쭘립쑤어(안녕하세요)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눅2:11)
참 하나님이시며 사람의 몸으로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계절입니다.
기쁨 소식들이 가득 전해져야 할 때에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리에게 근심과 걱정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9)는 주님의 말씀이 오늘도 위로와 소망으로 다가옵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후원교회와 사랑하는 후원자님들에게 캄보디아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MERRY CHRISTMAS!!
두터운 외투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과 산과 들에 하얗게 쌓인 눈, 그리고 거리마다 울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송......
모두 모두 그립습니다.
이곳의 계절은 비가 오는 우기와 비가 오지 않는 건기로 나뉩니다. 지금은 건기로 비가 오지 않아서 거리에는 눈 대신 흙먼지가 날리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은데 캄보디아인들은 춥다고 외투를 입고 옹기종기 앉아 모닥불을 피운답니다.
상점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았는데 왠지 이 곳 날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보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모르고 외국인들이 지키는 축제일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탄절이 휴일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의 소식을 모르는 이들이 한없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가정이야기
저희 가족들은 많은 사랑과 기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내만 빼고 세 남자들만 생일을 맞았는데. 지난 7일에는 주안이의 8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조용히 지내려고 했는데 함께 있는 선교사님들이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주셔서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즘 주안이의 꿈은 목사가 되어서 세계 여러 나라에 예수님을 전하는 것입니다. 아직 선교사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주안이가 아름다운 꿈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안이와 주호가 자주 묻는 질문 가운데 ‘언제 한국 가느냐?’입니다. 예수님을 다 전하고 간다고 하니까 빨리 예수님 전하고 한국 가자고 합니다. 아마 한국에서의 생활이 많이 그리운가 봅니다.
아내와 저는 여전히 언어공부를 하는데 늘지 않는 언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중국선교의 길을 열었던 허드슨 테일러가 ‘중국어는 마귀가 만들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하는데 캄보디아어가 바로 그런 것 같습니다. 외워도 잊어버리고 또 외어도 잊어버리고...
기도해주신 덕분에 좋은 개인교사를 만나 1일부터 매일 매일 아내와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26살의 ‘레아싸’라는 아가씨인데 한국어를 할 줄 알아 공부에 필요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그마나 다행입니다. 아직 예수를 믿지 않고 있는데 언어를 배우는 동안 좋은 관계를 통해 복음이 전해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역이야기
11월 10~14일까지 한인선교사 인도차이나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인도차이나 5개국(태국,미얀마,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에서 약 500명 정도의 선교사님들과 가족들이 모여서 말씀으로 은혜 받고 깊은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아직 선교사 초년생이라 낯설었지만 선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소명을 깨닫고 돌아올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1월 17~22일까지는 프놈펜에서 약 380km 떨어졌고 태국 국경지역인 파일린(Pailin)이란 곳에서 의료 선교 팀을 섬기고 돌아왔습니다. 시립병원에서 3일간 83명의 환자들을 수술했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이라 주로 언챙이와 혹, 흉터 등을 수술했습니다.
보건소 소장되시는 분은 크메르 루주 당시에 총알이 입을 뚫고 나가 입술이 흉했는데 이번에 수술을 받으시고 굉장히 기뻐하셨습니다.
8명의 의료진들(전문의 3명, 레지던트 2명, 간호사 3명) 대부분이 믿지 않는 분들이지만 모두 최선을 다하고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선교지에서는 크든 작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귀하게 사용되어지고 특히 전문적인 기술은 중요한 선교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술하는 동안 환자들의 가족들과 대기하는 분들에게 전도지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고추장 맛을 보았습니다. 의료진들이 가져온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먹었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그 맛을 잊지 못해 집에서도 고추장에 밥을 비벼먹곤 하는데 역시나 맛있습니다.
힘들고 긴 여정이었지만 새로운 지역과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2단계 언어훈련은 12월 20일에 마칩니다. 2단계에는 단어와 짧은 문장들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상하신 선생님을 통해서 캄보디아 글자와 글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3단계는 1월 5일에 시작을 하는데 3단계는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어 힘들다고 합니다. 잘 배울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12월 24~27일까지는 선교사들과 함께 선교정탐을 가려고 합니다. 지역은 ‘라타나끼리(반룽)’라는 지역으로 자동차로 약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곳입니다. 이곳은 라오스와 베트남의 인접지역으로 11개의 소수 종족들이 살고 있는 오지입니다. 이미 교회가 개척된 위까에브 군의 교회 상황과 교회 부지를 알아보고, 다른 마을에 교회 개척을 위한 리서치, 그리고 고무 농장 등등을 돌아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갑니다.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있고, 꼭 가보고 싶은 지역이라 기대가 됩니다.
12월 30~1월 2일, 3일간은 ‘원단금식 기도회’로 2009년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계획들을 발견하고 복음 전도자로 바로 세워지길 소원하며 기도로 한 해를 시작하려 합니다. 주님께서 놀라운 비전을 보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캄보디아 이야기
외출하려고 집을 나서면 집 앞에 대기하고 있는 모또 기사들의(오토바이로 돈을 받고 사람들을 태워 주는 사람들)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쏠립니다. 내가 선택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길을 보내면서 항상 서너 명의 기사들이 모여 있습니다.
낡은 모또를 끌고 와서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는데 하루 수입은 2~3달러 정도입니다. 모또를 타기 전에 값을 흥정하는데 보통 2000~3000리엘(약 500~700원)이면 시내를 다닐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모또를 타기 위해 값을 흥정하면서 1000리엘(약 250원)를 깍았는데 모또를 타고 가면서 왠지 미안한 불편했습니다.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큰 액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가능한 깍지 않으려고 합니다.
캄보디아에는 항상 오토바이가 물결을 이루듯 달립니다. 상당수는 영업을 하는 모또들입니다. 길을 걸으면 모또 기사들이 귀찮을 정도로 타라고 쫓아다닙니다. 하루 종일 다녀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의 금액으로 생활하는 이들이 이곳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나마 이들은 낡았지만 오토바이라도 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일자리가 없어 하루하루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기도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새해를 위해, 가정과 교회를 위해, 나라의 경제를 위해, 캄보디아 선교를 위해, 그리고 세계 복음화를 위해 몸부림치며 함께 기도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가 손을 모으고 기도하면 주님께서 놀라운 일들을 행하실 것입니다. 후원자님들의 생활 속에서, 그리고 선교현장에서 날마다 기도 응답의 역사를 함께 찬양하게 되길 원합니다. 아멘
-기 도 제 목-
1.영적·육적으로 건강한 삶과 날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2.크마에 언어가 잘 외워지게 하시고 2단계 공부와 개인교사를 통한 수업이 차질이 없게 하시고 3단계 언어훈련을 잘 준비하게 하소서
3.중고오토바이를 구입해서 다니려고 하는데(약 800불) 적당한 가격에 구입 되게 하시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하소서
4.12월 24~27일간 라타나끼리 정탐여행을 통해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고 봐야 될 것을 보게 하시며 안전과 건강을(말라리아, 땡기열, 풍토병) 지켜 주소서
5.12월 30~1월 2일까지의(3일간) 원단금식 기도회를 통해 뜨겁게 기도하게 하시고 주님의 계획과 비전을 보게 하시고 금식하는데 어려움 없도록 건 강을 지켜주소서
6.파송교회와 후원자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해 주시고 지속적인 선교 의 동역이 이루어지게 하시고 더 많은 선교동역자들을 보내주소서
7.앞으로 해야 될 사역하게 될 사역들과 지역을 보여주시고, 준비된 사역자 들을 보내주시고 사역에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소서
캄보디아에서 황반석·김지선(주안·주호)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