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령 ~ 부항령 <제38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1. 12. 31. (토) 08:40 ~ 18:25(날씨 : 맑음)
2) 주요산 : 가래골뒷산(1195)/ 석교(화주)산(1207) / 삼도봉(1178) / 백수리산(1034)
3) 소재지 : 경북 김천시, 충북 영동, 전북 무주 / 들(구성면 마산리)~날(부항면 어전리)
4) 동 행 : 백양산우회
5) 코 스 : 우두령 - 석교산 - 밀목령 - 삼마골재 - 삼도봉 - 백수리산 - 부항령
2. 우두령 ~ 부항령 (도상 : 18.5km)
우두령(720)에서 3.5km를 꾸준히 오르면 석교산(1207)이다. 석교산에서 백두대간을 그리며 민주지산, 덕유산, 가야산의 거대한 산군이 하모니로 물결치는 산세가 그저 황홀하기만 하다. 대자연에서 밀려오는 벅찬 가슴을 품고 내려섰다가 암봉(1172)으로 올라가면 밀목령(930)까지 3.6km를 서서히 내려간다. 1123봉으로 올라가 여유롭게 삼마골재(1015)에 이른다. 이곳은 충북 물한리와 김천 해인리로 내려가는 곳이다. 삼도봉(1178)에서 삼도의 용 3마리가 여의주를 공동 관리하는 것을 보며 화합이 최고의 미덕이고 우리가 살길임을 배운다.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민주지산의 산세를 둘러보고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웅장한 산세의 용트림을 담으며 1170.6봉까지 오르내림을 거듭하면서 능선을 따라 3.2km를 간다. 890까지 2km정도를 내려가서 백수리봉(1034)으로 상승한다. 삼도봉에서 이곳까지 이어지는 산세와 줄기를 감상하고 내려선다. 967봉(우회로 있음)으로 올라섰다 부항령(700)에 이른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신묘년과 임진년의 교차점에서 백두대간과 함께할 수 있다니. 어둠과 추위가 겨울 맛을 살려내는 새벽은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별들이 멀어지는 새벽을 달리며 김천에서 우두령으로 들어선다. 충북과 경북의 경계임을 알리는 아치형 대형석문이 백두대간을 잇는다.
2) 우두령 - 석교(화주)산 - 1172봉 - 1089.3봉 - 밀목령 - 1123.9봉 (08:40 ~ 13:30)
백두대간 안내판에서 행로를 점검하고 바람을 따라 백두대간의 낙엽을 밟는다. 바스락, 스르륵 자연의 소리와 촉감이 어울려 아늑한 나락으로 빠트린다. 가을의 부귀영화를 누릴 때는 이렇게 떨어질지 몰랐겠지. 세월이 장사없다고 가야지 또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것 아니더냐? 그래도 너는 낫다. 낙엽은 거름이 되어서 성장의 동력이 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떨어져도 온갖 방법으로 세상의 물을 흐리게 만드니.
나무들이 도열하는 사이로 전해오는 햇살이 따뜻하다. 세상이 밝게 깨어나며 산과 고을이 선명하게 드러낸다. 아직은 안개구름에 갇혀서 눈을 비비고 있어도 곧 깨어날 저곳에는 정다운 사람내음이 물씬 풍겨오겠지. 자연이 전해주는 그윽한 향기에 한 발작 더 오르니 눈이 오늘의 여정이 어떤지를 설명한다. 눈 밟는 재미에 기분이 들뜨는 한편으로 신발이 얼어서 꽁꽁 언 발을 생각하니 한기가 몰려온다. 양지바른 곳에는 낙엽이 옹기종기 모여서 햇살에 밝게 웃는다. 조그만 하나하나가 서로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산하를 만들어간다.
눈 덮인 헬기장이 시원하다. 홀로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를 따라 하늘을 쳐다보니 제트비행기가 파란하늘에 비행기구름을 일직선으로 그으며 날아간다. 내 꿈을 싣고 날아라~ 백두대간에 꿈을 실현시키는 계획을 세우며 나도야 간다. 김천방향은 운무에 산봉우리가 봉긋 솟아서 신비한 세상으로 다가온다. 신비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꿈꾸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세상이 훤하다. 오늘 가장 높은 석교산이다. 산들이 하모니를 이루며 교향곡을 연주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다니 꿈만 같다. 힘차게 물결치는 백두대간의 기상을 가슴에 담으며 민주지산, 덕유산, 가야산이 이루어내는 영봉이 히말라야산맥에 뒤지지 않는다. 산은 우리의 정서이고 마음의 고향이라며 삼도봉으로 향한다.
미끄럼을 타며 내려가서 봉우리를 넘으니 암벽이 동아줄로 선․악을 실험한다. 왠지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 나무와 바위에 의지하며 1172봉에 오른다. 길이 없을 것 같아도 길은 있구나. 길을 찾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꿈을 크게 가져도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그 꿈은 일장춘몽이리라.
부드러우면서도 혼란스럽고, 뽀쏭뽀송하면서도 질퍽한 함정이 여정을 어렵게 하여도 목표를 향한 과정들이기에 아름답게 받아들이며 밀목재에 이른다. 껑충 큰 이정표의 안내와 봉우리들의 안내를 받으며 껑충 큰 이정표(1123.9)에서 방향을 90도로 꺽는다.
3) 1123.9봉 - 삼마골재 - 삼도봉 - 1170.6봉 - 백수리산 - 967 - 부항령 (13:30 ~ 18:25)
눈들은 녹으면서 마귀의 그림자를 그려내고, 오래된 바위들은 눈과 어우러져 악마의 얼굴로 나타나 무섭다. 악은 자신이 만드는 것. 악을 선으로 바꾸며 삼마골재로 들어선다. 이곳은 충북 물한리계곡으로 내려가는 탈출로이며, 민주지산을 산행할 때 많이 애용하는 곳이다.
눈 덮인 나무계단에서 은하철도999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니 삼도봉이다. 이곳은 경북, 충북, 전북이 나뉘는 봉우리로 백두대간을 이으면서 민주지산을 분기시켜 충북의 원시자연 물한리계곡을 만들어낸다. 삼도의 용이 힘을 합쳐서 여의주로 하늘과 교신하며 하늘의 기운을 이 땅에 내려준다.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봉과 인사를 나누고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눈으로 선명하게 꿈틀대는 능선은 중국의 오지 차마고도를 연상시킨다. 순수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백두대간이 있기에 악이 기승을 부리다가도 물러나는구나. 밀려오는 산줄기가 일직선이 아니라 살짝살짝 좌우로 움직이며 용이 나는 형국이다. 삼산약수터에 이르니 이정표에 백두대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삼도봉에서 일직선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가는데 (독도법 주의) 눈이 쌓여서 푹푹 빠진다. 눈 덮인 희미한 등산로는 개척 산행이나 다름없다.
1170봉으로 접어드는데 넓은 터가 있어서 골프장?, 고랭지 채소밭? 등의 의문점을 가지며 우회를 예상한 봉우리를 올라가야 한다. 그래 쉬운 것이 없지. 세상만사 쉽게 해결되는 성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성공을 행동하는 노력의 결실이지 공짜도 얻는 것은 아니리라. 힘내자. 삼각점이 위치를 잡으란다.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면 다된 밥에 코 빠트리는 격이다. 백수리봉과 976봉을 조망하며 행로를 잡는다.
삼면(설천,무풍,부항)의 경계봉에서 지나온 백두대간을 조망하고 백수리봉으로 향한다. 내려가면 올라가야 하는데 그 끝이 어디야. 내려가는 것을 멈추고 백수리봉으로 오른다. 눈에 미끄러져 나아가는 것보다 물러나는 것이 더 많다. 노력하고 행동하는 자에게는 거칠 것이 없다. 아!~ 백수리봉이다. 삼도봉에서 이어오는 장엄한 대 자연이 경이롭다.
부항령으로 갈 때 976봉을 우회할 수 있는데 976봉으로 접어들어 완주산행을 한다. 어둠과 체력저하로 유혹에 이끌리고 싶지만 가자~, 정도를 향하여. 헉헉~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긴 의자가 수고했다고 자리를 내어 놓는다. 어두워지는 산길을 잠자는 렌턴을 깨워서 부항령에 무사히 안착한다.
4) 날머리에서
어둠이 짙은 부항령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일행에게 감사하며, 김천으로 나와서 정비한 후 ‘원할머니 보쌈’ 의 후덕한 맛으로 산행의 피로를 날려 보낸다. 바닷가 모래알 하나하나는 볼품없이 한찬해도 뭉치면 아름다운 백사장을 만들듯이 백두대간에 새기는 하나하나의 이정표가 자신을 밝고 아름답게 빛낼 것이다.
4. 문화유적과 전설
* 석교산(화주봉)
전쟁 때 피난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생활하여 붙여진 산 이름.
* 삼도봉(三道峰)
삼도(충북, 경북, 전북)의 경계를 이루는 삼도봉(三道峰)에는 돌무더기가 세 곳에 있다. 충청, 경상, 전라 3도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오면 충청도 사람은 충청도 쪽, 경상도 사람은 경상도 쪽, 전라도 사람은 전라도 쪽, 돌무더기로 돌을 던져서 자기 도(道)의 돌무더기가 많이 쌓이도록 하였다. 이는 돌이 많이 쌓인 쪽의 도가 길하고 성하다는 전설 때문이다.
* 뱃들의 석문
부항면 하대리 뱃들마을은 두 개의 개울물 사이에 있는데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와 같다고 하여 뱃들·주평이라 하였다 한다. 그리고 뱃들 마을 입구에 석문바위가 있다. 옛날 이곳 상두대에 권세를 가진 병사 가족이 살았는데, 이 병사가 불교를 매우 탄압하였다. 이 때 고승이 도사로 변장해 나타나 병사 가족에게 석문 바위를 깨뜨리면 가정이 번창한다고 속여 석문을 깨뜨리게 하니 바위 속에서 붉은 피가 쏟아지고 병사 가족도 사라지고 말았다는 전설이 있다.
* 백수리산
하얀 눈이 산을 덮으면 마치 흰수리와 같아서 붙여졌다.
* 부항령(釜項嶺) : 마을 지형이 가마솥 같아서 순우리말인 가매실로 불렸다가 부(釜 : 가마솥), 항(項 : 목덜미)"의 한자음인 부항리로 불리고 고개를 부항령이라 한다.
첫댓글 지역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발췌하여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