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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7/20140317030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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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조 편성이다. 자력 16강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
월드컵 조 편성이 끝나자마자 한국 언론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홍명보호의 무난한 16강행을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H조는 C조(콜롬비아,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와 마찬가지로 전력 차가 가장 대등한 조다. 벨기에는 벨기에대로 알제리는 알제리대로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이번 조 편성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긴장감도 늦추지 않았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사람들은 우리가 쉬운 조에 편성됐다 생각할지 모르나 전혀 그렇지 않다”며 모든 팀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만큼 더 강한 주의력을 요해야 함을 밝혔다.
러시아
홈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월드컵 본선무대에 올랐다. 러시아는 홈에서 치른 전 경기서 승리하며 포르투갈·이스라엘·아제르바이잔·북아일랜드·룩셈부르크를 꺾고 조 1위(7승 1무 2패)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포르투갈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만한 강적이 없었지만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존재감이 컸다.
러시아는 카펠로 감독이 부임하면서 공수균형이 뛰어난 팀으로 거듭났다. 4-1-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팀 전체가 가담하는 전진압박과 측면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주문하며 미드필더의 경기운영이 돋보이는 팀으로 뭉쳤다.
수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 중앙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바실리 베레주츠키, 측면수비수 드미트리 콤바로프와 알렉세이 코즐로프는 우리가 브라질에서 만날 가장 유력한 주전 수비진이다.
후보 선수로는 블라디미르 그라낫이 3번째 중앙 수비수 옵션이고 안드레이 예쉬첸코와 알렉산드르 아뉴코프가 각각 좌우 측면 수비 대체 자원이다.
러시아 수비
중앙수비수는 매번 느린 발이 문제였고 측면수비수는 매번 수비력이 아쉬웠으나 카펠로 감독이 일찍이 수비조직을 잘 정돈하며 이제는 러시아의 조직력뿐만 아니라 수비력에도 ‘탄탄한’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그러나 공을 향해 팀 전체가 압박하는 수비 시스템 탓에 반대편 수비수가 높게 전진해 생긴 공간은 상대가 압박을 벗어나 반대편으로 공을 보낸다면 위험 상황을 맞이할 우려가 있고 공중볼 다툼능력도 여전히 개선해야 한다.
미드필드
미드필더는 러시아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 전후방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전개 및 공수전환 등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절대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난 유럽 예선서 치른 아제르바이잔과의 두 경기는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 대표팀이 중원 공간을 내주면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당시 아제르바이잔 미드필더진은 너무 전진하거나 내려앉아 빅토르 파이줄린과 로만 시로코프가 손쉽게 공을 소유하고 전방으로 침투하게끔 하였다.
러시아 미드필드 그러나 공수 양면에서 활약해야 하는 포지션인 만큼 하나라도 조직적으로 움직여주지 못하면 카펠로 감독의 전술이 힘을 잃는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우선, 최전방과 최후방 간격이 멀어지면 힘을 못 쓴다. 간격 유지는 홈경기 성적이 유난히 좋았던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먼 이동 거리와 추운 날씨라는 이점뿐만 아니라 러시아 홈구장이 다른 경기장보다 비교적 작은 점이 간격이 벌어져 생길 우려를 최소화했다.
더구나 러시아 미드필더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분이 바로 연계다. 수비와 미드필드, 미드필드와 공격을 잇는 연계 역할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대표팀 경기를 보면 미드필더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공격전개가 대부분이었다. 파이줄린과 시로코프는 끊임없이 수비진까지 내려가 빌드업을 도왔다. 만약 카펠로 감독에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건 분명 수비자원의 빌드업 능력일 것이다.
따라서 간격이 멀어질 경우, 미드필더에게 많은 활동량은 물론이거니와 더욱 확실한 압박 및 간결한 패스가 요구된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러시아는 속공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잃었다. 게다가 상대의 전진압박까지 더해지면 최악이다. 러시아는 이 두 문제를 동시에 드러낼 때마다 홀로 남은 최전방 공격수를 향한 의미 없는 긴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려 했다.
한국으로서는 이점을 공략해 후방에선 긴 패스를 대비하고 전방에선 상대가 미드필더를 통해 전진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공격
러시아는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더 케르자코프가 측면 또는 중앙으로 움직여 수비진을 교란시키면 미드필더가 침투해 주로 골을 노린다.
러시아 공격
가장 대표적인 공격법은 측면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코코린과 자빗 사메도프가 침투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중앙 미드필더의 침투다. 매 순간 스페인 대표팀만큼 간결한 패스로 수비진을 헤집어놓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공간으로 찔러주는 번뜩이는 패스와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유효 슈팅까지 만들어낸다. 우리 대표팀은 이런 공격에 특히 시로코프를 조심해야 한다.또, 케르자코프는 기본적으로 득점보다 연계에 힘쓰는 공격수이나 예선서 5골을 터뜨린 팀 최다득점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고 중거리슈팅이 위협적인 선수라 확실히 공을 처리하기 전까진 결코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이 밖의 가능성으로는 상황에 따라 케르자코프 대신 코코린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어 조금 더 빠른 역습을 펼치거나 올레그 샤토프 또는 알란 자고예프를 기용해 공격 상황에서 창의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결론
러시아는 한국의 첫 상대다. 객관적 전력을 따져보면 우리가 다소 열세지만 경기를 치르는 브라질 쿠이아바는 러시아에 익숙하지 않은 무덥고 습한 지역이고 곧장 리우데자네이루로 먼 길을 떠나 H조 최강팀으로 평가받는 벨기에와 두 번째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첫 경기서 모두 승리했다.
그만큼 두 팀의 만남은 H조 16강 진출국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경기다.
한국의 최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경기 결과
알제리
알제리는 같은 조 한국과 벨기에처럼 이번 대회보다 다음 대회가 더 기대가 되는 팀이다.
비록 부르키나파소와 치른 아프리카 플레이오프서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힘입어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었으나 ‘90년생’ 야신 브라히미(그라나다)와 ‘91년생’ 파우지 굴람(나폴리), ‘92년생 듀오’ 사피르 타이데르와 이삭 벨포딜(이상 인테르), ‘94년생’ 나빌 벤탈렙(토트넘) 등은 두고두고 눈여겨봐야 할 선수다.
특히 현재 이탈리아 인테르 소속인 타이데르는 소속팀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팀을 리그 선두권까지 올려놓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프레디 구아린과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더불어 공수 양면에서 매우 지능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꾸준한 선발 출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다른 알제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알제리 출전 예상 선수들
알제리는 그동안 4-3-2-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쳐왔다. 최전방 공격수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아래 ‘부동의 주전 공격수’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와 엘 아라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 브라히미 등이 서고 중앙에는 타이데르와 칼 메자니(발랑시엔), 메디 라센(헤타페), 하산 옙다(우디네세) 등이 기용됐다.
또 수비진은 골키퍼 아디 음볼리 앞에 파우지 굴람과 자멜 메스바(리보르노)가 왼쪽수비자리를 두고 다투고 오른쪽은 메흐디 모스테파(아작시오)와 나세르 쿠알레드(USM 알제르)가 주전 경쟁을 펼치며 중앙수비수는 거친 수비가 특징인 주장 마지드 부게라(레퀴야)의 파트너로 에사이드 벨칼렘(왓포드)과 메자니 정도가 있다.
이중 수비자원인 메스바와 메자니, 벨칼렘, 옙다, 라센. 심지어는 백업자원 아들렌 게디우라(크리스탈 팰리스)까지 좀처럼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어 가뜩이나 불안한 수비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게다가 오른쪽 수비수를 다투는 모스테파와 쿠알레드는 전문 측면수비수가 아니다. 모스테파는 이번 시즌 아작시오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14경기를 소화했지만, 측면수비수로는 단지 7경기만을 소화했고 쿠알레드는 수비보다 공격하는데 더 능숙하다.
더구나 왼쪽수비수인 굴람과 메스바의 공격적인 오버랩이 팀 전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중앙수비수 부게라의 거친 수비가 불안정한 수비진에 한몫한다는 점과 출중한 개인기량에 비해 조직력이 부실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알제리 수비진은 그야말로 재앙수준이다.
한국은 바로 이점을 노려야 한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유독 두 번째 경기서 안 좋은 결과를 거두고 알제리처럼 드리블이 뛰어난 팀에 고전해왔지만, 이번 기회로 다득점 경기를 노려볼만하다. 알제리는 분명 출중한 개인 기량을 앞세워 매서운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나 역대 월드컵 성적에서 나타나듯 매번 빛 좋은 개살구 신세에 그쳤다.
벨기에
진정한 시험무대에 올랐다. 마루앙 펠라이니, 에당 아자르, 뱅상 콤파니 등 20대 초중반으로 이루어진 벨기에는 동시대 폭발적인 재능을 뽐내며 이번 대회 유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들은 개인기량뿐만 아니라 우월한 신체조건과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부터 맞춰온 호흡으로 탄탄한 조직력까지 갖췄다. 게다가 언제든 개인능력만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가 즐비해 벨기에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마르크 빌모츠 감독의 용병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빌모츠 감독은 메이저 대회 경험이 전혀 없다. 클럽 감독 경험도 4년이채 안 된다. 유럽 지역 예선서는 크로아티아·세르비아·스코틀랜드·웨일즈·마케도니아라는 강호를 꺾고 8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지만, 간간이 경험부족과 전술적으로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벨기에는 4-2-3-1을 주 포메이션으로 삼는다. 선수 대부분이 빠른 공수전환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라는 사실에서 드러나듯 빠른 역습에 능한 모습을 보이며 예선서 고작 4실점만을 허용했다.
다재다능한 수비가 돋보였다. 흔히 건장한 체격의 중앙수비수는 속도에서 문제를 드러낼 것 같지만, 벨기에 수비진은 상황에 따라 측면 수비수로 뛸 정도로 민첩하고 기술이 뛰어나며 득점력까지 가져 공수 양면에서 매우 유용했다.
벨기에 출전 예상 선수들
골키퍼 티보 쿠르트와를 중심으로 콤파니와 반 부이텐, 얀 베르통헨, 토마스 베르마엘렌은 말 그대로 철벽수비를 펼쳤다. 여기에 최근 리버풀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시몬 미뇰렛 골키퍼와 니콜라스 롬바르츠가 더해져 후보 선수만으로 팀을 만든다 해도 조별 라운드 통과가 무난해 보인다.
미드필더진 또한 막강하다. 펠라이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약 500억가량의 이적료를 받고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 다가올 월드컵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을 중앙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예상한다.
펠라이니의 파트너로는 무사 뎀벨레와 악셀 비첼이 유력하다. 우선, 뎀벨레는 지난 시즌에 비해 폼이 떨어진 듯하나 시즌 도중 소속팀 감독이 바뀌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폭넓은 활동량과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토트넘을 리그 5위로 이끌었다.
한편, 악셀 비첼은 리그 선두 제니트의 확실한 핵심 멤버로 거듭나며 유럽 예선 모든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더구나 미드필더진도 라드야 나잉골란과 스티븐 데푸르 심지어는 티미 시몬스까지 출중한 후보 자원이 즐비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진까지 언급하면 벨기에는 평범한 다크호스를 넘어 정말 강력한 월드컵 우승후보다.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에버튼-10골 5도움)와 크리스티안 벤테케(아스톤 빌라-9골 2도움)는 여전히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화려한 2선 공격진은 아자르(첼시-12골 7도움)를 제외하면 케빈 데 브루잉(볼프스부르크-예선 4골)과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6골3도움), 케빈 미랄라스(에버튼-5골 5도움), 나세르 샤들리(토트넘-1골 2도움)가 대회 직전까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력한 월드컵 우승후보로 지목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한 빌모츠 감독의 능력에 대한 의문이 가장 먼저 발목을 잡고 그다음으로는 선수들의 경험부족이 손꼽힌다. 하지만 이들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고 제각기 소속팀서 최상위 무대를 경험해온 걸 생각하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유일하게 아쉬운 측면수비다.
현대 축구에서 측면수비수는 거의 만능을 요구받으며 어느덧 과감한 오버랩이 전술의 필수 핵심요소가 되었지만, 벨기에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측면수비수의 존재감이 유난히 떨어진다. 물론 수준급 중앙수비수가 측면을 맡을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고 이러한 문제는 단조로운 공격으로 이어진다.
브라질 월드컵 조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