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간다 (2) / 지셴린 지음.
[완전한 인생은 없다.]
남송의 <방악>은
세상일의 십중팔구는 여의치 않고
마음에 드는 일은 한 두 가지 밖에 없네 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현대에 태어난 것은 충분히 운이 좋다고 자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시험만큼은 부처님 손바닥처럼 아무리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가 없다.
불완전한 것이 인생이다.
이 평범한 진리의 숨은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좋다.
자신에게는 불만과 짜증을 덜 수 있어서 좋고
타인에게는 서로 이해하고 원만하게 살 수 있어서 좋다.
承露盤(승로반)은 한무제가
하늘에서 내리는 장생불사의 감로수를
받아먹기 위해 만들었다는 쟁반.
[행복과 불행의 동행]
행복과 불행 이 두 가지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상호 의존적이며 인과관계에 놓여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두 가지가 사실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2천 년 전에 이미 노자가 이미 이 진리를 발견하고
<화의 곁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의 곁에 화가 엎드려 있다>
예나 지금이나 동양에는 서양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역대 시인과 문학가들의 삶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불행한 삶을 살았거나
빛을 보지 못하고 무명의 삶을 살았거나 둘 중 하나다.
사마천은 자신의 이야기를 쓴 <태사공자서>라는 책에서..
옛날 서백은 은나라 주왕에게 잡혀 유리에 갇히면서
주역을 더하여 풀이하였고, 공자는 진과 채나라 사이를 지나다가
곤경에 처해진 와중에 춘추를 지었다.
또한 굴원은 추방되어 상수 강변을 배회하면서 <이소>를 노래했고
좌구명은 실명하고도 국어를 지었다.
손빈은 다리의 슬개골이 잘려 앉은뱅이가 되고도 병법을 논했고
여불위는 촉나라로 유배되었음에도 만세에 전해질 <여람>을 편찬했고
한비자는 진나라에서 감금되어있던 중에 <세난>고 <고분>을 지었다.
<시경>도 대부분 성인들이 자기 마음속에 맺힌 울분을
토로하기 위해서 지은 것이다.
사마천의 말은 후대에도 들어맞았다.
한나라 이후에 나타난 대문호들 대부분이 불행을 겪은 후 걸작을 써냈다.
한유, 이청조, 소동파, 이욱 등이 모두 큰 벼슬한번 못하고
대문호가 된 사람들이다.
이런 이치를 이해하고 나면 머릿속이 맑아지고
행운과 불행의 변증적 관계를 깨닫게 된다.
그래야 행운이 찾아와도 불행을 생각하며 득의양양하지 않고,
불행을 겪어도 행운을 떠올리며 심하게 좌절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오래 사는 길이다.
[성공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성공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예기한 결과를 얻는 것
참으로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설명이다.
성공의 비결 가운데 종종 간과되는 요소가 있다.
바로 기회 다. (혹자는 운명이라고도 부른다)
내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칭화 대학교에서 나를 독일에 유학생으로 파견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60여 년 전 칭화대학교에서 서양문학을 전공하던 시절
영국 시인 토마스 그레이의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시골 묘지에서 읽은 만가>라는 제목
시의 내용은 까먹었으나 유일하게 기억나는 한 구절이 있다.
“이 무덤에 묻힌 이가 셰익스피어일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시골에서 죽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기회를 얻지 못해 천부적인 재능을 헛되이 낭비했다는 말이다.
성공의 세 가지 조건을 분석해 보면,
천부적인 소질은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소관이 아니고
기회 역시 생각지 않게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우리가 어떻게 해 볼수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근면함 밖에 없다.
<한유>는 학업은 부지런한 데서 정진되고 노는데서 황폐해지며
행실은 생각하는 데서 이루어지고 마음대로 하는 데서 허물어진다고 했다.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세상의 모든 동식물이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작은 별 지구룰 완전히 뒤덮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물주는 동식물들에게 천적을 만들어주었다.
모든 동식물은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한편으로 생명의 번식을 부추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억제를 통해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무신론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 세상을 주무르는 신이 있어서
동식물이 제 본성을 아낌없이 발휘하지 못하도록
교묘히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知足常樂(지족상락} 이라는 말이 있다.
분수를 알고 지켜 항상 즐겁게 산다는 뜻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명석함이다.
수천 년 사상사와 과학사를 더듬어보면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
비로소 인류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알 수 있다.
첫댓글 행복과불행의 동행~~양지와 음지와의동반?
그것을 일찌기 깨닫고 행동하는 자가 행복한 자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