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도라지가 산삼보다 낫다.”말이 증명되었다. 진주 출신의 한 농부가 21년생 도라지로 만든 가공식품이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원래 도라지는 3~4년 지나면 죽는다. 그러나 옮겨심기를 하면 수십 년을 살 수 있다. 3년씩 일곱 번을 옮겨 심은 도라지가 가장 사포닌이 풍부하다. ▼작년매출액이 45억, 농부의 소득치고는 대단하다. 진주시 금곡면 정자리에 있는 공장은 깔끔했고 종업원들은 친절했다. 장생 도라지를 만든 이성호 씨를 만난 수십 명의 관람객들이 강연을 듣고 있었다. 경주에서 온 식도암 환자도 있었다. 이씨는 “우리나라는 도라지만 많이 심으면 잘 살 수 있습니다.” 진리는 단순하다던가. 산청, 하동 등 서부경남 농민들이 21년생 도라지를 기르기 위해 옮겨심기를 하고 있다. 고소득이다. ▼드디어 일본에서 장생도라지를 인정한 모양이다. 미쓰이 물산[三井物産]에서 고가로 전량 주문했다고 했지만 앞날을 생각해 거절했다고 한다. 이젠 아무도 그를 흉내내기 어렵다. 도대체 21년 이상 가는 도라지를 누가 재배하려고 하겠는가. 21년 이하는 어떤 제품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고집과 집념 앞에 특허 논란이나 가짜 논란이 있을 수 없다. ▼수십 년 자랄 도라지를 옮겨심기에 적합한 땅은 거름기가 없는 척박한 땅이어야 한다는 사실은 시사적이다. 기름진 과잉영양 상태는 비만과 단명을 부른다. 척박한 환경이야말로 오래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에 주는 교훈도 적지 않다. 과잉영양과 보호 때문에 교육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장생도라지는 진정한 세계화, 진정한 경쟁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 주는 사례다./곽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