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것이 뭘까?’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보면서 이 질문을 계속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어디까지 가능하고, 경계선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졌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은 1988년 폴란드에서 개봉되고 한국에는 1995년에 개봉한 영화다. 줄거리를 짧게 말하자면,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 청년 토멕이, 군대에 가 있는 친구가 선물해 준 망원경으로 앞 건물에 사는 아름다운 여성 마그다를 스토킹 급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알람을 맞추면서 훔쳐보고 사랑을 키우고, 배우고, 아파하는 이야기다. 옛날 영화인 것처럼 화질이 안 좋고 장비들도 안 좋았지만 80년대 시대의 배경과 그때 쓰던 제품들을 보면 그게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은 영화였다. 예를 들어 토맥이 물을 끓일 때 사용한 것, 유리로 된 우유병, 전화기관 망원경 이런 것들이 옛날 영화를 보는 이유다.
시작에는 토멕이 선은 넘은 짝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보고 싶어서 거짓 우편 통보서를 보내고, 그 여자를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서 우유 배달까지 시작한 것을 보면 몰래 보았다는 것을 영화 뒤편에서 용서할 것이라고 제목만 보고 예측했다. 하지만 내 예상이 틀렸다, 마그다는 토멕의 어린 마음을 다치게 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었던 위험한 순간까지 갔다. 솔직히 말하면, 마그다의 마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훔쳐보기 보통 안 좋게 봐서 신고하기 마련인데 마그다는 그러지 않아서 놀랐고. 그 남자가 한 행동을 알면서도 만나고, 대화하고 심지어 집까지 들어가서 토멕에게 상처 되는 말까지 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랑도 아니고 그 남자를 가지고 노는 것도 욕망을 차려는 것이 아니면 어떤 마음일지 공감이 안 간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사랑이란 것은 단순한 마음인 줄 알았는데 보고 난 후에 생각해 보니 복잡해지고 특히 과도한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어떤 것이 적당한 걸까? 사랑과 좋아하는 것에 차이점은? 상대방이 불쾌하면 과도한 거고, 받아주면 사람이라고 하면 나한테 맞는 사람을 찾으면 끝인 건가? 영화 한 편을 본 게 다 인데 그 하나가 내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깨고 더 넓게 생각하게 해준 깊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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