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원과 보육원에 몇 년간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올립니다.
<< 고아원 >>
한국전쟁 직후에는 부모가 사망했거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많아서
이런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곳을 고아원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 보다는 부모가 있기는 하지만
양육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설에 맡겨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고아원이라고 하지 않고
영아원 혹은 보육원, 아동보호시설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고아원이라 함은 영아원과 보육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 구분 >
영아원 : 만 0세부터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곳.
입양이 되지 않으면 취학전까지 이곳에서 생활을 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이면 보육원으로 보내어집니다.
보육원 : 만 5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곳.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이곳을 나와야 합니다.
지금은 후원이 이루어지면 이곳에서 대학을 다닐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만 5세 이상인 아이들은 영아원이 아닌 보육원으로 입소하며,
만 18세 이상인 아이들은 이런 시설에 입소가 불가능합니다.
< 자원봉사 >
일반적으로 이곳에 가면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정말 자원봉사를 하러 가는 것이라면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 외에도 그곳의 일손을 돕는 것을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영아원 : 신생아 기저귀 갈아주기, 신생아 우유 먹이기, 목욕시키기,
기저귀 빨래하기, 아이들 옷 빨래하기, 논일이나 밭일하기 등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영아원의 신생아는 돌보는 보육사가 있어도 손길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보육사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는데도
수 십 명의 아이들을 모두 안고 우유를 먹일 수 없어서
우유병을 입에 물려주고 다른 일을 하다가
신생아들이 사망을 하는 경우도 예전에는 간혹 있었습니다.
요즘은 가정에서도 아이 한명 목욕 시키는데
부부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십명의 아이들을 보육사 두 세 명이 모두 목욕을 시킨다면?
밤낮을 안가리고 이런 일들이 매일 반복됩니다.
보육원 : 아이들 옷 갈아 입히기, 아이들 옷 빨래하기, 공부시키기, 등교 준비하기,
이불빨래하기, 준비물 챙겨주기, 상담하기, 아이들 학교 찾아가기,
병원 데리고 가기, 간병하기, 교육시키기, 밥 해먹이기,
초등학교 아이들 목욕시키기, 논일이나 밭일하기, 보육원 사무보기 등등.
일반 가정에서 부모들이 하는 역할을 보육사들이 모두 합니다.
가정에서는 아들 둘만 있어도 엄마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는다고 하는데
보육원에는 아이들만 수십 명입니다.
보육사들이 이 많은 일들을 하기에는 너무 일의 양이 많습니다.
24시간 근무하는 보육사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은 쉬는 시간도, 쉬는 날도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보육사들의 보수 또한 너무나 턱없이 적습니다.
이들은 개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정도의 적은 액수를 받습니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아이들을 돌봐야하고 아이들이 없을 때는
빨래, 청소, 아이들 학교 일, 밥하기, 논밭일, 사무 보는 일까지 다 해야 합니다.
영아원이나 보육원에 자원봉사를 하러 갈 때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손쉬운 일보다
보육사들의 많은 일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