지고 안성만의 독특한 제작법으로 만든 놋그릇은 물론 자물쇠와 침, 안경 등 생활용품과 불기(佛器), 무구(巫具)류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유기 제작 과정은 밀랍으로 이루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센서가 장착된 악기 밑을 걸어가면 유기로 만든 징과 바라, 꽹과리, 풍경소리가 울려댄다. 그 신기함에 염치불구하고 아이들과 여러 번 왔다 갔다 해본다.
관람을 마치면 우리가족은 인라인 스케이트로 갈아 신고 햇살 쏟아지는 4월의 캠퍼스를 누빈다. 학생식당 앞 잔디밭에서는 우리가 즐겨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로 오후 한 때를 보낸다. 〈안성맞춤박물관〉은 규모면에서 작은 편이다. 게다가 여러 번 와보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따라 나서지 않는다. 그러나 넉넉한 대학 캠퍼스가 근처에 있어서 문화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삼성교통박물관〉,〈한국철도박물관〉은 성원이가 최고로 치는 곳이다. 혹시 남양주에 있는〈거미박물관〉 이나 〈로봇박물관〉에 간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철도박물관〉에는 직접 기관사가 되어 자기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는 모형철도 파노라마실과 열차 운행 체험관이 있다. 그리고 주변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오래 전에 운행됐던 디젤기관차를 타보는 재미도 아들이 좋아하는데 한몫 하고 있다.
자동차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하는 대상임에 분명하다. 특히, 교통박물관 내에 전시된 레이싱 카를 보면 헬멧을 눌러쓰고 머플러를 휘날리며 무한질주 하고픈 충동에 빠져든다. 멋진 자동차를 보면 만지고 싶고 또 소유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단지 눈으로 만 감상해야 한다. 손을 대는 날이면 어디선가 레이싱 카보다도 더 쏜살같이 안내원이 달려온다.
‘만져 보고 싶다’ 는 것은 시각을 통해 얻는 정보를 강화하여 스스로 확신하고픈 욕구이다. 지난해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보았던 아동미술과 졸업 작품전과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2004)’ 라는 기획전은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만지고 참여하게 함으로서 우리의 욕망을 넉넉히 채워주었다. 물론 연초에 〈경기도박물관〉에서 주최한 ‘마티스·피카소 어린이 체험교실 특별기획전’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참여하지 못했다.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있듯, 나와 아내를 유독 가슴 설레게 하는 박물관은 따로 있다.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이다. 만화가를 꿈꾸던 어린시절 수업 끝나기가 무섭게 찾던 만화방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다. 만화 때문에 혼도 많이 났지만 학교에서는 만화 잘 그리는 아이로 통했다. 선생이 된 지금 만화 그리는 솜씨는 수업 시간에 적절하게 활용되기도 한다.
만화 열람실에는 당대 인기 있던 만화들을 복사본으로 비치하여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하였다. 나는 판매숍에서 어릴 적 좋아하던 작가 손의성의 ‘혁형사’와 몇 장의 그림엽서를 샀다. 그러는 사이 아내는 순정 만화를 연신 뒤적인다. 아이들은 박물관 밖으로 뛰어 나가 만화 캐릭터를 배경 삼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깔깔대며 사진을 찍는다.
‘박물관 여행은 유익할 뿐 아니라 재미있다’라는 것이 아빠인 나의 일방적인 생각이다. 박물관은 단순히 박제화 된 전시물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과거의 숨결이 생생히 전해지는 정겨운 문화 공간이다. 과거와의 지속적인 만남은 다가올 미래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시간이 날 때마다 박물관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하도록 한다. 그래서 간혹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버둥대도 “녀석들, 일단 한번 가보면 금방 재미있어 할 걸” 하며 부추긴다. 그럼 아니나 다를까, 차에 오르기 무섭게 ‘끝말 이어가기’를 하며 들뜨기 시작한다.
글의 첫 머리에 인용한 동화에서도 박물관 여행을 마냥 지겹게 생각했던 주인공 어린이가 생일날 부모님을 위해 자기 방을 박물관으로 그럴싸하게 꾸미는 결말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 피크닉을 방해하는 훼방꾼은 짓궂은 날씨만이 아니다. 놀이동산과 동물원이 붙어있는〈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아이와 자주 실랑이를 하게 된다. 집을 나설 때에는 미술관에 간다는 사실을 여러 번 주지시키고 관심을 가질 만한 그림 이야기도 해준다. 드디어 과천에 들어서면 산 위로 청룡 열차 레일이 펼쳐져 있고 하늘엔 애드벌룬이 두둥실 떠 있다.
"아빠, 우리도 저것 타고 싶어"
"그림 보는 것 재미없어"
"기린도 보고 싶어요'
큰 놈 작은 놈 할 것 없이 아우성이다. 그러다 보면 화창한 날씨의 유혹과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기수를 남남서로 돌리게 된다. 〈호암미술관〉역시〈에버랜드〉의 손짓에 예외는 아니다.
어떤 이는 “왜 우리 동네에는 변변한 박물관, 미술관 하나 없나“하며 푸념한다. 곧 지방 자치제가 확고히 뿌리내리게 되면 각 지역마다 시립 혹은 도립 등 공립 뿐 아니라 사설 박물관 미술관이 생길 것이다. 2005년 초 ‘미술관 옆 박물관’ 연합전 때 받은 팜플렛의 이면에 ‘경기도 일대 테마 박물관 미술관’ 지도를 펼쳐 보면 우리시에는 박물관 하나 없다고 서글퍼 할 일이 추호도 없다. 크게 보면 우리 동네인 경기도에 우리가 미처 가보지 못한 별처럼 반짝이는 박물관․ 미술관이 이렇게 무수히 많은데…
가족 삼대가 함께 하는 박물관 나들이는 무척 의미가 깊다. 서울에 사시는 아이들 친할머니와의〈한국민속촌〉, 평택 외할머니와 함께 했던 〈경기도립박물관〉나들이는 지금도 기억에 뚜렷하다.
장모님은 〈경기도박물관〉의 민속 생활실을 둘러보시며 손주들에게 조근 조근 설명해주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신 곁에 두고 쓰시던 약탕기, 다식판, 등잔 등 생활 도구들이 박물관이라는 틀 안에 전시된 것을 보시며 새삼스레 감동하신다.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민속촌〉에 가면 가족 모두가 한껏 즐거워진다. 아이들도 유리창 너머로 전시품들을 보아야 하는 여타 박물관에서 보다 더 신바람이 나는 모양이다. 어머니는 당신이 사셨던 ‘남부지방’의 전통 가옥을 구경 하신다.
“어쩌면 이렇게 옛 시골집과 똑같을까?”
어머니는 마루에 걸터앉아 바닥을 쓰다듬으신다.
그러고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가는 박물관 나들이는 유쾌한 시간여행이다.
올해부터는 우리가족 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이웃들과 ‘문화 피크닉’ 모임을 결성하려고 한다. 경기도 남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덕포진 교육박물관〉,〈모란 미술관〉등 북부 쪽에 산재한 박물관 미술관을 둘러 볼 기회가 적다. 모임이 결성되면 문화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 공유와 함께 공연, 축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을 것 이다.
학창시절 아버지께서는 내가 수학여행이나 현장 답사를 갈 때면 손수 참가비는 물론 용돈까지 챙겨 주셨다. 그 대신 기행문을 써서 저녁식사 후에는 다녀온 이야기를 가족에게 발표하라고 하셨다. 정말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자녀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신 아버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아버지께서 꿈을 키워주던 그 작업은 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 미술관을 탐방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박물관 여행이 언젠가 아이들이 우리 부부를 데리고 떠나는 추억 여행이 될 거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얘들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박물관에 갈까?"
첫댓글 좋군요
많이 다니셨군요 부럽습니다.
축하드려요 멋진글이에요!!!
아이가 어려서 잘 따라다녔지 지금 같으면 좀 힘들것 같군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근데 0이 3개붙은 상금이 왜 자꾸 궁금해 질까요?
저는 왜이럴까요? ㅎㅎ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