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의 괴벨스 화법 ◈
광운대 진중권 교수는 지난달 26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문제를 지적하며
“무임승차 최다역은 경마장역”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정말 안 좋은 버릇이다. 이게 딱 괴벨스 화법”이라고 비판했어요
진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 대표의 화법을 두고 아돌프 히틀러를 위해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선동을 담당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에 빗대며 이렇게 말했지요
이 대표는 같은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를 주제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토론했어요
이 대표는 토론 말미에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에서
가장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이 어딘지 아는가”라며
“경마장이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젊은 세대에 받아들여질지
한번 살펴봐야 된다”고 말했지요
이 대표가 말한 ‘경마장역’은 현재 수도권 전철 4호선에는
없는 역명이지요
1994년 4월 1일 역이 만들어졌을 때는 경마장역이었지만,
2000년 1월 1일부로 ‘경마공원역’으로 역명을 개칭했어요
경마·도박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목적이었지요
이 대표는 24년 전 역 이름을 가져와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비판한 것이지요
진 교수는 이에 대해 “거기 가면 볼 거 많다.
저도 거기 구경하러 애들 데리고 갔었다. 노인들도 거기 보러 갈 수 있다”며
“(이 대표 발언의) 그 밑에 뭐가 깔려 있느냐면 가서
노인들이 도박 한다는 얘기”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노인들이 정말 도박 할 돈이 있을까. 거기 왜 갔을까
이런 거 따져봐야 되지 않나. 전체 사례 중에 그게 얼마나 될까”라며
“전형적인 감정을 긁는 괴벨스적 화법”이라고 했지요
이준석 개혁신당은 기존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고
도시철도와 버스, 택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연간 12만원
선불형 교통카드(바우처)를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어요
그러나 노인단체에서는 “지하철 적자 요인과 노인의 무임승차는
상관관계가 없다”면서 방만 경영, 요금 문제 등에 따른 적자를
노인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입장이지요
또 개혁신당은 오는 2030년부터 경찰·소방관 등을 채용할 때
여성도 군복무를 한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에 ‘병역 의무’를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어요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절반가량만 부담했다”며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수행할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말했지요
이에 대해 많은 시민단체들은 이 대표를 "또 갈라치기" 한다며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개혁신당이 정당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설 예정이지요
개혁신당은 20여일 만의 ‘초고속’ 창당 과정에서
5만명 이상의 당원을 빠르게 모집하며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았어요
그런데 창당 시 가입했던 당원 중 일부가 미성년자와 군인 등
정당법상 당원이 될 수 없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개혁신당에서 당원 가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지요
당원 가입자들은 뒤늦게 자신이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법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탈당을 요청했으나
탈당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이에 따라 부적격 당원들은 현 정당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지 모르는 처지가 됐어요
개혁신당 측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당원을 모집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 셈이지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월 1일
“사건이 접수되어 입건전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어요
개혁신당은 당원모집 첫날인 지난 1월 3일 입당신청서에
‘직업명 기재 항목’을 넣지 않았고,
따라서 이날 가입한 2만여명의 당원 중 일부가 나이, 신분,직업상의 이유로
‘부적격자’인 상태로 가입이 됐지요
이후 이들이 탈당을 원했고 중앙선관위에서 탈당 절차를 안내하라고
개혁신당 측에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1월 22일 중앙당 등록 신청을 할 때까지
탈당 시스템이 구축되어있지 않았어요
개혁신당은 당원 모집 19일 만인 1월 22일 15시 14분에
‘개혁신당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개혁신당 탈당신청서를 공유했지요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17시 30분경에 개혁신당 중앙당 등록 신청이 접수됐으며
이에 일부 당원이 탈당하지 못한 채 ‘부적격자’인 상황에서
중앙당 등록을 신청했다는 것이지요
이에 지난 1월 2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정당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됐어요
또한 고발인은 이러한 식의 정당 가입을 수수방관한 것이
형법상 부작위범(방조)에 해당한다며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의뢰했지요
정당법상 공무원, 군인, 16세 미만 국민 등은 당원이 될 수 없어요
만약 이들이 정당의 당원 명부에 등재되고 그 정당이 중앙당 등록을 마쳐
정당으로서 성립하면 정당법 제53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요
또한 정당법에 따르면 시·도당 또는 그 창당준비위원회는
입당원서를 접수한 때에는 ‘당원자격 심사기관’의 심의를 거쳐
입당허가 여부를 결정한 후 당원명부에 등재하도록 규정되어 있어요
그러나 개혁신당은 이런 규정을 모두 무시한 것이지요
현재도 개혁신당 게시판에는 탈당을 신청한다는 내용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서울의 20대 A씨는 “단순한 웹사이트 회원가입인 줄 알고
가입해 버렸다”며 “현재 현역 군인 신분이라 정당 가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탈당 처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지요
서울의 10대 B씨는 “아직 청소년이고 정당 가입이 안 되는 나이인데 됐다”며
“탈당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 달라”고 했어요
인천의 30대 C씨는 “입당이 안 되는 직업이라 탈당 신청합니다”,
충남의 30대 D씨는 “당원 가입이 안 되는 직종인 줄 몰랐다”고 적었지요
당원 모집을 시작한 지난 1월 3일부터 지난 2월 1일까지도
탈당을 원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쓴 사람 중
여전히 탈당 처리되지 않은 채 ‘당원’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수십 건이었어요
이들에 따르면 당원 모집을 해온 20여일간 개혁신당 당원 탈퇴 시스템은
갖추어지지 않았지요
반면 당원 모집을 시작한 시점부터 기존에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타 정당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입당 신청 시
기존 정당 탈당계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어요
정당법에 따르면 신생 정당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당에서 탈퇴해야 하지요
또 국민 한 사람은 한 개의 정당만 가입할 수 있어요
즉 개혁신당 측이 기존 정당 탈당 절차는 만들어 놓았으면서
자당(自黨)의 탈당 절차는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당원 가입을 받은 셈이 되었지요
《논어》 자로편에 보면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는 '일을 속히 하려고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같은 대목에서 나오는 '잘 만들려고 너무 기교를 부리면
도리어 졸렬하게 된다'는 욕교반졸(欲巧反拙)도 같은 뜻이지요
진중하지 못하고 사려깊지 못한 사람이
마음만 급해 일을 처리하다 보면 우(愚)를 범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준석은 갈수록 태산이요 첩첩산중이지요
허기사 인간 자체가 되어있지 못한 위인이니
그럴만도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개혁신당 이준석(왼쪽) 대표와 광운대 진중권 교수.
▲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지난 1월 20일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