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123 (목) '평창롱패딩'.... 어떻게 '국민 패딩'이 됐나
대한민국에 '평창롱패딩' 붐이 일고 있다. 출시 초반인 이달 초만해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공식후원사로서 롯데백화점이 자체 제작한 800여개 '평창 굿즈'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출시 후 3주가 지난 지금 최신형 아이폰이 출시될 때처럼 밤샘 대기행렬이 생기고 '웃돈 거래'까지 등장하며 3만장 물량이 동나는 '초대형 한정판'이 됐다. 11월 2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평창롱패딩은 지난 10월 30일 출시 직후 수일간 하루 200~300여장이 팔리는데 그쳤다. 내부에서도 '저 패딩이 되겠냐'는 우려가 있었고 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하는데 의미를 두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 했다.
하지만 '수능 한파'가 11월 중순부터 도래했고 주말에는 백화점 매장에 '가성비 좋은 패딩'을 찾는 고객들의 대기 행렬이 짧게 나마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SNS에서는 선미, 하니 등 연예인들이 '평창 롱패딩'을 쿨하게 입고 있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가성비 좋은 롱패딩으로 입소문도 퍼졌다. 11월 13일 이후 언론에도 보도되기 시작해 홍보·마케팅에도 힘을 실어 그야말로 붐이 일었다. 때마침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는 점, 평창 온라인몰 검색 키워드도 가세해 '실검(실시간 검색어) 장악'에 불을 붙였다.
제품을 연초부터 기획, 판매한 롯데백화점의 관계자들은 '가성비' '디자인' '희소성'을 제품 자체의 '히트 포인트'로 꼽는다. 먼저 14만9000원이라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튼실한 패딩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라는 것. 구스다운 패딩의 경우 30만원을 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소재와 충전재도 손색 없도록 품질관리를 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다. 유행조짐이 있는 '롱패딩'을 알뜰하게 구매하길 바라던 10~20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고퀄리티'가 입소문을 탄 것이 첫번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두번째는 디자인이다. 의류 전문 MD 인력이 연초부터 기획과 디자인을 직접 진행했고, 내부검증 과정을 거치며 디테일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 심플해 누구나 편하게 입을수 있는 디자인에 평창만의 유니크함을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로고가 커다랗게 박혀 있으면 소비자 입장에서 '한 철'이고 너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촌스러운 로고대신 평창 동계올림픽 영어 슬로건인 'Passion Connected'(하나된 열정)을 팔부분에 은은하게 붙였고 전체적으로 심플하게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누구나가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패딩이 완성됐다는 것. 10대 자녀의 옷을 사주는 어머니, 60대 어머니와 같은 옷을 입기 위해 방문했다는 아들, 여자친구와 '커플룩'을 마련하는 20대, 온가족이 '패밀리룩'을 입기로 했다며 구매하는 가족 등 고객층도 다양하다. 또 '평창올림픽 한정판'이라는 특수성도 있다. 3만장을 출시했지만 추가 제작 계획은 없다는 것이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지금'이 아니면 살수 없는 아이템이 된 것. 이에 훨씬 비싼 가격에도 '중고판매' 거래도 성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에 이례적인 밤샘 대기줄까지 늘어서게 한 '평창롱패딩 사태'는 지난해까지 열풍을 일으켰던 'H&M'의 '발망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저가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인 H&M이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 한정제품을 내놓았던 당시 출시일 전부터 '밤샘대기줄'이 형성됐다. 가성비에 퀄리티는 물론 디자인, 한정판이라는 '히트요소'에 'SNS, 언론'이라는 촉매제가 끼얹어졌다. 당시 상품도 수십배 '웃돈'을 주고 판매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호응을 기대는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붐'이 인 것이 사실"이라며 "롱패딩이 유행하고 있는 타이밍, 패딩자체의 매력, SNS, 실검이라는 환경적인 요소까지 플러스돼 폭발적인 효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통해 큰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닌만큼, 이를 통해 평창올림픽 자체가 더 화제가 되고 국민적 관심을 이끌게 됐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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