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상훈형님이 멤버로 소속돼있는 '밴드 WHAT"의 공연을 보기위해
홍대 롤링홀에 다녀왔습니다.
이번공연은 형님이 3집을 발표한 이후로 제가 처음보게되는 공연이기도했고 (거의 1년만)
무려 단독공연인데다가(홍대의 인디밴드 공연들은 대부분 단독공연보다는 3-4팀이 합동으로
공연을 하는경우가 많습니다.)
올해초 오랜투병끝에 세상을 떠나고만 "故 임수혁 선수"를 기리는 추모공연이라 어느때보다
엄숙하고 동시에 기대되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뜻깊은 공연에 객석이 너무 한산하면 좀 그럴것 같아 어떻게든 일조해보고자 주변친구들을
다닥다닥 모아서 티켓비까지 대주며 총 7명의 무리들을 끌고갔는데..이런이런..
홍보도 그다지 안한 공연이 어찌어찌 입소문을 탔는지 대략 100여명이상의 관객이 찾아와
공연장은 예상보다 북적북적한 느낌이었습니다.
(인디밴드의 공연이란게 워낙 열악한지라 제가 형님공연 한참 쫒아다니던 시절엔 관객이
저포한 2명인적도 있었습니다. ㅎㅎ)
어쨋든 예정시간을 10분정도 넘긴 8시10분정도에 시작된 공연은 기대보다 훨씬 대단한것이었습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였던 사나이...취미라고 하기엔 과할정도로 기타와 음악을 사랑하긴했지만
어쨋거나 34살이 될때까지 아마추어였던 그가 7년만에 이렇게나 완벽한 뮤지션의 모습을 갖추리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었겠지요..
물론 여기엔 정말 출중한 실력을 지닌 밴드'WHAT'의 다른 세멤버들의 능력도 일조하고 있지만
음악을 향한 형님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는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악에 대해 잘모르는 친구들도 그리고 메탈에 조예가 있는 친구도 공연 후 힘껏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정도로 아주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3집발표 이후 밴드'WHAT'은 대부분 지방을 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어서 좀처럼 볼기회가 없다는게
무척 아쉽지만 빠른시일내에 무대에서 또다시 밴드 'WHAT'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먼 즐겁고 흥분됐던 그날의 현장을 몇장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연시작전 영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밴드'WHAT'의 모습
왼쪽부터 이상훈(보컬,세컨기타) 장민규(베이스) 정세응(기타) 신동현(드럼)
7년전 처음시작할때는 다른것보다 포즈부분에서 어색할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 간지작살...마운드에서나 무대에서나 압도하는 힘은 여전하다.
베이스 치는 장민규님...나보다 한살어린 꽃돌이과에 속하는 양반인데
크게 눈에띄지 않는듯 하면서도 묵묵히 7년동안 밴드 'WHAT'의 베이스를 맡고있다.
어린친구가 한밴드에서 이렇게 오래동안 꾸준히 하는것도 인디계에선
쉽지 않은일...
드럼에 신동현님...음악좀 안다는 사람들이라면 설명이 필요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파워드러머...
서태지,김종서,임재범등을 배출한 90년대 한국최고의 록밴드
'시나위'의 가장 찬란했던 10년간 밴드의 드럼을 맡았었다(1~7집)
이후 밴드음악은 접고 후학에 힘쓰고 있었으나 상훈형이 음악을 좋아하듯이
이형님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상훈형이 야구선수시절부터 친분이 생겨
가깝게 지낸게 원인이 되어 밴드 'WHAT'의 결성멤버가 되었다.
기타의 정세응님...
대단한 테크니션이다. 정말 공연을 보다보면 현란한연주에
넋을 잃게 될정도...숨은고수는 이렇게나 많다라는것을 알게해주는 인물인데..
그실력만큼이나 공연중에 많은 환호를 받았다.
열창중인 상훈형님...그런데..
기타를 자세히 살펴보니 기타속에
47번이 도배가 되어있다...
역시나 잊을 수 없는 인생의 넘버..47..이것은 이제 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공연이 달아오르자 과감히 상의까지 탈의하시고 열창!! 또 열창....
솔직히 야구선수들은 경기중 움직임이 많치않다는 특성때문에
현역시절에도 배가나온 선수들이 많고(물론 몸은 탄탄하지만)
은퇴하고 나면 상당수 선수들이 체중조절을 못해 몸매가 망가지곤 하는데...
상훈형은 야구 그만두고 살이 쪽빠져버려서. 그나마 있던 뱃살도
사라져 버린거 같다..이제 형도 40대인데..ㅎㅎ
롯데선수로 인생을 마감한 '임수혁선수'를 추모하는 공연인만큼 마무리는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고.(공연장에 입고온 관객것을 뺏은거임..ㅎㅎ)
▶◀ 故 임수혁선수의 생전 모습
임수혁선수는 상훈형의 1년선배로 강남중학교부터 서울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까지 모두 같은곳에서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매우 불우한 가정환경속에 있었던 상훈형에게 유복한 환경의 임수혁선수는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런 상훈형에게 다정하고...때론 엄하게 이끌어주는
임수혁선수의 존재는 분명 친형님 이상의 그것이었습니다.
이번공연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기왕 좋은뜻으로 공연하는것...
판을 크게 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형한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얘기했었지요...
"상훈형님! 기왕 좋은뜻으로 공연하는건데 제대로 홍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마침 다음주에 롯데가 서울에와서 경기를 하는데 제가 경기마칠때쯤 야구장에가서
홍보전단 돌리며 롯데팬들에게 홍보좀 하겠습니다. 그러면
공연장에도 더 많은사람이 올것이고 공연장에 오기 어려운 임수혁선수팬들은
후원금이라도 입금해 주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입니다.
그때 상훈형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경수씨!! 마음써주는것은 정말 고마운데 내가 이번공연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을 모으는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사람도 아닌 내가
수혁이 형을 잊지 않기위해서에요 그러니까 난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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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또한 이번공연에서 무엇보다 제가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공연말미 ..상훈형이 한 관객에게 손짓을 했고 그 관객은 다름아는
등번호 47번이 쓰여있는 '트윈스'유니폼을 입고있었죠..형은 그 유니폼을
관객에게 건네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트윈스의 등번호 47번을 단 그가 있었습니다.
비록 이곳이 마운드가 아닌 작은 소공연장의 무대였지만...
전 다시한번 그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의영웅..
아무리 가까워져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영웅!! 47번 히어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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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기와 사진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