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2 : 사다리재에서 조령3관문
1. 일시 : 2007. 5. 13(일)
2. 도상거리
- 분지리 안말-2-사다리재-2.5-평전치-1.4-백화산-1.9-황
학산-3.9-조봉-1.5-이화령-2.1-조령샘-0.8-조령산-6.1-
조령삼관문-6.9-조령1관문(29.1km,접속8.9km포함)
3. 주요지점별 운행시간(13시간 25분 소요)
- 분지리 안말(05:05)-사다리재(06:04)-평전치(07:04)-백화산(07:44)
-황학산(08:42)-습지(09:11)-조봉(09:26)-이화령(10:21)-점심
(10:21-11:27)-조령샘(12:30)-조령산(12:57)-신선암봉(14:01)-조령제
3관문(16:33)-제2관문(17:27)-제1관문(18:18)-매표소(18:30)
4. 동행 : 성관
김형
난로에서 타는 통나무 소리만 있을 뿐 산장은 고요합니다. 깊은 잠을 이루고 눈을 뜨니 새벽입니다. 몸이 개운합니다. 두릅을 먹어서 그러나...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새벽시간대에 아침을 먹고 어제의 택시를 불러 분지리 안말에 서니 5시입니다. 최근들어 가장 이른 산행입니다. 날도 밝아 오고 있구요. 날씨가 싸늘합니다. 온도계를 보니 영상 8도입니다.
어제 내려온 길을 꾸역꾸역 오릅니다. 내리는 시간은 30분인데 오르는 시간은 두배입니다. 사다리재에 도착합니다. 지도에는 고사리밭등이라 표기되어 있지요. 문경시에서 세운 안내판을 보니 고사리가 많은 지역이라더군요. 근데 고사리는 눈씻고 봐도 없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상쾌합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더군요. 춥기도 하구요. 평전치를 지나 백화산 정상에 섭니다.(07:44) 해뜨는 정상이라 능선보다는 따뜻하고 조망이 뛰어납니다.
막걸리를 정상주로 하여 목을 축입니다. 황학산으로 가는 길은 편안합니다. 잣나무 길이 울창하구요. 황학산(08:42) 정상에서 잠시 쉰후 조봉을 향해 나아갑니다.
가다보면 인위적으로 연못을 형성해 놓은 분지가 있더군요. 산불방지용 우물치고는 너무 적고... 무슨연유에서 만들어 놓은지 자못 궁금합니다.
편안한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다보면 조봉(09:26)입니다. 이화령 고갯길로 다니는 차량 소리도 들립니다. 조봉 정상에서 로얄살루트 21년산 양주를 홀짝입니다.
내리막 길을 내려서면 이화령입니다. 우측에는 경상북도 표지석이, 좌측에는 충청북도 표지석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산악회 버스들도 붐빕니다. 근데 산불감시원이 빨간모자 쓰고 버티고 있어서 산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더군요
2005. 5. 8일 우숙님 하고 이 산에 왔을 때도 그러던데 철저한 감시원입니다. 그 때는 행정기관 높으신 어른하고 같이 입장할 수 있어서 쉬웠는데 오늘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산불방지기간이 5. 15일까지이고 어제도 넉넉한 비가 내려서 산불 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철저히 지키는 것을 보니 측은한 마음도 들더군요.
산악회 버스들은 하나 둘 다른 산들을 찾아 갑니다. 일단 이화령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생각키로 하고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우동 두그릇을 시켰죠.
은티산장에서 싸준 도시락과 우동을 겸하여 점심을 해결하며 휴게소 쥔장에게 조령산 오르는 샛길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충청북도 표지석으로 가면 있다 합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라, 그러면 길이다. 흐흐흐...
한시간여 이상의 점심과 휴식 후 충청북도 표지석 앞으로 가니 길이 선명하더군요.
산불감시초소 길보다는 이 길이 정확히 대간길이 더군요. 여기서 부터는 월악산군 대간길이고 이화령에서 속리산군 대간을 마친셈이죠. 능선을 오르다 보니 산불감시 초속쪽에서 오는 길과 만납니다.
나물캐는 아주머니들이 많습니다. 무슨 산나물인지 모르지만 성관형은 초콜릿과 나물 두봉지를 물물교환 했다 합니다.
돼지고기 먹을 때 싸먹으면 좋은 참나물이랍니다. 이걸 먹을 시간이나 있을려나...
조령샘에서 목을 축이고 조령산(12:57)에 정상에 서니 전망이 좋습니다. 월악산도 선명하고 가야할 마패봉 부봉도 보이고 문경의 진산 주흘산도 누워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흙산이면 앞으로는 바위 유격코스입니다. 가파르게 내리고 또다시 오르기를 수없이 합니다. 바위암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이를 오르고 내려야만 갈 수 있는 길입니다.
평평한 바위가 정상인 신선암봉(14:01)에 서니 가히 신선이 놀만한 조망입니다. 지난번에는 정상석이 없었는데 돌비석으로 정상석도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서 신선놀음을 안할 수 없지요. 캔맥주 한잔하며 신선이 되어봤죠. 신선이 따로 있나요...
신선암봉에서 두시간 반을 걸으면 조령3관문입니다. 대간길은 마지막 한시간이 너무 힘듭니다. 내리막도 길고 가파르고 다왔구나 하는 기대감이 있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어서 말입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길입니다. 제3관문에서 1관을 향하여 내립니다. 도립공원 홈페이지에 있는 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죠.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조령산(鳥嶺山) 마루를 넘는 이 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사회 문화 경제의 유통과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새재(鳥嶺)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옛 문헌에 초점(草岾)이라고도 하여 「풀(억새)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 麻骨嶺)와 이우리재(伊火峴) 사이의 「새(사이)재」, 새(新)로 된 고개의 「새(新)재」 등의 뜻이라고도 한다. 임진왜란 뒤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 이 곳은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유서 깊은 유적과 설화·민요 등으로 이름 높은 곳이다. 이 곳에는 나그네의 숙소인 원터, 신구 경상도관찰사가 관인을 주고 받았다는 교귀정터만 남아있는 것을 1999년 중창하였고, 옛날에 산불을 막기 위하여 세워진 한글 표석 "산불됴심" 비(지방문화재자료)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간 길 중 가장 긴 접속 구간입니다. 7km에 이르는 무려 2시간 거리입니다.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선비들이 걷던 길을 걸으며 터벅터벅 1관문으로 향합니다.
12시간 넘는 산행으로 몸도 발도 피곤하여 자연을 감상하는 멋이 덜합니다. 왕건촬영장을 거쳐 1관문에 이른 후 매표소 입구에서 택시를 불러 터미널로 향합니다.
서울 가는 막차가 19:40분이어서 버스표를 끊은 후 허기져서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웁니다. 조령산에서 물물교환 한 산나물을 꺼내서 씻어달라 하니 먹기 좋은 것만 씻어 주더군요.
산나물 맛이 일품입니다.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들이 한결같이 귀한 것이고 큰 산에서 자라는 나물이라 합니다. 어제도 산나물, 오늘도 산나물로 끝을 내는군요
김형
오늘은 너무 힘든 산행입니다. 쉬운산행이 없네요
다만 은티산장에서의 망중한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겠죠. 더군다나 두릅과 산나물의 맛도 영원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