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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교육이야기
2010년 3월 29일 발행
정책 동향
1. 서울시 교장공모제 100% 실시
% 교장 공모제 추진 : 데일리 문화종합 유니온프레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계의 비리를 뿌리 뽑는다는 각오로 학교장 선발 100% 공모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리관련자들도 엄벌에 처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권한대행 이성희)은 22일 ‘서울교육종합발전계획’을 통해 앞으로 학교장 선발은 100% 공모제를 통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당한 인사청탁자를 공개하는 등 비리척결에 힘을 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교육종합발전계획안에 따르면 학교장 선발은 오는 8월 교장 정년퇴직을 앞둔 서울시내 초·중·고 77개교(초등학교 47개, 중·고등학교 30개) 전부 공모제로 선발할 예정이며, 대상은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교직원으로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비리 관련자 1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 4월초에 엄중히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교원인사를 비롯 모든 인사청탁자는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한 전국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서울시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것을 벗어나기 위해 지역교육청과 학교별로 학력수준 도달 목표를 설정해 기초학습부진 학생 제로(0) 운동을 완성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모제를 실시해도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 자격이 된다면 인사승진제도와 다를 것이 없다”며 이번 시 교육청의 대안에 새로운 대책을 요구했다.
- 교장ㆍ인사담당 장학관 재산등록제 도입 -
현행 5% 선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교장 공모제가 50% 수준으로 대폭 확대된다.
또 교사들의 과도한 승진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수석교사제도 확대된다. 교장과 인사담당 장학관에 대해선 재산등록제도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회 교육개혁 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교육비리 근절대책을 보고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교육개혁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비리 근절을 위해선 교육감의 권한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판단, 현재 5%인 교장공모제를 전국 학교의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우수한 교장풀(pool)을 확보하기 위해 결원 대비 130%인 교장ㆍ교감 자격연수 대상자도 150%로 늘리기로 했다.
또 그동안 교육감이 임명한 전국 180개 지역교육청 교육장도 내부 공모제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교육감의 인사권한을 분산하고, 운영의 책무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지역교육청에 지역교육장 임용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이 위원회에서 2배수를 추천한 뒤 교육감이 임명할 수 있게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장학관ㆍ장학사 등 전문직과 관련해서는 선발심사 때 외부인사를 50% 참여하도록 하고 교육청 내 주요 보직에 대해 공모제를 확대키로 했다.
현재는 전문직을 선발할 때 내부인사 위주의 면접 및 현장실사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교과부는 또 장학관ㆍ장학사와 교장ㆍ교감 간 전직 요건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교사들의 과도한 승진경쟁을 완화하고, 잘 가르치는 교사 우대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수석교사제도 확대한다.
교과부는 올해 현재 333명인 수석교사를 2012년까지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20%인 2000개교에 한 명씩 배치한 후 연차적으로 학교마다 1명 이상의 수석교사를 두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들이 전문직으로 전직할 기회도 줄 계획이다.
재정ㆍ학사운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수의계약 공개대상을 현재 1000만원 이상에서 500만원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소액계약의 경우에도 전자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유도해 업체선정과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학교회계시스템(에듀파인)을 활용해 학교의 예산 집행 상황을 전 교직원이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복식부기 회계처리, 자산관리시스템과 연계할 방침이다.
감사기능 및 청렴교육 강화를 위해선 교장과 인사담당 장학관에 대해 재산등록제를 도입하고 교직원 부패방지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취약 분야에 대해선 공직기강 집중 감사를 실시하고, 시?도교육청은 상시감사제도 강화된다.
교과부는 학부모ㆍ일반 시민 중 관련분야 전문가를 명예감사관으로 임명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학부모 감사관제도 도입한다.
또 최근 현직 부장검사를 감사관에 임용한 데 이어 시ㆍ도 감사담당관도 외부공모를 추진한다. 비리로 적발될 경우 파면ㆍ해임 등 중징계를 통해 처벌도 강화한다. 아울러 교ㆍ사범대 교직과정에 반부패ㆍ청렴 내용도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3월부터 시행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내실화하고, 박사과정 중심의 대학원 육성을 위해 우수 대학교 20곳을 선정, 교육과 연구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교육연구거점 50곳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학교폭력과 교육 비리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엄격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성행하면서 학부모, 국민 부담으로 이어졌고, 학원 폭력, 교육계 비리 등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이 중요한 변화기에 변화를 주도하고 기본을 잡는 것은 당분간 제가 직접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제공 : 대한민국 정책포털(http://www.korea.kr)
2. 일제고사 성적 학교장 평가에 반영
서울교육청 “교장 평가때 일제고사 반영”
[한겨레] 전교조 "학생·교사 쥐어짤 것"
검색하기" >서울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성적 조작과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 등 일제고사의 폐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서울교육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해마다 7월 치르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학교장 경영능력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업성취도 평가 반영 비율을 10%로 할지, 더 높일지는 좀더 논의해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시교육청은 현재 세 단계로만 공개되는 검색하기 href=" target="new">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점수로도 비교해 학력 부진 학교를 걸러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육발전종합대책팀 이경균 팀장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서울시 전체 평균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점수가 평균 이하인 학교에 대한 학력 향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색하기 href=" target="new">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 "일제고사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할 경우 학교장들이 살아남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학생과 교사들을 쥐어짜게 될 것"이라며 "획일적인 문제풀이식 수업과 경쟁만능주의 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려 학교는 학원화하고 창의성이나 인성교육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교육비리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모든 공립학교에 대해 초빙형 검색하기 href=" target="new">교장공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현재 초빙형 교장공모제 절차를 보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3배수를 추천하는데 학운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직 교장"이라며 "공모에 응하는 교장들은 전직 교장을 찾아 청탁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공모제는 후임 교장을 결정하는 전직 교장의 권한을 강화시켜 또다른 비리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초빙형은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만 지원할 수 있어 인사비리의 원인인 과도한 승진경쟁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3. 안병만 장관 "EBS 강의서 수능 70% 이상 낸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현재 30% 수준인 EBS 강의의 수능 출제 비율을 7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EBS강의만으로 수능 준비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교육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EBS 강의의 수능 출제비율이 대폭 상향 조정됩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EBS 수능강의와 대학수학 능력시험의 연계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식에서 현재 30% 수준인 EBS 강의의 수능 출제 비율을 7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이같은 방안이 공교육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별도의 사교육 부담 없이 EBS 수능강의 만으로도 수능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EBS도 50여명의 스타강사 영입과 수요자 중심의 홈페이지 개편 등 다각적 사업을 통해 수능 강의의 질을 대폭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75억원이던 EBS의 수능사업 지원예산을 금년에 262억원으로 50% 이상 증액 하는 한편 일선학교의 우수교사를 EBS에 파견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아울러 EBS의 콘텐츠가 일선 학교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각 시도 교육청이 각별한 협조를 해 줄 것을 당부 했습니다.
KTV 박성욱입니다.
(KTV 한국정책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520 www.ktv.go.kr
4. 당정, 저소득층 무상급식.보육비 전액지원
1) 무상급식 대 무상 보육 - 당정, 저소득층 초.중생 전원 무상급식 실시 검토
-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는 2012년까지 농촌과 어촌, 산촌, 그리고 도시 저소득층 가정의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에 대해 전원 무상급식을 실시키로 함.
- 또한, 2015년까지 중산층과 경제 형편이 어려운 서민의 0∼5세 취학 전 아동 보육비와 유아교육비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함.
- 당정은 저소득층 무상급식의 대상을 현재 97만명에서 2012년까지 200만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소요예산은 매년 4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
- 또 무상보육 및 유아교육 지원은 소득분위 하위 70%까지로 확대키로 하는 등 대상자를 대폭 늘림. 이 방안이 시행되면 한해에 각각 6천억원, 4천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집계.
- 당정은 이에 따라 대폭 늘어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으로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짐.
- 이와 함께 당정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 통합전산망'을 이용하는 등 무상급식 지원 대상자를 해당자 외에는 알 수 없도록 하기로 함.
2) 무상 보육, 재원 마련 가능할지 (?)
- 취약계층 무상 보육과 무상 유아교육이 시행된다면 획기적이라고 할 만하지만, 상황은 유동적.
- 한나라당이 밝힌 매년 1조원(무상보육 6000억원·무상유아교육 4000억원)가량의 재원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수적이지만,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이날 당정에서 “검토하겠다”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짐.
- 정부 재정적자가 올해를 지나면 400조가 넘아가는 상황에서 4대강 등 대규모 삽질을 지속하는 동시에 복지비용을 1조씩이나 늘릴 수 있을지 의구심.
3) “도로 포장 1㎞만 안해도 1년 급식예산 17억 거뜬” - 자립도 하위권 경남 합천, 무상급식
- 한나라당 소속 심의조 경남 합천군수(72)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로 문제라고 단호히 말함. 한나라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정작 한나라당의 텃밭인 합천군에서 무상급식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 심 군수는 물론 합천군의회 의원 10명(공석 중인 1명 제외) 가운데 민노당 비례대표 1명을 빼고는 모두 한나라당 소속. 무상급식을 놓고 행정집행부와 의회 사이에 어떤 충돌도 없었다고 함.
- 합천군 도로관계자는 “17억원이라는 돈은 폭 8m짜리 왕복 2차선의 도로 1~1.5㎞만 확장·포장하지 않아도 만들 수 있다”고 잘라 말함.
5. 선관위 "무상급식 위법 판단, 우리 몫 아니다"
경기도의원 '선거법 위반여부' 질의에 답변
연합뉴스 | 김광호| 입력 2010.03.26 13:57|수정 2010.03.26 14:10
검색하기"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면 무상급식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선관위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26일 경기도의회 이성환(한나라당.안양)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선관위는 "경기도교육청 및 일부 시.군의 일괄 무상급식 추진이 검색하기" >공직선거법 위배소지가 있다"며 의뢰한 유권해석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도선관위는 "지자체가 학교급식법 제8조 및 제9조에 근거해 (무상급식 대상)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조례를 만들어 급식 경비를 지원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시.도교육감의 초.중.고 학생 전부에 대한 무상급식 실시와 시.군의 학교급식지원 관련 조례가 학교급식법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는지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선관위의 이 같은 원론적인 답변에 따라 전면 무상급식의 위법성에 대해 검색하기 href=" target="new">교육과학기술부와 법제처 등에 조만간 추가 질의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도교육청이 5~6학년을 대상으로 일괄 무상급식을 실시하려 하는 것은 학교급식법이 정한 지원대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검색하기"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 의뢰했다.
또 일부 시.군이 학생들에게 일괄 무상급식을 실시하면서 조례에 지원 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단체장 임의로 대상 등을 정하는 것 역시 공직선거법 제112조 위반 가능성이 없는지 선관위에 물었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답변을 경기도선관위가 하도록 이첩시킨 바 있다.
이슈 및 쟁점
1. 사교육 필요 없다더니…자율고 몰입교육 눈물쏟는 학부모
사회적배려 입학생 배려 안해 전교 20위권이 250등으로 추락
학원 안다니면 진도도 못따라가…교장 “성적 안되면 전학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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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심혜리 기자| 입력 2010.03.26 03:05| 누가 봤을까? 10대 여성, 광주
올해 서울의 한 자율형사립고(자율고)에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딸을 입학시킨 ㅈ씨(여)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따로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진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서다. 백화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혼자 딸을 키우는 형편이라 학원비 마련이 쉽지 않은 ㅈ씨는 "1년 진도를 한 학기에 마친다는 학교 방침 때문에 개인과외가 필요하다"는 딸의 하소연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ㅈ씨는 학원에 다닌 적 없지만 중학교 내내 반에서 2~3등 안에 들었던 딸이 "좋은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며 자율고에 지원할 때 잠시 망설였다. 부자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얘기에, 친구들과 비교해 마음의 상처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하지만 면접장에서 "우리 학교는 사교육 없는 공교육으로만 가겠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교장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기초생활수급자여서 수업료를 내지 않으니 딸을 입학시켜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학하고 보니 현실은 달랐다. 입학 당시 중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딸의 석차는 약 300명 중 20등이 조금 넘었는데, 입학 후 첫 시험 결과는 250등 뒤였다. 딸은 배우지 않은 내용들이 시험에 나왔다고 했다. 첫 시험인데도 고교 1학년 과정 전체가 시험범위였던 것이다. 알고보니 다른 친구들은 이미 학원에서 1학년 과정을 끝마친 상태였다. 딸에게 들어보니 학교는 "1학기 때 1년 과정의 진도를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교과과정을 일찍 끝마치고 3학년 때는 입시준비만 하겠다는 것이다. 딸은 "학원을 다니지 못하니 도저히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겠다"며 울먹이는 날이 많았다. 고민 끝에 상담을 위해 학교를 찾아간 ㅈ씨는 "진도를 따라가려면 과외를 받는 수밖에 없다"는 교사의 말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교장은 더 나아가 "성적이 안되는 학생들은 전학가도 좋다"고 말했다.
문을 연 지 이제 한 달이 돼가는 자율고 제도의 허상이 하나둘 벗겨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자율고를 도입하면서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가량이지만 교육의 질이 높아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학교들은 3년 뒤의 '명문대 입학률'에 매달리며 사교육을 전제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자율고인 서울 ㅂ고는 야간 보충수업 시간에도 교과 진도를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을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자율고에 입학시킨 ㅂ씨(45)는 "다른 친구들은 주말이면 집중 과외를 받는데, 우리 아들만 독서실에 간다"며 "아들이 전보다 훨씬 위축된 것 같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율고 교사 조모씨는 "수업시간에 물어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도를 더 빨리 나가주길 원했다"며 "학교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나 과외를 받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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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장선거를 통해 본 학교사회
젖은 등산화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사나 아이들이나 낯선 공간에서
새 삶을 꾸려가며 살아갑니다.
지난 주 우리 학급 반장선거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우리 반에 반장을 선출하지 않고,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반장을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으나
전체 학교에서 학급 임원에게 상장을 주어야 하기에 학교 방침대로 했습니다.
학교 반장선거하기 몇 일 전에 한 아이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선생님!! 저는 반장 선거에 나가고 싶은데요,
엄마가 도와주지 못하니까 나가지 말래요..."
어느 한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는 우리 엄마, 아빠가 맞벌이라 반장선거에 못나간다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반장하고 싶은 사람이 알아서 반장하면 될 것이지...
그래서 저도 곰곰히 생각하다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반장은 너희 어머님, 아버님이 하는 것이 아니야.....
네가 우리 반을 위해 무엇을 할지 먼저 생각하고,
친구들 고민이 무엇인지 알리고 해결하려고 하면 되는거야!!
그러니 하고 싶으면 꼭 반장선거에 나가서 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출처 : 국민일보 | 입력 2006.03.16 12:15, 위 사진은 이 글 내용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학급임원 선거가 있기 전 날 저는 알림장을 쓰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내일이 반장 선거입니다. 우리 부모님이 반장하는 것 아니니까
우리반 친구 중에 꼭 하고 싶은 사람은 내일 출마해 주세요"
그리고 다음 날 우리 반에 반장 선출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여러 명의 반장 후보, 부반장 후보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나와서 아이들이 내가 왜 반장이 되고 싶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반장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 종이 가득 연설문을 써 왔더군요... 미리 준비가 다 된 듯 했습니다. 연설문 내용을 들어보니 이건 아이들이 쓴 글이 아닙니다. 듣기 거북한 미사여구이며, 뭔가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 문구들.... 요새는 반장 연설문도 인터넷에서 매매한다고 하니 정말 이 말이 없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깜짝놀랄 상황이 벌어집니다. 한 친구는 엄마가 마이쭈에다가 명언을 붙여서 주었다고 하면서 연설하기 전에 뇌물(?)을 돌리는 겁니다. 순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중단하고, 그 친구에게 잘 타일렀습니다.
"그건 반장선거 다 끝나고 먹자!! 괜찮지?? 우리 친구들에게 멋진 명언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싶었구나~~" 하면서 간신히 설득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한 것 같습니다.
투표가 끝났습니다. 4명의 학급 임원이 선출되었습니다. 낙선했다고 우는 아이도 있습니다. 마이쭈를 돌린 아이는 반장 선거에서도 부반장 선거에서도 2등으로 낙선하였고, 엄마가 반장 나가지 말라던 아이는 정말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년에서 반장선거가 끝나자 마자 학교운영위 할 학부모를 뽑으라 합니다. 학급임원 부모님 중에 맞벌이가 아닌 분을 말이지요. 참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우리 반 아이들 모두 맞벌이 부부라서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 친구들을 데리고 물어보니 나오고 싶어서 나왔답니다. 반장된 아이는 엄마가 나가지 않았으면 했는데 너가 나가고 싶다 하니 그냥 출마해보라고 했답니다.
반장선거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정말 학교에서 반장은 부모님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를 뽑으면 햄버거에 콜라가 올 것이라는 둥, 누구는 엄마, 아빠 맞벌이를 한다는 둥, 아이들이 반장을 뽑는 기준이 어른들의 나쁜 모습을 벌써 보고 배운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장 먼저 민주주의를 배워야하는 학교에서 권력의 힘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반장이 뭐하는 아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선생님없을 때 떠드는 사람 이름 적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무슨 커다란 권력을 얻은 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막상 자기는 떠들고 친구들 괴롭히면서 자기 이름은 안 적습니다. 참!! 우리나라 어르신들 모습이랑 비슷하지요??
작년에 교사들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고 시국선언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비민주적인 어른들의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것은 기존의 질서에 대항하는 것이기에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3. '교장자격증 소지자 대상 교장공모제'는 그 나물의 그 밥! '평교사 참여하는 교장 공모제' 가 진짜
사실 교육계의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인맥으로 점철되어 있는 교육계의 관료성은 돈의 문제를 뛰어넘어 교육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도있다.
유능한 인재 발굴이 원천적으로 차단 당하는 것은 능력우선 주의와 평등한 소통문화의 부재 때문이다.
돈이 인맥을 만들기도 하지만 '말 잘 듣는 사람'으로 관계맺어지는 교육계의 관계망은 소신을 가지는 것이 자멸이요 능력이 있어도 윗사람이 원하는 것을 향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넘어서면 안된다
이러한 인맥 피라미드 속에서 또 더 깊은 밀월관계와 확실한 도장을 찍어주기 위하여 금전적 비리가 통하게 된다.
교육계 비리의 또 다른 근본적인 원인은 너무 막강한 교장, 교육관료들의 권력때문이다.
한 학교안에서 교장은 거의 황제이다. 법과 규정이라는 것이 교육청으로 부터 내려오지만 그 것도 웬만하면 '교장재량'이다.
그런 규정과 룰이 없는 경우는 당연히 교장선생님 개인의 경험과 취향에 따라 학교는 운영된다.
예산에 관계된 모든 것이 교장선생님의 재량이다. 학운위에서 예 결산 심의 하지만 극히 제한 적이며 뒤로 돌아다니는 돈은 운영위에서 감시하기도 어렵다.
학교 안에서 교장의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견제구조도 없으니 맘 놓고 뭐든 다 할수 있다.
이러한 교육비리를 근절하고자 인맥피라미드를 깨기위해 '교장 공모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한다고 하니 우선 크게 환영한다.
모든 교장인사권을 쥐고 있는 교육감 그리고 그 중간 통로인 장학사와 교육관료들에게서 인사권을 약화시키는 것이야 당연한 수순이라 할수 있다.
그런데 조금 만 더 생각해보면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교장이 된 사람은 좋은 학교?로 갈려고 하고 교장 자격증은 있으되 발령을 못받은 사람은 발령을 받으려고 줄을 서고 로비를 할 것이고 또 실지로 지금의 모든 교육관료 (예비관려들)들은 이러한 관계로 이미 존재하고 있다 . 그런데 이들 즉 '교장자격증'만 가지고 있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교장 공모제를 한다는 것은 결국 그 나물에 그밥이 될 수 밖에 없다 . 어쩌면 수요(교장자리)는 적고 공급(교장자격증 소지자)은 많으니 로비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홍보 하겠지! " 경쟁 속에서 소신있고 유능한 젊은 교장들이 많이 당선될 것이라고"
그런데 지금 교장선생님들이나 교장 자격증 소지자 분들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점수를 따고 교육청 관료들과 인맥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교육계 질서를 거스릴수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100%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질서와 정서 속에서 교장 자격증 까지 따게 된 분이기 때문이다.
진정 '승진 제도 개선'으로 교육을 바꾸고 교육비리를 청산하고 싶다면 '초빙형 교장공모제'(교장 자격증 소지자 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장 공모제)는 거론도 하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내부형 교장공모제'(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대상)라야 한다
그리고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하다가 임기가 끝나면 또 응모할수도 있지만 다시 평교사로 돌아 올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교육인맥 피라미드에 들어가 있지 않은 교사, 방금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던 교사, 행정중심이 아니라고 진정으로 학생줌심으로 사고 할 수 있는 교사들이 교장공모제에 응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학교를 변화 시킬 수 있으며 비리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교장 공모제로 교장을 뽑는 다 할지라도 지금은 교장의 권한이 너무 막대 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견제할 기구가 없기때문에 학부모회, 교사회,등을 법적 기구화로 만들어야 한다. 또 다른 관료성을 가지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 만 으로는 도저히 교장의 견제 역할을 할 수 가 없다. 학부모들이 더 많이 참여 할수 있고 교사들이 학교운영에 대한 대표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학교는 소통을 통하여 투명하게 그리고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개인의 소신이 독선이 되고, 과도한 권력이 권력남용이 되는 경우가 학교 현장에는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실효성도 없는 '초빙형 교장 공모제'를 과도하게 선전 하면서 동시에 더 위험한 '개방형 교장공모제(교사가 아닌 기업등 다른 영역의 전문가?)를 함께 흘리고 있다. 우리사회는 '교육 계 마저 비리' 라고 제목을 달 만큼 모든 사회전반에 비리가 존재하고 있다. 기업등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그 것도 능력이라고 말 할 정도 이다. 그런데 교육계 비리 잡겠다고 더 큰 비리의 온상인 기업등의 전문가들을 교장으로 하겠다는 것은 호랑이 입에 고기를 넣어 주는 것이나 마찬 가지 이다.
' 초빙형 교장공모제'는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개방형 공모제'는 아직은 시기상조이고 더 위험 천만한 일이다.
이에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전면 확대를 주장하며 그것 만이 교과부가 진정성을 인정받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Posted at 2010/03/22 23:04// Posted in 일상다반사 Posted by 라음
2010년 3월 20일 토요일.
하루종일 구름의 빛깔이 짙었다. 바람도 불고 비도 왔지만 이젠 봄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1교시 수업이 끝날때 즈음이다. "선생님, 누가 제 독서통장 찢어놨어요!" 다급하게 부르는 주연이의 목소리에 바라보니 독서통장 여기저기가 찢겨져 있다. 일부러 그런듯이 사진이 붙여진 부분에 더욱 심하게 찢어져 있다. 벌컥 화가 솟는다. "아니, 이게 왜 이래. 누가 이런 짓을 했어?" "선생님, 그리고 이런 쪽지도 들어있었어요." <니 물건은 내가 접수한다ㅋㅋㅋ>
어떤 녀석이 못된 장난을 쳤구나 생각하며 일단 알았다하고 찢겨진 독서통장과 쪽지를 들고 내 자리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여기저기서 여자애들이 소리는 지른다. "어 그 쪽지, 나도 받았는데!" 새로산 싸인펜, 연습장, mp4플레이어, 공책, 교과서……. 없어진 물건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책상 서랍과 사물함 속에는 모두 똑같은 쪽지가 쓰여져 있었다. 아이들이 흥분하며 "누구야"를 외친다.
수첩을 뜯어 쓴 쪽지, 그 수첩의 주인인 준호가 의심을 받는다. 준호는 아니라며 소리를 지르고 누구는 옆에서 의심하지 말라고 또 소리지른다. 쪽지를 받은 여자아이들은 소름끼친다며 또 난리. '아, 이게 무슨일이지,,,,,,' 감당하기 어려운 일 앞에서 일단 눈물부터 쏟고 보는 한심한 요놈의 성격. 아이들앞이라 꿀꺽꿀꺽 눈물을 참는다. 마음이 너무 힘겹다.
"선생님, 애들한테 글씨 다 써보라 그래요" "어제 누가 제일 늦게까지 있었어? (누구누구) 아냐?" "아, 왜 교실에는 CCTV가 없는 거야" 아이들은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런일이 내 교실에서 벌어지다니, 마음이 괴롭다.
나는 일단 "조용히 하고 다 자리에 앉아!" 하고 소리를 빽 지른다. 그래도 아이들의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내 마음도 진정이 안되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차분해지려고 애쓰며 지난 주 '으뜸헤엄이' 공부가서 강의를 들은 정기진 선생님 말씀을 되새긴다. 정말 다행이다. 딱 일주일 전, 으뜸헤엄이 모임에서 교실에서 도난사건이 생겼을 때 교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던 것이다. "얘들아, 지금 범인이 누구냐가 중요한게 아니야. 우리반에 이런 일이 생겼고, 그래서 우리가 지금 서로를 의심하고 있고, 그래서 교실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졌다는 것이 더 중요해. 이게 뭐야,,, 우리 반 친구가 아닐 수도 있는데, 서로 범인이냐고 따지고, 의심받은 사람은 기분 나쁘고. 또 서로 짜증내고. 선생님 지금 엄청 속상해. 그러니까 이제 범인 이야기는 하지 마." 다급한 마음에 일단 범인이라는 말은 꺼내지 말라며 아이들 입을 막았다.
2교시가 체육 수업이라 일단 아이들을 내보내고 물건을 잃어버린 친구들만 남겼다. "얘들아, 속상하지? ,선생님도 너무 놀랍고 속상해. 그런데 잘 들어요. 선생님은 범인 찾지 않을거야. 만약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되면 어떨까? 우리는 아마 1년 내내 그 친구 미워할거야. 그렇겠지? 그것도 너무 속상한 일이잖아. 대신에 이런일이 생기니까 서로 너무 속상하고 슬프다는 걸 우리가 느끼고 다시는 이런일이 생기지않게 서로 조심하고, 바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이게 선생님 생각이야. 이해할 수 있겠니?" 이들이 끄덕끄덕 한다. "그래서 너희들한테 미안해. 범인을 잡아서 물건을 다시 돌려주라고 못하니까. 그건 선생님이 정말 미안해." 그리곤 아이들에게 쪽지를 나눠주고 없어진 물건과 그 물건이 없어져서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적으라고 했다. 애써 삼키려고 했지만 이미 감정이 심하게 동요된터라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렇했다. 아이들이 눈치 못채게 손등으로 훔쳐보지만 이미 다 들킨 것 같다.
쪽지를 써서 낸 아이들까지 다 체육관으로 보내고 혼자 앉아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다. 내 마음은 어떤지, 왜 범인은 안 잡는지, 아이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았다.
얘들아, 정말 슬픈일이 우리 교실에서 일어났네.
선생님 마음이 너무 아프다.
서로가 친해지고 믿음을 쌓아가야할 때인데,
이렇게 서로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일이 생기다니 말야.
그런데, 얘들아-
선생님은 범인을 찾지 않을거야.
만약 우리 반 친구들 중에 한 명이 그랬고 그 범인을 찾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우리는 아마 그 친구들 1년 내내 미워할거야.
도둑놈이라고 부르겠지.
그리고 그 소문은 학교에, 동네에 쫙 퍼질거고.
그래서 그 친구가 중학교가고, 고등학교에 가도 “재는 예전에 도둑질 했대” 하면서 손가락질 받겠지.
그 친구가 뉘우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더라도
한 번 찍힌 ‘낙인’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지 않겠지.
그래서야, 그래서 범인을 찾지 않을거야.
어쩌면 장난을 심하게 친 걸 수도 있고, 실수를 한 걸거라고 선생님은 생각해.
선생님도 어렸을 적에 엄마 지갑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 오락실에 간 적이 있어.
그러면 선생님도 도둑놈인가?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 있어.
어려서 판단을 잘 못해서 할 수 있는 실수라고 선생님은 생각해.
그래서, 범인을 찾지 않을래. 선생님은 범인을 잡아서 벌을 주는 형사가 아니니까-
옳지 않은 행동을 옳게 고쳐주는 선생님이니까.
그러니까 우리, 이제 범인 이야기는 하지 말자.
대신 그 친구가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다같이 바라자.
우리가 같이 서로 위로해주고 용서해주자.
혹시 우리반에 ‘그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슬프고 아픈 친구들과 선생님을 마음을 보고 반성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몰래 가져갔던 것 처럼 몰래 다시 돌려주면 좋겠어. 미안하다는 쪽지와 함께. 부탁할게.
우리 교실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선생님이 많이 미안해.
오늘 선생님이 많이 안 웃어줘도 이해해줘.
한참을 울며,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썼다. 왜 이런일이 생겼는지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전교회장에 당선된 소영이 어머니께서 피자를 사가지고 오셨다. 사실 학부모님이 토요일에 피자 쏘시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아 어제 소영이 어머님이 피자를 사주시겠다 했을때는 미리 말씀을 못 드린 것을 후회하고 있었는데, 오늘 피자가 도착하고 나니 이것 역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범인색출에 열중하던 아이들의 관심을 잠시라도 다른데로 돌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편지를 거의 다 써갈 무렵 아이들이 체육수업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디에나 태양이 비추듯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내가 가르쳐준 노래를 부르며 들어온다. 물건이 없어진 여자애들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주 해맑게. 한 명, 두 명. 교실에 있는 아이들이 부르고 있으니 뒤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자연스레 같이 부른다. "선생님, '바로 그 한사람이' 틀어주세요!" 다들 모여 내가 입을 열때까지 계속 계속 부른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요녀석들, 선생님이 훌쩍거리는 걸 봐서 그러는구나- 그 마음 씀씀이들이 고맙다. 왈칵 감동에 겨워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얘들아, 선생님이 편지 썼어요. 그리고 물건 없어진 친구들도 지금 마음이 어떤지 쪽지를 썼어요. 저기 붙여두었으니까 오늘 집에 가지 전까지 꼭 읽어보고. 혹시 우리반에 물건을 가져간 친구가 있다면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이만큼 속상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으니까 꼭 반성하고 미안해했으면 좋겠어. 물건을 다시 돌려주면 더욱 좋겠구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가 편지를 읽는다. 이제 더 이상 범인이 누구냐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자, 소영이 어머님께서 피자를 선물해주셨어요. 선생님이 모둠별로 나눠줄게요." 아이들은 얏호, 환호성을 지르는데, 내 목소리는 여전히 촥 가라 앉아 있다. 그러자 지혜가 와서 "아이 참, 선생님. 이게 얼마나 기쁜일인데! 그렇게 슬픈 목소리로 말하시면 어떡해요-" 하고 어르듯이 말한다. 순간 아이들에게 미안해졌다. 아이들은 선생님 기분 풀어준다고 애쓰고 있는데, 나만 계속 근심,걱정,시무룩 표정과 목소리로 일관하고 있던 거다. 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표정과 목소리에 웃음을 챙겨 넣으며 말했다. "얘들아, 오늘 슬픈일 하나, 기쁜일 하나니까 똑같은 거지? 우리 이거 먹고 땡치자~!" "네-!" 아이들의 목소리도 다시 살아났다. 저 쪽에서 산이가 말한다. "아,,,, 이제 기분이 보통이 됐어요." 아이들이 참 이쁘고 대견스럽다. <바로 그 한사람이> 노래를 틀어주었다. 플레이어에 있는 노래가 그 한 곡 밖에 없어 계속 반복되는데도 지겨운 기색도 없이 다들 어찌나 신나게 따라 부르는지-
먹고 노래하는 걸로 3교시를 마치고 주말 인사를 나누었다. 요 이쁜 것들을 한 명 한 명 꼬옥꼬옥 안아주었다. "사랑합니다-행복합니다" 진심을 다해 속삭인다. 오늘은 왠일인지 다들 얌전히 안긴다. 이제 좀 익숙해져 그런건가, 아님 담임선생님 위로하려고 인심써주는 건가, 암튼 고맙다. 25명 인사를 다 나누고 내 책상으로 와 앉았는데 쪽지 몇장이 올려져 있다. 물건이 없어진 친구들이 남기고 간 쪽지였다. 선생님 힘내라고, 선생님 말을 들으니 범임을 잡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 반에 이런일이 다시는 없을거라고- 아끼는 물건을 잃어버리고 제일 속상했을 아이들이 지들 선생님이 우는 걸 보고 이렇게 마음을 쓴다.
아, 정말!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그동안 잘 찾지도 않던 예수님께, 자주 못 보는 우리 엄마한테, 지난 주 함께 했던 으뜸헤엄이 모임에게, 지금 이 순간이 이루어지게 된 모든 우연 혹은 필연에게 "이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열번도 넘게 되내이며 엉엉 울었다.
아이들이게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사랑을 느낀 하루.
5. 온라인 집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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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어 - 아는 만큼 보인다.
교육기회의 균등
인간 사회에서 사회적 평등의 실현이라는 과제는 그 사회의 구조적 양태에 따라 각기 다른 의도와 양상을 띠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 사회가 최종적 정의로서 보장해야 할 공리이며 규범이다.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원리는 현대적 시민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교육이 모든 사회성원이 누려야 할 자연권적 권리로서 인정되면서부터 확립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시민국가의 형성과정에서 사회적 평등의 실현이 국가의 존재 이유로 앞세워졌고 그 평등한 사회의 성원을 양성하기 위해 공교육제도가 확립되었던 만큼 교육에서의 기회균등 실현은 당연한 목표가 되었다.
그런데 교육기회 균등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규범적 수준에서 논하기에 앞서 교육기회의 여러 차원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기회의 개념은 교육기회의 균등한 배분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사회적 평등의 이념과 관련하여 크게 세 단계의 차원 확장을 거쳐 왔다고 할 수 있다. 즉, 접근기회의 평등에서, 과정상의 평등으로 확장되었으며, 과정상의 평등에서 다시 결과의 평등차원으로 발전해왔다.
접근기회의 평등은 다시 허용적 평등관과 보장적 평등관으로 구분될 수 있다. 원래 교육기회의 평등론이 대두될 수 있었던 것은 종래 봉건사회의 질서가 선천적 신분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던 데 비해,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전통적 신분질서에 의해서보다는 후천적 노력에 의해 사회적 기회를 배분해야 한다는 규범이 확립되었기 때문이다. 교육기회 배분에서 허용적 평등관이 최초로 요구된 배경에는 바로 이 후천적 노력에 의해 합당한 능력을 갖춘 모든 사회성원에게 교육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허용적 평등만으로는 학교교육 기회가 모든 계층에게 고르게 배분될 수 없었다. 즉, 학업능력은 갖추었지만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거나 지리적으로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접근기회의 불평등은 해소될 수 없었다. 따라서 능력있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장적 평등의 원칙이 수립되었다. 영국의 ‘1944년 교육법’은 이 면에서 대표적 선례가 되었다. 이 법에 따라 중등교육을 보편화․무상화하는 한편 불우층의 자녀들에게는 의복, 점심, 학용품 등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시책으로 교육기회는 대폭 확대되었으며, 중등교육의 보편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의 불평등은 잔존하였는바, 이것은 실질적인 교육기회의 불평등한 분배구조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실제로 접근기회의 평등한 보장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도 학교간의 격차가 상존하였고 이것은 다시 구조적인 교육격차를 야기하였다. 즉 교사의 질적 격차, 학교시설 및 제반 교육 환경상의 격차, 교육과정상의 격차 등 학교 격차가 학업성적의 격차와 나아가서 사회적 기회의 불평등한 배분을 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학교의 교육환경 격차는 보장적 평등의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영역이지만, 학생의 교육격차는 이미 학교에 들어오기 이전부터서 상당 부분 누적되어왔다는 인식과 더불어 교육기회 균등의 접근방식에 대한 근본적 개혁의 필요성이 지적되었다. 이른바 콘맨 보고서(Coleman Report ; 원제목은 Equality of Educational Opportunity, 1966)는 학교의 교육환경상의 격차보다도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학생간의 교육격차를 야기하는 보다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음을 밝혔다.
교육기회의 평등개념은 이제 단순히 기회상의 평등보다는 내용상의 평등까지 고려되어야 한다는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과정의 평등은 바로 교육 내용상의 평등을 보장함으로써 교육기회균등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인식에 토대를 두고 있다. 즉, 접근기회상의 평등만을 보장해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학교 교육의 과정에서 학생들간의 교육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적 처치를 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과정상의 평등에 대한 요청이 대두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교육이 경제적․문화적으로 기존의 생산질서를 재생산한다는 관점을 굳이 취하지 않더라도 실제 학교의 교육내용을 검토해보건대, 그것은 이미 중산층 이상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즉, 학교에서의 성공은 이미 가정의 경제적․사회적 위계에 의해 사전에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르디외(Bourdieu)나 번스타인(Bernstein)이 말하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의 개념은 학교에서 가르쳐지는 지식 자체가 계층별․계급별로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학교접근의 기회를 보장하고 학교교육의 과정에서 지진아 보충 프로그램 등을 실시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개선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완전한 의미에서의 교육의 기회균등은 결국 사회적 기회의 평등한 분배를 보장해줄 수 있을 때 실현 가능하며 교육기회만의 균등 정책은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에 아무런 작용도 가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교육에서 평등한 분배를 이룸으로써 사회적 평등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기회균등의 마지막 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결과의 평등은 바로 이처럼 교육의 접근, 과정상의 표면적 평등단계를 벗어나 교육결과의 개인간 ․ 계층간 격차를 줄이자는 차원에서의 접근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 이전의 교육적 결손을 보상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인 역차별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보상적 평등원리는 롤스(J. Rawls)의 [정의론(1971)]에 의해 구체화되었다. 그는 현재의 계층간의 격차는 마치 제비뽑기와 같은 우연에 의한 격차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집단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책을 씀으로써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현대 국가에서의 교육정책의 기본원리의 하나가 되고 있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대한 접근은 결국 교육의 결과에서의 평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 제한조건이 전제되어 있다. 첫째는 교육기회의 균등이 개념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과연 그것이 어느 만큼 실현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사회가 안고 있는 본래적 불평등의 구조가 전제되어 있는 한, 교육이라고 하는 사회적 기회의 한 속성만이 평등한 분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보다 본격적인 논의를 요청하고 있다. 두 번째는 교육의 결과에서 평등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를 말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분명히 교육에서의 결과의 평등이 논의되는 이유는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기회의 평등 분배의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이다. 그러나 교육의 결과에서의 평등, 예컨대 학업성적이나 학력수준의 평등화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사회적 평등이 곧바로 실현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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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바쁜 3월에 .....매주 '한 주의 교육이야기'를 발행? 하시는 가을님께 머리 숙여 꾸~~~~`벅
보기는 쉬워도 이걸 정리하는것은 굉장히 많은 품이 든다는것을 압니다. 잘보고 있습니다.
수고가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