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야구판의 정설을 깨고 있다. ‘투수의 투구 스피드는 빨라지기 어렵다’는 논리는 두산 마운드에 적용되지 않는다. 해마다 스피드가 치솟는다. 다른 구단에서도 두산만의 독특한 ‘속도 상승법’이 있을 거라며 수군거린다. 두산 마운드에 숨겨진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집중탐구를 통해 그 비법을 짚어본다.
분석 1
▲유연성이 생명이다(최일언 코치의 노하우)
“98년 말 이적 당시 차명주의 등은 거북껍질 같았다. 유연성 없는 딱딱한 몸에서 스피드가 나올 수 없었다.”
두산 최일언 투수코치는 구속 상승의 실마리를 반달곰 투수들의 특이한 풍속도에서 찾으라고 얘기한다. 두산 투수들은 경기 전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몰려간다. 피칭 전 투수들이 운동기구에 매달려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들은 프로바 딥스 등 생소한 운동기구를 이용해 어깨 견갑골 주변의 유연성과 순간적인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최코치는 “던지는 데 필요한 근육의 유연성을 기르는 게 주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주요 비법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최코치의 지인인 일본 돗토리현 ‘월드윙센터’의 트레이너 고야마 야스시가 개인별 피칭폼에 따른 근육과 유연성 상승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투수들에게 전해줬다. 지난 겨울 돗토리현에서 훈련을 받은 이광우 차명주 조계현 이혜천 등이 효과를 봤고 귀국 후 후배들에게 알려줬다.
조계현은 “5년 전에만 돗토리현을 다녀왔어도 전성기를 계속 누릴 수 있었을텐데…”라고 말했다. 거북등 같았던 차명주는 양쪽 어깨 견갑골이 맞닿을 정도로 몸이 유연해졌다.
두산 투수들 중 튜빙(굵은 고무줄을 잡아당기는 운동)을 하거나 배에 ‘王(왕)’자 근육이 새겨진 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코칭스태프가 유연성에 배치되는 운동을 삼갈 것을 주문하기 때문이다.
분석2
▲반드시 투구 수를 지켜라(김인식 감독의 고집)
끌어올린 스피드는 철저히 투구 수로 관리됐다.
두산 투수진의 특징 중 하나가 제4·5선발보다 구위가 뛰어난 투수들이 중간에 배치된다는 것. 김유봉과 이혜천이 대표적인 투수다. 김감독은 중간계투요원들이 투구수를 25∼30개로 한정했다. 이것은 이들이 스피드와 구위를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다. 또 김감독은 선발투수들도 투구 수 120개의 마지노선을 지키도록 주문하고 있다. 투구 수를 지키느라 세이브나 승리를 놓친 투수들에게는 따로 코칭스태프가 평점을 매겨 연봉책정 때 승리·세이브 투수에 준하도록 인정해 줄 것을 구단 프런트에 요구해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줬다.
이밖에 초짜 투수들의 피칭 밸런스가 점차 안정되고 있고,하와이 전지훈련 동안 투수들이 힘의 원천이 되는 허벅지와 등근육 강화에 주력한 것도 스피드가 ‘버전 업’되는 상승효과로 작용했다.
현황 1
▲최고구속 140㎞ 이하의 투수는 없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투수들의 스피드가 대부분 시속 140㎞를 넘는다. 좌완 이혜천(21)이 최고 구속 152㎞를 찍어대는 것을 비롯해 팀 최고령인 조계현(36)도 최고 스피드가 141㎞에 육박한다. 98년 입단 당시 이혜천의 투구 스피드는 138㎞. 무려 14㎞나 구속이 빨라졌다. 95년 입단 때 140㎞ 수준이었던 진필중(28)의 최고 구속은 149㎞로 상승했고,중간계투요원인 김유봉(24)과 제5선발 최용호(24)의 최고 스피드도 147㎞까지 나온다.
현황 2
▲최근 2년 사이,혹은 팀을 옮긴 뒤 스피드가 늘었다
변화의 핵심은 차명주 조계현 김유봉에서 찾아야 한다. 98년 말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차명주는 구속이 138㎞에서 144㎞로 올라갔고,지난해 삼성 시절 130㎞ 초반에 머물던 조계현의 투구 스피드도 팀을 옮긴 뒤 141㎞까지 나온다. 프로 5년차 김유봉도 지난해 1군으로 올라온 후 구속이 140㎞에서 올해 147㎞로 ‘업 그레이드’됐다.
우리팀의 투수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작은 체구의 투수지망자들은..고민 끝이네요...
두산의 '이혜천'도 150KM를 던지는데...비결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