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의 악마 송은 사실일까? 1994년 인기 댄스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3집 ‘발해를 꿈꾸며‘로 활동을 시작하고 한 달 정도 됐을 무렵 학생들
사이에서 3집 앨범 수록곡 ‘교실이데아’와 2집 앨범 수록곡 ‘하여가’를
역 재생하면 사탄의 메시지가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
이 때문에 모 방송사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사탄 숭배자라는 식으로
특집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내용인 즉 슨 3집에 실린 ‘교실이데아’에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부분을 역방향으로 재생하였을 경우 '피가 모자라
-
배고파 피가 고파 아 애를 안주면 재미없을 줄 알아'로 들린다고 하여
뉴스에서 나왔습니다. 하여가에서는 마지막 부분 가사에 '하지만 난 기다려
내가 다시 돌아올 날까지 이곳에서'는 '내 속에 있는 사탄을 영원히 사랑해요'
라고 들린다하여 KBS 연예가중계에서 다루기도 하였습니다.
-
저는 서태지가 활동하던 90년대에 서른을 넘긴 나이여서 에스더가 아직
어렸고(1991년생) 또 미술을 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음악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태지의 존재감조차 실감하지 못했는데
2000년대를 넘어서 교회 중고등부교사를 할 때 아이들이 서태지에 열광
-
하는 것을 보면서 ‘난 알아요.’라는 가사를 처음으로 흥얼거려보는 정도의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 입장은 서태지의 악마 송은 터무니
없는 억측으로 보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 개신교 안에도 ‘경배와
찬양‘과‘예수 전도 단’ 이란 단체가 가스펠을 석권하고 있었으니 뉴에이지
-
음악(New-age music)이라는 장르가 교회 안팎으로 열광주의를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악에서 가사나 곡이 청소년과
어른들을 악마의 유혹에 빠지게 한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신학이고, 재고의
가치가 없습니다. 저는 뉴에이지가 포스트모던이즘의 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서태지, YS 양 현석, 이 주노의 이름을 저 같은 문외한이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뮤직아티스트로서 서태지와 이이들의 순기능을 더 높게 보고 싶습니다.
현재 K-팝의 톱클래스인 엑소나 빅뱅 역시 서태지의 건재를 말해주지 않은가?
“시방 주둥아리 안 닥칠래? 한 번 만 더 그 따위 유언비어를 씨 부려 봐라?”
-
피카츄 반바지 유진이가 안티 서태지 발언에 삼천포와 해태를 쥐 잡듯 합니다.
‘매직아이’는 또 뭐여? 칠봉이가 나정에게 매직아이 보는 법을 알려준다며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맹한 나정 이는 저처럼 매직 아이가 뭔지도 모르는 눈치
입니다. “절대로 애들한테 물어보는 것 아니다.” “왜 야구는 1년 내내 하지?
-
농구처럼 시즌 한 번만 딱 하고 말지“ ”그냥 오면 안 되냐? “ "힌트를 주면
가지?" "가지마." 내가 갈 켜 줄게. 매직아이의 정식 명칭은 ‘스테레오 그램
(맨눈 입체보기)입니다. 매직아이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한데 교차법과 평행 법 두 가지 방법이 있답니다. 평행 법은 보려는
-
사물보다 먼 거리에 초점을 맞춰야합니다. 가령 A AAA라는 문자가 있을
때 이보다 먼 거리를 보게 되면 A가 겹치는 순간이 오는데 이때 멍하게,
약간 치켜뜨는 느낌으로 쳐다보랍니다. 교차 법은 눈동자가 돌리도록 초점을
한곳에 모아 두 사물을 겹치게 만들어 오른쪽 눈으로 왼쪽 대상을, 왼쪽
-
눈으로 오른쪽 대상을 보며 눈을 약간 내리 뜨는 느낌으로 보면 됩니다.
이것도 저것도 잘되지 않으면 눈앞에 손가락을 두고 이 손가락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뒤 형상이 입체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나정이가 비 오는 날
치마입고 자빠져졌는데 엄마에게 건, 전화를 쓰레기가 받았으니 다행입니다.
-
쓰레기 등에 업혀 걸어가는 내내 엉큼한 두 년 놈들은 무슨 기분이었을까?
칠봉이가 비 때문에 취소된 경기 일정에 한층 고무돼 나정이 삐삐에 음성
녹음을 남겨뒀습니다. 비 맞은 생쥐를 쓰레기가 약 발라 준다며 나정이
온 몸을 다 만지다가 벌떡 안아서 욕실까지 데려다 주는데 그 사이 삐삐
-
음이 울리네요. 연병.죽음의 시간차입니다. 빙그레 동생 놈이 게스트로 나옵니다.
‘교실이데아‘를 듣고 가출한 불량고삐리일 것입니다. 이 녀석 사투리도
제법입니다. 오리지널 ‘라도‘가 아니면 북도와 남도의 사투리 차이를 구별해서
하기 쉽지 않은데 정확합니다. 남북도의 차이는 엑 센 트에서 납니다.
-
남도는 대체적으로 초성이 강하고 종성이 길게 올라가는데 북도는 종성이
충청도처럼 구렁이 담 넘어갑니다. 참고로 남도 사람은 자기들이 오리지널
‘라도‘라고 우기는 사람을 여러 명 보았습니다. 2남4녀인 우리 집은 동생이
범생이고 제가 악동입니다. 대체적으로 가족들과 원만하게 지냈는데 형제
-
간의 우애는 남달랐습니다. 동생은 '언니, 언니, 하면서 늘 저를 졸졸 따라
다녔는데 두 달 터울인 우리는 사춘기를 같은 시기에 보냈습니다.
신물 배달, 축구, 도랑 건너기, 심지어는 자위도 같이했습니다.
형보다 동생이 철이 일찍 들긴 했어도 저는 늘 동생 지키미를 자처했지요.
-
40년이 훌쩍 지나 동생은 1남1녀를 두었고 국세청 공무원24년 차입니다.
얼마전에 주희가 사춘기를 심하게 보내고 있다는 소리를 막내 여동생에게
듣고 마음이 몹시 아팠고 제가 에스더에게 한번 만나보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다행이 주희는 마음을 잡고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드라마 보다가 가출하고 올라온 형제가 누워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물론 다 형인 내 책임이 클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형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 전화 한통 없는 동생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너 휴학한 것 너 네 집에서 아직 모르냐? “ 비가 참 멋있게 내리네요.
-
비 오는 날 호프집에서 신촌에 악동들이 다모였습니다.
‘호식이 두 마리‘ ’페리카나‘, ’교촌’ ’괴산 살면 세련되면 안 된가요? ‘
“에브리 바리 우리 시골사람 아니거든요. “
저는 고삐리 때 심심하면 완행열차를 타고 상경을 했습니다.
-
당시에 왕십리 전풍호텔 뒤편에 있는 돌체다방은 음악다방이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호프집은 잘 안 갔고 음악다방에 죽치고 앉아 빌보드 차트
곡을 들으며 성냥 각을 돌리는 개폼을 잡았는데 촌놈 소리는 듣지 않았습니다.
빙그레가 질풍노도기를 힘겹게 지나고 있는데 쓰레기가 맨 토 노릇을 잘
-
해주고 있습니다. “근데 느그 아부지가 무서운 갑 따”“ 예, 그래서 동호는
많이 맞았어요. “ ”동호는 왜 가출했다데? “ 울 아버지는 무서워요“
저는 고1때 아버지에게 고무벨트로 한 대 맞았는데 고무벨트를 가로채
던져 버리고서 사춘기를 내 맘대로 보냈습니다.
-
쓰레기가 대학가요제 브로마이드를 가져와 빙그레를 설득합니다.
제발 남의 말 좀 들어보고, 쳐다보고, 헤아려보고 살랍니다.
“그렇게 엄마 걱정하는 사람이 휴학은 어떻게 했데?” “너 비웃는 거냐?”
“형, 내가 왜 가출한 줄 알아?” “너랑 어울려 다니다가 내 성적이 떨어졌다고
-
비니에게 전화를 해서 그랬어. “ 동호의 논리는 차라리 때리지 쪽팔리게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자기가 가출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에스더 고2때
두 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번은 육성회 학부형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에스더랑 자기 딸이 우리 집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것입니다.
-
자기 딸은 담배를 안 피우는 아이인데 에스더 때문에 자기 딸이 망가졌다는
말입니다. 어이 상실이었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아니, 예술 하는 아이들이고,
사춘기 학생이 담배를 피울 수도 있지 뭐 그깟 일로 호들갑을 떱니까? “
또 한 번은 담임선생이 목소리를 깔고 “아버님, 에스더가 학교를 꼭 10분
-
상간에 등교를 하네요. “ ”죄송합니다. 제가 일찍 등교시키겠습니다.
그런데 샘, 이태원에서 세검정까지 통학시간이 1시간30분이라서 애비 맘이
항상 짠했습니다. 울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체벌을 해도 됩니다.
다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때리세요. 샘, 제가 지금 학교로 갈까요? “
-
진심은 늘 숨어있기 마련입니다. 다그치고 윽박지를수록 그 놈은 숨어버리지요.
말을 접고 생각을 접고 기다리다보면 어느 순간 진심은 뚝 튀어나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맨 토는 지켜봐주고 내 편이 되어 주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이 아닐까?
-
해태가 선배에게 곡을 부탁하고 신촌하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드디어 빙그레가 94년 대학가요제에 나가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예심 당일 매니저로 삼천포와 해태가 그 노력을 다했는데 예선 탈락입니다.
물론 표절 때문이지만 뭐 대학가요제가 장난이냐?
-
동일이가 각시(일화)배 만지며 아가 발을 찬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부럽습니다.
저도 에스더 임신했을 때 아내의 배를 붙잡고 기도도 했고 동굴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나정이가 칠봉이 응원하러 야구장을 찾았는데
경기는 이미 끝이 났습니다. 바보야, 징크스는 없어, 칠봉이가 작업한거라고.
-
한 성질 하는 해태가 선배 때려주겠다고 찾아가봐야 소득 없습니다.
애당초 맨 토 선정을 잘못한 것은 내 책임이 아닙니까?
쓰레기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켜버린 나정.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칠봉.
나정의 마음을 알고 난 후, 쓰레기와 칠봉은 서로가 조금씩 신경 쓰입니다.
-
막상 진짜를 말하려고 하면 한꺼번에 수 만 가지 생각이 떠올라 말문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숨을 한번 크게 고르고 둥둥 떠다니는 많은
생각들을 하나씩 잡아내면 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하고 싶은 그
말들이 두 세 마디면 정리되는 아주 단순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내가 진짜하고 싶은 말은......,
2017.5.8.mon.악동