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가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혹시 당신도 히키코모리가 아닐까요? 혹시 당신의 주위에 히키코모리는 없을까요?   우리말로 표현하면 '은둔족'에 가까운 히키코모리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장기적 경기침체와 청년실업률 증가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구도 속에서 이탈하거나 도퇴된 사람들이 스스로 외부와의 선을 긋고 집안에서 외톨이로 은둔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는 ‘(특정 장소에)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를 명사화한 단어다. 예전엔 어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산이나 시골에서 숨어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최근에는 6개월 이상 외출하지 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을 부르는 말로 변형되어 통용되고 있다. 히키코모리는 일본만이 가지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비슷한 용어로 서구에서는 코쿤(cocoon)을 들고 있다. 누에고치에 빗대어 스스로를 불확실한 사회에서 보호받고자 외톨이가 되는데, 타인과의 접촉이나 교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거부하며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선언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실제로 히키코모리와 코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외부와 단절시키는 외톨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히키코모리는 더 이상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되고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 경기침체인데다가 청년실업율도 높은 수준이지 않는가? 거기다가 학력지상주의와 치열한 경쟁구도는 세계 어디 못지 않게 심각하지 않는가? 거기에 인터넷초고속망 보급률도 최상위에 이르고, 인터넷 사용자 비율 또한 최상위 수준이다보니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할 수 있는 환경으로는 일본 못지 않다. 이미 그러한 징후는 사이버폐인의 급증으로 감지되고 있다. 히키코모리와 사이버 폐인은 유사점이 많다. 사이버 폐인들이 점점더 심각해지면 결국 히키코모리화 되기 때문이다. 히키코모리가 단지 개인만의 문제라면 그리 심각할게 뭐있을까? 히키코모리는 당사자 개인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가족제도의 붕괴와 사회적 인적자원의 소실, 사회적 도태자들의 양산 등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될 개연성을 가지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들이, 왜 스스로를 외부와 단절시키며 은둔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 치열한 경쟁구도에 대한 스트레스와 사회부적응,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아울러 초고속망 확산과 디지털화의 가속화, 그리고 캥거루 족의 증가 등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중고등학교에서만 5만여명의 중도탈락자가 생긴다고 한다. 학력지상주의와 입시교육 위주인 현재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경쟁사회에서의 도퇴되면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외부와의 단절을 꾀하는 경우가 있다. 이밖에 대학입시에서 탈락한 이들을 비롯해서 학력지상주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수많은 학생들도 이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버금하는 학력지상주의 국가인 일본에서도 히키코모리의 원인에서 이러한 점들이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청년실업률의 증가또한 히키코모리의 주요 원인이 된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백수생활에 접어들게되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청년실업자들도 자신의 초라하고 어려운 현실을 피해 스스로를 외부와 단절시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전체 120만명 정도에 이르는 히키코모리 중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60%가 넘는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의 가장 큰 이유로 실업률 증가를 들고 있다. 청년실업자수가 90만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히키코모리에 대한 심각성과 위험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이들을 지칭하는 캥거루 족이 우리나라에 100만명 정도라고 한다. 이런 캥거루 족이 증가도 히키코모리의 주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가구당 평균 1.43명에 불과한 극심한 소자녀로서, 자식에 대한 애착과 지원이 남다르다. 그러다보니 청년실업율 증가는 고스란히 캥거루족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캥거루 족이라고 히키코모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히키코모리의 상당수는 캥거루 족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대목이다. 사실 경제적인 지원이 이어지지 않으면 히키코모리도 할 수 없는 셈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속망 보급율로 인해 우리나라의 디지털환경은 상당히 원활한 셈인데, 인터넷만 가지고도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이러한 편리가 귀차니즘을 낳는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 결국 이것이 히키코모리를 양산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도 작용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대국답게 인터넷중독자와 사이버폐인이 상당히 많다. 특히 청소년의 2/3 가량이 인터넷 중독자라고 추정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며, 주요 생산인구인 20-30대에서도 인터넷 중독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상태이다.   히키코모리의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보편적 현상은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TV나 비디오, 인터넷 등에 심취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친구가 없고, 가족간의 대화도 단절되고, 식사도 혼자 한다. 이른바 백수들이라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면 그것이 바로 히키코모리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서야 사람들과의 교류를 하기도 어렵고, 일을 하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만연하고 있는 인터넷 중독자들이나 사이버폐인들도 라이프스타일면에서보면 히키코모리와의 유사성이 높다. 아직 국내 히키코모리의 숫자에 대해서는 추산되고 있지 않다. 물론 일본에서 히키코모리의 기준으로 밝히듯이 6개월 이상 장기간 은둔하는 사람의 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까지는 안되더라도 장시간 은둔하거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이들의 수는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경우, 히키코모리의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의 평균적 가정으로 핵가족과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분위기의 가정이 많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캥거루 족 100만명이라는 얘기는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사실 캥거루 족은 대개 중산층 이상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자면, 핵가족화와 저출산율로 인해 겨우 한두명 밖에 없는 자식이 입시나 취업에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힘겨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무조건 오냐오냐 하면서 봐주고 감싸주고 피해주다보면 결국은 히키코모리가 되는 것을 방치하는 셈이 된다. 자식의 입장에서 보자면,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불안한 미래에 대해서 무조건 피하고 숨기만 하다보면 결국은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만다는 셈이 된다. 은둔하고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맞서서 당당히 부딪히고 극복하려는 자세를 가지는게 필요하다. 히키코모리가 되지않기 위해서는 해당 개인의 의지와 자각이 먼저 필요하고, 이와 함께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의 관심, 친구나 주위 지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혹시 주위에 사이버 폐인 혹은 히키코모리화 되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가져보라. 우리의 관심이 결국 히키코모리화 되어가는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