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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일기
제 1 장 물 사랑
1. 물 사랑
2060년엔 33억톤의 물부족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이미 말라버렸다
그 날이 오면 백수인 나는 아내가 사달라는 1리터 물병을 돈이없어 못사준다
소나무는 말라 장송은 쓰러지고
앞 대덕산은 바짝마른 밀림이 되어버렸다
내신세 허전하고 허망하여
내가 좋아하는 적벽가도 목이말라 못부른다
냉이나물 묻혀 된장국에 밥먹던 시절은 속절없이 사라진지 오래이고
고산골 보리밥집 할머니도 저승으로 떠난지 오래이다
불교대학 긴 대나무슢은 말라
기도소리도 물이말라 목청도 힘없어
천수경 금강경도 물사먹을 걱정에 아무런 희망이없다
도시인들은 행여나 지하수물 얻을려 쇠막대꼿은 땅위엔 썪은돼지똥물만 치솟고
물 펑펑내려오던 약수터 안지랑골엔 죽은 꿩들만 창자 쏟아내고 죽어있으니
허망해도 물없는 허망함이 그얼마나 서러운고
2. 강물살리기 운동 33인
금강사 삼영스님은 1년전만해도 물사랑을 몰랐다
이름하여 땡초다
그러던 어느날 부처님의 물사랑 가피를 3일기도후 갑자기 얻어내시니
당황하여 3류소리꾼 나를 부르고
무의도식자에 약방감초 만환이를 부르고
어중이 떠중이들을 긁어모아 겨우 몇사람을 앉혀놓고 부처님의 가피를 이야기하며 물사랑을 이야기하고
강살리기를 역설한다
시대가 어지러운때 영웅이 나온다더니 신도없는 금강사에 손님들이 들이닦친다
우리는 똘똘뭉쳐 생전에 마지막 일이라 여기며 물사랑에대한 사명감을 금강사 부처님께 맹세했다
당파에 눈어두운 반대쪽의 칼날을 의식하고
몽둥이와 칼을 맞을각오로 물을 사랑하는 4대강 살리기 마음은 한반도와 인류를 넘고 세계를 넘어 부처님의 가슴에 안기기로했다
우리는 천진하여 권력도 돈도 명예도 모른다
그러나 자손이 백년대개 살아갈수있는 물은 우리가 흙으로 빚은 장독에 새 물을 부어놓고 마시도록 물바가지를 띄워주고 죽어야한다
아이들아!
내 어린후손들아!
물맛이야 청산유수가 아니드래도 그져 시원하게 목이나 추기거라
우리는 그 근본만 마치고 죽으리라
나머지는 내 후손들이 알아서 과학을 발전시켜 잘 처리하려무나
경인년 6월30일 금강사 주지 삼영 법장
3. 울산 태화강
아니! 수영선수권 대회가 열리다니 그 더러운 물에서
이사람아 자네!
아프리카에서 이제와서야 한국땅을 밟아보니 환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전혀모르는구만?
울산 태화강이 옛것이 아니로세
물은이미 옛물이 아니라네 이사람아!
고래같은 고기가 여명에 뛰고 팔뚝만한 고기들이 청둥오리 두루미 학을 부른지 오래되었다는구만!
울산이라 공업도시에 찌든 산업전사들이 퇴근길에 삼삼오오 짝을지어 태화강의 저녁황혼에 앉아 감사의 굿판을 버린다네
울산은 이미 황포돛대에 맑은 인심을 타고 태화강처녀는 시집도 잘간다네
나도 울산에서 국밥장사나 할꺼나
나도 울산에서 횟집이나 열어볼까?
8도강산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을 자네는 아프리카에서 어제왔으니 알겠느냐마는
이사람아!
태화강이 저다지황혼에 아름답지 않는가?
모두다 이동네 자치단체장들의 노력이아니고 그무엇이겠는가?
자고로 물맛이 좋고 물이좋으면 저절로 원수같은 친구도 만나고 돈떼먹고 달아난 사람도 만난다네
그리고 적과도 친해지는것이 물맛이 좋으면 다들 건강한 정신이되어 사회에 나타나는 법이아닌가?
]물이야 좋고볼일 아닌가베?
그런의미에서 우리도 물사랑을 하여보세?
4. 물을 살리는 것은 내가족을 살리는것
눈을 조금만 크게뜨면 앞이 보이건만
저 어리석은 사람은 퀄퀄 쏟아지는 지금의 수돗물만 생각하니 그져 영원한 것 처럼 여기지만
곧 후손들에게 들이닦치는 물걱정을 모르니 안타깝다
시대가 흘러
인심도흘러
물도흘러
나도흘러
인생도 마음도 물과 같이 흘러 흘러 변화하고 공평하고 평등한 것이지만 물도 인생도 옛물을 잡을수있으랴
옛것을 그리워하다보면 나의 부모가 그립고 내친구가 그립듯이
옛물이 그립고
옛사람이 그립고
그리운 연민의 정을 양주잔에 폭탄주 드리키는 저사람은 아직도 철없어 몰라!
온천에 몸담그고 화려한 사람은 몰라!
니어커에 박스종이 싣고 땀흘리는 저할머니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어 마시며 허는말이
내집 내나라 물맛을 어이 잊을꼬
내집 내나라 물맛 어이 잊어 죽을꼬?
이동네 저동네 다 쫓아다녀도 우리집 물맛이 최고 아닌가베
박스조각 주워 살면서 비로소 물아끼는 것을 배운지라!
물고마운것을 알은지라!
후손을 위한 나의 정신이 이제야 드는가보이
부자들은 흘러가는 저 물의 고마움을 몰라
그져 욕심은 끝없이 권력과 돈에만 치솟을려하고
명예에만 배불리려하니
제 가족 죽이는 직무유기 언제까지 보고만 있으려는고?
5. 2011년 8억톤의 물부족
8만명 제한급수
행여나 내아들집
내딸집
2011 년이 문제로구나
저집 이이는 아직 철모르고 물병을 입에데고 물마시는것이 2011년 걱정은 커녕 불만만 태산이고
수돗물 끓여 사이다병에넣어 냉장고에서 꺼내어마시는 일은 큰부자집에서만 보이는 현상이 곧 닥치는 물부족난리를
아직 저 아이는 철없어 몰라
앞으로 서민들은 밥보다 물걱정에 괴로운 시절이 곧 닥칠 거라고 한다
부자들이야 돈있으니 사서 쌓아두면 될일이라고 발펴고 자지만은
우리같이 하루벌어 하루먹고사는 사람들이야 큰 난리라고 야단이 났다
2010년 6월 월드컵이 끝나고 가만히앉아 생각하니 걱정이 점점 닦치는 것을
국회의원들은 알까 모를까?
안녕하십니까? 식사하셨습니까?
진지드셨어요?
이러한 인사말이
물드셨습니까? 물한잔 하시지요?로 바뀌는 세상이 곧 올것이라고
8만명 제한급수 받는 사람들의 입에서 인사말이되어 곧 터져 나올것이라고
혹시나 내아들이
내 딸이
내 사위가
물찿아 이리뛰고 저리뛰고 동분서주하는 시대가 내년에 닥친다고하니
이래도 물사랑 강살리기를 막아야 옳은가?
가슴에 손을 얹고 심긱하게 고민하여 판단하자
6. 물 부족국가로 가는 백성들의 심리
이기주의자
욕심과 자존심
질투와심술이 많은자
교만과 허영
사치와낭비
남이잘되면 배아픈 자
국가의 이익보다 자기배를 먼저 채우는자
난리뒤에 외양간 곳치는자
뒤통한자
한치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자의 눈에는 우선 등따시고 배부른 것만 보이고
돈많은 부자들은 자기돈 챙기기에 더욱 광분하여
국가를 적이라고생각하는 범법자의 눈에는 성폭행의 파렴치한것만 보이고
나라돈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자들의 가슴엔 물사랑은 없다
그들에게 물사랑을 하라하면 물을 헐케사서 광에 재어놓는 것만 보인다
7. 홍수대비 방지책
물난리 홍수대비를 자유당때부터 해야한다고 목놓아 소리쳤지만 아직 못하고있다
당리당약에 집착하여 앞을 한치내다보지못하는 지도자들이 늦었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다시한번 강을살려 물난리를 막아볼려고 한다
허지만 다리를 잡아당기는 사람들
자기가 먼저 올라설려고 허리띠를 잡아당기는 사람들
테컬을 거는 사람들
몰지각한 당리당약자들과 이기주의자 심술꾼들이 많아 사업이 중단되는가하면 영원히 취소될수도있는 지경으로까지 몰리고있다
앞산은 청청하고 금수강산 한반도에는 봄이면 아름다운 꽃과 새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가을이면 단풍으로물들어 참으로 기가막힌나라이건만
아직 완전한 홍수예방대책도 못내놓고있으니 참으로 조상뵙기에 민망할 노릇이다
홍수로 물에 떠내려가 죽는사람들이 해마다 늘고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물에 떠내려가 죽은 영영들에게 굿을하고 천도를 한들 죽은사람만 불쌍하다
방법이 없는것인가?
물난리를 만난 희생자를 영원히 보고만 있어야 한단말인가?
정부가 하는일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졍 해방을 놓는다면 어찌 단군의 형제라 할수있겠는가?
산천은 험준하여 수목은 총잡하고 만학에 눈쌓여 천봉의 바람치는 중국의 대륙을보아라!
얼마나 아름답고 시원한 대륙인가?
하지만 물난리를 아직 못막으니 물난리가 사람을 죽이던 대륙은 어느듯 지진으로 또한 피해를 보고 설상가상 엄청난 사람들을 죽이고들 있다
앞으로 인재는 스스히 천재로 지질은 개벽되고
온난화로 남극북극의 기온은 높아만가고 점차 빙하는 녹아 바다의 수위를 높이어 섬나라들은 가라앉고마는 현실이 눈앞에 오고있다
우리 모두들 당파에 싸우지말고 지질과 환경의 변회에 대처해야하는 절박한 현실에
다같이 물사랑 강살리기라도 합심해서 돕자
그래서 홍수를 막고 흘러 없어지는 물을 모았다가 가뭄떄 유용히 쓸수있는 강살리기를 지혜롭게 건설하세
8. 목마른 자
허기진자 보다 슬픈것은없다
저기 저 걸인이 목마른것은 분명히 누구에게 당하여 슬프다?
우리모두에게 당하여 울고있는 저 불쌍한자를 모르고 어느고을 갑부는 배가물러 모른체 누워있다
지금은 은행이든 병원이든 어디든 생수를 마음데로 얻어먹을수있다
하지만 몇년후에는 생수한통 얻어먹기어려운 시대가 분명히 온다
우리는 목이말라 허득이는 그날을 모른체 지금은 배가불러 누워있다
펑펑쏟아지는 홍수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멍청이들이 목마를때가 오고있는것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뜨거운 태양에 물없이 온몸이 타들어갈때를 대비하여 물을 비축해놓아야한다
하지만 멍청이들은 배가불러 그때를 모르고 배불러 살을빼는 싸움만 즐기고있다
목마른자에게 물을주기위한 작업을 막고있는 배부른자들이 목마른그날을 잊고 편하게 살평상에 누워있다
목이타고 목마른 그날이오면 모두가 강으로 바다로 소나기 쏟아지던 그 흘러 가버린물을 그리워하며 그때 배불러 나태했음을 원망할것이다
목마른자들의 신음이 곧 터져나올것을!
뜨거워지는 지구를 보면 알것인데
안타까운것은 마음의 허기에 찌든 지금 머지않아 닦칠 목마를자의 무지가 더욱 슬프다
9.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빈 그릇 속의 찌꺼기를 주워먹는 어느 목마른자
얼마나 목마른 몸부림인가?
버려진 찌꺼기를 주워먹어도 자존심 상하지 않다는 것은. 하늘이 열리고 인간을 만들 때의 힘이 아니겠는가?
오직 살기위한 의지에 탄생된 기적이다 누구나 주어 먹을수 있는 용기는 자존심도 알량한 존엄도 다버린 발가벗은 어린 아이의 천진함이다
모양 없이, 실체 없이 몸은 움직인다. 팔랑개비가 바람을 만난 듯 몸은 물을 만나 돈다.
꽃이 피면 시들게 하는 것도 물이요. 내 웃는 모양도 물이빚어낸 예술이다.
바람이 나를 끌고 가다 때로는 죽이고 때로는 살리고 사랑도 줬다빼앗고 행복도 주었다 가져가고 누구나 바람 같은 인생이 거리에서 배가 고파 음식 찌꺼기를 주워먹는데 누가 욕을 하며 돌았다고 말하겠는가?
물부족국이되면 누구나 피할수없는 가엾은 인생들!
자존심이라는 욕정 밑에 모든것을 잃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하며 손해와 이익을 가리고 불편하게 사는 것이고보면 원초의 힘을가진 목마른자는 너무너무 사물을사랑하는 힘이있다
빈그릇에 남은 찌꺼기를 주워먹는 용기는 거추장스런 자존심에 비하면 참으로 위대한 원초의 힘이리라.
잠시 나는 그를 불쌍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통달한 자라 느껴 본다.
내가 남을 존경할 수 없는 것은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나의 이기심과 교만 때문일 것이다.
인생이 추억을 넘볼 때 아름답듯이 무상한 인생을 느낄 때 분별심없는 순수함이 살아나는 것이다
목이말라 울다가 거리에 찌꺼기라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인생을 안다
배부른 자는 가지각색의 색깔을 원하다 지쳐 결국은 욕망만 짊어지고 배고픈 자가 행복을 찾았다면 나는 그를 도인이라 부른다.
놀랍고 놀란 나는 또 한번 목마를때를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자원을 아끼려는 결심을 가진다
바람 또한 마음의 짓이요, 자연또한 물의 뜻이다.
자연에 감사하고 물을 더욱 사랑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찌꺼기 사상은 물부족시대에 닥칠 허기에 흐득이게 될 우리의 현실적 사건이다.
노래하는 사람이 자존심이 강하다면 뭇 사람 앞에서 노래 부르지 못하리라. 자존심을 버렸기 때문에 감동을 줄 수 있듯이 사람은 자기를 버릴 줄 알 때 아름다운 것이다.
내다버린 음식찌꺼기! 목이말라 물없는시대의 슬픔을 만나면 지금 저기 저사람의 처지를 욕한것이 부끄럽다
물은 건강이다.
건강은 창조의 시작이다.
하늘이 창조한 자연 그것은 대단한 삶의 에너지인 것처럼 바람 같은 마음을 잘 다스려서 물의 생명을 보호하고 물의 존귀함을 초석같이 놓을 때 새로운 삶이 열린다.
실로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태양이 우리 곁에 비추이며 증명하는 것이다.
10. 아프리카인들의 소독안된 구정물 먹기를보고
이빨은 하얗고
피부색은 검어
태양은 뜨겁고
먹을양식은 고갈되어
구정물을 식수로 퍼마시는것이 보기에 너무나 불쌍하다
똑같은 인간으로서 어찌 그런일이 지구상에 있는가?
어미는 젖꼭지를 아이에게 물리고
젖도나오지않는 가슴을 아이는 머리로 파묻고 울고있다
어미는 안타까운지 젖을물린 입을 아이로부터 빼버린다
젖도고갈
물도고갈
우리돈 10000원이면 아프리카주민10사람이 1주일을 시원하게 마실수있는
물값을 한국사람은 지금 펑펑 물낭비를 하고있다
골프채를들고
비싼 선그라스를 끼고
아사자가 속출하여
굶어죽는 사람이 여기저기 지구상에는 많이도있다
가까운 우리민족 북한에도 아사자가 하루에 수도없이 쏟아져 나오고있다
아프리카 물부족인들에게 빵과 물을 원조해야하는 절대사명을 안고 한국은 가난을 딛고 이제 위대하게 살아가지만
궁극적이고 절대적과제인 물사랑을 실천하지않으면 곧 들이닦치는 한반도 자연환경의 위기또한 절대절명의 위험이다
과거 아프리카인은 신에게 축복받은 나라로 물과 자연을 풍족히 받았으나
지헤롭지않은결과로 이제는 목이타들어가고 소독안된 구정물을 먹으며 남의나라에 도움만 요청하고있다
아프리카대륙의 현실
아시아 한반도에도 곧 밀어닦친다
11. 허탈감
물사랑 강살리기 추진위원장 삼영스님은 한나라 당사를 오늘도 찿아갔지만 승인을 못얻고 돌아와 허탈감에 빠졌다
하지만 물사랑을 해야한다는 믿음 하나로 우리들 추진위원들은 자장면을 먹으며 다시 결심한다
동네복판 골목 무상사 절마당에는 용왕님이 보시고
푹푹찌는여름 시커먼 대문에 신도하나 들어오지 않지만
강살리기 운동은 영원한 사업으로 목숨을 다시한번 물사랑에 바치기로 부처님전 맹세한다
부처님 제발!
한나라당에서 물사랑 강살리기운동 법인체구성 추진승인과 후원법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두손합장하며 비옵나이다
삼영스님의 3일 철야기도가 허무히 없어지지않기를 부처님전 비옵고 바라옵나이다
붉은 밥상에 커피를 나누어마시며
의견들을 토론하다 말다툼을 하고
의견충돌을해도 부처님은 그져 빙그러이 웃고만계신다
날은 7월이라 무덥고
푹푹찌는 한여름이 한반도 물부족국가에 놓여 더욱 갑갑하기만 하다
언제부턴가 물부족국가라는 말만 들었지 물사랑 강살리기 운동추진을 남의말이라 예사로이듣다 어느순간 일을 시작하고보니 더욱 목이 마르고 답답하여 한숨만 나오는데
위에계신 높은분들의 운동승인과 후원금 받을날이 언제이드냐?
민간후원자들이 앞장서서 일을하라해도 의심만하고있으니!
12. 우주베키스탄
아랄해
동서 340키로미터
내륙의 바다
아름다운 물안개
희귀한 새들의 천국
하지만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천연색 물호수가 말랐다
그리고 앙상한 배1척만 보인다
석양을 슬쓸히 걸어오는 노인부부가 물끄러미 보고있다
아름답고 여울지는 호수가 새1마리 보이지 않고 검은 고양이만 도둑처럼 눈을 반짝이고있다
옛날 찰갑상어가 다니던 전설이 말라비틀어진체 철갑상어알이 화석이되어 보이기만 할뿐
아름다운 추억의 숲 물호수 낭만이 화산구처럼 푹 파여진체 쓸쓸히 죽어있다
목화밭에 수억톤의 물주기가 끝나자 못은 말라버렸다
청바지 원료인 목화를 제배하다 물이 씨가 말랐다고 어느 관광객이 내 일처럼 이야기한다
목화를 키우다 물이마른 아랄해
잘못된 목화농사로 바닥이난 물호수
이제 후회의 눈물만 흐를뿐이다
13. 식량고갈상태
15년 후에는 30억의 세계인구가 식량을찿아 이동한다
연유는 가뭄으로인하여 농사를 지을수없어 식량이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이집터 삼각평야도
허스만의 상승으로 농사지을수있는 터가 줄어들고있다
전세계는 방하가 녹아 바다수면상승으로인해 삼각주 평야와 함께 농사짓는 터가 스스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1도기온상승은 20퍼센트의 물이 증발한다
하늘에오른 수증기가 비가되어 내린옛날을 그리워하며
하늘에오른 물이 다시 땅에 떨어지지않는 이상변화의 연유를 모른체 우리는 우선 배부름으로 세월만 보내고있다
한많은 대동강이 물을 가두지못해 한이되어 흘러갈뿐이다
한강에 물을 가두어놓고 유용히 쓰지못하자 한숨만 쉬며 물은 흘러갈뿐이다
식량고갈상태는 물마르고 땅이없어
바다물 넘쳐 농토가 묻히고
농사를 짓지못해 만들어진 비극을 우리는 속수무책 바라만보다 지쳐 울고있다
한국은 세계5위의 농수산물 수입국이다
우리가 지금 먹고있는 농산물 4분의 3을 수입해서 얻어먹고 만약 100%의 식량자급자족이라도 되면 우리의 물과 호수는 바닥이나
물은고갈된다
지금은 1병 1000원하는1.8리들이 물은 앞으로 1병에 10000-20000원하지말라는 보장이있는가?
월급틀어서 물사먹는 안타까운 시대가 오게된다
물부족국가 말만들어도 기가막힌다
14. 물사랑
목이말라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물은 말이없다
목마른자에게 물을주는것으로 엄명을 다했기때문이다
나도모르게 물을 한잔 적선하는 사람은 말이없다
내가 도리를 다했기때문이다
물은 말이없으나 물을지배하는자는 말이많다
물은 돈많은자에게 흘러들어가면
물은 유세를 부리고 돈많은 자의 꼭두각시가되어 물은 본래의 색에서 떠난다
모두가 사랑하는 물이지만
가난한자는 물을 물로서 덕을 쌓기 쉽고
부자는 물을 물로서 지배하기위해 덕을 잃는다
물을 물로서 사랑하는자는 절대 물을 흐려놓지 않는다
제2부 "물마른 꽃"
1. 골목 선인장
선인장 옆구리가 시들었다
물 없이 큰다 하지만
가시들이 다 빠졌다
판잣집 문으로 할머니 삐거덕 신발 짝짝이 신고 햇살 좋은 양지에 앉으신다
하얀 머리 쪼그라진 볼
치아는 새까맣게 하나 보인다
골목 뒤쪽 학교 담 밑에는 학생들이 담배를 꺼내 피운다
누가 키운 아들인가
할머니 시집가던 때 6월의 숲도
저 학생들같이 푸르렀다
골목은 서서히 찌들어
집 나간 아이들이 까닭 없이 오지 않는다
8월의 뙤약볕에 묵묵히 서 있던
힘이 죽어 간다.
2. 구룡포 앞바다에 쇳물은 흐르고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
갈매기는 쇠 같은 날개로 하늘을 오른다
멀리 흰구름 밑으로 날아가지만
이미 철의덩어리는 바다를 감았다.
미역 내음도 쇳물에 젖어
본성을 잃었고
은색 멸치들도 잠든 밤 겨우 몇 마리
나타나다 사라진다.
멀리 앞바다에 불켜진 어선들이
바위섬에 기대어
검은 물위에 엉켜 있다.
구릿빛 쇠내음
휘저어진 낭만
시대의 끝에서
운다.
제3부 물의 서정
1. 물(水)
흐르며 생각한다
이해 한다
판단 한다
부딪힐땐
지혜롭게 얘기하다
바위를 씯어주고
풀포기를 쓰다듬어주고
또 흘러가며 홀로히 생각한다
태풍을 만나면 슬기를 말해주고
바람을 만나면
인내를 말해주고
또 홀로히 흘러 흘러 사유하고 철학하고
누구 만날때는 이해 시키고
대중을 만나서는 법문(法問)하고
고독히 앉아 혼자 흘러가다
큰사람 작은 사람 만나 예기한다
도와준다
만남을 위해 혼자 생각하여 모던것 준비한다
2. 임당수
시퍼런 바다
칼 입에 문 사공
이미 가는 배
아버지
만수무강하옵소서
물줄기 깊어지면
어이할꼬
가옵니다
아버지 부디 눈을 떠옵소서
흑풍이불어오고 있사옵니다
심청이
풍덩
사면이 고요하고
천천히 빛이 내리더니
음악이 몸을 쌓아
하얀 옥배에 안기어
간다.
3. 방생(放生)
감포 앞바다
탱화 뒤에 파란 물결
늘어선 신도님들
스님의 우렁찬 염불과 의식
살아나야할 물고기들이 천국을 앞에 두고 고요하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나
갈매기 떼지어 둥글게 이쪽 돌바위 위에 많이도 떠 있다
방생된 먹이를 집어 삼키려는
기세는 아닌것 같고
거룩한 만남이 분명했다
하늘은 맑아
멀리 배가 보인다
대해를 다시 떠가는 미물들의 눈물
요령소리 느끼고
괘불위를 빙빙도는 갈매기들
두번째 기쁨을 던질 노래 하고있다
4. 우포늪
늪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새 한마리 위 아래로 떠가는 물가
이끼와
풀
갈대는 멀리 산 아래로 이어져 황혼의 주름살과 흰머리로
노인은 삶을 포기한것 같지만 초혼의 불꽃을 피우고있다
건조한 존재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겨울을 노래하는 것이다
지평선 해는 산허리를 돌아 이파리 풀들 사이를 오가며 술(酒)을 따르고
너털웃음 저 학이 춤추는 솔숲 위로 떠가는 구름
갈등의 바람을 눞히고
천박한 철학을 때리고
하루를 만나더니 또 지고있다
우여곡절 속에 태어나 모양없는 이름은
길게도 평안히 누워있다
5. 시화호
꾸역 꾸역 햇살이 기어나와
살금 살금 게 한마리 잡아 먹는다
껍질 벗겨진 바닷고동이
이끼낀 돌에 바짝 붙어 있다
까마귀도 날아오지 않는
무서운 밤이다
멀리
떼 걸인들이
깡통불을 피우며 웃고 있는것이다
늪은 헤어진 연인들을 데리고와
밤새 싸움만 시킨다
뒤죽박죽이 된 처량한 호수
멍청이 달만 떠있다
얼마나 쉬었을까
썪은 구덩이에 아침김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 둘
뜨거운 깃틀이 보이기 시작했다
낡은 측량 기사들은 죽고
누구일까
입다문 젊은이가 깃발을 꼿았다
넝쿨을 뒤집어 쓴 푸른 공룡의 원생대가 늦가을 샛별에 발기하고 있는 것이다
문득 이름잃은 벌레들이 기지개 켜는 갯벌
두마리 흰새가
카메라에 잡힌다
6. 일출(日出)
그대는 아름다운 거짓말을 하고있다
수평선 익지않은 거울 속에서
그대는 추한 애교로 나를 만지고 있다
깃틀 구름 속에서
설익은 노인처럼
한다발 꽃을안고
기차 타고 부르지 않는 밤(夜)을 왔구나
연분(緣分) 아닌 일찍먹은 사랑
잘못 꾄 서러움
한빛 두빛 용(龍)이 되어
떠 오르는 용서인가
저 그네 타기위해 산맥 뛰어 넘어온 슬픔들
발가벗은 그녀를 만질수 없네
유창한 노래를 안고 조잡한먼길을
다시다시 걸어와 내 비친 몸 그대와 같을때
깊이 다시한번 보리라
7. 장마 전야
진흙 속으로 뿌리를 박은 채송화
빛 끊어진 오후
개울물 수양버들 이파리가
떠내려간다
포근한 계절 기운 없이 잠자는 강아지
코끝
매미가 울면 칡뿌리 늘어진 앞산은
푸르르다 지치고
노인은 노을을 보고
연인은 하늘을 안고
초저녁 연기 내음에 갓 구운 옥수수
고구마, 감자들
멀리 산더덕 향기를 타고
장마는
잠시 시간 속에.
8. 저녁바다
노을 붉은 바다
멀리
고도
검은 밤 음악
출렁이는
물소리
대륙이
하나
기다리는 여심
만져야 될
몸
9. 팔공 폭포
갈색 흙먼지를 밟고
푸른 나무를 먹으며
하얀 태양을 따라
하루를 간다
백색의 물방울이
바위에 터져
안개 떠 있는
샘에
짐을 놓고 하늘을 본다
구름 속으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간다
내려앉는 빛살
이름 모르는 고기 한 마리
아름답다
산맥이 여기 와
목욕하는구나
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여름에도
10. 광한루
잉어 연못
하늘 어리는 물여울
거꾸로 가는 구름
어리다
어리다
모두 어리다 가는 세월
춘향과 이도령이 어리어 가고
어리어 오고
가네
비 맞아 바람 불어
나무 커
꽃 피어
덩그러이 낡은 빛
기울어 가는 낮
녹은 전설
살얼음으로 피어나
떠 오르는 달
누각을 보고
쌓인 그리움
겹겹이 있어
저 문앞에 일장서(一場書)를 띄우던 누군가가 사라지고
내가 있네
11. 독도
철학과 사유
은유(隱喩)의 신이다
두 눈알
화두(話頭) 놓지 않고
검푸른 바다 던져놓은 듯
살갗에 닫지 않아도
수천(數千)의 신장(神將)을 거느리어 흙과 물을
지키고
이미
일념(一念)이 독도에 떠 있으니
구름과 비
파도와 해는
민족의 기(氣)를열어
적을 적이라 하지않고 편안하다
운해(雲海) 뿜으며 !
12. 봄
위 얼음 물방울
하나 똑
둘 똑똑
세상을 움켜쥐었다
내어 놓는 숨
알을 깨어 터져 나올 향기
전야(前夜)의 고독 마지막 지루함으로 인내한다
천천히 스스히 위대하게 쫙 갈라지는 먹구름 사이로 가늘게 쏟아진 빛
나의 이상 !
천지를 연분홍으로
깨어놓은 따뜻함 안고 뛰어 노는 하늘
둥둥 이 앞에 왔다
맑은 님 악수하여 황홀하다
제5부 물은 자연에 흘러
1. 봄개울
반짝이는 옷을 입지 않아도 빛이 나는 것은
수만 리를 가도 지치지 않는 천성의 유연함으로
다듬어진 몸매이기 때문이다.
선물을 손에 든 것도 아니요, 보석을 단 것도 아니다.
끝없이 돌아 바위 밑 뿌리 속 찬 얼음을 지치고
밤마다 꿈을 먹고 봉오리마다 빛을 받아
어느 조각가의 성품이 되어 떠돌다 이제 세상에 나와
그대 속으로 들어간다.
나를 봐 주는 것을 원해 수억 개의 다이아몬드를 달고
쉬지 않고 온 것은 아니다.
그 의식을 피해 왔기에 내가 너의 속에 있는 것이다.
2. 봄비
앵두꽃 떨어진다
파아란 어젯밤 하늘이
겨울 갈잎 밑으로 물되어 흐른다
사랑의 기쁜 노래도 처마밑 수풍(水風)에 지고
미워하던 상처가 개울에 휩싸여 간다
화려한 밤 취하지 말며
서글픈 외로움 아파 하지마라
오늘은 이모양이 내일은 흰눈이 되어 덮히지 않느냐
시름 끊어지지 않던 흙장미 힘내어라
안아주는 눈물 나리고 있지 않느냐
밤새 아침까지 이렇게 퍼붓는것은 너는 영원한 너가 아닌것을 깨워주는 바람이다
당초에 우리가 봄비처럼 기쁘게 흘렀건만 슬픔의 빗속에 우리 모두가 스스히 빠져 헤어나지못한 설움으로 변하여
이렇게 사랑이 와도 기쁜줄을 모르는구나
사랑이 떠나도 대답을 못하는구나
3, 비
격렬한 싸움도 한 아름 꽃 속으로 들어간다
품위 있는 큰 인격도 폭포 속에 가만히 기대었다
연인들이 무릎에 누워 솜 같은 하늘을 보듯
포근함 속
절망에 엎드린 사람들이 쉬어 간다.
귀찮은 것들도 하잘것없는 노래도
이 비가 갈 때에는
방황을 끝내고
고개 숙인다.
4. 서봉 샘터
흔적 없는 세월이라 누가 말했던가
갈 곳도 설 곳도 없이 가는 구름
인생이라 말할 것도 없고 삶이라 할 것도 없고
샘터에 앉아 먼 산만 본다
하늘에 푸른 새는 좋아라고 떠다니지만
너도 나무에 앉아 쉴 때는
네 갈 곳을 볼 테지
봐도 봐도 끝없는 공간
티끌 하나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샘터 물소리가 또 다르게
들리는구나
오늘따라 서봉은 유난히 밝은데
낮달 너마저 나를 쫓으니
내가 또 가야겠지
산새소리도 없고
바람소리도 없고
어느새 녹음도 내 곁에서 멀어
신작로에
떨어진 노을!
5. 장마
장마가
붉은 돌을 파랗게 만들고
대덕산 먹구름 속에
무덤들이
긴장한다.
풀들이 고개를 파묻고
떠내려갈 준비를 한다.
끝없는 전선이
앞산골을 뒤집고
또 하나 흑색 구름이
몰려온다.
장마가 끝나면
우는 혼이 있다.
6. 해파리
출렁 출렁
금실 금실
파도따라 움직이는구나
여기도 건드려보고
저기도 가보고
태평양 푸른 물결을 둥실둥실 강실강실
물렁하게 보는 상어의 이빨
내가 물인지 귀신인지
아직 몰라
싱글
강실
나는 해풍을 알고 있소
금실
강실
둥둥
철렁 철렁
물결 물결
잘 타누나
잘 타누나
잘 떠 가누나
해초
산호초
지키며
덩실 덩실
7. 소나기
시퍼런 구름
언제 때릴지 모른다
요염한 부자(富者) 나쁜짓 마라
세상이 철없어 아직 보고 있지만 소나기에 옷 털며 우는사람 올것이다
건방진 때부자
한번더 침뱉지 마라
머리 빠져 울면서 하늘 볼날 올것이다
겸허히 내 작은비를 맞으며 그 속을 봄꽃 보고 가리
때마침 헌집 교회 종 울리면 노을 보고 기도하리
이런 사람 큰 소나기 없지 않느냐
누구나 세상 한두차례 소나기 비껴간다 하는데
저 사람은 어이
첫번째 소나기에 죽었느냐
8. 주왕산 맑은물
옥빛이 금빛이더니
금빛이 은빛으로
깊지 않아 아기의 소리
조리
졸졸
산에 묻혀 한방울 산소(酸素)들이 떨어져 나와
동(銅)빛이 금빛되어 다시 옥빛으로
하루 가기전 쏘아데는 빛 들
풍상의 얼굴에 침을놓아 따끔하다
눈 동그랗게 뜬 사랑 이지만
양심은 쓰리고
또 내려 보면
성인(聖人)의 웃음짓지 못하여 억울하긴 해도
저 옥빛 앞에 고개 내린다
9. 금붕어
바보를 때리면 두눈을 껌벅이듯
할말이 많아
방울을 두개 세개 뱉는다
멍청히 또한번 방울을 올린다
불만이 있어 또한번
사랑이 그리울때 또한번
동글한 원으로 뽀글 뽀글
할말을 잊고 살다 언제 부턴가 노래도 띄운다
고독히 외로워 나직히 말하는것
갖힌몸 반짝이는 인욕(忍辱)
뽀글뽀글 피어 올리려는 봄
다시한번 고독히 외로워 짜라낸 희망
피어올리는 봄
내집에 올리고 있다
10. 7월의 빗속
우산 던 여인도 저 토담도
싸우고 무너진 거리엔 아무도 없다
비만 나린다
바람 한점 반항없이
포플라도
운동장도
어제 뭇 노래들을 끊어
오늘은 하나만 영혼에 꼿고
저항없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기다릴까 시당한 상처들이
지난 흔적을 수습하는 시간인가
이름없는 나를 밝히기 위해
지금은 금붕어 처럼 눈만 뜨고 있지만 붉은 영혼을 꼿고 있어
곁눈질 하며 위대하게 일어설 또한번의 준비를 하고 있는거야
무엇을 터져 올까
11. 여름
우루루 쾅쾅쾅 토하고 토하여라
포플라 가지가 춤을 춘다
구름이 갈라지고 숨겨놓은 창천(蒼天)의 비밀이 수없이 내려온다
땅 갈라진 사이로 튀어나오는 숨구멍
기운이 상기하고 하기하여 천기가 돌린다
밭고랑에 떨어진 미꾸라지 멀리 날아가는 메뚜기들
고아가 되고 미아가 되어도
훗날 엉켜붙는 대기가 다시오면 뜨겁게 떨어진것 처럼 만나리라
깨어지는 여름가면 꽁꽁 붙는 겨울오고
맨드래미 파란 하늘 볼때마다
아쉬움이 아픔이
제 6 장 물에익은 알
1. 복숭아
7월의 느낌
장마 전선에 내민 웃음
뽀얀 얼굴
가늘은 손가락으로 살금살금 깎아
접시 위에 내민 살결
희다
아이의 젖니
저 푸르른 하늘 흰 구름 조각 저쪽
그늘에 부끄러이 앉은 당신
아직 깨어나지 않은 사랑
은하수 쏟아지는 밤
국문과 출신의 그대 언어는
눈동자만 굴렸다
포크로 한 점 입에 물면 쏟아지는 별
아! 팔월의 여행
내음
2. 수박
온산에
궁그르르
궁그르르
낮을 찾고
밤을 제치다
번쩍이는 칼에 쫙 갈라놓으니
원만한 성품
어떻게 살아 왔는가를 알았구나
줄것이 없서 미안하다
조그만 단물이래도 모았구나
이 둥굴
저 둥굴
모아 잡아
굴러 굴러 얻어
조그만 단물이래도
3. 술
넘어가니 술이요
마음이 벗겨지니 맛이로다
이태백이 먹는 술도 어찌 달빛만 즐거우랴
진시황의 금색 잔에 발가벗은 여인은
아직도 호가인데
술은 향
여인은 빛
둘 다 어려울 때 받쳐주는 님이라
그러나 그를 믿지 못하니 광기가 아니더냐
산에는 진달래
들에는 국화
이것으로 맛있게 부어줘도
혀끝에 닫자마자 헛소리가 낭자하여
술이 꽃을 찿아 혼비백산 가잖아
4. 뛰는 고기떼
떴다
휘영청
상어의 거동
웅장한 물결
동해의 일출
태백과 파도 사이 모래사장
저 수평선의 거대한 힘을 먹고
다시 뛴다
높이 솟았다
내리 꽂는 칼날
해풍을 짜르고 돌아서며 휘두르는
검무
큰 파도를 이긴 천하장사들의 행진
갈매기도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추는 신명
둥실둥실 떠가는 구름
물 허리 가로질러
떠나는 빛
쇼
여명
5. 참외
여름 대낮
우물에 노란 참외 동동 떠있다
바짝 마른 오후 흰구름 수양버들 날리고
앞산은 푸르다
푸르다
노오란 껍데기 줄줄이 벗기어 흰 살결
그대로 베어 깨문다
시원한 이빨 사이로
아삭
아삭 씹어 들어가며
단물 묻은 입가를 혀로 핦으며 뜨거움을 보낸다
풍상의 손주름으로 하나더 건져내어 시커먼 부엌칼로 껍데기를 깎아 내려가는 할머니
빠진 이빨로 입술을 꼭 붙이고 앞치마로 몇개더 따내어 찬물에 담근다
낡은 마루
소나기 구름이 오고있다
6. 방울 토마토
하나 입에 넣어 어금니로 꽉 깨물면
생각없던 아이디어가 나타나
또 하나 깨물면 보고싶은 얼굴이 그리워
아기의 손까락 같이 하얀 쟁반에 빨갛게 웃는것 하나를 집어
귀여워 꽉 깨물면
아이는 울고 나는 달래고
몇알 주어먹은 희망이 누구 만나러 간다
날으는 지혜
이빨과 혀의 감각을 타고
비누방울 처럼 오르는 내 몸
모두 떠 가자
훠이 훠이
7. 미나리
새침이
햇살받아
푸르르
생기(生氣)의 힘
한소쿠리 빛
밭골의 줄기들 가녀리
가녀리
손바닥에 얹져놓고
숨결 씹으면
물살 좋아 아침
솟음 치는 기운
게으름은 향에 날아가고
혀끝에 죽어
반짝이는 건강
동산의 일출을
보았다
8. 매화
빛설어 눈설어 우는 마음
물설어 바람설어 겁이나
지려하네
지려하네
흰 바위에 피어 우네
달밤 오기전 가려하네
한설어
삶설어
님이라
누가 오기전 떠나려 하네
백결(百結)의 옷잎 세워
정(定)과 처(處)를 외우며 가시었네
피어 서러이
자꾸만 떠나려 하네
9. 개나리
피면 즐거울걸
하지만 지고 말걸
울타리 마다 3월에는 모두 힘 이라고
큰 눈 둥그레
머리 속으로 기운이 푹푹
팍팍
어느 누구 가슴 가릴것 없이 꼿히고 박힌다
노오란 에너지 희생의 물결이 가면
푸른 잎들이 물을 뿌리는 4월을 이어 6월을 이어 10월의 낙조를 울린다
모던것 지고 떠나던 겨울의 긴 길에 아픈 꽃잎이 화려하게 많이도
다시 생기었다
10. 은행알
콰르르릉 쾅쾅
여름 소나기 지나
뜨거운 태양을 쬐고
아픔과 인고의 껍데기는 타락의 나를 부수기 위해
썪은 내음을 덮고
참으로 소중한 은혜의 행운 이었다고 나도 죽을때는 발효 숙성된 시체가 되어
더욱 죽으면
모던 액땜을 다하고 핀 하얀 꽃처럼!
모두가 사랑하는 뿌리가 달라
역활(役割)할 뿐이지만
하얀 꽃이 될까?
더욱 죽은 죽음 인가?
은혜
행운
나는 은혜를 사랑하여 더욱 깊고 깊은 구덩이에서
찬란한 존재의 알이 깨일때 까지
기다려주고
참아주리라
11. 벚꽃 나무
살아온 모양이 달라도 꽃 핀것은 성공이다
아이들이 발로 차고 사지(四肢)를 꺾어도 꽃이 피면 성공이다
우화하게 핀 저 큰 나무도 화려한 행복이지민
가늘게 치솟아 몇 안되는 꽃이파리래도 그래도 성공이다
하지만 어쩌다 저 나무는 죽었을까
모두 춘3월의 시험대에 올라 가난한 철수가 대학(大學)을 진학 했으니
성공이다
하지만 저 집은 잘 살았건만
쯧쯧
모두 살아온 내력이 달라 생김새에 욕설(辱說)들 했지만
꽃이피니 예쁘구나
꽃 피지못해 울고 있구나
12. 여름
우루루 쾅쾅쾅 토하고 토하여라
포플라 가지가 춤을 춘다
구름이 갈라지고 숨겨놓은 창천(蒼天)의 비밀이 수없이 내려온다
땅 갈라진 사이로 튀어나오는 숨구멍
기운이 상기하고 하기하여 천기가 돌린다
밭고랑에 떨어진 미꾸라지 멀리 날아가는 메뚜기들
고아가 되고 미아가 되어도
훗날 엉켜붙는 대기가 다시오면 뜨겁게 떨어진것 처럼 만나리라
깨어지는 여름가면 꽁꽁 붙는 겨울오고
맨드래미 파란 하늘 볼때마다
아쉬움이 아픔이
제6부 인생도 물과 같이 흐르고 변화하며 공평하고 평등하다
1.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전차를 타고
나도 너도 모르게 어디론지 가야만 한다.
북적대는 시장통을 만나고 시끄러운 거리를 가고,
비둘기는 하늘을 날고,
가는 길은 모두 다른 저마다의 색조를 띠며 생사의 판단을 위해 떠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파도가 치면 우린 고개를
숙이고 하늘을 봐야 한다.
저기 못 날으는 새의 날개를 고치고
처마 밑에 오지 않는 제비를 불러 와야 한다.
허상의 가식을 벗기고
남을 죽이려는 송곳 같은 이빨을 깨어 부수며
못난 세상의 욕심들을 비 바람이 오는 날 물에 섞어 두 손 모아 고개를 숙이고
받쳐야 한다.
2. 흐린날은
허황한 길 누구를 추모하며
욕구가 가라 앉아 발길 가는 곳은 고독
포플라 숨 죽이고 구름도
모두 잃고 허망하여
기다림 초조
바람없는 찻잔 속 홀로히 혼을 모은다
분열되어 아파우는 몸은 가고
캄캄한 산장 불빛 하나에 귀신처럼 앉아
뼈골에 묻은 이기주의를 하나 하나 뽑아내며
꼭대기의 나에 앉아본다
3.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초고층 건물
햄버그 피잣가계
옆 기둥에 이마를 데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주문을 외우는 아이의 말이 끝나기전 뒤에서 조금씩 처들어오는
친구들의 발자욱
도시의 산만한 차도옆 기도소리
아이를 낳지않는 시대 국기(國氣)가 무너지고
일할 자손이 끊어지는 미래가 오기전
잠시 희망의 멧시지
세월의 뒤안길 그리운 갈망이다
낙태 하기전 뱃속에서 우는 아이의 음성처럼
어른들이 부질없이 꺾은 꽃을 마지막 아이들이 피우고 있다
제7부 물은 건강이되어
1. 자기 오줌을 먹으면 위장에 좋다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안고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순수하다면, 우리 몸을 흐르는 물 또한 그 깊이를 간직하며 깨끗하게 온몸을 도는 것이다.
내 몸 속의 원기를 받아 마셔도 아무 탈이 없지 않겠는가?
한 방울의 물이 되기 위해, 천 년의 나무들이 죽고 다시 살아나기를 거듭해야 얻을 수 있는 고귀한 생명수라 여기며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줌을 받아 마실 줄 안다면 신념이 하늘에 감동되어 오장이 튼튼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발짝 다가서면 천당이요 한 발짝 뒤로 하면 지옥인데 마음의 문을 연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이다.
흔히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다.
자신의 몸에서 흐르는 힘을 스스로 조절하고 다스릴 줄 안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인 것이다.
건강한 삶은 자신을 마음대로 정리할 줄 아는 힘이다.
마음의 정리, 몸의 정리, 마음이 좋으면 몸이 좋은 것이요, 몸이 좋으면 행동 또한 건강한 것이다.
안(內)은 마음이요 밖은 몸이다. 몸 또한 속이 있고 겉이 있다. 속과 겉이 하나인데 우리는 이원법을 쓰며 살아간다.
가지에서 맺어진 열매는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물은 내 뱃속에서 하늘까지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여기 한 잔의 오줌이 되어 내가 마신다.
자연의 위대한 에너지는 그 뿌리가 하나이다. 산천의 뿌리들도 하늘의 에너지요, 내 뱃속에 흐르는 물 또한 하늘의 에너지이다. 뱃속에 물을 내가 먹을 줄 알 때 비로소 자연과 내가 일치되는 것이다.
무조건 추하게 상상하지 말고 아침 일찍 한 잔의 오줌을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돌고, 자연과 내가 합해지는 것을 느낀다.
몸과 마음의 통일성으로 위장은 건강해지고 피부는 또 다른 빛으로 반사한다.
우주와 인간, 나와 일, 몸과 마음이 분열되어 살아가는 생명체가 아니라 모두가 붙어서 에너지의 무한한 변화 속에 움직이는 너와 내가 하나임을 깨달을 때 우리 사회는 서로의 아픔을 알고 내 몸과 같이 사랑하리라.
2. 좋은 공기먹고 물먹고 밥먹고 살아야한다
먹을줄 모르는 사람들이 움집하고 있다
많은것을 가지기위해 싸우며 울고 있다
좋은 공기를찿아 떠날줄 아는자 몇이나 될꼬
구수한 밥 내음따라 저 산모퉁이를 찿아가는자 몇이나 있을꼬
오늘도 비좁은 길을 만나 혼탁한 다방에서 담배를 피우는사람
역겹게 욕망의 여관방에서 텁텁한 물을 마시는자 있을것이다
도시의 광폭한 사랑은 스스로 많은 맛을 잃어 쓸쓸하다
지금 저 젖병에 우유를 먹는 갓난 아기의 맛은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닌가
공기를 여과 하는것은 진정한 마음의 기술이다
공기 청정한 곳을 찿아 가지 않드래도
지금 이순간 꾸밈없는 순수한 향으로 달싹한 내 밥한그릇 먹는자 몇이나 있을까
언제나 좋은 공기 마시는자
얼마나 될까
3. 꽃과 웃음과 사랑
사랑이 없으면 꽃을 알수없다
사랑이 없는데 꽃을 선물 하는것은 희롱이다
머리로 웃는자가 있다
가슴까지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 아직 기형(畸形)이다
꽃과 웃음과 사랑은 삼위일체(三位一體)이다
꽃을 아는자는 사랑을 알고 사랑을 아는자는 웃음을 보일줄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3개가 통합되지 못하고 하루 24시간중 12시간 이상은 기형으로 산다
머리에 꽃을 꼿고 다니는 미친 여인이 있다
흰꽃이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비식비식 웃기만 한다
사랑을 너무 깊이 했는데 충격을 받아 미움으로 변하여 정신을 잃어 버렸다
꽃은 탄생이다 싸움이 거름이 되어
사랑도 탄생이다 질투가 거름이 되어
웃음도 탄생이다 인내가 거름이 되어
이셋을 녹인 사탕인줄 모르고 미친 여인은 빨고 있다
4. 눈물
파도 알갱이에 밀려오다 쓰러진 모래알
백사장 까지 오지 못해 소라가 되어
그리움 볼때마다 묻어둔 조가비의 사연
기쁠때 슬플때 조금씩 뱉는 밀애
해변의 먼 빛
오지 못해 한번씩 반짝이는 진주의 꿈 잊지못해
영글은 사랑
산호초 무덤에 꼿아놓은 한(恨)
언제 부턴가 그대를 위해 간신히 기도 하는것이 모여
서러워 이름 짖던 애원
5. 내가 살고있는 이 자리가 나의 봄이다
아내에게 욕을 얻어먹고
중 환자실 장모님에게 혈액 순환을 위해 주물러 드리고
택시 손님들에게 인격모욕을 당하고 돈벌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괴롭고 아파도
지금이 나의 봄이다
꽃피는 봄이다
춘삼월 따뜻함이다
조금더 늙어 밥맛 없으면 차디찬 땅속을 느낄쯤 지금 이 자리가 나의 봄이였다고 울음을 울것이다
눈물 흘릴 것이다
건강하고 아픈데 없이 살아가는 지금을 무시 하지 마라
천하게 열등 하지 마라
지금이 서러워도 그때가 좋았다고 말 할때 있을 것이다
더 늙어 꼼짝 못하면 울음을 울 것이다
제8부 마실물이 사라지면
1. 가을은 기(氣)가 막히어 사라진지 오래이다
편한것만 찿다
잘된 일이지
따뜻한 것만 고르다
잘된 일이야
어렵고 추운 일은 극성(極盛)으로 말리던 우리의 부모들이 자식농사 망쳐 버렸어
지구의 축이 넘어 질려고 해도 내자식 내식구
사철이 없어지고 뜨거워 져도 내자식 내핏줄 모두가 불 구덩이에 들어갈 판이다
불 구덩이에 들어가서도 내자식
내자식 찿다 세상이 끝이 날려나 보다
자식을 던지어 세상을 살피라고 기도만 하여도 지구의 축이 바로 설 것이다
이제 내자식을 저 푸른 강물에 던질 시간이 왔다
2. 숨구멍 없는 아스팔트
자동차 배기가스
산불
지진
대 홍수
지구 온난화
남극이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고
숨막히고 기막혀
세상이 통할때가 없어도 지구가 막히어도 짜증 내지 않는 하나 통로
기분 좋은 하나 창구는 늘 열어놓고 살아야 한다
현대에 유일한 허파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것마져 잠수 당하면 절망의 사막길을 갈수밖에 없다
올데로 온세상 숨구멍 없는 아스팔트 사이로 풀꽃이 하늘을 보는 것처럼
즐거운 마음 하나는 늘 열어 놓아야 한다
나와 가정 사회 국가 인류와 자연을 정돈 할려면
내 작은 웃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3. 지구 온난화
삼겹살에 소주먹고 골프치고 연애하고
최고급 아파트에 살면 남극의 얼음이 녹지 않는가?
고가(高價) 과외에 외재차 타고 콘도에 놀러가면 50년 안에 멸종되는 소나무가 죽지 않는가?
옷 로비 사건 당리당략
대통령 서로 할려고 하면 오존층이 복구 되는가?
목욕탕에 아이들 떠들고 장난치고
식당에 아이들 떠들고 장난치고 해도
말 한마디 못하고 불구경 하듯이 보고만 있으면 뜨거워지는 지구가 식어 가겠는가?
천벌 받을 시간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모텔이 생기고
술집이 생기고
애인이 셋있고
악덕 공무원은 외국으로 도망가고
이래서야 지구 온난화가 안올수 있겠느냐?
북한은 핵을 만들어 놓고 중동전쟁은 끊이지 않고 탈출구는 우주의 별에 가 있지만
네 죽고 나 죽고자하는 욕심의 팽창열기가 더욱 가속을 붙이고 있는 온난화가 더욱 심각한 것을
모두 나의 뜨거움을 식히는 연습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4. 춥고 배고픔에서 덥고 목마름 온난화의 푸념 속으로
지각(地殼)이 급변하여 느낌이 달라지면
몸이 달라지고
덥고 목마른 푸념의 시대가 오면 춥고 배고프다는 하소연이 끝이나고
인간이 급변하여 불구덩이 속에서
하늘에서 나리는 흰눈 신성한 소나무
봄 개나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 모두를 좋아할까
푸념은 바뀌어도
고뇌는 같겠지만
그래도 감각의 지각변동 또한 크게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제9부 또하나의 그림자
1. 물에서 떠내려온 가족의 시신을 안고
허탈함 이전에 나는 허망한 너를 보았다.
갈기 갈기 찢긴 온몸의 피멍과 상처는
이끼 낀 바위와의 싸움 뒤에 혼을 물에 띄우고
억센 고통만 나타나
이젠 말 없는 무덤이 되어 고요하다.
멀리 숲에는 너와 내가 듣던 새 소리가 그대로인데,
푹석 주저앉은 내 심장만이 달라진 지금
무너진 천지 가운데 저 노란 민들레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다.
우린 이제 없는 것.
생활도, 인간도, 모두가 가 버린 것.
풀 숲에 고요히 떠 있는 구름만이 세상인 것.
나무 아래 들국화 파란 이파리, 하얀 바위. 모두 업신여겨 짓밟다
너의 세상에 내가 있고 보니
너희들이 하늘이요
나의 스승이다.
2. 성당 못에서 자살한 자
푸른 마음이 없다.
그저 바람 곁에서 울고 싶은 것.
못에는 하얀 잉어들.
저편 수양버들 사이에 흰구름.
노인들은 소주잔을 기울이고
음탕한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못 가.
스산한 기운이 머리 위로 던져질 때 정신이 맑다가도
혼탁한 삶의 기억들
고통의 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결혼의 실패, 근로의 대가가 없는 허무, 부도,
우울한 심리.
한숨이 내 곁에 다시 오면 악몽으로 뛰어들리라.
과거의 벗들,
은혜로 다듬지 못한 죄의식.
불효자식의 아픈 가슴.
고뇌는 끝없이 가을 낙엽처럼 쌓인다.
까맣게 보이는 의식.
모두가 조용한 사이에 저 평온의 물 속으로 가리라.
두 번 이를 악무는 순간,
아이들의 모습.
저 세상으로 먼저 간 조상님들
조용히 떠오르는 물 파도.
그 사이로 뭇 그림자가 오고 간다.
순간 지독한 아픔을 마시며 뛰어 내린다.
3. 일본의 산과 들과 물
조용한 오솔길
공기의 맛은 한국의 산야와 다를봐가 없다
어슴프레 하늘의 낮달이 비추이건만 대덕산의 녹음과 차이가 없다
저 뻗어 내리는 시냇물 만은 대륙을 잇지 못하고 바다에 떨어져 산산히 갈라지는 것만 다를 뿐이다
올망 졸망 엮은 인공호수와 자연미 없이 상술(商術)로 짜낸 공간의 예술
온갖 색체를 발라 만든 공작품은 아기자기한 맛으로만
다가올 뿐이다
확 트여진 인간 고풍(古風)의 내면이 공허하고
형식과 모양에만 의존하여 그려진 기계적인 조각품의 전시장
이 나라에서는 나의 한과 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다
뛰어넘지 못하는 웅덩이 연못에서 개구리 같이 노래를하는 착각은 사면이 바다로 막힌 선입견 인지는 모르나
나의 고독과 인생을 생각 하기에는 거리가 먼 것 같다
통성(慟聲)과 소리의 상징인 칡넝쿨의 정서는 여기 바다 비릿내와 뱃고동의 상선(商船)에 밀려 나의 주제는 사라지고
그냥 먼 하늘만 볼뿐이다
일본은 한이없다
아니 있어도 풀지 않는다
그냥 한을 지우고
잊어버리고
과거의 죄를 넘어가는 기술이 대단하다
쌓인 전생을 근원적으로 생각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많은 참회와 눈물
지구의 뿌리를 심은 원기(元氣)가 한반도에는 있건만 일본은 그것이 끊어 진지가 오래이다
사면이 힘없는 물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마음으로 옮기지 못하고 머리로 다듬어 화려하게 치장하다
그 머리가 끝이나면 남을 침해하여 쾌락을 찿는 전술에 능한 일본이다
그 전술로 인해 한국인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그 전술로 인해 앞으로 누구의 가슴에 총을 쏘을지 모른다
주어온 도둑떼들의 뿌리깊은 너의 한을 너희는 아직 모르는것이다
철이 덜 든 것이다
남에게 한을 심을줄만 알았지 풀어 줄줄 모르는 그들 또한 한을 심은 자로서 한이 없겠느냐?
한을 풀지 못하고 안고가는 이미 병이든 섬나라가 아니냐
속이 꽉찬 한국의 고독과 서정
애절한 소리들
눈물과 기도
일본의 산과 물과 들에는 그 기도 소리가 가엾게 들리다 뻗지 못하고
모두 바다에 흩어진다
맹목적인 섬에 탈출구만 쫓는 이상한 삶들이다
제10 장 또하나의 빛
1. 피(血)
힘이 가득 채워진 동굴처럼
뻗어 있는 너는,
시냇가의 모래 숲이
달밤에는 또 하나의 그림이듯,
응고되지 않고 식지 않고 변화한다.
서서히 하나에 머물지 않고
무심히 도자기를 굽는 열 속으로 파묻히다가
가냘픈 가을의 꽃잎에 앉아 하늘을 본다.
서성대는 시장통 속으로 가느다란 허리를 내밀고
사람들을 기웃거리기도 하며
통나무집 넓은 뜰에 앉아 웃기도 한다.
간혹 정다운 사람들 틈에 끼여 노래도 하면서
태풍같은 힘으로 죽이기도 하는 거인으로
뭍 생명 속으로 파고든 뿌리.
노를 저어 가는 사공일 때는 처량하기도 하고
비를 맞고 수줍게 핀 민들레처럼 외롭기도 하며
반짝이는 밤 별 속으로 고요히 숨어 다니는 그림자.
2..술
넘어가니 술이요
마음이 벗겨지니 맛이로다
이태백이 먹는 술도 어찌 달빛만 즐거우랴
진시황의 금색 잔에 발가벗은 여인은
아직도 호가인데
술은 향
여인은 빛
둘 다 어려울 때 받쳐주는 님이라
그러나 그를 믿지 못하니 광기가 아니더냐
산에는 진달래
들에는 국화
이것으로 맛있게 부어줘도
혀끝에 닫자마자 헛소리가 낭자하여
술이 꽃을 찿아 혼비백산 가잖아
3. 커피 열 모금
한 모금을 넘기니
4월의 꽃들이 관광(觀光)을 하고
두 모금을 담으니
햇살드는 대청마루 눈물 흘리시던 할머니
세 모금을 삼키니 그리운곳 가고싶어
네 모금을 넘기니 적막한 강산
다섯 모금 입술에 오니 피는 희망
여섯 모금 삼키니 사랑의 꿈 남아있어
일곱 모금 목구멍에 닿으니 인내의 빛이 아른 하고
여덟 모금 마시니 시원한 가을 바람
아홉 모금 넘기기 전에 울컥 한숨이
열 모금에 향기는 가고
맺히는 눈물
4. 물(水) 2
흐르며 생각한다
이해 한다
판단 한다
부딪힐땐
지혜롭게 얘기하다
바위를 씯어주고
풀포기를 쓰다듬어주고
또 흘러가며 홀로히 생각한다
태풍을 만나면 슬기를 말해주고
바람을 만나면
인내를 말해주고
또 홀로히 흘러 흘러 사유하고 철학하고
누구 만날때는 이해 시키고
대중을 만나서는 법문(法問)하고
고독히 앉아 혼자 흘러가다
큰사람 작은 사람 만나 예기한다
도와준다
만남을 위해 혼자 생각하여 모던것 준비한다
5. 산중 고드름
나도 말 하겠다고
한방울 두방울 뭉친 맷시지
할말이 끝이나면 흘러 모두 가고
흔적없이 왔다가는 물이래도 지나칠수 없어 조금 보이겠다고
웅장한 황소
대웅의 코끼리
모가지 길어 어리석은 백노루
물의 화상 침묵의 화신들이 노는 둥근 보름날
이날은 고이 가지 않는다
좋은 음식 차려놓고
백주한잔에 흥취해 모인날
쉬어가는 세월
떨어지는 물
6. 첫눈
눈 오는날 반성하리
성격좋지 않은것을
눈이 오는날 기회로 날려 보내리
펄펄
뛰어다니는 저 바둑이가 좋아하듯이 내 성격도 모두를 좋아하리
나려라
나려라
쿡쿡 처박힌 옹고집이 떨어져
나리어라
아니
바람없이 소복소복히 쌓이지 말고
칼바람에 업히어 날리어라
상처가 웃을때 까지 좀더
모던것 거두어
흰눈 한줌 먹으며
이제 허허 웃네
제 11 장 물은 나그네
1. 진도싯김굿 신천에 오다
모두 달뜬 해변에 앉았구나
진양조 애닯으다
오늘은 무엇의 달램을 받고 색색의 꽃들이 만발하였나
청상 과부들이 울기 시작하는 구나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버이도 우는구나
굿거리 가락 처량하다
진도에 살아있는 넋들이 신천 해변에 징을 따라 통곡 하는 구나
바람이 으시시 지나가며 옆 물가에 파도가 인다
잔잔한 소리 망령의 뿌리들을 칼로 치기 시작 하는구나
어제 죽은 귀신 못다 먹고 간 황천길
구음(口音)마다 아파하는 혼령들 살풀이 긴 옷소매 하늘에 저으며
잘 가라고
잘 가라고
잘 떠나라고
상동교 물뿌리 뒤에 우뚝선 대덕산 청명 하구나
산새 한마리 굿판위에 앉았다
사라진다
2. 고기 배
월촌의 해변 소주집
쇠토막에 묶어둔 배들이 물에 거드렁 그리고 있다
다시마 해초
비린 내음이 오관에 닿아
수평선 막은 불빛들
앞바위 옆으로 밤새가 날아간다
멀리 거물 내리는 소리
은빛 야월(夜月) 소주잔에 비친다
한숨 쉬며 천장을 보니 파리똥이 묶은 역사에 밖혀있다
지금은 밤
뙤약볕 바다를 노래하던 어록(語錄)의 공신들이 바로앞 출렁이며 쉬어간다
적막한 캄캄함이다
또 한잔 마신다
3. 비오는 날
가져 간다
발 밑창에 노래하던 울음 떠나 간다
모두 화창 하여도 나는 비오는날 시집 가네
모두 날(日)잡아 날(日) 좋아도
옷고름 묻은 눈물 보며 가네
날 좋아 날 잡아
비단 양장 화려한 돈뭉치로 날(日)을 사서 떠나지만
발고락 슬픔 내팽게 치는 비 좋은날 나는 하네
만사가 비맞으면 복이오는 길일(吉日) 이라고 잘못을 비우고
발고락 눈물 내뱉고 다시 하네
4..마른 계곡
물을 머금고 내뱉는 가슴 말랐구나
누운 갈대뒤로 늙은 햇살 비추인다
세상이 미안하여 네곁에 왔을때
물안개 선명(仙明)을 뿌리더니
암벽의 가루만 바람에 날리고
너의 피 심장에 넣어 나는 잘사는데
이제 말라 흐르지를 못하누나
머금고 뱉는 사랑
기(氣)차서 내리더니
퀄퀄 그 용맹만 맴돌아
용맹
내 다 가져가고 남은 혼마져 떠내려 보내지 못하는 이 바위에 앉아
술놓고
노래 한곡조 부른다
5.. 비(雨)
전설의 씨
햇살 핀 뜨락에 살금 살금 기어가는 돈(金)거미 처럼
낙타의 선물
실크로드의 꿈
풀어주는 비밀은 태양가득하면 불가능하다
위풍당당할땐 쓰러짐을 잊고 담넝쿨 장미꽃에
웃기만 하여
숨겨놓은 빛 감출려고만 하여도
긴 염불은 모던것 내려놓고
잠 들깬 멍청한 시간을 송두리째 버리고 떠나는 기차
털어놓을 이야기를 안고 어느 한 젊음이 내려온다
스스히 많은 황금을 쏟아놓을 통을 안고
6. 섬(島)
멀쑥히
신사가 있다
부리부리 한 눈(眼)
운해 가득 떠오르는 상념
파이프 담배 입에 물고
허공의 사람들이 만지고 싶은 사랑
성(性)을 그리는 혼나간 창녀 처럼 그리고만 있다
아늑히 먼 님
산돌 바위에서 밤새 기다리다 새벽 태양 침 놓으면
산천 대천 세계의 하얀 빛
도통한 알몸 신사 나타나
희미한 뇌신경
끊어진 혈육
먼 거리의 운명
비 바람에 있다
7. 우기(雨氣)
수생목
목극토
화극수
금생수
목생화
토극수
구토(嘔吐)하고 삼키고
심술을 뿌리고 광선(光線)이 올때까지 재판(裁判)은 계속된다
반성과 설득
고집과 타협
강물에 아침빛이 홍조를 띌때까지 굳은 살을 도려내기위한 시간은 길다
쿵쿵 쾅쾅 번개불이 상처를 찌르고
심장부를 관통하더니 다시 붙인다
운명의 시간이 역사속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가 또 끝이났다
마지막 장대비가 내리고 스스히 바다같은 하늘이 내 눈에 떨어졌다
8. 홍수
모두들 보내고 남은 자리
옷도 가구도 세월도
처박혔던 뭇 서러움도
아름다운 유리도자기도
험상궃은 물살이 사라지고 바짝마른 흙위에 풀꽃이 피었다
칼춤 추던 시절이 물러나 하얗게 튀어나온 뿌리들
수없는 진리도 가고
쌀 한톨없는 텅빈 궤짝 우두커니 내려만 본다
천연덕 스러운 인생이 되었다
토닥 토닥 싸울 필요없는 고요함이다
두려움 빨간 입술
떠내려 가던 1장 절규가 보이지만
단막극 뒤에오는 또 하나의 홍수
고독과 희열
9. 비오는 유월
파렴치하게 어제 까불더니
까마득한 먹구름 데리고 숲이우네
시내천(川)은 12달의 중천에 떠가고 소리들 잠구어 목놓아 있네
숲에 비가오네
어렵게 찿아온 먼 옛날 친구처럼 보려 앉아있네
비는 숲에 놀아
숲은 정열에 놀고
오늘은 서로 따라가며 노네
8월의 떼양볕에
수절(守節) 망가지기 전 오늘 한잔 하네
마르게 물 내려가는 오후 보다는 눈물 떨어지는 아픔이 믿을수 있어
비
유월의 회심속을 내가 가네
10. 구름
화장터 굴뚝에 새하얀 연기
파아란 하늘로 오르고 올라 저쪽 푸른산 위 구름과 어디로 간다
쏟아지는 햇빛 사이로 들어가 소용돌이 치더니 마지막 새털구름
몇 조각도 흩어져 버렸다
어느때 사람이 싫어면 구름을 본다
혼이 섞이어
많은 한이 어디론가 가고보면 눈물이 오는것을
있을땐 모두가 끈적 하지만 떠나면 안됬는것을
내몸이 갈라지는것 같이 아프게 그저 저 구름이 많이도 간다
표없이 뭉쳐진 저쪽 비구름은 비 되어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하염없이
11. 겨울새
물오리 물 속에 부리넣고
몸을턴다
얼음 옆으로 가벼이 올라섰다
눈(眼)은 불어오는 바람을 피하지 않는다
모가지 길어 콕콕 찍어 삼키는 재주
노래 잘하는 새는 추워 추위만 찿아 다니다
객사하는 한량들
춤추는 굿판에서 나오면 갈때가 없다
끼룩 끼룩 울고가는 기러기
다시 태어나면 봉황의 원을 품고있다
그러다 누가 쏘은 총에 죽었다
따뜻한 남쪽 다시는 찿아 떠나지 않는 둥지를 위한 소리가 조금 남았어
12. 세월
돌고 도는 물을 안고
돌아가는 물레방아
티끌섞인 물도
황토섞인 물도
모두 돌리다 보면 어느 귀퉁이에 젊쟎게
논두렁으로 보내고
밭두렁으로 보내고
맴돌아 한바퀴 또 돌고
어느 구석에 일침(一鍼)을 맞고 떠나나
돌고 또 돌아
돌고 잘 돌아
정교한 보석처럼 빠져 나오는 하늘
흑바람 이라도 맞으며 떠돌다 보면
새벽 샛별
푸르이
13. 뿌리없는 뿌리들
새벽 닭이 벼슬을 세우고 울면
이웃 단군성전을 모신 집에서는 종을 세번친다
지성(知性)이 거미줄 처럼 엉킨 시대
건전지약없어 뻐꾸기 시계도 잠을 잔다
식당에서는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누구하나 간섭하지 못한다
여인은 술에 취해 택시안에 늘어져 자고있다
누가 목을 찌를것 같은 날이다
아스라히 박녹주 명창의 춘향가가 흘러 나오면 밤 구름속에 감각(感覺)을 뒤척인다
편안한 자유가 아닌 광체
노름꾼 하나가 돈을 세고 있다
모두가 어렵다는 핑계로 몸을 내동뎅이 치고
죽음의 뿌리를 믿으며 미친듯이 도망하고 있다
타종소리
수천년 먹은 나무
유일히 남아있는 서슬퍼런 닭울음
소란을 피우던 아이가 지어미 어깨에 올라가 지근지근 밟는다
어느 뿌리에서 살까
14. 구름 ! 아이야
둥실 떠 어디로 가나
새파란 구름 어디서 왔나
뛰어오는 눈망울
하루종일 보고만 있어도
떠가는 구름 보고만 있어도
떠나 다시오는 이름
허무하면 구름보고
아플때는 아이 웃음 듣고
흰구름에 오고
먹구름에 가는 아이
모두들 먹구름에 빙빙 돌아
눈물 놓고 가면
어느세 새파란 구름 오고
15. 눈(雪)
나이가 내려온다
떠나신 세월이 온다
고가(古家)의 기와에 만설봉의 님이 와 계신다
어제아침 진달레꽃이 피는
꿈을 꾸더니
한 소식이 오시누나
정(情) 푸른 전생(前生)을 길닦고 이제 오셨네 그려
오락 가락 인생길 강물이 역류할때 마침 오시는구료
오셨구료
오셨구료
대(大) 바위 슬픈 눈물
씯고 오셨구료
물어 봅시다
캄캄한밤 유구히 쓸어내리는 당신께 물어봅시다
한풍지 바람사이
가끔 소식 들어도 그대만 못하오
어떻습디까 ?
모던것이 어떻습디까 ?
17. 생각하게 하는 6월
빗속을 차가 달린다
나무들이 왕성한 힘으로 자랑하고
낭만과 겸손의 교차로에 바람 한점 없다
살찐 아침 모던것을 멈춘듯한 도시
가로수는 고요하고
잎은 아이같이
삶이 죽음
죽음이 삶
희망과 절망
물 머금고
고개숙인 계절
18. 매화
매화는 한이다
눈(雪)을 기다리니 한이다
깨달은 처녀 같지만 그리움 있어 한이다
벗도 좋아
님도 좋아라
어느
원(願)있어 피었는가 ?
원은 예쁘고 한 또한 아름 다운걸
피기전 세월은 매화가 아니어도 보이니 한이라네
사랑도 한이다
웃고싶은 원(願)있어 한이다
깨달은 처녀 같지만 눈물 기다리니 한이다
기다리다 핀 꽃이라
한 스러워
기다리던 사랑이라 한 스러워
이제 돌아가는 원
무엇을 바래어 잎사귀 지는 한(恨) !
바람이어라
한(恨)될까 겁이나는 구름이어라
19. 세월
돌고 도는 물을 안고
돌아가는 물레방아
티끌섞인 물도
황토섞인 물도
모두 돌리다 보면
어느 귀퉁이에 젊쟎게
논두렁으로 보내고
밭두렁으로 보내고
맴돌아 한바퀴 또 돌고
어느 구석에 일침(一鍼)을 맞고 떠나나
돌고 또 돌아
돌고 잘 돌아
정교한 보석처럼
빠져 나오는 하늘
흑바람 이라도 떠돌다 보면
새벽 샛별 푸르이
20. 양심
내몸에
봄 병아리 졸졸졸
얼음 사이로 흐르는 개울물이다
끼룩
높이 우는 가을 기러기
늪에 빠져 진흙에 갖혀 살길 바쁠때 한번씩 소리 반짝이어
모두를 울며 용서하며 가버리듯 매화는 다시피어
아플땐 모두잊고
둥글게 뜬 새벽 눈물 흘린다
동굴
내가 알면 밝지만 모르면 캄캄하다
누더기 걸쳤어도 봄병아리 처럼
졸졸졸
가을 기러기 끼룩 처량히 높이떠 측은히 똑똑 떨어지는 겨울 물방울
부리 담구어 노려보는 새
21. 생명
작은 부화로 깨어난 병아리
둥우리에는 사랑을 받지 못했는지 알에 갇힌 눈어둔 것들도 있었다
하늘은 불쌍하여 그대 고집을 꺾기싫어
마지못해 던진 생명이 있다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알집들
순행과 역행의 마지막 단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남극의 펭귄은 남극에만 산다
여행을 할줄 모르는 새는
둥우리에만 갖혀 있다
내 세상만 알아 세상밖에 큰 공간이 있는것을 잊은것이다
어느 알집을 빌리던 그 알집 속에서 왕이 되어야 한다
지금 막 반짝이며 일어난 저 병아리는 장닭이 될 가능성이 있다
힘있는 발차기 웃는 얼굴
하늘과 분명히 큰 약속을 하고 나온것이 분명하다
너의 아집을 꺾지못해 불쌍하여 던져진 생명이 아니 되고파
오늘도 큰 공간을 항해하는 것이다
22. 푸른 가을
사그락 사그락
투명 산
싸워 이긴 하늘
무섭도록 고요하다
요란한 정(情) 싫어하는 곳
푸드득 오르는 십자매(十姉妹) 한마리
패배한 사람은 더욱 무섭다
두려워 행패 부린다
산맥
불붙은 이파리
고독 익은 선비
날카로운 갓
위로 떠가는 흰구름
아껴둔 사랑
또한번 아끼고
한모금 푸른 물 씹으며
23. 백년초
자주빛으로 여문 열매
술(酒)에 꼬아 백일(百日)이다
파란 진열대 위의 숙성과 분열
사람들이 화내고 싸우면 숙성이 어려워
커텐을 걷고 볕을 쬐여 유산균을 본다
설치는 생동력 사막의 활란
가시의 의지
뿌리는 열대(熱帶)아라
냉한 오장을 따스히 감아준다
투명한 유리병 전쟁속에 승리 깃발 꼿을때까지 마음 낮추어 시국(時局)을 정리하고
100일 되어 뚜껑 열면 이름하여 그윽하다
아직 저집의 백년초는 익지 않았구나
가을 인데도
24. 봄
사랑이 가슴에 돌면
오장은 평온히 자연은 고개들어
새푸르히 늘어진 실눈 뜬 버들
구름빛 맑은 아침
산물 떨어지는 소리
수절 끝에 웃고 있다
구구히 떠내려가는 사계절에 잡은 양심
화창한 빛
끌어 당기는 낮
세차다
상처난 여름을 찌르고 겨울을 꿰매던
연보라 바늘이 저 바위에 있다
묶은 구슬 하나 하나 만지며 사부작 거리는 소리
무엇을 뚫어려 하고있다
멀리 갔다 돌아오는 여행꾼들
색색가지 희망이 모여던다
자주 나타나는 험악한 삶에 꿰뚫듯 보는 신동(神童)이여 나를 감싸아
영원히
다리고 다녀라
25. 감자 캐기
흙을 차며 나오는 희망
두 손으로 푹 뒤집으면 손바닥에 얹히는 믿음
토속 산중 알알이 붉어 나왔다
가시려다 오시는 얼굴
어제밤 깊이
신령(神靈)과 잠을 자고
톡 톡 튀어 나오는 꿈
묻어둔 시커먼 보물이
누구 심금(心琴) 달래려 썪은 간장(肝腸)
쓰다 듬으려
캄캄한 밤
그 깊은 밑에서
새벽 호미 옆으로 단 꿈이
하나 둘 자꾸만 나온다
27. 자두 고을
새 푸르르
날아 오르다 앉고
빛살 머금은 열매
초원의 집 몇채가 쭈삣 안개를 깔고 떠 있다
푸르이 자갈을 안고
한줌씩 놓고가는 시내
밖은 어두워도 이곳은 명천리((明天里)
두루미 한번씩 만나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아
풍상이 오면 약속의 길
헛된 믿음 물리친 고을
아늑히 비오면 가슴 둥글게 적셔
비맞은 자두에 혀를 굴리면 생큼 신맛이
지난밤 단꿈보다 실감이 크
이렇게 생생하게 걸음이
28. 석류
화창한 빛
탁 터여진 사랑
여승의 고깔 확 깨어지며 벗은 얼굴
가을이다
겨울 항해를 위한 마술의 입
이름 짓지 않고 떠가는 구름 밑에 어젯밤이 아침 홍조로 갈라져
줄줄
알알
무슨 영문으로 꽉꽉 보석처럼 빛이 나나
새 주둥이도 들어가지 않을 수정(水晶)처럼
여름 소낙비 내내 맞고 번개불 쬐이며 터진 웃음
보기만 하여도 시그러움이 간지러이
소녀의 감성
쏟아질것 같은
29. 별똥별
곱뿐아 !
내 아이 곱뿐아
깜찍하게 모자쓰고
너를 안을때마다 생각났지
별똥별
아빠 가슴에 묻혀 잠이 들었다고
그것도 먼 은하에서 떨어진 별이라고
눈도 크고
코도 오똑선
영명(英明)한 행동
아장 아장 뛰어오는 너를 안을때마다
우주의 손님이 분명했어
누구나 집집마다 별똥별
하나는 있다
수억만 먼 어렵게 온 별
30. 단풍
까운 입고 잠에 누운
아이 볼처럼
고요운 바람 꿈이 나왔네
어제 앓고 울어 피기위해 비가 나리더니
한 허리 안은 사랑
달콤히 만발했어
높은 풍랑 폭포수 위에 잎사귀
가녀러이 팔랑 팔랑
봄처녀 소나기 지나고
빠알간 입술들의 천상(天上)
회춘한 환자처럼 마지막 힘을 다해
겨울 전(前) 일어난 소리
푸르다
푸르다
튀어나온 생명
터져버린 희열
31. 숲
살다 숨쉬기 힘이들면
뒷산 모퉁이 쉬어
가다 오르기 아프면
저골 모퉁이 쉬어
힘있는 젊은이는 숲에 앉아 하늘을
조금 조금 훔쳐본다
힘없는 늙은이는 하늘을 크게 안을려한다
힘겹게 쫓아온 사람은 숲에 앉아 눈을 감지만
그저 그렇게 욕심 많은 사람은
고독을 참으로 싫어할수 밖에없다
모두 숲에 앉아있는 자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라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알것이다
숲에서 쫓겨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그러나 뛰어다니는 저 아이는 숲이 친구다
숲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있다
32. 꽈리나무
개울길
모퉁이 초가집
새벽 참새들이 숨는곳
할머니 어릴때 입에 물고 놀던 풍선
연분홍 껍데기
숨은 알알이 사랑
해질무렵
똑딱 똑딱
다듬 방망이 소리와 함께
입에 물고 노는 희망
검정 치마 흰 저고리
깡충 깡충 뛰며
아무도 없는 마루에 앉아
두 볼을 볼록거리는 입모양
부뚜막에 오르내리며 동무 없어면 꽈리속 씨를
하나 하나 파내어
봉숭아 꽃잎과 하얀 밥그릇에 담아놓고
사람 오기를 기다린다
33. 가을
모퉁이 고개길 잘 넘어왔다
시원한 노래 창가에 누워 편안하다
낙타를 어깨에 메고 축 늘어져
사막을 뛰쳐나와 돛자리 위에 차한잔
부는 바람 아껴둔 사랑
뜨거운날 다 먹었으면
어디로 갈까
이 가을
남겨둔 여름 쌓아둔 쾌감
차곡 차곡 얹져놓은
겨울 감홍시 내려 먹듯
둥실
떠 오르는 얼굴
곡절(曲折)을 쏟아내는 곡식들
잘 넘어온 길 개나리 봇짐 하나에
하늘을 걸어
34. 푸르름이여
마곡산 바람따라 누웠다 일어나는
벼 이삭들
이물에서 저물로 뛰어노는
긴발쟁이
빗장을 열어제친 12대문
빛과 구름사이 차고 오르는 진실
저쪽 산그늘 밑으로 소나기가 퍼붙는다
갈라지는 폭음 하늘의 울음
끝이났다
툭 터져 떨어진 선악과(善惡果)의 열매
아직 이쪽은 호수다
물방개 원을 그리는 호수다
저쪽 군사들이 쳐들어와
이쪽도 한바탕 한숨을 뱉는
평온을 넘으면
35. 노을사랑
초저녁 하루 잘 익었다고
별 오기전 잠깐 나타나 보이는것은 사랑 했다고
우박 때리는 슬픔 아니었다고
오늘은 모두 존경하는 날이었다
나무 사이
비치는 겨울
연분홍 춤을추어 보이다
꺼지는 길일(吉日)이다
저편 회오리
낙엽뭉치 하늘 오른다고 욕 하지만
천연덕스러운 길목
묘한 희망
가끔 보이다 없어지고
캄캄하게 비 오는날
다 가면 또 보이고
36. 방울 토마토
하나 입에 넣어 어금니로 꽉 깨물면
생각없던 아이디어가 나타나
또 하나 깨물면 보고싶은 얼굴이 그리워
아기의 손까락 같이 하얀 쟁반에 빨갛게 웃는것 하나를 집어
귀여워 꽉 깨물면
아이는 울고 나는 달래고
몇알 주어먹은 희망이 누구 만나러 간다
날으는 지혜
이빨과 혀의 감각을 타고
비누방울 처럼 오르는 내 몸
모두 떠 가자
훠이 훠이
37. 미나리
새침이
햇살받아
푸르르
생기(生氣)의 힘
한소쿠리 빛
밭골의 줄기들 가녀리
가녀리
손바닥에 얹져놓고
숨결 씹으면
물살 좋아 아침
솟음 치는 기운
게으름은 향에 날아가고
혀끝에 죽어
반짝이는 건강
동산의 일출을
보았다
38. 목련
대문밖 흩어진 꽃잎 햇살 오기전에 쓰러졌다
혁명 일어나 총소리가 꿈에 보이더니 돌풍 맞아 화려하게 죽었다
올해 운세는 목련꽃 일찍 지는 이유이다
작년에는 푸르도록 피었건만 3년만 연속 푸르도록 피지 못하는 국운이다
아니다
눈 부비는 겨울이다
푸르도록 피어주지 못하는 세월이 계속 흐르고있다
담쟁이 6월에 올라도 계속 시대가 피지 못할까
아니 필 걸세
나 대신 목련이 저렇게
죽었지 아니한가 ?
39. 진달래
머리에 꼽고 다니는 시절
돌사이 송사리 푸른 시내
신작로 개나리 봇짐 메고 떠나는 사람들
보리밥 익는 산간(山間)마을
개떡 검정 고무신 버들 피리
그리워 머리에 꼽아 보고
한이 있어 머리에 꼽아
아직 머리에 꼽고 다닌다고 욕하지 않는 사람을 나는 아네
그 깊은 속을 알아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다시 머리에 꼽아 보고
무엇을 그리워 하느냐
40. 봄비
대청마루
꽃밭
장독
마당
옛 절구통
연못
아무리 봄이어도
새벽 이어도
회초리를 맞아야 눈을 뜬다
먼지들이 날아가고 이제야 불러주는 이름
하나 하나 매를 맞아 빛이나
아프지 않기위해 움켜쥐고 엄살 부리던 겨울을 깨지못한
저 병(病)든
옛 절구통도
이 비에 몇번 맞고 쓰러지는 구나
비명이 터져 나와야 비로소 정신이 던다
찢기고 깨어져 피가 나도록
저 마당과 연못을 후려쳐라
41. 난초 사랑
속 알이 보이는
여름모시 사이로
가벼이
훨훨
꽃술을 닦으며
비누방울 영혼 투명하여
팔랑 팔랑
나비 노래
햇살 희젖고 그윽하여
담 넘어 이집은
사랑
바라던 여인
오늘도 속깊은 속알을
하늘에 띄우며 웃고있다
무엇을 아는것을
행복해 하고있다
42. 벚꽃 나무
살아온 모양이 달라도 꽃 핀것은 성공이다
아이들이 발로 차고 사지(四肢)를 꺾어도 꽃이 피면 성공이다
우화하게 핀 저 큰 나무도 화려한 행복이지민
가늘게 치솟아 몇 안되는 꽃이파리래도 그래도 성공이다
하지만 어쩌다 저 나무는 죽었을까
모두 춘3월의 시험대에 올라 가난한 철수가 대학(大學)을 진학 했으니
성공이다
하지만 저 집은 잘 살았건만
쯧쯧
모두 살아온 내력이 달라 생김새에 욕설(辱說)들 했지만
꽃이피니 예쁘구나
꽃 피지못해 울고 있구나
43. 여름
우루루 쾅쾅쾅 토하고 토하여라
포플라 가지가 춤을 춘다
구름이 갈라지고 숨겨놓은 창천(蒼天)의 비밀이 수없이 내려온다
땅 갈라진 사이로 튀어나오는 숨구멍
기운이 상기하고 하기하여 천기가 돌린다
밭고랑에 떨어진 미꾸라지 멀리 날아가는 메뚜기들
고아가 되고 미아가 되어도
훗날 엉켜붙는 대기가 다시오면 뜨겁게 떨어진것 처럼 만나리라
깨어지는 여름가면 꽁꽁 붙는 겨울오고
맨드래미 파란 하늘 볼때마다
아쉬움이 아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