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낙지와 모시조개 맑은 국
어저께 학부모가 낙지를 잡아 놨다고 선생님들 초대가 있었다. 낙지 철은 이제 거의 끝날 즈음으로 낙지는 제법 새끼문어 만큼이나 커졌고, 알도 잔뜩 들었는데 요 낙지가 요즈음 알을 낳고는 죽는다고 한다. 한 코(20마리)에 10만원 정도이다.
낙지를 한 솥 삶고, 또 거기다가 모시조개까지 한 솥 삶아서 내 놓았는데 보기만 하여도 배가 부르다. 낙지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모시조개의 고 뽀얗고, 시원한 맑은 국 맛이란.... 정말 환상이다. 시원한 평상 위에 앉아 먹었는데 낙지는 먹어도, 먹어도 계속 나오고, 모시조개 말국도 원없이 실컷 먹었다.
아~! 황제의 밥상도 이에 더하지는 못하였으리... 너무나 환상적인 그 맛이 주는 감동에 눈물이 찔끔 날 뻔 하였다. 불룩해진 배를 쓸어내리며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우리직원 집에 들러 밤이 이슥하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한적한 밤길을 차를 달려오는데.....
차창으로 넘쳐 들어오는 상큼한 밤바람, 희미한 초승달, 요란한 개구리소리...
한적한 시골, 초여름 밤의 은밀한 속삭임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모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